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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30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 - 와카타케 나나미 : 별점 3점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권영주 옮김/북폴리오

간만에 구입해서 읽은 추리 단편집입니다. 중간중간 괴담이나 호러도 섞여 있다는 점에서 정통 본격물이라고 하기는 힘들겠지만 전체적으로 추리물이라고 보기에는 무리없는 단편집이죠. 원래는 제가 자주 찾는 추리 동호인 사이트인 "하우미스터리"에서 이 단편집의 제일 첫 단편을 어떤 분이 번역하셔서 올린 것을 읽고 호감을 가지고 있다가 정식으로 출간되었기에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설정이 좀 독특한데, 중견 기업 회사 사보의 편집자로 일하게 된 시오타케 나나미 (저자)가 아는 선배를 통해 의뢰한 추리작가의 단편을 1년동안 사보에 싣는다는 설정으로, 이 단편들은 전부 작가의 실제 경험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과 매월 해당 월에 맞는 주제를 가지고 이루어지고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사실 거의 마지막 작품까지는 앞서 말했듯 괴담 등 다양한 작품이 섞여 있을 뿐 아니라 정통 추리물로 보기에는 좀 부족한, 설득력이 약한 작품들이 많아 그냥 저냥한 단편집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이야기에서 이야기 전체를 아우르는 복선과 트릭이 밝혀지는 전개로 구성되는, 독자를 깜짝 놀라게 하는 장치가 있더군요. 조금은 변칙적이고 일본에 너무 많이 특화된 트릭이기에 순수하게 해독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작가의 기발한 아이디어 하나는 정말이지 높이 사고 싶네요. 제가 좋아하는 일상의 소박한 사건들이 중심을 이룬다는 점도 무척 마음에 들었고요. QED 일상 버젼의 소설판 같다고나 할까요? 아울러 번역 역시 완벽한 수준이었습니다. 번역 후기까지 아주 깔끔하거든요.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3점. 소박하고 경쾌한 이야기이니 만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작품이기에 추리소설 애호가가 아닌 보다 많은 분들이 읽어 주셨으면 좋겠네요. 그래서 추리소설의 매력에 빠지는 팬들이 많이 생겼으면 합니다.

각 단편별로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한다면

첫 단편 "벛꽃이 싫어"
제목 그대로 벛꽃에 관련된 사건이 등장하는 단편으로 주인공의 경험에 근거한 이야기라는 것, 세세한 사물의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 주인공의 추리법이 제대로 보여진다는 것, 그리고 일상 생활 속에서의 소박한 사건이 바탕이라는 시리즈의 특징을 전부 갖추고 있는 작품입니다.

두번째 단편 "귀신" :
제대로 된 사건이라기보다는 주인공의 상상속에서 과거의 사건을 재구성하는 작품으로 기발함이 돋보입니다. 약간 호러