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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17

네이비 블루 스토리 - 아카가와 지로 : 별점 2점

네이비 블루 스토리 - 4점
아카가와 지로/삼한출판사

10여년 전쯤에 구입했었던 아카가와 지로의 단편집입니다. 이른바 "주부탐정" 시리즈 5편과 다른 단편 2편해서 총 7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정식 번역본은 아닌 듯 싶네요.

각 단편마다 조금 자세하게 이야기하자면,

첫번째 이야기인 "이상한 주부"는 주부탐정 나미코와 조수 마사코 설정의 시작을 알리는 이야기입니다. 수상한 앞집 부부에 대한 조사를 마사코가 나미코에게 의뢰하는 내용으로 "바꿔치기" 트릭과 "일인이역" 트릭이 동시에 등장하지만 상당히 알기 쉬운 전개로 쉽게쉽게 이야기를 전개하는데 뭐 주부탐정이라는 설정을 끌어들이기 위한 밑밥정도로는 적당한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네요.

두번째 이야기 "매일밤 나타나는 구급차"는 주부탐정에 잘 어울리는 "일상" 을 테마로 한 작품입니다. "한밤중에 구급차를 허위신고로 부르는 것은 누구?" 라는 주제인데 추리의 과정도 논리적이고 타당한 편으로 이 단편집의 베스트로 꼽고 싶네요.

세번째 이야기 "명탐정의 실수"는 약간의 장치를 더한 도둑의 이야기인데 한밤중의 소동을 다룬 코미디에 가까운 이야기로 추리물로는 빵점에 가까운 작품입니다.

네번째 이야기 "매춘 아르바이트"는 대기업에 다니는 남편의 수상한 행동이라는 소박한 의문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로 시작은 좋았는데 끝은 너무 진부했달까요... 과정은 충분히 납득이 가긴 하는데 결말을 너무 서둘러 쉽게 마무리 지은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결정적으로 남편의 수상한 행동 조사를 의뢰한 주부 본인이 불륜에 빠져있었다라는 것은 솔직히 억지로밖에는 보이지 않았어요.

다섯번째 이야기 "벌거벗은 여배우" 편은 트릭보다는 설정이 더욱 중요한 이야기였습니다. 유명 여배우가 등장하고 살인사건이 벌어지는 등 시리즈 중에서는 가장 스케일이 크긴 하지만 추리적으로는 별로 내세울 것도 없고 이야기도 재미가 없어서 실망스럽더군요. 탐정 나미코가 마사코에게 기댄 유일한 편이라는 점 정도만 기억에 남습니다.

그리고 번외편 격인 두편의 단편 중 첫번째 단편인 "유괴범을 사랑하다"는 그야말로 쓰레기였습니다. 멀쩡한 회사원이 한 남자를 유괴한 뒤 그의 아내를 하룻밤동안만 빌린다는 설정은 기발한데 전개가 한마디로 막장이거든요. 앞부분과 뒷부분의 괴리감이 너무 커서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였어요. 설정과 시작, 중간까지의 전개는 괜찮은 편이라 이 작품이 이렇게 쓰레기로 전락한 것에는 안타까움마저 느껴집니다...

두번째 작품 "커피 그리고 교수와 여대생"은 오해에서 비롯될 수 있는 살의에 대한 이야기로 그런대로 재미있었습니다만 살인사건의 동기가 너무 유치해서 이러한 동기가 살의를 불러 일으킬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해결되지 않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친구에게 선물받은 열쇠고리 때문에 살인을? 이건 좀 말이 안되잖아요....

어쨌건 결론을 이야기하자면 아카가와 지로의 장단점을 적나라하게 느낄 수 있는 단편집이기도 한데, 장점이라면 쉽게쉽게 빠르게 읽히고 설정이 재미있다는 것이며, 단점은 역시 트릭이 후지고 억지스러우며 상황전개가 굉장히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이겠죠. 때문에 후딱 읽을 수는 있지만 그다지 인상적이거나 크게 재미있다.. 라는 생각을 느끼기는 어려웠습니다. 전 작품 모두 TV 드라마에 어울릴 법한 이야기들이니까요.

한마디로 역시나 아카가와 지로는 저하고는 잘 맞지 않는 작가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한 정도랄까요. 애시당초 인기작가라는 것이 이해가 안되는 완성도니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 별점은 그래도 "킬링타임용" 이라는 취지와 목적에는 부합했기에 2점 주겠습니다. 전 관대하니까요.

2020/01/19

유령 열차 - 아카가와 지로 / 한성례 : 별점 2.5점

유령 열차 - 6점 아카가와 지로 지음, 한성례 옮김/씨엘북스

펄프 픽션의 제왕 아카가와 지로의 단편집입니다.

아카가와 지로의 작품은 제법 많이 접해 왔습니다. 리뷰를 올린 작품은 "마리오네트의 덫", 삼색털 고양이 홈즈의 추리 시리즈인 "공포서클", 그리고 단편집 "네이비 블루 스토리"와 몇몇 앤솔러지 뿐이지만, 삼색털 고양이 홈즈 시리즈는 서울 문화사를 통해 국내에 출간된 작품들은 다 읽었으며, 그 외에도 SF라고 할 수 있는 "프로메테우스의 딸" 등을 읽었으니까요.

그러나 대부분의 작품이 수준 이하였습니다. 도저히 유명 작가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였어요.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마리오네트의 덫"만 보아도 잘 알 수 있습니다. 제 리뷰에도 썼듯이 3류 소설의 교과서같은 책이었지요. 그래서 작가의 그 어떤 다른 작품도 읽지 않으리라 결심했었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 약 8년여, 설 연휴 때 읽을만한 가벼운 작품을 찾다가 이 작품이 얻어걸렸네요. 작가의 마지막 작품을 읽은지도 오래 되어 나쁜 기억이 희미해지기도 했지만, 그나마 단편들은 읽을만 했던 기억 때문이지요. 예전에 읽었던 "일본 서스펜스 걸작선"이라는 괜찮은 앤솔러지에 수록되었던 "곳에 따라 비"에 대한 좋은 기억이 남아있기도 했고요. 이 작품의 주인공인 우노 경부와 대학생 유키코 컴비가 꽤나 유쾌해서 다른 시리즈도 읽고 싶다는 생각을 해 왔었는데, 바로 이 단편집이 이 컴비가 활약하는 데뷰작이자 작가의 데뷰 단편집이기도 했거든요. 문예춘추 선정 일본 미스터리 100선에도 당당히 실려 있기도 하고요. "마리오네트의 덫"의 순위가 더 높은걸 보면 영 신뢰가 안 가는 리스트이기는 하지만요.

하여튼, 기대 반 우려 반이었는데 다행히 그런대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수록작 대부분이 '불가능 범죄'를 다루고 있는데, 상황들이 기발한 덕이 큽니다. 범행 동기 등 세세한 부분의 설득력도 높은 편이며, 트릭도 반전도 제법이에요.
무엇보다도 두 커플의 캐릭터가 아주 좋습니다. 부인과 사별한 중년 경감 우노와 젊은 여대생 유코 커플을 조합했다는 점도 이색적인데, 지금 보아도 촌스럽지 않게 톡톡튀고 발랄한 유코의 묘사가 괜찮습니다. 상당히 개방된 연애관과 성의식은 시대를 앞서간 감이 있네요.

그러나 수준 이하의 졸작도 수록되어 있는 등 작품의 편차가 크다는건 아쉽습니다. 여러모로 단점도 많이 띄고요. 그래도 이 정도면 나쁘지는 않습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작품별 상세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스포일러 포함되어 있는 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유령 열차"

8명의 승객이 운행하는 기차에서 사라진 깜쪽같이 사라졌다는 불가능 범죄를 그린 단편입니다. 아내와 사별한 독신 경감 우노 교이치와 여대생 유키코 컴비의 기념할만한, 그리고 아카가와 지로에게도 기념할만한 데뷰작이죠.

그러나 사건에 비하면 그리 대단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위증에 토대를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독자 입장에서도 그리 어려운 수수께끼가 아니에요. 달랑 세 명의 마을 주민(이와유다니 역 역장, 기차 기관사, 차장)이 승객들이 분명히 탔다고 증언했을 뿐이라서 이 세 명이 입을 맞춘다면 탑승, 혹은 운행 과정에서의 승객 소실은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이지요. 실제로도 8명의 사람들이 승객으로 위장하여 탑승한 뒤, 기차 뒤에 매달아 놓았던 대차를 타고 탈출한게 진상이고요.

8명의 승객이 여관에서 독버섯을 먹고 죽었으며, 쇠락해가는 마을 관광이 치명상을 입을까 두려워 한 마을 유지들이 합심하여 시체를 숨긴 뒤 공작을 벌였다는 동기는 나름 그럴듯합니다. 식사 문제를 우노와 유코의 입으로 드러내는 등 약간의 복선도 존재하고요.

그러나 좋은 작품이라고 보기는 힘듭니다. 여덟 명이나 되는 손님이 사고사로 죽은걸, 기차를 탔다가 중간에 어디론가 사라진걸로 무마한다는게 말이나 될까요? 차라리 시체를 태운 뒤 기차 사고같은걸 일으키는게 현실적이잖아요. 아니면 마을 사람들이 합심하여 입을 맞춘 뒤, 등산을 갔다는 등으로 둘러대던가요.
또 승객 소실은 번거로운 연극 없이, 그냥 세 명(아니, 여관 주인인 고지마까지 네 명)만 함께 증언해도 성립했을텐데 무려 여덟 명이나 되는 사람을 대역으로 동원한 것도 이상합니다. 아울러 수수께끼의 영역에서 이와무라 미와를 살해하고, 유코마저 납치하는 실제 범죄가 우노 경감앞에서 벌어진 뒤에는 범인들이 빠져나갈 방도가 없었다는 점에서 결말은 많이 아쉽습니다.

기념할만한 데뷰작이지만 좋은 점수를 주기는 힘드네요. 별점은 1.5점입니다.

"유괴범의 배신"

닛타가 '봉투에 들어 있지도 않고, 접혀 있지도 않은' 협박장을 들고 있었던 이유에 대한 추리는 괜찮습니다. 배달온걸 본게 아니라, 자기가 만든 협박장을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보고 있었다는 추리인데 상당히 그럴듯해요. 유괴 사건은 조작이며, 닛타가 자신의 과거를 협박하던 니시오를 죽이려는게 목적이었다는 진상은 바로 이 추리에서 출발하는데, 추리와 동기와 진상이 잘 어우러집니다.

또 협박장이 들어있던 우편함 속 신문 투입 날짜를 통해 협박장이 집 안에서 넣어진걸 알아챈다던가, 이 협박장의 '딸'이 마사코가 아니라 니시오의 딸 마치코였고, 니시오가 닛타로부터 책을 읽지도 않으면서 자주 빌려가는 이유는 책 속에 넣어둔 현금을 회수하기 위해서라는 세세한 추리들도 괜찮았어요.

그러나 닛타가 과거 살인을 저질렀던 과거로부터 면죄부를 얻기 위해 마사코마저 살해했다는 전개는 너무 극단적이라 좋은 점수를 주기는 힘듭니다. 훗날 막장 3류 드라마의 제왕이 된 아카가와 지로의 편린이 여기서도 엿보이네요. 이야기로서의 완성도는 낮은 편이라 별점은 2점입니다.

"얼어붙은 태양"

한 여름 태양이 작열하는 휴양지에서 얼어죽은 이로누마의 시체가 묘한 대비를 이루는 작품입니다.

그러나 트릭이랄건 없습니다. 범인의 의외성에만 촛점을 맞추고 있어요. 이로누마를 냉동고로 유인해 가두어 죽게 만든건 다케나카 부인의 어린 세 아이들이기 때문입니다. 냉동고를 대충 관리하여 책임을 지는게 두려웠던 관리인 노인이 사체 유기를 도운 것이지요.

문제는 이러한 상황과 범인의 의외성 외에는 건질만한 내용이 없다는 겁니다. 협박의 대상이 다케나카 부인이 아니라 오다 여사였다는 의외의 진상은 이야기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해요. 또 관계자들과 며칠간 휴양지에서 만났을 뿐인 우노 경감과 유코가 어째서 그들을 도와 이로누마 죽음의 진상을 감추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다케나카 부인이 선의의 피해자이고, 오다 여사 역시 마찬가지라고 해도 경감이 할 일은 아니잖아요? 아이들도 조금만 크면 자신들이 무슨 죄를 저질렀는지 알게 될 텐데 말이지요.

그래도 유코와 우노 경감 컴비의 알콩달콩 시츄에이션은 즐거웠습니다. 거사(?)를 치루려 할 때마다 방해받는 상황 묘사도 아주 코믹해서 즐거웠고요. 추리적으로는 별로라도 두 컴비의 팬이라면 즐길거리가 없지는 않은, 그런 이야기였습니다. 역시, 이 시리즈는 유쾌하고 해피 엔딩이어야 제 맛인거 같아요. 별점은 2점입니다.

"비옷을 입은 시체"

앞서 총평에서 언급했었던, 다른 앤솔러지에서 재미있게 읽었다는 단편이 바로 이 작품입니다. 그런데 "비옷을 입은 시체"라는 제목은 영 별로네요. 이전에 읽었던 "곳에 따라 비"라는 제목이 더 근사했어요.

여튼, 다시 읽어도 재미있었습니다. 피해자들이 비가 오지 않는데도 비옷 등을 차려입었기 때문에 동일범에 의한 연쇄 살인이라 생각되었지만, 사실은 모두 개별적인 범행이었다는 기본 아이디어가 좋기 때문입니다. 피해자들이 비옷을 입은 이유도 설득력있고요.

젊고 싱그러운, 그리고 현재와 하나도 다를게 없는 대학 축제가 배경인데, 휴대전화가 없어서 집으로 전화를 할 수 밖에 없는 고전적인 설정이 등장하는 것도 이채로왔던 점입니다. 공공장소에서의 키스를 경범죄라고 생각한다는 것도 옛 시절의 모습이고요. 이런게 고전의 맛이 아닌가 싶어요.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4점. 좋은 단편입니다.

"선인촌 마을 축제"

유코의 졸업 축하 여행을 떠난 둘은 기차에서 우연히 만난 나오키 형사의 초대로 그의 고향이라는 선인촌 마을에 머무르게 되었다. 이름 그대로 너무나 착한 사람들만 사는 마을이지만, 촌장의 부인이 우노를 유혹하고 수상한 남자가 자기 형이 이 마을에서 수상한 죽음을 맞았다고 말한 뒤 이리에 물려 죽은 시체로 발견되는데...

추리 소설은 아니고, 모험 소설에 가까운 작품인데, 지금 읽기에는 너무 뻔하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오지와 같은 시골 마을, 그곳을 우연히 연락도 없이 방문한 손님들, 너무나 착해서 손님들이 원하는걸 다 들어주는 주민들, 손님들과 함께 보낸다는 1년에 한 번 열리는 마을 축제.... 이 정도 단서가 주어지면, 손님들을 제물로 1년에 한 번 마을 주민들이 미쳐 날뛰는 광란의 축제가 벌어진다는건 보나마나지요. 공포 영화의 서브 장르인 포크 호러(Folk Horror)와 똑같으니까요. 집단적인 종교의식이나 미신때문에 외지인을 희생양으로 삼는다는 영화들이요.

둘이 위기에서 탈출하는 과정도 운과 우연에 의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듭니다. 절체절명의 순간에 마을 사람들에게 복수를 꿈꾸던 처녀가 도와줘서 탈출하는거야 떡밥이 있었다 쳐도, 마지막 순간에 방송국 헬기 사다리를 잡고 도주에 성공한다는건 너무 작위적이었어요.

경찰인 나오키 형사도 마을 출신으로 공범이었다는 점은 독특했지만, 그 외에는 건질게 없는 망작으로 별점은 1점입니다. 차라리 수록되지 않는게 더 낫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2003/12/14

문예춘추 선정 일본 미스테리 100선

원 출처는 심농님의 홈페이지였으며 (현제 폐쇄), 내용은 국일미디어 간 "유령신사" 뒷부분에도 실려있습니다. 해설은 원본 작성하신 분과 제 의견이 섞여 있습니다. 이런 리스트는 사실 별 의미는 없지만 제목만 보는것도 꽤 재미있더라고요.

001 옥문도 1947 요코미조 세이시 /요코미조 세이시는 긴다이치 하지메(김전일)의 할아버지 긴다이치 코스케의 창조자입니다. 뛰어난 본격 작가죠.
002 허무에의 공물 나카이 히데오 / 이번에 동서에서 나오는 모양입니다.
003 점과 선 1957 ; 마츠모토 세이초 / 열차 시간표를 이용한 트릭
004 불연속 살인사건 1947 ; 사카구치 안고 /ㅎㅎ 바로 전에 읽었던 작품이죠. 동서에서 이번에 나왔습니다.
005 흑사관 살인사건 1934 ; 오구리 무시타로 / 동서에서 나오는 모양입니다.
006 도구라 마구라(환마술) 1935 ; 유메노 규사쿠 / 역시 이번 동서 리스트에.. (대체 언제 나올지는 의문입니다만)
007 혼진 살인사건 1945 ; 요코미조 세이시 /긴다이치 코스케가 처음으로 등장하는 작품이죠. 트릭은 수긍하기 힘들지만 역사적인 의미가 더 큰 듯 싶습니다.
008 검은 트렁크 1956 ; 아유가와 데츠야 / 동서에서 역시 이번에...
009 회귀천 정사 1980 ; 렌죠 미키히코 / 앗 모르는 작품 (*2011년 시공사에서 출간됨. 걸작입니다)
010 문신 살인사건 1948 ; 다카키 아키미츠 / 유명한 작품이죠. 어서 제대로 다시 소개가 됐으면 좋겠네요. (*동서에서 출간)
011 산고양이의 여름 1984 ; 후나토 요이치 / ?
012 대유괴 1997; 텐도 신 /텐도 신의 대유괴도 참 많이 들어본 작품입니다. (*출간되었습니다. 좋은 작품이에요)
013 이전동화 1923 ; 에도가와 람포 / 국내 소개 됐고 단편입니다. 데뷰작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일종의 암호 트릭. 동서 "음울한 짐승"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에도가와 란포 전단편집 1에도 수록)
014 음수 1928; 에도가와 람포 / 에도가와 람포의 초기 작품 중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알려져 있죠? 동서의 "음울한 짐승" 입니다. (*에도가와 란포 전단편집 2권에도 수록)
015 제로의 초점 1959 ; 마츠모토 세이초 /0의 초점으로 국내에 출간돼 있죠. 저도 하서판으로 갖고 있는데 전형적인 사회파 작품입니다.
016 11매의 트럼프 1976 ; 아와사카 츠마오
017 아 아이이치로(악애일랑)의 낭패 1978 ; 아와사 카츠마오 / 이 작품도 많이 상위권에 언급되는 작품입니다만.. (*시공사에서 출간, 좋은 작품입니다)
018 기아해협 1962 ; 미나카미 츠도무
019 고메스의 이름은 고메스 1962 ; 유키 쇼지 /역시, 낯이 익습니다. 흠. (*검은숲에서 출간) 
020 위험한 동화 1961 ; 츠치야 다카오 / 작가는 낯이 익은데..
021 점성술 살인사건 1981 ; 시마다 소지 / 나왔군요! 걸작~
022 복잡한 기계 장치 1978 ; 아와사카 츠마오
023 사건 1977 ; 오오카 쇼헤이
024 우리 1983 ; 기타가타 겐조
025 심리시험 1925 ; 에도가와 람포 /동서 "음울한 짐승"에 수록. 조금 낡은 트릭입니다만, 재미 있습니다. (*에도가와 란포 전단편집 1에도 수록)
026 상자 속의 실낙 1978 ; 다케모토 겐지
027 굶주린 늑대 1981 ; 시미즈 다츠오
028 대낮의 사각 (백주의 사각) 1959 ; 다카키 아키미츠 / 이 작품도 대표작 중 하나라고 알고 있습니다. 동서에서 나온다곤 하는 것 같은데요.. (*검은숲에서 출간)
029 황토의 분류 1965 ; 이쿠지마 지로
030 도망의 거리 1982 ; 기타가타 겐조
031 야수는 죽어야 한다 1958 ; 오야부 하루히코 / 고려원에서 문고판으로 나온 책입니다.
032 인형은 왜 살해되는가? 1955 ; 다카키 아키미쓰 / 아키미쓰의 작품이 세 개나;; 흠 보고 싶어요. (*검은숲에서 출간됨)
033 나메쿠지 쵸야 체포 소동 1968 ; 츠츠키 미치오.
034 끝없는 추적 1967 ; 이쿠지마 지로
035 고양이는 알고 있다 1957 ; 니키 에츠코 /역시 들어봤던 작품 (*시공사에서 출간되었습니다)
036 묵시록의 여름 (섬머 아포칼립스) 1981 ; 가사이 기요시
037 고도의 마인 1929 ; 에도가와 람포 /국내에 나와 있죠. 하서판으로 읽었는데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좋은 작품입니다.
038 검은 백조 1959 ; 아유가와 데츠야
039 타오르는 파도 1982 ; 모리 에이
040 변호 측 증인 1963 ; 고이즈미 기미코 / 검찰측 증인인가...^^ (*검은숲에서 출간, 무난했습니다)
041 그림자의 고발 1963 ; 츠치야 다카오 /오 제목이 정말 멋지군요.
042 악마의 공돌이 노래 1957 - 요코미조 세이시 /흠 정말 보고 싶었던 작품.
043 기울어진 저택의 범죄 1982 ; 시마다 소지 /미타라이 탐정의 두 번째 사건. 너무 보고 싶어요. (*시공사에서 출간)
044 여덟 개의 묘가 있는 마을 1949 ; 요코미조 세이시 / 팔묘촌..
045 신사동맹 1980 ; 고바야시 노부히코
046 징기스칸의 비밀 1958 ; 다카키 아키미츠 /이 소설도 상당히 유명한 작품으로 역사 미스테리로 알고 있습니다.
047 갈라진 해협 1983 ; 시미즈 다츠오
048 리라 장 사건 1968 ; 아야가와 데츠야
049 오시에와 여행하는 남자 1929 : 에도가와 람포
050 마른 풀의 뿌리 1961 ; 친신
051 밤의 오딧세이아 1981 ; 후나토 요이치
052 고층의 사각 1969 ; 모리무라 세이이치 /정말 엄청나게 끈질긴 작품입니다. 하서 수록.
053 모래그릇 1960 ; 마츠모토 세이초 /역시 하서. 당시로서는 기발한 흉기가 나오는 전형적인 사회파 작품
054 바이 바이 엔젤 1979 ; 가사이 기요시
055 한시치 체포록 1917 ; 오카모토 기도 / 와 정말 옛날 작품이네요. (*책세상에서 출간)
056 파노라마 섬 기담 1926 ; 에도가와 람포
057 한 개의 납 1959 ; 사노 요 /단편이 국내에 소개가 됐어요
058 사루마루 환상 여행 1980 ; 이자와 모토히코
059 고양이 혀에 못을 박아라 1961 ; 츠즈키 미치오
060 초대받지 않은 손님 1980 ; 사사자와 사호 /사사자와 사호도 많이 언급되는 작가.
061 짙은 갈색의 파스텔 1982 ; 오카지마 후다리
062 인생의 바보 1936 ; 기키 다카타로
063 배덕의 메스 1960 ; 구로이와 쥬고 /제목 참;;
064 증발 1972 ; 나츠키 시즈코 / W의 비극이 대표작아닌가요? 이 작품은 잘 모르겠는데 더 순위가 높네요.
065 나폴레옹 광 1979 ; 아토다 다카시 /단편입니다. 월간 미스터리에 수록된 작품. 단편집도 국내에 출시가 됐었는데요. 저는 참 좋아하는 작가입니다. 서늘~합니다.
066 부호 형사 1978 ; 츠츠이 야스다카 / SF소설가로 더 유명한 작가인 듯 한데 이 작품도 보고 싶네요. (*검은숲에서 출간, 솔직히 실망스러웠습니다)
067 샤라쿠 살인사건 1983 ; 다카하시 가츠히코
068 잠 없는 밤 1982 ; 기타가타 겐조
069 나비부인 살인사건 1946 ; 요코미조 세이시 / 동서에서 나왔습니다. "혼진 살인사건"과 같이 수록 되어 있습니다.
070 죽음이 있는 풍경 1965 ; 아유가와 데츠야
071 살인귀 1931 ; 하마오 시로
072 불꽃에 그림을 1966 ; 친신
073 검은 화집 1960 ; 마츠모토 세이초
074 아쿠쥬로 체포기록 1939 ; 히사오 쥬란
075 W의 비극 1982 ; 나츠키 시즈코 / 좋은 작품입니다.
076 베를린 1888년 1967 ; 가이도 에이오
077 안녕 아프리카의 여왕 1979 ; 모리 에이
078 단쥬로 할복 사건 1959 ; 도이다 야스지
079 거대한 환영 1962 ; 도가와 마사코 / 국내 소개된 작품은 "레이디 킬러"
080 마리오네트의 덫 1977 ; 아카가와 지로 / 유명세에 비하면 작품은 사실 좀 별로라는 생각이...^^ (*국내 출간, 쓰레기였습니다)
081 완전범죄 1933 – 오구리 무시타로
082 내일 날씨로 해두게 1983 ; 오카지마 후다리
083 삼중노출 1964 - 츠즈키 미치오
084 살아나는 황금늑대 1964 ; 오야부 하루히코
085 어두운 낙조 1965 ; 유키 쇼지
086 인간의 증명 1975 ; 모리무라 세이이치 / 어머니.. 그때 그 밀짚모자...
087 유령 열차 1976 - 아카가와 지로 / 아마 데뷰작이죠? (*국내 출간,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습니다)
088 뺑소니 1969 ; 사노 요
089 유괴작전 1962 - 츠즈키 미치오
090 비합법원 1969 ; 후나토 요이치
091 장미여자 1983 : 가사이 기요시
092 스탈린 암살 계획 1978 ; 히야마 요시아키
093 친구여 조용히 잠들라 1983 ; 기타가타 겐조
094 돌밑의 기록 1948 - 오시타 우타루
095 추락 1958 ; 다카가와 교
096 우리들의 시대 1978 ; 구리모토 가오루
097 호크씨의 타향의 모험 1983 ; 가노 이치로
098 북의 유즈루, 저녁 하늘을 나는 학 1984 ; 시마다 소지 /보고 싶어요;; (*국내 출간)
099 50만 년의 사각 1976 ; 도모노 로
100 살인에의 초대 1973 ; 텐도 신

2012/04/11

마리오네트의 덫 - 아카가와 지로 / 이용택 : 별점 1점

마리오네트의 덫 - 2점
아카가와 지로 지음, 이용택 옮김/리버스맵

프랑스어 전공 대학원생 우에다 슈이치는 지도교수의 소개로 외딴 곳에 위치한 미네기시 집안의 대저택에서 프랑스어 가정교사로 일하게 되었다. 일하던 중 슈이치는 우연히 미네기시 집안의 막내딸 마사코가 감금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녀를 풀어주었다. 그러나 사실 그녀는 연쇄살인범이었다... 

마사코의 연쇄살인극이 펼쳐지는 동안 슈이치의 약혼녀 미나코는 슈이치를 구해내기 위해 미네기시 집안 마약 밀매의 본거지인 요양소로 잠입하는데...

아카가와 지로의 초기 대표작 중 한 편인 범죄 스릴러. 요새 아카가와 지로 출판 러시에 힘입어 정발되었네요. 사실 명성에 비하면 그리 높은 퀄리티의 작품을 쓰는 작가는 아닌, 일본의 "시드니 셀던" 정도의 작가로 알고 있어서 별로 챙겨 읽지는 않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읽고 난 결과는! 역시나였습니다...

마약왕의 외딴 대저택을 무대로 미모의 세 자매(흑묘관인가?)가 등장하고, 자매 중 큰 딸은 색녀이고 막내는 광기 어린 연쇄살인마라는, 현실성은 아예 찾아볼 수도 없는 설정을 바탕으로 치밀하지도 않은 즉흥적인 연쇄살인을 모래성처럼 쌓아 올린데다가, 중간중간에는 정사 신 같은 자극적인 묘사를 끼워 넣은 싸구려 3류 소설입니다. 십여 페이지에 한 번씩은 자극적인 장면이 등장하니 3류 소설의 교과서라 해도 되겠어요. 물론 자극적인 장면을 등장시킨다는 조건을 충족시키면서도 나름 작가적 상상력을 발휘했던 '로망 포르노'라는 장르가 있기는 합니다만, 이 작품은 그냥 자극과 흥행이 될 만한 요소만 집중적으로 파고든 펄프 픽션에 불과합니다.

추리적으로 본다면 애초부터 추리소설이라고 하기는 힘들고, 미치광이 연쇄 살인범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서스펜스 스릴러로 부를 수 있으나 이야기 자체가 허점투성이라 점수를 줄 수 있는 부분이 전무합니다. 슈이치가 마사코를 조종해 범죄를 저지른다는 이유와 방법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는 것이 가장 큰 예이겠죠. 그 외의 설정과 여러 사건들은 솔직히 성인 만화라고 해도 유치할 수준이고요. 마지막에 반전이 있기는 하나, 반전 역시도 설득력이 전무한 만화 같은 이야기라는 문제점은 동일합니다.

어떻게 보면 제 기대 수준을 거의 맞추긴 했습니다. 그만큼 애초에 기대치가 낮기는 했지만요. 그러나 제 기대치보다도 형편없었다는 건 좀 문제네요. 별점은 1점입니다. 혹 궁금하신 분들께는 시간이 아무리 많이 남으셔도 세상에는 훨씬 유익한 것이 많으니 이 책만큼은 관심 두지 않으시기를 권해드립니다.

그나저나 왜 이 작가가 일본에서(나마) 인기가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한층 더 깊어지네요.

2023/03/12

와타세 세이조 + 아카가와 지로의 유령열차


일러스트레이터 와타세 세이죠와 추리소설가 아카가와 지로는 너무나 어울리지 않아 보이지만, 80년대 각자의 분야에서 정점을 찍었다는 점, 그리고 대중적 인기를 끄는데에서 탁월했다는 데에서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웹 서핑을 하다 보니, 아카가와 지로의 <<유령열차>>를 와타세 세이죠가 일러스트를 그린게 있더라고요! 책을 위한게 아니라 동명의 게임을 위한 합작인데, 이거야말로 80년대 문화의 한 정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게임도 한 번 해 보고 싶어지네요.

<<게임 화면들>>

2004/01/08

공포서클 - 아카가와 지로 : 별점 1점

가타야마 형사는 가스폭발사고 현장에서 목졸린 여고생의 시체를 발견했다. 경찰은 피해자 남자친구가 상지 고등학교에 다닌다는 제보를 받고 수사에 들어갔고, 여러 제보와 정황으로 괴기클럽의 멤버들에게 수사를 집중해 나갔다. 그런데 클럽에는 신비의 미소녀가 새로 가입했고, 다른 여러 사건들과 문화제의 연극부 공연이 겹치며 사건은 점점 커져만 가는데...

사립 상지 고등학교의 "괴기클럽"이라는 동호회(제목은 "공포서클"인데 등장하는 동호회는 "괴기클럽"입니다... 이거참...) 멤버 4명을 중심으로, 그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그린 작품입니다. 일본의 인기작가 아카가와 지로의 "얼룩고양이 홈즈의 추리" 시리즈 중 한 권이지요.
이 시리즈는 홈즈라는 이름의 삼색털 얼룩 고양이가 나와서 단서를 찾아준다던가, 어떤 방향을 인도한다던가 하는 식으로 주인공 가타야마 형사와 하루미 남매에게 도움을 주어 사건을 해결하게 하는 설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울문화사에서 출간된 시리즈 중 4번째 책으로, 우연히 자주 가는 헌 책방에서 전권을 구했습니다. 그런데 전 6권 중 5권이 이미 가지고 있던 책과 겹쳐서, 이 작품만 처음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이 작품 시리즈를 비롯해서 아카가와 지로의 작품은 여럿("레몬트리" 나 "1주일 시한의 추적" 등등...) 읽어 보았지만, 전체적으로 너무 가볍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습니다. 좋게 말하면 대중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싸구려 느낌이에요. 이 작품 역시 만화적이고 평면적인 캐릭터들(피만 보면 기절하는 숫기없는 형사 가타야마, 오빠 사건에 무조건 뛰어드는 동생 하루미, 먹보이고 바보인 동료 형사 이스즈)과 말도 안되는 상황 설정이 가득합니다.
그런데 내용면에서 독특하거나 치밀한 부분도 없습니다. 고양이가 추리의 방향을 제시한다는 아이디어에 너무 끌려다니는 탓입니다. 추리적인 부분에서도, 독자에게 단서를 전해주는 부분이 빈약하고, 단편에도 못 써먹을것 같은 별 볼일 없는 트릭 뿐입니다. 사건도 우연에 의해 해결되는, 막판에 단 한번에 사건이 밝혀진다는 점에서 도저히 점수를 줄 수가 없네요. 

왜 이런 책이 일본에서는 많이 팔리는 걸까요? 그만큼 추리 시장의 저변이 넓다는 이야기일까요? 하지만 절대로! 절대로 재미 없었습니다. 이 얼룩 고양이 시리즈도 제가 읽은 것 중 건질만한건 1편 "고양이의 추리"와 6편 "고양이 저택"밖에 없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헌책이라 싸게 샀다는 것 정도입니다. 아울러, 이 작가 작품은 조심하라! 는 교훈도 받았으니 다행이랄까요.  별점은 1점입니다.

2003/12/14

일본 본격 미스테리 100선

1975~94년 까지 일본 작품을 대상으로 선정한 리스트입니다. 
출처는 MysteryBest

1. 生ける屍の死 (뭐지 이건? 살아있는 시체의 죽음) 山口雅也 (야마구치 마사야)
2. 姑獲鳥の夏 (우부메의 여름) 京極夏彦 (교코쿠 나츠히코)
3. 占星術殺人事件 (점성술 살인사건!) 島田荘司 (시마다 소지)
4. サマー・アポカリプス(썸머 아포칼립스. 음..묵시록의 여름) 笠井潔 (가사이 기요시) :
5. 匣の中の失楽 (이건 또 뭐지? 상자 속의 실락) 竹本健治 (다케모토 겐지) : 국내 미출간
6. 亜愛一郎の狼狽(아 아아이치로의 낭패) 泡坂妻夫 (아와사카 쓰마오)
7. 哲学者の密室 (철학자의 밀실) 笠井潔 (가사이 기요시) : 국내 미출간
8. 霧越邸殺人事件 (키리고에 저택 살인사건) 綾辻行人 (아야츠지 유키토)
9. 空飛ぶ馬 (하늘을 니는 말) 北村薫 (기타무라 카오루)
10. 戻り川心中(회귀천 정사) 連城三紀彦 (렌조 미키히코)
11. 乱れからくり 泡坂妻夫 (아와사카 쓰마오) : 국내 미출간
12. 双頭の悪魔 (쌍두의 악마) 有栖川有栖 (아리스가와 아리스)
13. 夏と冬の奏鳴曲 麻耶雄嵩 (마야 유타카) : 국내 미출간
14. 十角館の殺人(십각관의 살인) 綾辻行人 (아야츠지 유키토)
15. 葦と百合 奥泉光 (오쿠이즈미 히카루) : 국내 미출간
16. 頼子のために(요리코를 위해) 法月綸太郎 (노리즈키 린타로)
17. 遠きに目ありて 天藤真 (덴도 신) : 국내 미출간
18. ロートレック荘事件(로트레크 저택 살인사건, 유명하죠) 筒井康隆 (쓰쓰이 야스타카)
19. 殺戮にいたる病 (살육에 이르는 병) 我孫子武丸(아비코 다케마루)
20. バイバイ、エンジェル(바이바이, 엔젤) 笠井潔 (가사이 기요시)
21. 11枚のとらんぷ (11장의 트럼프) 泡坂妻夫 (아와사카 쓰마오) : 국내 미출간
22. 警視庁草紙 山田風太郎 (야마다 후타로) : 국내 미출간
23. 北の夕鶴2/3の殺人(북의 유즈루, 저녁 하늘을 나는 학) 島田荘司 (시마다 소지)
24. キッド・ピストルズの冒涜 (키드 피스톨스의 모독) 山口雅也 (야마구치 마사야)
25. 時計館の殺人(시계관의 살인) 綾辻行人 (아야츠지 유키토)
26. 暗色コメディ 連城三紀彦 (렌조 미키히코) : 국내 미출간
27. 明治断頭台 山田風太郎 (야마다 후타로) : 국내 미출간
28. 99%の誘拐 岡嶋二人 (오카지마 후타리) : 국내 미출간
29. クラインの壺(클라인의 항아리) 岡嶋二人 (오카지마 후타리)
30. 斜め屋敷の犯罪(기울어진 저택의 범죄) 島田荘司 (시마다 소지)
31. ウロボロスの偽書 竹本健治 (다케모토 겐지) : 국내 미출간
32. キッド・ピストルズの妄想 山口雅也 (야마구치 마사야) : 국내 미출간
33. 百舌の叫ぶ夜 (모즈가 울부짖는 밤) 逢坂剛 (오사카 고)
34. 放課後 (방과후) 東野圭吾 (히가시노 게이고)
35. 大誘拐 (대유괴) 天藤真 (덴도 신)
36. 絃の聖域 栗本薫 : 국내 미출간
37. 退職刑事 都筑道夫 (츠즈키 미치오) : 국내 미출간
38. ぼくらの時代 栗本薫 (구리모토 가오루) : 국내 미출간
39. 翼ある闇 (날개 달린 어둠) 麻耶雄嵩 (마야 유타카)
40. ぼくのミステリな日常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 若竹七海 (와카타케 나나미)
41. 人喰いの時代 山田正紀 (야마다 마사키) : 국내 미출간
42. ふたたび赤い悪夢 (또다시 붉은 악몽) 法月綸太郎 (노리즈키 린타로)
43. ミステリーズ 山口雅也 (야마구치 마사야) : 국내 미출간
44. 眠りの森 (잠자는 숲) 東野圭吾 (히가시노 게이고)
45. 吸血の家 二階堂黎人 (니카이도 레이토) : 국내 미출간
46. 三毛猫ホームズの推理(삼색털 고양이 홈즈 제 1작) 赤川次郎 (아카가와 지로)
47. だれもがポオを愛していた 平石貴樹 (히라이시 다카키) : 국내 미출간
48. 時のアラベスク 服部まゆみ (핫토리 마유미) : 국내 미출간
49. 火車(화차, 걸작인데 순위가 낮네요) 宮部みゆき (미야베 미유키)
50. 日本殺人事件 山口雅也 (야마구치 마사야) : 국내 미출간
51. ダレカガナカニイル… 井上夢人 (이노우에 유메히토) : 국내 미출간
52. マリオネットの罠(마리오네트의 덫) 赤川次郎(아카가와 지로)
53. グリーン車の子供 (그린 차의 아이) 戸板康二 (도이타 야스지)
54. 二の悲劇 法月綸太郎 (노리즈키 린타로) : 국내 미출간
55. 写楽殺人事件 (샤라쿠 살인사건) 高橋克彦 (다카하시 가츠히코)
56. 探偵映画 (탐정영화) 我孫子武丸 (아비코 다케마루)
57. バルーン・タウンの殺人 松尾由美 (마츠오 유미) : 국내 미출간
58. 倒錯の死角 (도착의 사각) 折原一 (오리하라 이치)
59. 病院坂の首縊りの家(병원 고개의 목매달아 죽은 이의 집) 横溝正史 (요코미조 세이시)
60. アリスの国の殺人 辻真先 (츠지 마사키) : 국내 미출간
61. いざ言問はむ都鳥 澤木喬 (사와키 쿄우) : 국내 미출간
62. 我らが隣人の犯罪(우리 이웃의 범죄) 宮部みゆき (미야베 미유키)
63. 密閉教室 法月綸太郎 (노리즈키 린타로) : 국내 미출간
64. 人形館の殺人(인형관, 본격파는 아닌듯 한데..) 綾辻行人 (아야츠지 유키토)
65. 幽霊列車(유령열차) 赤川次郎 (아카가와 지로의 데뷰작)
66. 猿丸幻視行 井沢元彦 (이자와 오토히코) : 국내 미출간
67. 富豪刑事 (부호형사) 筒井康隆 (쓰쓰이 야스타카)
68. そして夜は甦る(그리고 밤은 되살아난다) 原りょう (하라 료)
69. ブラディ・ローズ 今邑彩 (이마무라 마야) : 국내 미출간
70. 孤島パズル (외딴섬 퍼즐) 有栖川有栖 (아리스가와 아리스)
71. 秋の花 (가을꽃) 北村薫 (기타무라 가오루)
72. そして扉が閉ざされた 岡嶋二人 (오카지마 후타리) : 국내 미출간
73. ねむりねずみ 近藤史恵 (곤도 후미에) : 국내 미출간
74. 魔法飛行 (마법비행) 加納朋子 (가노 도모코)
75. 崖の館 佐々木丸実 (사사키 마루미) : 국내 미출간
76. 消失! 中西智明 (나카니시 토모아키) : 국내 미출간
77. 竹馬男の犯罪 井上雅彦 (이노우에 마사히코) : 국내 미출간
78. 青じろい季節 仁木悦子 (니키 에쓰코) : 국내 미출간
79. 死体を買う男 (시체를 사는 남자) 歌野昌午 (우타노 쇼고)
80. 変調二人羽織 連城三紀彦 (렌조 미키히코) : 국내 미출간
81. 暗闇坂の人喰いの木 (어둠 비탈의 식인나무) 島田荘司 (시마다 소지)
82. 網走発遥かなり島田荘司 (시마다 소지 막판에 힘내네요) : 국내 미출간
83. 将棋殺人事件 竹本健治 (다케모토 겐지) : 국내 미출간
84. 慟哭(통곡) 貫井徳郎 (누쿠이 도쿠로)
85. 大東京四谷怪談(요쓰야 괴담) 高木彬光 (다카키 아키미쓰) : 국내 미출간
86. 幻書事典(『古本屋探偵の事件簿)』紀田順一郎 (기다 쥰이치로) : 국내 미출간
87. 湖底のまつり 泡坂妻夫 (아와사카 쓰마오) : 국내 미출간
88. 夜の蝉 (밤의 매미) 北村薫 (기타무라 가오루)
89. 生者と死者 泡坂妻夫 (아와사카 쓰마오) : 국내 미출간
90. 誰彼 法月綸太郎 (노리즈키 린타로) : 국내 미출간
91. あした天気にしておくれ 岡嶋二人 (오카지마 후타리) : 국내 미출간
92. 心の中の冷たい何か(나의 차가운 일상) 若竹七海 (와카타케 나나미)
93. 私という名の変奏曲(7인 1역) 連城三紀彦 (렌조 미키히코)
94. エッシャー宇宙の殺人 荒巻義雄 (아라마키 요시오) : 국내 미출간
95. 聖アウスラ修道院の惨劇 二階堂黎人 (니카이도 레이토) : 국내 미출간
96. 六の宮の姫君 北村薫 (기타무라 가오루) : 국내 미출간
97. 僕の殺人 太田忠司 (오오타 타다시) : 국내 미출간
98. 探偵の夏あるいは悪魔の子守唄 岩崎正吾 (이와사키 세이고) : 국내 미출간
99. 朱の絶筆 鮎川哲也 (아유카와 데츠야) : 국내 미출간
100. 思い通りにエンドマーク 斎藤肇 (사이토 하지메) : 국내 미출간

검은색 : 국내 미출간 / 파란색 링크 : 리뷰 링크 / 회색 : 읽었지만 리뷰 없는 작품 / 붉은색 : 출간되었으나 읽지 않은 작품

흠, 읽은 책도 적지만 모르는 작가가 태반이네요. 조사해보고 수정할 것 있음 수정해야겠습니다^^

* 2020.09.30 최신 내용으로수정합니다.
* 2020.10.23 "북의 유즈루, 저녁 하늘을 나는 학" 링크 추가
* 2020.10.30 "방과후" 링크 추가
* 2020.11.13 "날개 달린 어둠" 링크 추가
* 2020.12.12 "묵시록의 여름" 링크 추가
* 2024.11.30 "복잡한 기계장치", "11장의 트럼프", "호저의 축제" 링크 추가
* 2025.01.10. "메이지 단두대" 링크 추가
* 2026.02.26. "십각관의 살인" 등 링크 추가 및 전체적으로 수정

2017/12/03

독서광의 모험은 끝나지 않아! - 미카미 엔, 구라타 히데유키 / 남궁가윤 : 별점 2.5점

독서광의 모험은 끝나지 않아! - 6점
미카미 엔.구라타 히데유키 지음, 남궁가윤 옮김/북스피어

"비블리아 고서당" 시리즈의 작가 미카미 엔과 "R.O.D"의 작가 쿠라타 히데유키가 여러가지 책에 대해서 이야기한 대담을 모아놓은 책입니다. 얼마 전에도 읽었던 북스피어의 '박람강기' 프로젝트의 한 권이지요.
자연스러운 일상생활 속 대화같은 대담이 인상적입니다. '술집 옆자리에서 두 남자가 주고받는 대화를 귀 기울여 들었더니 꽤 재미있더라'는 책 뒤 소갯글 그대로의 내용이에요. 구라타 스스로도 북 가이드라고 할 수는 없다고 말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런 시시콜콜한 대담까지 책으로 출간되는 일본 출판 시장이 부럽기도 하네요. 우리나라 같으면 팟캐스트나 유튜브 방송 정도로 소모되고 끝날 내용이거든요. 좋게 말하자면 읽기 쉽고 나름 재미도 있지만, 나쁘게 말하자면 그다지 깊이가 있거나 진지한 내용은 아닙니다.
그래도 독서광 작가들이 모여 수다를 떤 내용이라서, 독서광까지는 아니더라도 독서에 있어 명함을 내밀 정도는 되는 저로서는 여러모로 흥미로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순서대로 한 번 살펴볼까요?

우선 모던 호러가 주제인 수다에는 스티븐 킹, 딘 쿤츠, 클라이브 바커 등 익숙한 작가들의 이름이 많이 나옵니다.
다만 내용은 딱히 새롭지 않아요. 모던 호러라는 주제를 이야기하면 누구나 이야기할만한 내용이었거든요. 뛰어난 작품이라고 생각되지 않는 "롱 워크"를 극찬하는 등 저와 취향이 다른 탓도 크고요. 하지만 잭 케첨 소개는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구라타 히데유키 말에 따르면 "이웃집 소녀"는 구입한 그 날,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책을 다 읽지 않으면 오늘은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을 거야 라고 생각했을 정도라니 꼭 읽어 봐야 겠습니다. 마침 국내에 유일하게 소개되어 있기도 하고요. 그 외에도 소니빈 사건을 소재로 삼았다는 데뷔작 "비수기" 와 후일담 "더 우먼"도 굉장히 재미있을 것 같은데, 이 두 작품은 아쉽게도 국내에는 소개되지 않았네요.

요코미조 세이시에도가와 란포, 야마다 후타로를 소개하는 챕터는 너무 뻔하더군요. 다 알고 있는 내용이거든요. 그래도 딱 한 가지, 일본 초등학생이 읽기 힘들어했다는 토로는 색달랐지만요. 구라타 왈, 모르는 단어가 많이 나와서라고 하는데 저는 그런 인상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번역을 잘 한건지 아니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만큼 역사와 과거에 대해서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인지는 모르겠네요. 그냥 일본 초등학생보다는 제가 이해력이 좋기 때문인걸까요?
그래도 좋아한다고 언급하는 작품들이 대체로 저 역시 좋아하는 작품들이라 마음에 들었습니다. "백일홍 나무 아래" 만 빼고 말이죠. 그 외 작품으로는 읽어본 적 없는 식인 테마 작품인 "어둠에 꿈틀거리다"가 궁금했습니다. 국내 출간되었는지 찾아봐야겠군요.
그런데 갑자기 야마다 후타로와 "마계전생" 이야기로 넘어가는건 좀 당황스러웠습니다. 야마다 후타로의 대표작이라는 "인법첩" 시리즈도 영화, 만화로 접한게 전부라 딱히 수다에 공감하거나 이해할 내용도 별로 없었고요.

영화화된 작품 원작에 대한 수다는 가도카와 하루키가 이끌던 가도카와 문고와 영화 전성 시대에 국한되어 있습니다. 작가 시점에서 아카가와 지로를 나름 극찬하는 - 쉽게 대사를 쓴, 일종의 라이트 노벨 선구자라는 등 - 정도만 눈에 뜨일 뿐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듯한 아카가와 지로가 쓴 크리쳐 호러 소설 "밤"이 그나마 궁금하지만, 최고 걸작이라는 "마리오네트의 덫" 수준을 미루어 본다면 구태여 읽어볼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좌절본은 읽다가 포기하거나 여러가지 이유로 아예 그 생각이 없었던 작품들에 대해 수다를 떠는 챕터로 보통은 어려운 책 - 커트 보니컷의 "제 5 도살장"이나 케플러의 "우주의 신비" 등 - 이거나 너무 길어 포기한 작품들이 대부분입니다. 100권이 넘는 "구인사가", 미완으로 끝났다는 일본의 시대소설 "대보살고개" 등이 그러합니다.
하지만 "제 5 도살장" 이 어렵다는 주장은 동의하기 어렵고 "삼국지" 나 "삼총사" 같이 재미도 있고, 읽기도 쉬운 작품이 좌절본에 포함되어 있는 등 제 생각과는 조금 달라서 의외였습니다. 미카미보다는 구라타 취향이 특히 그런데, 뭐 이런 것이야 말로 개인 취향이겠지요. 허나 오래전 작품이라 요새 취향과 맞지 않기 때문에 읽기 힘들다는 이유로 "반지의 제왕" 은 좌절본이다!라는 의견만큼은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입니다.

이런 류의 독서광들 수다라면 빼 놓을 수 없는 진귀한 책, 기이한 책이 이야기도 물론 들어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정말 희귀 도서들보다는 재미있는 아이디어의 책들 소개가 더 인상적이었어요. 아와사카 쓰마오의 "산 자와 죽은 자 - 명탐정 요기 간지의 투시술" 이 대표적입니다. 모든 페이지가 16 페이지 단위로 봉해져 있어서 그대로 읽으면 25페이지 짜리 단편이지만, 다 읽고 봉한걸 풀면 새로운 장편 소설이 된다는 책으로 여러모로 신기했거든요.
우리나라에도 소개되다 만 게모노기 야세이의 만화 "Palm" 소개도 기억에 남습니다. 무려 30년간 이어진 연재의 설정을 초기에 확립하여 그대로 끌고갔다니 대단해요. 미카미 엔이 혀를 내두르며 감탄하는게 이해가 되더라고요. 국내에는 절판되어 말 그대로 진귀한 책이 되어버렸는데, 어떻게 다시 구해보고 싶어 지네요.

추억 속에 깊게 남은 인상적이었던 책도 언급하는데, 구라타를 독서가로 이끈 책은 "투명인간", "우주전쟁" 이라고 합니다. 덕분에 SF에 빠졌다가 미스터리로 관심이 이동한 전형적인 장르 애호가 루트를 밟았더군요. 또 다른 추억의 책은 폴란드 아동문학인 "크레크스 선생님의 학교"를 꼽았고요.
미카미 엔은 "마더 구스", 히노 히데시의 만화 "죠로쿠의 기묘한 병"를 이야기하는데 이 책들은 국내 소개되지 않았으니 잘 모르겠습니다. 그나마 미카미 엔이 소설을 쓰자고 마음먹은 계기가 되었다는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단편집 "에렌디라" 속 수록작인 "단순한 에렌디라 와 무정한 할머니의 믿을 수 없이 슬픈 이야기" 정도만 국내 출간되었을 뿐입니다. 마르케스 작품은 많이 읽어보지 못했는데 '일정한 틀의 캐릭터에서 빠져나온 뭔가를 소설에서 배운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라는 미카미의 말이 마음에 들기에 한 번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저런 만화 이야기도 하는데, "블랙잭" 이야기에서는 확실히 두 사람의 깊은 내공이 느껴지더군요. 미카미 엔이야 블랙잭이 "비블리아 고서당" 시리즈 한 편에서도 소개되었으니 그렇다 쳐도, 그에 뒤지지 않는 구라타가 참 대단했습니다.
후지코 후지오 이야기는 제가 좋아하는 작가라 더 반가왔어요. "Utopia"도 아마 "비블리아 고서당" 에서 소개되었었죠? 개인적으로는 "만화의 길" 에서 접했기에 더욱 반가왔고요. 어차피 지금은 복간되어 구하기 그리 어렵지 않기는 하지만요. "모쟈코"와 "에스퍼 마미"는 개인적으로 좋아해서 언급되는게 기뻤습니다. 또 "유혈귀" 라는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의 내용을 상당히 길게 언급하는데 결말이 뭔지 궁금해 미칠 지경으로 만들어서 구해 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흡혈귀는 신인류고, 구인류는 선량한 신인류의 피를 흘리게 만드는 유혈귀였으며 결국 주인공도 신인류?가 되어 즐겁게 살아간다는, 발표 시기를 감안하면 굉장히 시대를 앞서간 호러물이더군요. "만화의 길" 에서는 데즈카 오사무, 이시노모리 쇼타로, 아카츠카 후지오 등 다른 거장들보다 못한 모습으로 그려지지만, 누가뭐래도 후지코 후지오 역시 뒤지지 않는 천재임에는 분명해요. 

그리고 소설가로 계속 활동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도 기억에 남습니다. 소설가가 되고 처음 안 사실은 계속 하는게 정말 어렵다는 점이라는군요. 지금까지의 인생에서 쌓아두었던 것을 토해내면 첫 번째 책은 어떻게든 모양은 갖출 수 있지만, 문제는 그 뒤로 세 번째, 네 번째 때 제대로 쓸 수 있는 사람만이 프로로서 해 나갈 수 있다는 말인데 여러가지 생각할 거리를 많이 전해줍니다. 데뷰작이 가장 좋은 작가들이 많은 이유도 마찬가지겠지요.

책을 사랑해서 벌어진 에피소드들도 이야기하는데, 주로 재미있는 책을 읽었을 때의 경험들에 대한 수다입니다. 미카미 엔이 코니 윌리스의 "항로" 라는 소설을 읽을 때, 절묘한 부분에서 상권이 끝났지만 한밤중이라 문을 연 서점이 없었다는 이야기처럼요. 저도 이런 경험이 몇 번 있습니다. "용오"의 복제 예수 에피소드 다음 권을 사기 위해 업무 중 홍대 앞 한양 문고로 뛰어갔던 적도 있고, "불멸의 용병" 이라는 해적판으로 접한 "베르세르크" 의 그리피스 편 다음을 읽기 위해 한 밤중에 도서대여점을 돌아다닌 적도 있으니까요.
페이지를 접거나 메모하는 행동에 대한 대화도 정말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 이야기같아 좋았습니다. 저는 둘 다 안합니다만. 책 때문에 담배를 끊고 심지어 하루에 라면 한 개로 버틴다는 이야기는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의 베스트셀러는 왠지 꺼린다는 미카미와 구라타의 말도 공감이 갔습니다. 저도 좀 청개구리과라서, 인기가 있다고 하면 그냥 좀 싫거든요.

이렇게 다양한 책에 대한 수다가 장황하게 펼쳐지는데, 공감가는 이야기도 있고 동의하지 못하는 이야기도 있고, 재미있는 이야기도 있고 뭐 그렇습니다. 그래도 재미만 놓고보면 나쁘지는 않았어요. 별점은 2.5점입니다.

그러나 "탐정, 범죄, 미스터리의 간략한 역사" 리뷰에서 적었듯이, 수다 중 언급되는 작품들 중 국내 출간된 작품 정도는 조사하여 알려주었어야 했습니다. 하루도 안 걸렸을 것 같은데, 이 정도 수고도 하지 않는 이유를 도무지 모르겠네요.

2026/06/14

콘 비프 샌드위치를 먹는 밤 Season 2 : (7) 달콤한 커피의 뒷 맛

추리소설 속 커피는 대개 쓰고 진한 음료가 연상됩니다. 밤늦게 사건을 조사하는 탐정의 책상 위에 놓여 있거나, 피로를 쫓기 위해 마시는 각성의 음료처럼 등장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커피의 쓴맛은 긴장감이나 고독한 분위기와도 잘 어울리고요.

하지만 커피가 언제나 블랙으로만 통했던 것은 아닙니다. 커피에 설탕을 넣는 습관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고, 우유나 크림을 더해 쓴맛을 줄이는 방식도 커피 문화 안에서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으니까요. 커피에 데운 우유를 섞어 마시는 프랑스의 카페오레, 커피에 크림과 설탕을 더해 마시는 비엔나식 카푸치노처럼요. 오늘날 익숙한 카푸치노와 카페라테, 카페모카 역시 에스프레소에 우유와 거품, 초콜릿 등을 더해 커피의 쓴맛을 부드럽게 조절한 커피입니다. 여기에 바닐라 라테나 캐러멜 마키아토처럼 향과 단맛을 더한 음료까지 생각하면, 달콤한 커피도 엄연히 커피를 즐기는 오래된 방식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흐름을 생각하면, 추리소설 속에서 커피에 설탕이나 우유를 넣는 장면도 그리 이상할 것은 없습니다. 심지어 시간과 장소에 따라서, 설탕과 우유를 섞는게 커피를 마시는 익숙한 방식이었을 수 있습니다. "빙과"로 잘 알려진 고전부 시리즈의 "이제 와서 날개라 해도"에 나오는 이바라가 방문한 커피 맛집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 가게에서는 주문할 때 우유와 설탕이 필요한지를 먼저 묻고, 필요하다면 각설탕 두 개를 내주고 우유는 커피에 미리 넣어 주거든요. 이는 요즘 기준으로 보면 조금 낯선 방식이지요. 보통은 손님이 직접 취향에 맞게 우유나 설탕을 넣으니까요. 하지만 이 작품을 통해, 이렇게 커피에 설탕과 우유를 더해 마시도록 준비된 곳도 있다는걸 알 수 있습니다.

아카가와 지로의 단편 "커피, 그리고 교수와 여대생"도 비슷합니다. 주인공 다케미야 교수는 집에서 직접 원두를 볶을 정도로 커피에 관심이 많은 인물입니다. 그런데 그런 그 역시 커피를 마실 때 자연스럽게 설탕을 넣는 것으로 묘사됩니다. 설탕은 커피 맛을 망치는 첨가물이 아니라, 커피에 진심인 사람의 취향에 따라 커피를 완성하는 하나의 방식이라는 뜻입니다.

이렇게 보면 달콤한 커피는 생각보다 평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추리 소설에서도 달콤한 커피를 여러모로 활용하고 있고요.

첫 번째로는 강한 쓴맛과 단맛을 이용하는 경우입니다. 크리스티아나 브랜드의 단편 "잔 속에 든 독"에서 스텔라는 남편의 불륜녀를 모르핀으로 독살할 때 뜨겁고 진한 커피를 선택합니다. 설탕을 듬뿍 넣어서요. 이는 친절이나 취향이 아닙니다. 커피의 쓴맛과 설탕의 단맛이 모르핀의 이상한 맛을 덮어 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설탕 때문에 스텔라는 콕크릴 경감에게 덜미를 잡히고 맙니다. 단맛은 독을 감추는 것과 동시에 범행을 드러내는 단서가 된 셈입니다.

두 번째 사례는 단 맛이 아니라, 달콤하게 만든 형태가 트릭으로 사용된 경우입니다.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단편 "키리가미네 료와 보이지 않는 독"에 등장하는 모카치노처럼요. 모카치노는 초콜릿 시럽을 섞고, 휘핑크림을 얹고, 초콜릿 가루를 뿌린 뒤 시나몬 스틱까지 꽂아 내는 음료로 커피라기보다는 디저트에 가깝습니다. 작품 속에서도 그 모습은 컵에 담긴 케이크처럼 묘사될 정도지요.

그런데 카도쿠라 할아버지가 모카치노를 마시다가 독살당할 뻔합니다. 당연히 의심은 모카치노로 향하지요. 초콜릿 시럽, 휘핑크림, 초콜릿 가루, 시나몬 스틱 등 여러가지 재료가 들어간 음료라면 달콤한 맛과 향이 이상한 냄새나 쓴맛을 쉽게 알아차리지 못하게 만들 것 같으니까요. 하지만 정작 커피와 시나몬 스틱 어디에서도 독은 검출되지 않습니다. 

다행히 결국 할아버지가 한쪽 손을 다쳤다는게 열쇠가 되어 진상이 밝혀집니다. 범인은 모카치노의 레시피를 활용하여 커피에 독을 넣지 않고 독을 먹였던 겁니다. 단순한 블랙 커피였다면 성립하기 어려웠을 트릭이라서, 특별한 커피 레시피가 수수께끼, 트릭의 형태가 된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 사례는 미나토 가나에의 "리버스"에 등장하는 달콤한 벌꿀을 넣은 커피입니다. 이 커피는 죽은 친구 히로사와를 떠올리게 하는 중요한 매개이자 반전의 핵심 역할을 합니다. 히로사와는 단것을 좋아하던 친구였고, 특히 벌꿀을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주인공 후카세가 카페에서 벌꿀을 커피에 넣어 마시는 장면은 처음에는 좋았던 추억으로만 보입니다. 커피에 꿀을 넣고 천천히 저어서 커피와 벌꿀이 자연스럽게 섞이게 만든, 들꽃 향이 입안에 퍼지는 듯한 맛은 히로사와와 함께 보냈던 시간을 떠올리게 하니까요.

하지만 후카세와 주변 사람들이 히로사와를 떠올리는 과정에서, 벌꿀은 점점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됩니다. 히로사와가 좋아했던 것, 후카세가 미처 알지 못했던 것, 그리고 과거의 어떤 순간이 커피 한 잔을 통해 다시 연결됩니다. 그리고 이는 핵심 반전으로 이어지고요.

이 점에서 "리버스"의 벌꿀 커피는 다른 작품 속 달콤한 커피와 조금 다릅니다. 앞서의 달콤한 커피들이 주로 범죄를 숨기기 위해 사용되었다면, "리버스" 속 달콤한 한 잔의 벌꿀 커피 안에는 우정과 기억, 그리고 아직 말해지지 않은 진실이 함께 담겨 있기 때문이지요.

커피의 쓴맛은 추리소설과 잘 어울립니다. 그러나 이렇게 보면 달콤한 커피도 못지않게 추리소설적입니다. 쓴 커피가 탐정의 정신을 깨운다면, 달콤한 커피는 사건의 표면을 부드럽게 덮습니다. 그리고 그 아래에서 뜻밖의 수수께끼가 천천히 드러나기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후카세가 히로사와를 위해 만들었던 벌꿀 커피 레시피를 소개하며 글을 마칩니다. 작품 속에서는 후카세는 융 필터로 정성스럽게 내린 커피에 벌꿀을 넣어 텀블러에 담아 히로사와에게 건네 주었지만, 집에서는 조금 간단하게 만들어도 좋습니다.

  1. 커피를 진하게 내린다.
    가능하다면 핸드드립이나 융드립처럼 향이 잘 살아나는 방식이 좋고, 산미가 강한 커피보다 부드럽고 묵직한 원두가 어울린다. 집에 드립 도구가 없다면 평소보다 조금 진하게 내린 아메리카노를 사용해도 괜찮다.
  2. 컵이나 텀블러를 미리 데운다.
    뜨거운 물을 잠시 담았다가 버리면 커피가 빨리 식지 않는다. 작품 속 후카세처럼 누군가에게 건넬 커피라면 텀블러에 담는 쪽이 더 어울린다.
  3. 벌꿀을 넣는다.
    가볍게 단맛만 더하고 싶다면 1티스푼이면 충분하다. 설탕 한 스푼 정도의 단맛을 원한다면 벌꿀은 2~3티스푼 정도 넣는 편이 좋다.
  4. 바닥까지 천천히 젓는다.
    벌꿀은 설탕보다 무겁고 끈적해서 컵 아래에 가라앉기 쉽다. 스푼으로 바닥을 긁듯이 천천히 저어 커피와 잘 섞는다.
  5. 토스트와 함께 먹는다.
    "리버스"를 떠올린다면 허니 토스트를 곁들이는 것도 좋다. 바삭하게 구운 토스트에 버터를 바르고, 남은 벌꿀을 조금 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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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12

일본 서스펜스 걸작선 - 일본 추리작가 협회 추천 / 한국 추리작가 협회 편역 : 별점 2.5점

무슨 기준으로 선정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건 꽤 괜찮은 작품들이 실려있는 단편 앤솔러지. 다양한 분야의 장르들도 공평하게 배분되어 있고, 수록 작가들도 야마무라 미사나 아카가와 지로, 아토다 다카시, 나쓰키 시즈코, 도가와 마사코, 하라 료, 모리무라 세이이치, 오사와 아리마사 등 유명하고 친숙한 작가들이 많아 풍성한 느낌을 전해줍니다. 여성 - 남성 작가의 비율 배분 역시 공평하네요.

개인적으로 이 단편집 최대의 수확은 다른 작품들에서는 항상 실망만 안겨줬었던 아카가와 지로의 정통 추리물 "곳에 따라 비"와 아토다 다카시의 서늘한 서스펜스 "취미를 가진 여인"입니다. "곳에 따라 비"의 우노경부와 대학생 유키코 컴비는 꽤나 유쾌한 캐릭터라 다른 시리즈도 기대를 갖게 만드네요. 사건과 트릭도 꽤 기발하면서도 잘 짜여져 있고요. "취미를 가진 여인"은 수많은 사람들이 등장하며 사건도 일견 복잡해 보이지만 마지막에 꽤나 서늘한 반전을 가져다 주며 한방에 정리하는 전개가 괜찮았어요. 그 외의 작품들도 대체로 괜찮은 편입니다.

그러나 실망스러운 작품도 실려있긴 합니다. "내가 죽인 소녀"의 사와자키 탐정이 등장하는 하라 료의 단편 "소년을 본 남자"는 마음에 들던 캐릭터가 등장하는 단편이라 기쁜 마음으로 읽었지만 작품 자체는 별로였습니다. 드라마에 너무 신경쓴 느낌이랄까요? 여튼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어요. 도가와 마사코의 "노란 흡혈귀"는 최악이에요. 약간 저능아인 주인공의 심리 묘사를 축으로 진행되는 1인칭 시점의 서스펜스물인데 설정과 전개 모두 마음에 들지 않았거든요. 다른 작품들과는 내용이나 분위기가 너무 달라서 생뚱맞기도 했고요. 미국에서 출간된 일본 추리 단편 앤솔로지에도 선정된 유명 단편이라고는 하는데 이해하기 어려운 수준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모리무라 세이이치의 "단위의 야망"역시 기대 이하였습니다. 비정한 현대 조직 사회를 드러내기 위한 드라마이긴 한데 트릭도 거의 없다시피 한, 싸구려 치정극에 불과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기본적으로는 어느 정도 수준을 갖춘 80~90년대 초반까지의 일본 추리계를 잘 드러내는 작품들이 선정되어 있다고 생각되네요. 저같은 일본 추리 소설 팬과 단편소설 팬이라면 만족하실 수 있으실 것 같습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2005/07/04

Japan 미스터리 걸작선 1 - 한국, 일본 추리작가협회 추천 / 정태원 번역 : 별점 3점

J 미스터리 걸작선 1 - 6점
정태원 옮김/태동출판사

일본 추리 작가 협회 창립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펴낸 책입니다. 그런데 선정을 한국 추리 작가 협회에서 했다는 점이 특이하네요. 예전에 읽었지만, 다시 구입했기에 읽고 리뷰 남깁니다.

낯선 작가의 낯선 작품들이 많다는 것이 눈에 띄는데, 책 뒤의 설명을 보면 다른 단편선 등에서 이미 소개된 작품이 아닌 새로운 작품을 선정하려는 의도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의도는 50주년 기념 앤솔로지라는 주제와는 좀 맞지 않는다 생각됩니다. 그동안 소개된 작품들이 일본 추리 문학의 대표작에 더 가까운게 당연하잖아요. 또 이러한 기획 의도를 충족시키기 위해서였다면, 진짜 국내에 초역되는 작품들만 모아 놓았어야 했습니다. 정작 그렇지 않은 작품들이 수록된 건 이상해요.
정통 추리나 스릴러가 아닌 환상문학과 호러, 그리고 SF에 가까운 작품까지 실려 있어 기준이 약간 모호하다는 것도 솔직히 잘 납득이 가지는 않습니다.

그나마 수록된 작품들도 특정 시대나 작가별로 편찬된게 아니라 무작위로 수록되어 있는데, 에드가상 수상작품집처럼 어느 정도는 목차에서도 시대순 같은 기준을 가지고 분류하는게 더 좋았을 겁니다.

그래도 한국 추리문학 협회가 선정한 일본 추리 단편이라는 기획 자체가 그냥 놓치기에는 너무 흥미로울 뿐더러 전체적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재미까지 가져다 주는건 분명합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개인적인 베스트로는 "광기의 계보", "정사의 배경" 그리고 "살의" 를 꼽겠습니다.
총 세 권이 발간되었는데 제가 가지고 있는건 이번에 구입한 이 1권 뿐인데, 언젠가는 2, 3권도 발견하여 책장에 추가하고 싶네요.

작품별 상세 소개는 아래와 같습니다.

1. 아파트의 귀부인 - 아카가와 지로

새로 이사온 옆집의 미모의 귀부인이 하는 요리의 냄새를 알아 맞출 정도로 후각이 민감한 아내를 가지고 있는 구보는 옆집의 부인에게 호감을 느껴 아내가 집에 없는 틈에 옆집에 찾아간다. 

다른 앤솔로지에서도 많이 소개된 아카가와 지로의 단편입니다. 추리 문학이라기 보다는 반전의 맛이 있는 스릴러에 가까운데, 너무 뻔해서 좋은 점수를 주기는 어렵군요.

2. 나체의 방 - 호시 싱이치

일본 단편의 거장 중 한명인 호시 싱이치(호시 신이치)의 작품입니다. 우연히 여러 남녀들과 복잡한 관계를 가지게 된 남자의 이야기로 상황 설정이 재미있고 여운을 주는 맛도 잘 살아있어서 역시나 단편의 거장이구나! 싶네요. 다만, 추리물은 절대! 아닙니다.

3. 나폴레옹 광 - 아토다 다카시

아토다 다카시의 초 유명 단편이지요. 제가 이전에 "Y의 거리" 소개 때에도 리뷰했기에 패스합니다. 

4. 고양이의 목 - 고마츠 사쿄

고양이를 키우면 죽는 미래의 어느 도시에서 일어나는 짤막한 이야기입니다. 고양이를 워낙 좋아하는 일본이라서 나올 수 있던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반전의 맛도 어느정도 있고 재미도 있지만 추리물도 아니고 호러도 아니고 SF도 아니고... 여러모로 좀 어정쩡한 느낌입니다.

5. 광기의 계보 - 후지이 레이코

초등학교 교사 게이코는 우연히 들춰본 학생 기누코의 일기를 통해 그녀의 계모가 기누코를 광기로 몰고 가고 있는 상황을 알게 된다... 

여성작가의 느낌이 잘 살아있는 작품으로 일기를 주요 매개체, 단서로 하여 전개된다는 특이함에 더해 극적 반전까지 뛰어납니다. 약간의 호러 분위기가 잘 살아있다는 것도 마음에 들고요. 그런데 왠지 영상물에 더욱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6. 3억엔의 악몽 - 니시무라 교타로

평범한 올드미스 여사원 교코는 어느날 찾아온 변호사에게서 자신이 친절을 베푼 한 노인에게 3억엔의 유산을 상속받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알고보니 그 변호사는 자신과 다른 인물을 착각하고 있었고, 교코는 유산을 상속받는 진짜 인물인 아리사와 나미코를 찾아가 담판을 지으려 하는데... 

여정 미스테리의 달인이라는 니시무라 교타로지만 이 작품은 의외로 "지푸라기 여자" 같은 인물 설정을 가진 완전 범죄물입니다. 조금 의외였달까요. 그러나 기발한 발상에 비해 전개가 뻔하고 치밀함이 많이 부족해서 좋은 점수를 주기는 어렵습니다.

7.얼굴 - 마츠모토 세이쵸

살인 사건을 저질렀던 배우 이노 료기치는 자신이 주연인 영화가 전국 개봉되기 전에 자신이 저지른 살인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인 이시오카를 살해하려 하는데... 

"거장" 세이쵸 선생의 작품입니다. 세이쵸 선생 단편은 대표작들에 비해 많이 격이 떨어지는 편인데 이 작품은 꽤 괜찮네요. 특히 범인이 배우이고 영화 개봉 때문에 목격자를 죽이려 한다는 설정은 참신합니다. 하지만 결말이 너무나, 너무나 심하게 아닙니다...

8. 정사의 배경 - 츠츠야 다카오

한 주부가 음독 자살했다. 그녀는 죽기 직전, Y타임즈의 독자 투고란에 과거의 애인에게서 협박받고 있다는 투고를 보내 상담을 의뢰한 상태였다. Y타임즈의 기자 소네는 단순 자살 사건은 아니라는 판단에 독자적인 조사를 개시하는데... 

잘 모르는 작가인데 작품이 굉장히 좋아서 놀랐습니다. 독자 투고와 음독 자살한 여인을 연결시키는 발상도 뛰어나지만 실제 사건의 트릭도 괜찮고 무엇보다 전개가 굉장히 깔끔합니다. 진범과 동기도 납득할 수 있고 단서도 공정한 편이고요. 이 단편집 최고의 단편 중 하나입니다.

9. 조건반사 - 오타니 요타로

여배우 미즈사와 미나코는 연기지도 담당 오모리 세이지에게 혹독한 훈련을 받아 그의 동작 하나하나에 희로애락을 표현할 수 있는 경지에 오르며 그와 결혼까지 하게 된다. 그러나 결혼 후 알콜 중독으로 바닥으로 추락한 세이지를 거추장 스러워한 미나코는 그를 살해할 계획을 세우는데... 

이른바 "조건반사"에 의한 다이잉 메시지가 등장하는 작품인데 여기서처럼 가능할지는 잘 모르겠네요. 때문에 기발하긴 하지만 현실성은 떨어져 보입니다. 그래도 꽤 재미있었어요.

10. 벽 - 고다카 노부미츠

아내와 그녀의 정부에 의해 벽속에 파묻히게 된 남자의 이야기. 이 한줄이 이 작품의 전부입니다....

11. 살의 - 다카키 아키미츠

옆집의 이마노 부부를 돌봐주던 타누마 변호사는, 이마노의 부인 준코가 질투로 저지른 살인 사건 변호를 맡게 되었다. 타누마는 그녀를 감형시켜 집행유예를 받게 하는데 성공하지만, 어느 날 이마노로부터 충격적인 고백을 듣게 되는데... 

거장 다카키 아키미츠의 단편입니다. 

이른바 "살인을 하기 위한 살의의 정도를 법적으로 판단하는 잣대가 어디에 있는가?"가 이 작품의 핵심입니다.이 살의를 최소한으로 나타내기 위한 범인의 치밀함, 법의 헛점을 잘 꿰뚫고 저지른 범행이 아주 충격적입니다. 1952년에 발표된 작품이라고는 보이지 않게 세련되고 꽉 짜여진 구성이 놀랍네요.

12. 소라 - 야마무라 마사오

추리물은 아닙니다. 못살던 시대의 불우한 가족의 이야기를 리얼하게, 적나라하게 그린 순문학에 가까운 단편입니다.

13. 무서운 선물 - 유키 소지

한 여자에게 가벼운 마음으로 키스했다가 저주(?) 받는 한 바람둥이의 이야기. 전해주는 꽃들의 꽃말로 마음을 나타내는 이야기 전개는 괜찮지만 마지막에 저주니 어쩌니 하며 마무리하는 결말은 납득이 안됩니다...

14. 연습게임 - 후지무라 쇼타

가지키는 아내 구니코의 수다를 겨우겨우 참고 살다가 우연찮게 불륜을 저지른 상대 미와와의 달콤한 미래를 위해 그녀를 살해하려 했다. 하지만 그가 아내와 몰래 만나기로 한 장소에 아내는 오지 않고, 오히려 다른 장소에서 살해당한 시체로 발견되어 가지키는 함정에 빠지게 되는데... 

함정에 빠지는 인물이 등장하는 "함정물"인데, 어차피 가지키는 아내 구니코를 죽이려 했으므로 그다지 용서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네요. 전혀 관계없는 인물이 함정에 빠지는 것이라면 모를까... 반전의 여운을 남기기는 하지만 좀 약합니다.

15. 우물이 있는 집 - 미나카와 히로코

과거 자신이 유괴당한 집에 신혼여행을 오게 된 주인공의 이야기입니다. 전개가 주인공의 심리를 따라 흘러가는데, 여성 작가 특유의 섬세함과 미묘함이 잘 살아 있어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하지만 흥미진진한 줄거리에 비해 결말이 시시해서 아쉽습니다.

16. 복안 - 소노 다다오

일본의 손다이크 박사라고 불리운다는 복안전문 범의학자 고이케 고로라는 캐릭터가 나와 두개골 복안을 보여주는 것이 전부인 작품. 캐릭터 이외의 설정과 전개는 평이합니다.

17. 사랑 - 미야자키 준

동물 뇌세포를 집어넣은 육아 로봇이 저지른 아동 살해 사건 이야기. 아시모프 작품과 유사한 분위기지만 반전은 인상적입니다.

18. 산키치의 식욕 - 와타나베 게이스케

어려운 시대, 어렵게 살아가는 고학생 산키치가 우연히 주운 3엔으로 한끼를 해결하는 이야기. 이야기는 꽤 재미있고 진지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만 순문학 단편으로밖에는 보이지 않네요. 작가도 그렇고 작품도 그렇고 왜 이 단편선에 실려있는지를 잘 모르겠습니다.

19. 쇼윈도의 연인 - 요코미조 세이시

소설에 빠져드는 기이한 습성이 있는 청년 다마루 소진은 최근 간행된 소설 "쇼윈도의 연인"을 읽은 직후, 한 양품점 쇼윈도의 마케팅을 사랑하게 되는데...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드문 요코미조 세이시의 단편이라는 점만으로도 가치가 있지만, 작품도 인상적입니다. 처음에는 다른 외국 작품에서 볼 수 있는 일종의 성도착적인 애정에 대해 다루는 듯 했는데, 급변하여 놀라운 반전을 남기기 때문입니다. 발표 시대를 감안한다면 정말 기발한 상상력과 아이디어라고 밖에는 할 말이 없네요. 거장다운 작품입니다.

20. 범인은 누구인가 - 구사카미 진

쌍동이 중 한명이 범인인 것은 확실한데 누구인지를 몰라 궁지에 몰린 경찰이 사건을 결국 해결한다는 이야기. "음악"을 주요 소재라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다지 인상적이진 않지만 트릭과 설정은 마음에 들었어요.

21. 계단을 오르는 남자 - 마유무라 다쿠 

세계가 거대 빌딩화되어 엘리베이터가 기차처럼 다니는 세계. 한 남자가 25.000층의 건물을 걸어 올라가기 시작하고 그는 계단을 올라 새로운 층에 도착할 때마다 점차 여행자에서 모험가, 그리고 성자로까지 추앙받게 된다. 그리고 결국 그가 꼭대기 층에 다다르게 되는 날이 오고 군중이 그를 보기 위해 운집한다... 

아이디어가 정말 기발합니다! 엘리베이터가 기차처럼 다니는 초고층 빌딩 사회에서 목적없이 그냥 계단을 오르는 남자가 주변 인물들에 의해 성자로까지 추앙받게 되는 과정이 묘하게 현실감 있게 그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말은 너무나 시시해서 아쉽습니다. 좀 더 생각했더라면 정말 마음에 드는 걸작 단편이 될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말이죠.

2020/12/29

2020 내 블로그 리뷰 총 결산

열 일곱번 째 블로그 리뷰 총 결산입니다. 블로그 나이가 성인이 될 날도 얼마 안 남았네요.

올해 특징이라면, 독서가 취미이신 모든 분들이라면 마찬가지겠지만 독서량이 엄청나게 늘었다는 겁니다. 이 결산을 시작하고 책을 가장 많이 읽있네요. 코로나 사태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숫자로 정리해보면, 2020년 읽은 책 중 리뷰를 남긴 책은 추리 / 호러 장르문학 77 (48)권, 기타 장르문학 4 (1)권, 역사서 9 (15)권, 디자인 or 스터디 4 (4), Food 및 구루메 관련 도서 25 (11)권, 기타 도서 14 (18)권으로 모두 133 (97)권입니다(괄호는 작년). 작년보다 30% 정도 늘었군요. 분야로 따지면 추리 / 호러 등 장르 문학과 Food 및 구루메 관련 책을 많이 읽은게 눈에 띄고요. 방콕하고 있는 동안에는 아무래도 좀 자극적이고 재미있거나, 주요 관심사를 찾아 읽기 마련이니 당연합니다.

그럼 언제나처럼 각 항목별 베스트 - 워스트를 소개해드립니다. 아래와 같습니다. 언제나처럼, 올해 발표된 작품 기준이 아니라 제가 올 한해 보고 읽은 것들 기준입니다.

2020년 베스트 추리소설 : "흉가" 

올해 읽은 작품 중 별점 3점 이상 작품은 21편입니다. 꽤 수확이 많았던 한해였어요. 읽은 작품 중 1/3 가까이가 수작 이상인 셈이니까요. 이중 올해의 베스트는 "흉가"입니다. 무섭고 재미난 이야기 전개도 훌륭하지만 복잡한 설정, 복선 회수, 결말까지 완벽했습니다. 욕설, 육두문자 없이 초등학생을 주인공으로 끌고간다는 점도 아주 마음에 들었고요. 코로나로 외출도 못하는 더운 여름 휴가철에 탐독할만한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아울러 올해 읽은 단편집 중에서 최고의 단편도 뽑아 보겠습니다. 별점 4점 짜리 작품으로는 아카가와 지로 "유령 열차" 수록작인 "비 옷을 입은 시체", 곤도 후미에의 "타르트 타탱의 꿈" 수록작인 "텅빈 카슐레", 스티븐 킹의 "악몽과 몽상 1" 수록작인 "돌런의 캐딜락", 마쓰모토 세이초의 "현란한 유리" 수록작인 "비와 2층", 미쓰다 신조의 "괴담의 테이프" 수록작인 "빈 집을 지키던 밤", 이사카 고타로의 "남은 날은 전부 휴가" 수록작인 "작은 병정들의 비밀 작전", "세계 미스터리 걸작선 1"수록작인 "탐정 스페이드", "나의 사적인 여자친구" 수록작인 "푸른 히아신스 향기", "뇌물과 부패"가 있습니다.
그러나 별점 4.5점짜리 작품이 무려 2편이나 있어서 4점 정도로는 후보가 될 수 없었어요. 별점 4.5점을 받은 작품은 미야베 미유키의 "희망장" 수록작인 "희망장"과 "세계 미스터리 걸작선 2" 수록작인 "두 개의 양념병"입니다.
이 중 베스트로는 "희망장"을 선정합니다. "두 개의 양념병"도 걸작이지만, 발표된지도 오래되었고 워낙에 유명한 작품이니 양보해도 될 것 같네요.

2020년 워스트 추리소설 : "너무 예쁜 소녀" 

많이 읽은 만큼 실망스러웠던 작품도 많았습니다. 75권 중 별점 2점 이하 작품이 28편이었거든요. 그래도 평균 이하 작품이 2/3를 넘었던 작년보다는 1/3에 불과하니 다행이라고 해야겠지요.

그러나 졸작 오브 더 졸작, 정말로 종이가 아깝고 나무에게 미안한 별점 1점의 작품도 세 편이나 됩니다. "너무 예쁜 소녀", "콜드게임", "루팡의 딸"이 그 주인공이지요. 이 중 워스트로는 "너무 예쁜 소녀"를 선정합니다. "콜드게임"은 잔혹한 왕따 가해자를 편드는 듯한 설정이 문제였을 뿐 재미면에서는 나름 합격점을 줄 만 했고, "루팡의 딸"은 최소한 짧기라도 하니까요. "너무 예쁜 소녀"는 추리도 없고 스릴도 없는데 길기까지한 완벽한 시간 낭비였습니다. 끝까지 참고 읽은 저에게 상을 주고 싶습니다.

2020년 베스트 / 워스트 기타 장르문학 : 

올해 기타 장르문학은 4권만 읽었는데 모두 고만고만했습니다. 별도의 베스트, 워스트는 없습니다.

2020년 베스트 역사 도서 : "일본 과학기술 총력전" 

올해는 아홉 권밖에 읽지 않았는데 일곱 권이 별점 3점 이상이었습니다. 별점 4점짜리 책도 "펜슬 퍼펙트", "일본 과학기술 총력전", "의식주, 살아있는 조선의 풍경"의 세 권이나 되고요. 

이 중 베스트로는 "일본 과학기술 총력전"을 꼽겠습니다. 일본이라는 나라를 알기 위한 핵심적인 정보를 제공해 줄 뿐 아니라, 재미도 있고 가격까지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2020년 워스트 역사 도서 : 

올해 역사 도서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가장 나쁜 별점이 2점이었습니다. 이 정도로 워스트로 꼽기에는 너무 가혹하기에, 올해는 별도로 선정하지 않겠습니다. 역사 도서는 대체로 선방한 한해였어요.

2020년 베스트 디자인 or Study : "명작순례" 

이쪽 분야 책들은 도판만 괜찮아도 평균 이상은 해 줍니다. 그래서 실패가 별로 없는 분야인데, 이 책은 그 중에서도 올해 유일의 별점 5점을 받은 책이에요.요. 수록된 글들도 좋고, 도판까지 완벽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책을 사지 않으면 무슨 책을 사겠습니까.

2020년 워스트 디자인 or Study : 

올해 이 분야는 네 권 밖에는 읽지 않았는데 가장 나쁜 별점이 2.5점입니다. 그래서 올해는 워스트 도서가 없습니다.

2020년 베스트 Food / 구루메 도서 : "커리의 지구사" 

'지구사' 라는 이름으로 출간된 식문화 역사 시리즈 중 한 권. 제가 읽었던 시리즈 중에서는 최고작입니다. 커리에 대한 역사는 물론, 세계화된 과정과 세계속 커리 요리들, 그리고 커리의 현재까지 쉽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커리를 좋아하는 모든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2020년 워스트 Food / 구루메 도서 : "중세 유럽의 레시피" 

제목에서 기대했던 중세 유럽 요리에 대한 깊이있는 정보는 커녕, 최소한의 재미와 자료적 가치도 기대하기 어려운 별점 1점짜리 망작입니다. 담고있는 내용에 비하면 가격도 어처구니 없는 수준이고요. 저처럼 낚이는 분이 없으면 좋겠네요.

2020년 베스트 기타 도서 : "탱크의 탄생" 

올해 읽은 기타 도서는 특출나게 빼어난 책은 없었지만, 평균 이상 재미를 전해주는 괜찮은 책들이 제법 많았었습니다. "심리 조작의 비밀", "탱크의 탄생", "망령의 기억", "깃털 도둑"이 별점 3점을 받은, 그런 책들이었지요.

다 좋은 책이지만 이 중 베스트로는 "탱크의 탄생"을 꼽겠습니다. 제가 아주 좋아라하는 '도감' 분야의 책으로 도판, 일러스트가 완벽하게 제 취향이었기 때문이에요. 이 책의 가장 단점은 제법 비싼 가격일 뿐이에요. 무기 도감을 좋아하신다면 놓치지 마시길.

2020년 워스트 기타 도서 : "편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장편인데 장르 문학이 아니라 드라마라서 기타 도서로 분류하였습니다. 작위적이고 뻔한 전개도 감점 요소이지만 무엇보다도 핵심 주제 - 범죄자 가족이 고통을 받아야 하는가? - 에 대해 주인공의 심정을 공감하기 어려웠기에 좋은 점수를 줄 수 없었어요.

2020년 베스트 Movie : "포드 V 페라리" 

많은 영화를 본 건 아니지만 올해 최고의 영화는 코로나 사태 직전 영화관에서 감상한 이 영화입니다. 남자 가슴을 뛰게 만드는 웅장한 화면과 음향 효과가 발군이었기 때문입니다. 아마 영화관에서 보지 않았다면 베스트 영화는 다른 작품이 되었을거에요.

그나저나, 언제쯤 극장에서 영화를 다시 볼 수 있을까요?

2020년 워스트 Movie : "머더 미스터리" 

'정통 미스터리'라고 소개된 글에 낚였네요. 일견 전형적인 미스터리물로 보이지만, 실제 영화는 전형적인 헐리우드 코미디 영화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추리적으로 건질건 전무해요. 게다가 별로 웃기지도 않고요. 왜 애덤 샌들러를 요새 보기 힘든지 새삼 느끼게 해 준 망작이었습니다.

2020년 베스트 Comic - 추리 or 호러 : 

올 한 해는 "시마 코사쿠의 사건부"를 제외하고는 추리 or 호러 만화는 전통의 시리즈인 Q.E.D와 C.M.B의 후속권을 읽었을 뿐입니다. 이 중 최고는 "씨엠비 CMB 박물관 사건 목록 36" 이었습니다. 수록작 중 "산의 의사"와 "카스미장 사건"이 아주 좋았기 때문입니다. 별점 3.5점은 충분합니다. 

에피소드별로 살펴보자면 "씨엠비 CMB 박물관 사건목록 35" 수록작인 "도토리와 솔방울", "씨엠비 CMB 박물관 사건목록 39" 수록작 "상상 속 살인", "Q.E.D iff 12" 수록작 "재생의 시간"도 별점 3.5점의 좋은 작품들이었습니다.

2020년 워스트 Comic - 추리 or 호러 : 

책 전체 평균 별점은 2점이 가장 낮은데, 이 정도로 워스트로 꼽기는 좀 가혹하지요. 그래서 에피소드로 워스트를 꼽아 봅니다. "씨엠비 CMB 박물관 사건목록 37" 수록작인 "크로스로드"와 "종려나무 동전"이 별점 1점입니다. 동기, 트릭, 진상 모두 작위적이고 납득하기 어려운 졸작이었어요.

2020년 베스트 Comic - 기타 : "모로호시 다이지로 자선 단편집" 

2020년 만화들은 별점 3점짜리가 무려 14편이라서 많아서 한 편을 꼽기 어렵네요. 그래도 이 중에서 딱 한 편!을 꼽으라면 "모로호시 다이지로 자선 단편집"입니다. 다른 단편집에서 이미 접했었던 작품들이 많이 수록된 탓에 감점했을 뿐, 모로호시 다이지로라는 작가에 대해 잘 알려주는 좋은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단편집을 읽어보지 않고 이 책만 읽는다면, 별점 4점도 거뜬했을거에요.

2020년 워스트 Comic - 기타 : "지구빙해사기" 

대가 다니구치 지로의 작품이 불명예스러운 올해의 워스트네요. 당대를 풍미했던 오토모 가즈히로와 미야자키 하야오의 이야기, 설정, 작화와 분위기를 적당히 섞어 만든 하이브리드 혼종이나 결과물은 전혀 그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결산평 : 

이글루스 블로그 운영도 17년 째인데, 올 한해가 가장 변화도 많고 드라마틱했습니다. 다른 해에 비해 유별나게 책을 많이 읽기도 했고요. 그러나 코로나라는 예상치못한 질병 탓이라서 마냥 좋아할 수는 없네요. 코로나 때문에 많은 분들이 힘들어 하셨고, 지금도 계속 힘든 분들이 계실 터라 가슴도 무척 아프고요. 모쪼록 코로나 사태가 빨리 진정되어, 기쁜 마음으로 블로그 운영을 비롯한 일상 생활을 보낼 수 있게 되면 좋겠네요.

여러분들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새해에는 원하시는 일 다들 이루시는 그런 한해 되시기를 바랍니다. 작년, 그리고 재작년에도 말씀드렸지만 제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이라면 남들이 관심갖지 않는 사소하고 디테일한 것들에도 관심을 가지시는, 정말로 세심한 분일테니 내년에는 더욱 잘 되실게 분명합니다. 사랑합니다~!

2022/08/15

헌책방 스탭의 추천 - 정말로 재미있는 미스터리 소설 50선

"'정말 아까운 (못타이나이)' 책방" 이라는 이름의 일본 중고 서점에서 선정한 랭킹입니다. 직원이 선정했다고 하네요. 일본 서점 직원이 갖추고 있는 책에 대한 지식은 상당하다는게 이런저런 컨텐츠에서 언급되어왔는데, 이 랭킹만 보면 조금 미묘합니다. 유명한 작품을 많이 꼽지 않은건 좋아요. 저도 읽어보지 못한 작품이 제법 될 정도니까요. 하지만 유명하지 않은건 다 그 나름의 이유가 있는 법이지요. 제가 읽어보았던 몇 작품은 과연 랭킹에 언급될 정도인지? 에 대해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기며, 특정 작가 (키타야마 다케쿠니, 오네자와 호노부, 미치오 슈스케 등)에 대한 편애도 눈에 띕니다. 그래도 보석같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던 몇몇 작품들도 선정되어 있는 만큼, 일본 서점 직원의 실력을 믿고 아직 읽어보지 않은 몇 작품은 구해볼 생각입니다. 과연 어떨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는군요.

트릭이 뛰어난 미스터리 소설

  1. "모든 것이 F가 된다" 모리 히로시
  2. "앨리스 - 미러 성 살인 사건" 키타야마 다케쿠니 (국내 미출간)
  3. "시인장의 살인" 이마무라 마사히로
  4. "조커 게임" 야나기 코지
  5. "악마의 공놀이 노래" 요코미조 세이시
반전이 놀라운 작품 5선
  1. "십각관의 살인" 아야츠지 유키토
  2. "가위남" 슈노 마사유키
  3. "신의 로직 인간의 매직" 니시자와 야스히코
  4. "이 어둠과 빛" 핫토리 마유미 (국내 미출간)
  5. "이니시에이션 러브" 이누이 쿠루미
학창 시절 특유의 감각을 다시금 상기시키는 학원 미스터리 5선
  1. "차가운 학교의 시간은 멈춘다" 츠지무라 미즈키
  2. "보리의 바다에 가라앉는 열매" 온다 리쿠
  3. "빙과" 요네자와 호노부
  4. "죽은 자의 학원제" 아카가와 지로 (국내 미출간)
  5. "신님 게임" 마야 유타카 (국내 미출간)
뒷맛이 상쾌한, 한모금의 청량제같이 읽고나서 상쾌한 느낌을 가져다 주는 작
  1. "밤의 피크닉" 온다 리쿠
  2. "슬로하이츠의 신" 츠지무라 미즈키
  3. "샤바케" 하타케나카 메구미
  4. "언제나 아침에" 이마무라 아이 (국내 미출간)
  5. "퇴출 게임" 하츠노 세이 (국내 미출간)
입문자에게 추천하는, 읽기 쉬운 단편집 5선.
  1. "덧없는 양들의 축연" 요네자와 호노부
  2. "우리들이 성좌를 훔친 이유" 기타야마 다케쿠니 (국내 미출간)
  3. "술래의 발소리" 미치오 슈스케
  4. "GOTH" 오츠 이치
  5. "외침과 기도" 시자키 유
상급자에게 권하는, 독서 후에 싫은 기분이 들게 만드는 이야미스 (싫은 미스터리) 5선.
  1. "고백" 미나토 가나에
  2.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 미치오 슈스케
  3. "보틀넥" 요네자와 호노부
  4. "유리고코로" 누마타 마호카루
  5. "악의 교전" 기시 유스케
SF와 미스터리가 융합한 신감각 5선.
  1. "제노사이드" 다카노 가즈아키
  2. "여왕의 백년밀실" 모리 히로시 (국내 미출간)
  3. "인격전이의 살인" 니시자와 야스히코
  4. "클라인의 항아리" 오카지마 후타리
  5. "화성 다크 발라드" 우에다 사유리 (국내 미출간)
왠지모르게 분위기와 세계관에 끌리는 다섯 작품
  1. "열게 되어 영광입니다" 미나가와 히로코
  2. "성스러운 검은 밤" 시바타 요시키
  3. "클락성 살인사건" 기타야마 다케쿠니
  4. "백야행" 히가시노 게이고
  5. "광골의 꿈" 교고쿠 나츠히코
명작만 모았다! 추천 해외 미스터리 소설 10선 (* 해외는 일본 기준)
  1. "애크로이드 살인사건" 애거서 크리스티
  2. "바람의 그림자"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3. "레베카" 다프네 뒤 모리에
  4. "차일드 44" 톰 롭 스미스
  5. "열세 번째 이야기" 다이안 세터필드
  6. "소피" 거이 버트 (국내 미출간)
  7. "모르그 가의 살인" 에드거 앨런 포
  8. "라스트 차일드" 존 하트
  9. "사자의 서" 조너선 캐롤 (국내 미출간)
  10. "닫힌 책" 길버트 아데어 (국내 미출간)

2004/11/23

그들의 조국 (Father land) - 로버트 해리스 : 별점 3점


그들의 조국 - 6점 로버트 해리스/동녘라이프(친구미디어)

1964년 독일이 유럽에 천년제국을 건설한 시대, 총통 히틀러의 75회째 생일을 1주일 앞두고 베를린 외곽 하벨 호수에서 발견된 신원미상의 시체에 대해 사법경찰 살인 담당 수사관 사비에르 마르크가 조사를 착수한다. 
시체의 정체는 폴란드 총독부의 고위 관료이자 SS 여단장 출신인 요제프 뷜러 박사로 밝혀지고 그의 수첩에 적혀있던 인물 중 빌헬름 스튜칼트 (내무성 장관 출신) 역시 살해되며 또다른 인물인 마틴 루터 (외무성 차관 출신)는 실종된다. 

 잇달은 과거 고위 관료들의 죽음과 실종 뒤에 모종의 흑막이 있음을 눈치챈 마르크는 살로트 맥과이어라는 미국 여기자와 함께 그들의 과거를 집요하게 추적하며 스튜칼트의 아파트 비밀금고에서 발견된 스위스 비밀은행 금고의 열쇠로 그 비밀을 알아내려 애쓴다. 
결국 어떤 비밀에 관련된 서류를 가지고 루터가 미국으로 망명하려 한다는 정보를 입수하나 루터는 마르크의 눈 앞에서 저격당하고 마르크는 쫓기는 신세가 되어 버리는데... 

2차대전 관련 저술로 유명한 저널리스트 출신 작가 로버트 해리스의 "Fatherland" 입니다. 2차세계대전에서 독일이 승전하고 난 뒤 20여년이 지난 1960년대를 다룬 일종의 대체 역사물이죠.  
영국은 일종의 독일 속국이 되고, 처칠과 여왕은 캐나다로 망명가고, 러시아는 남부지방을 잃었지만 계속 동부전선을 유지하여 국지전을 벌이며 미국의 대통령 조셉 케네디는 독일과 일종의 "동맹"(데탕트)을 맺은 1964년이 무대입니다. 
실제 역사물을 보는 듯한 1960년대 승전국 나찌 독일에 대한 리얼한 묘사가 정말 대단하네요. 여객기는 보잉과 융커스 제트기가 함께 쓰이며 경찰도 군인편제로 제편된 군국주의 전체주의 국가. 비밀경찰 게쉬타포가 은밀히 지배하며 절친한 친구가 배신하고 아들이 아버지를 배신하는 비인간적인 독재국가.

하지만 일반적인 대체 역사물이 아니라 작품 안에서 실존인물들과 2차대전 당시의 유태인 학살, 그리고 당시 주독대사였던 조셉 케네디 (존의 아버지죠)의 언행 등에서 유추하여 상상한, 거대한 국제적 음모가 등장하는 전형적 추리 스릴러의 포맷으로 진행됩니다. 특히나 수사 방법에 있어서 경찰 조직 자체가 재편되어 재구성된 사회에서 어떻게 수사를 진행하는 지 꽤 설득력있게 묘사하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부정축재에 대한 묘사의 상상력도 눈여겨 볼 만 했고요. 
읽고나니 일전에 소개해드렸던 러시아 형사 아르카디 렌코 시리즈의 러시아와 흡사함도 느껴지네요. 전체주의 사회에서 어떻게든 살아가려 하는 여러 인물들 및 설정, 특히 자신이 속한 조직에서 겉도는 주인공 (형사라는 직업까지 같은)에 대한 점은 정말 비슷하니까요. (아울러 번역이 좀 엉망인 점도 비슷...) 하지만 나름대로의 해피엔딩이나 후속작에 대한 여운을 계속 남기는 렌코 시리즈와는 달리 한편으로 완결된 구조라는 점은 큰 차이점이겠죠. 

불만이 있다면 흥행을 염두에 둔 듯한 미국인 여기자와의 로맨스는 사족인 듯 싶다는 점, 그리고 거대한 음모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결정적인 단서인 서류를 너무 쉽게 찾아내는 등 디테일한 수사 과정에서 쉽게 지나간 듯한 부분이 눈에 띄는 점입니다. 아울러 번역이 조금 더 좋았더라면 하는 아쉬움 역시 크고요. 

그래도 사소한 불만을 감안하더라도 상상력으로보나 완성도로 보나 대체역사 추리물이라는 흔치 않은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가 아닐까 싶습니다.(이 작품에 비한다면 아카가와 지로의 "프로메테우스의 딸"이나 "2009 로스트 메모리즈"는 그야말로 쓰레기죠. 아 이들은 SF던가?) 별점은 3점입니다. 

 조사해 보니 TV용 영화로 제작되어 국내에 "어둠속의 미스테리"라는 제목으로 비디오로 출시되었네요. 하하하! (다른건 몰라도 룻거 하우어는 정말 적역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2006/11/12

북오프 방문기

한국 1호점이 생긴지는 꽤 되었지만 못 가보다가 오늘 일요일이기도 하고, 할인행사 이야기도 들어서 가보게 되었습니다.

첫 인상은 일본 직영점이 맞구나 하는 생각. 점원도 일본인이지만 손님도 일본인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안에만 있으면 흡사 도쿄 시내에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마저 들더군요.

책들은 구색을 그런대로 갖추어는 놓았지만 그다지 특별히 땡기거나 괜찮아 보이는 책은 많지 않았습니다. 만화는 정말 너무 뻔한 작품들만 있어서 실망스럽더군요. 개인적으로는 문고판이 더 많았으면 했는데 문고판 보다는 일반 코믹스가 훨씬 많아서 더욱 그랬을지도 모르겠네요. 솔직히 만화만 사러 간다면 구태여 여기 북오프에 올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그래도 어쨌건 호시사토 모치루의 "오무라이스" 4권을 일단 1000원에 겟! 한국판으로 1~3권은 구했는데 4권을 못구했던 차에 눈에 띄여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소설로 넘어갔는데 하야카와 미스테리 문고같은 문고본은 거의 없고 거의 일본 작가 추리물로 가득해서 그다지 눈에 띄는 작품은 없었습니다. 아카가와 지로와 니시무라 교타로 책이 2/3는 되는 듯 하더군요. 장편을 고르고 싶기도 하지만 일어 실력이 너무 딸려서 장편은 선뜻 손대기가 어려워 포기하고 주로 단편집 위주로만 찾아 보아서 더더욱 손이 가는 책이 없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고르고 골라 몇권 샀는데 제일 먼저 고른 것은 "와트슨 박사의 미발표 수기"라는 거창한 부제를 달고 있는 셜록 홈즈 모작 "셜록 홈즈의 굉장한 모험"이라는 니콜라스 메이야의 단편집입니다. 원제는 "7퍼센트 용액" 이군요. 홈즈 관련 모작을 저도 요새 쓰고 있기도 하고 뒷표지 작품 소개를 보니 실존인물인 지그문트 프로이드까지 등장하는 등 왠지 재미있어 보였거든요.

그리고 고른 것은 아토다 다카시의 정통 추리 단편집인 "A 사이즈 살인사건" 입니다. 그동안 아토다 다카시는 "Y의 거리"에서와 같이 섬뜩한 느낌을 주는 단편을 많이 접해 보았지만 정통 추리물까지 썼는지는 몰랐는데 의외더군요. 좋아하는 작가라 무지 반갑기도 했고요. 맨 앞의 표제작만 우선 읽어 보았는데 전형적인 안락의자 탐정물로 꽤 괜찮은 수준의 트릭과 내용을 보여주어 만족스러웠습니다. 특히 탐정역이 "스님" 이라는 것이 독특하고 인상적이었습니다. 제목이 왜 "A 사이즈 살인사건" 인지는 그다지 명쾌하지는 않습니다만...

마지막으로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페르시야 고양이의 수수께끼"라는 이른바 "국명 시리즈" 단편집 한권을 집어들었습니다. 전에 읽었던 "러시아 홍차의 비밀" 과 같은 국명 시리즈의 하나인데 그런데로 읽을 만 했었거든요. 이 책은 충동구매한 느낌이 강하지만요.

그 외에 구입할까 말까 망설였던 것은 헨리 슬레셔의 "괴도 루비의 모험"이라는 단편집인데 뒤의 요약을 보니 정통 추리물은 아닌 듯 해서 구입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꽤 호기심이 가는 작품이라 다음에 혹 방문할 기회가 되면 다시 고민해 봐야겠네요.

전체적으로 일본 북오프 왠만한 매장보다 작은 규모에 책들도 그닥 땡기는 작품들이 없어서 좀 실망하기는 했지만 뭐니뭐니해도 이렇게 구입해도 전부 만원이 안되니 상당히 기분이 좋더군요. 원서를 읽으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기는 하지만 그 덕에 당분간 책 살 일은 없을 것 같기도 하고요. 어차피 헌책방 나들이를 즐기는 제 취향에 딱 맞는 서점이긴 합니다. 가끔 간다면 오늘처럼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것 같으니 가끔 시간날때 들려 봐야 겠습니다.

2005/07/29

비밀의 백화점 (추리소설 특급 가이드) - 한겨레21 별책부록

한겨레 21의 여름 특집 별책부록 추리소설 가이드입니다.

별책부록이라고는 하지만 분량으로는 100여페이지 정도이고 폰트 크기도 작은 편이니 외견보다는 많은 내용을 담고는 있습니다. 여러 분야의 다양한 저자들을 섭외해서 여러 종류의 글들을 짧게 짧게 실어놓은 책으로 김탁환씨와 성귀수씨와 같은 메이저 작가, 번역가에서 영화평론가들, 그리고 Howmystery.com과 화요추리클럽 분들을 비롯해서 알라딘 전설의 리뷰어 물만두님까지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기고자들이 면면이 화려하고 워낙 많아서 다양한 취향을 음미하는데에는 상당히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거기에 짤막한 만화까지 포함되어 다양한 쟝르를 포괄하고 있는 점도 좋은 기획으로 보입니다. 척박한 국내 만화계에서 비교적 정통파 추리 만화를 그렸던 한혜연과 석동연씨가 작가진에 있는것이 반가우며 추리 매니아이신 김진태씨도 짧지만 재미있는 만화를 개재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워낙 짧다보니 글의 테마와 종류에 비한다면 그다지 깊이가 없긴 합니다. 조금 페이지를 늘리더라도, 아니면 기고자를 조금 줄이더라도 내용을 더욱 풍성하게 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네요. 물론 별책부록인 만큼 자금과 페이지 사정이 있었겠지만 지금 상태는 좋은 기획의도를 충분히 받쳐주지 못하는 팜플렛에 가까운 결과물이라 생각됩니다. 또한 온라인 추리 동호인들의 의견이 많이 반영된 것은 분명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척박한 풍토에서 고생해온 국내 추리작가들의 비중이 너무 없는 것은 불만스럽습니다. 이젠 원로축에 끼시는 김성종 선생님이나 정건섭 선생님에게는 최소한 한페이지 이상은 의뢰드렸어야 하지 않았을까 싶거든요. 번역계에서도 국내 추리계의 저변 확대에 기여하신 정태원 선생님의 이름이 없어 아쉬웠습니다. 마지막으로 책 권말의 추리소설 목록은 솔직히 불필요한 부분이었다고 보이고요. 어차피 다 싣지 못할 바에야 올해 신간만 리스트업하는게 더욱 좋았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래도 조금만 더 손을 본다면, 그리고 출판사의 의지가 작용한다면 장래에는 국내판 "이 미스테리가 굉장해!" 수준의 책을 뽑아 낼 수도 있겠다는 희망을 던져 주는 책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내 작가의 비중이 보다 높아져야 하리라 생각되고 국내 추리소설계도 분발해야 겠지요. 부디 내년에는 보다 풍성한 내용으로 가득차기를 기대합니다.

마지막으로 저도 포함되어 있는 앙케이트 한번 해  봅니다...

1. 가장 사랑하는 추리소설 1-5
어떻게 다섯개만 뽑을 수 있겠습니까만은, 현재의 베스트는
미야베 미유키 "화차", PD 제임스 "어떤 살의", 피터 러브시 "밀랍인형", 로스 맥도널드 "소름", 크리스티 "화요일 클럽의 살인"

2. 명성에 비해 실망스러웠던 작품
아카가와 지로의 삼색털 고양이 홈즈 시리즈. 명성이라는게 있는지조차 의심스럽지만요.

3. 최고의 작가
레이몬드 챈들러. 두말할 필요 없겠죠...

4. 가장 사랑하는 탐정
모스 경감. 나름 약점도 많고 인간적인 매력이 넘쳐 마음에 듭니다.

5. 가장 인상적인 악당
"유니스의 비밀"의 유니스 파치먼. 전형적인 악당이 아니고 평범한 하녀에서 폭발하는 광기에의 감정 이동이 놀라왔던, 그래서 더욱 무서웠던 인물입니다.

6. 가장 훌륭한 결말 그리고 어처구니없는 결말
훌륭한 결말 - 피터 러브시 "가짜 경감 듀" 납득하기 어려운 점도 있지만 복선과 사건이 완벽하게 정리되며 모두가 행복해지는 멋진 엔딩이라 추천합니다.
어처구니 - 사카구치 안고 "불연속 살인사건" 이렇게 모두 죽어나가면 범인이 누구인지 알 수 밖에 없잖아요?

7. 가장 완벽한 범죄
도널드 웨스트레이크의 "도끼". 범죄자의 자기 합리화를 독자에게도 공유하게끔 하는 설정이 놀랍습니다.

8. 가장 멋진 대사
"정말 잘 가라는 말은 벌써 해 버렸단 말이야. 정말 잘 가라는 말은 슬프고, 쓸쓸하고, 절실한 느낌을 지니고 있을 걸세"
 레이몬드 챈들러의 "기나긴 이별" 마초이즘과 서정성을 동시에 느끼게 하는 명대사.

9. 배신하지 않는 작가 (가장 믿을 만한 작가)
로스 맥도널드, 국내 출간된 작품을 다 읽은 유일한 작가일 뿐더러 작품이 전부 일정 수준 이상입니다.

10. 가장 잘된 추리(미스터리)영화
알프레드 히치콕의 "다이얼 M을 돌려라!" 구관이 명관, 명불허전의 작품입니다.

11. 우리나라에 꼭 소개되어야 할 작품
비교적 소개된 것이 적은 일본 고전 본격물과 신 본격물의 다양한 소개를 기원합니다. 예를 들자면 아리스가와 아리스나 노리츠키 린타로. 다카키 아키미쓰 등이요.

12. 가장 좋아하는 국내 추리소설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그 중에서라면 김성종의 "최후의 증인"

13. 미스터리 초보에게 추천하는 작품 셋
초보자에게는 단편이 더욱 어울리리라 생각됩니다. 세 편이라면 크리스티의 "화요일 클럽의 살인", 엘러리 퀸의 "엘러리 퀸의 모험" 두 단편집과 황금시대 정통 본격물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딕슨 카의 "황제의 코담배 케이스" 를 추천합니다.

14. 나는 추리소설을 좋아한다. 그 이유
항상 저를 지적인 흥분상태로 몰고 가는 두근두근한 긴장감이 좋습니다. 또 혹시 압니까? 향후 요긴하게 써먹게 될지도..... 기차 시간표를 이용한 알리바이나 한번 만들어 볼까나!

15. 그리고 할 말이 남아 있다.
추리 독자의 저변이 더욱 넓어져서 제가 군침만 삼키던 작품들이 더욱 많이 번역되어 출간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뭔가 기획해서 책을 내보고 싶기도 한데, 저변과 시장이 넓어지면 언젠가는 기회가 되겠죠.

2005/06/21

공포특급 6 일본편 -정태원 편역 : 별점 2점

공포특급 6 - 4점
출판사/한뜻

한때 붐이었던 괴담류 서적 유행에 편승해서 쏟아졌던 기획 도서 시리즈 중 한 권. 터미널 가판대에서 접할 수 있는 싸구려(?) 급조 기획물입니다. 평소 눈길조차 주지 않았지만, 헌책방 쇼핑중 일본편만 한국 추리문학계의 큰 기둥 중 한분이신 '정태원' 선생님께서 편역했다는걸 알고 주저않고 구입했습니다. 

싼 가격에 두께도 얄팍해서 쉬엄쉬엄 읽기에도 좋을 뿐더러, 정태원 선생님이 손댄 덕분인지 유치찬란 싸구려 표지와 기획의도에 걸맞지 않게 내용이 무척 알차서 마음에 듭니다. 선정 작가들도 일본 단편의 제왕 아토다 다카시와 호시 신이치, 아카가와 지로, "허무에의 공물"로 유명한 나카이 히데오, "야수는 죽어야 한다"의 오야부 하루히코 등등 화려한 편이고요.

또 추리 작가들이 많아서 추리적으로도 눈여겨 볼만하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단편 끄트머리에 짤막하게 소개되는 정태원 선생님 특유의 작가 소개 부분도 좋습니다. 

그러나 역시 기획 도서의 특성이자 한계로 대부분의 수록작들이 2~3페이지 내외의 꽁트로 구성되어 있다는건 아쉬웠습니다. 225페이지짜리 책에 실린 단편이 40편이 넘을 정도거든요. 물론 짧다는게 무조건 단점은 아닙니다. 문제는 작품으로서의 기본 수준을 갖추지 못한, 정말로 형편없는 이야기들이 많다는 겁니다. 특히 아토다 다카시 작품들이 그러했습니다. 정말이지 너무하다 싶은 수준의 작품도 제법 있더라고요. 이 작가도 정말 작품 편차가 심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정태원 선생님의 이름을 믿고 구입한 보람은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품"의 기획 의도를 따르면서도, 고심해서 작품을 선정한 정태원 선생님의 노고에는 박수를 보내고 싶네요. 소장가치가 있는 걸작선은 아니지만 일본 단편을 좋아한다면 한번 읽어보셔도 좋겠습니다. 별점은 2점입니다. 

내용 요약은 워낙 형편없는 작품도 많아 하지 않겠습니다만, 아래 작품들이 괜찮았습니다.

  • 아토다 다카시 : 기발한 발상과 서늘한 반전이 인상적인, 전형적인 작가 스타일이었던 "스타탄생".
  • 아토다 다카시 : 야구장의 홈런볼을 이용한 기상천외한 살인사건을 다룬 추리적 성향이 짙은 "검은 홈런".
  • 아토다 다카시 : 두 남자의 결투를 다룬, 추리물에 가까운 "색다른 결투".
  • 아토다 다카시 : 피식하는 재미가 있는 "저주의 나이프".
  • 하야마 요시키 : 순문학적이면서도 괴기스럽고 엽기적인 상상력이 잘 발휘된 "시멘트통 속의 편지".
  • 이쿠시마 지로 : 짤막한 꽁트지만 제목과 이야기 전개가 잘 어우러져 극적 반전을 짧은 페이지 안에서 이끌어 내는 "유전".

2004/05/12

poirot님 블로그에서 퍼온 25문 25답

25문 25답

01. 당신은 책을 좋아합니까? (좋든 싫든) 그럼 그 이유는 뭐죠?

☞좋아합니다. 부자의 법칙 중에 "책을 많이 읽어라! 그 사람의 경험과 지식을 가장 싸게 살 수 있는 방법이다! 어쩌구.." 하는 글귀도 있잖아요. 물론 전 부자가 아니지만....

02. 한 달에 책을 몇 권 정도 읽나요?

☞음.. 많이 읽으면 15권 이상, 적게 읽으면 4권 정도....

03. 특별한 독서 취향이 있다면?

☞추리 단편집의 광적인 팬입니다.

04. 가장 최근에 읽은 책과 현재 읽고있는 책은?

☞읽은 책: 피터 크레머 "U-333"
☞읽고 있는 책: 제임스 레스턴 "이슬람의 영웅 살라딘과 신의 전사들"

05. 책을 고르는 기준이 있다면, 어떤 거죠?

☞작가와 서지정보 정도랄까요...

06. 책은 사는 편인가요, 아니면 빌리는 편인가요? 빌린다면 어디에서 빌리죠?

☞사는 편이고 형이 사는 책을 공유하는 편입니다.

07. 특히 좋아하는 작가와 싫어하는 작가는 누가 있을까요? 그 이유는 뭐고요? (장르 불문하고)

☞좋아하는 작가 : 좋아한다기 보다는 일본 작가들 책을 많이 읽습니다.
☞싫어하는 작가 : 아카가와 지로(!), 제임스 페터슨, 조갑제(!),

08. 특히 좋아하는 장르와 싫어하는 장르가 있다면 어떤 거죠? 그 이유는 뭐고요?

☞좋아하는 장르: 미스터리, SF, 역사물, 전기물, 잡다구레한 상식서적 들, "세계의 불가사의"류같은 장르들....
☞싫어하는 장르: 싫다기 보다는 순문학 장편은 지루하더군요. 그리고 성적인 묘사로 점철된 의미없는 장편 들....

09. 소설 속 인물 중에 특히 좋아하는 인물과 싫어하는 인물은 누구죠?

☞좋아하는 인물: 뤼뺑(!), 홈즈, 다아시경, 류젠이(불야성), 모스주임
☞싫어하는 인물: 가타야마 형사(^^) 딱히 기억이.....

10. 일반적인 책말고 만화책도 좋아하시나요?

☞광적입니다.

11. 만화책 중에서 인상깊었던 작품이나 작가를 꼽아본다면요?

☞추리만화는 거의 대부분 좋아합니다. 스포츠 만화도 굉장히 좋아하고요. 두 장르이외에 인상적인것은 초중반의 "베르세르크"(미우라 켄타로), "바나나 피쉬"(요시다 아키미), 아사리 요시토오 작품은 다 좋아하고요. TONO씨도 거의 전작품이 좋고..."현시연"이야 당근 좋아하고.. "갤러리 페이크"는 요새 관심있게 보고 있고..."도박묵시록 카이지" 중반부까지, "건담 Origin" (야스히코 요시카즈)도 관심대상이고... 너무 많군요. SKip!

12. 만화 속 인물 중에 특히 좋아하는 인물과 싫어하는 인물은 누구죠?

☞좋아하는 인물 : 너무 많아서...
☞싫어하는 인물 : 기억이....

13. 기억에 남는 대사나 문구가 있다면 말씀해보시겠어요?

☞"단순한 성욕보다 훨씬 고도의 지적활동이야!" (By 마다라메)

14. 특별히 게임, 영화 등 다른 매체로 제작됐으면 하는 작품이 있다면 어떤 거죠?

☞"시민 쾌걸" 제작 진행중이라는데 왜 소식이 없는지...

15. 다른 매체로 제작된 것 중, 좋았던 작품과 나빴던 작품을 꼽으라면 어떤 게 있을까요?

☞좋았던 것: 39계단 (히치콕영화), 올드보이, 스캔들 (최근 1년간만 쳐서요)
☞나빴던 것: 히스토리 채널에서 방영했던 아르센 뤼팽, "체포하겠어" 드라마 판, 소년탐정 김전일 영상버젼 (전부!). "퇴마록"(쓰레기), "모방범""39계단" (이 일본원작의 두 작품은 너무 영화가 재미없어서...) 등등등 엄청나죠....

16. 미스터리 소설 장르를 처음 접하게 된 계기를 말씀해주실래요?

☞어렸을 적 팔았던 홈즈 단편 1편씩이 실려있는 단행본 문고 시리즈 (어디 출판사인지는 기억이 안나네요)를 하나씩 모으면서....

17. 그 당시 미스터리 소설 장르에 대한 느낌은 어땠어요?

☞홈즈 나이스!

18. 읽어본 것 중 가장 인상깊었던 미스터리 소설을 꼽아주실래요?

☞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 10개의 인디언 인형"

19. 읽어본 것 중 가장 최악이었던 미스터리 소설은 어떤 것이죠?

☞"미스코리아 살인사건" 글쓰기의 기본도 안 되어있는 작가가 장편을 내 놓다니...

20. 요즘의 미스터리 소설 시장에 대해 어찌 생각하세요?

☞팬들의 사랑이 필요한 가장 중요한 시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21. 최근 읽은 작품 중 괜찮다 하는 미스터리 세 편을 꼽아보시겠어요?

☞ "얼굴에 흩날리는 비"-기리노 나츠오, "바리바"-모리스 르블랑, "엘러리 퀸의 모험"-엘러리 퀸

22. 미래의 미스터리 소설 장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 밝지 않나요?

23. 게임, 영화 등등 소설 외 미스터리 장르 중 좋았다 생각하는 것을 꼽는다면?

☞ "QED" 최고!

24. 특별히 추천하는 게임을 들어보실래요?

☞ WWE SMACK!DOWN, 하지만 주로 하는 것은 워크래프트3 입니다.

25. 기획 중이거나 집필 중인 소설이 있나요? 있다면 소개를 해주실래요?

☞ 한국형 안락의자 탐정이 나오는 소설이 어떨까 하는 생각은 항상 하고 있습니다. "지식검색 탐정"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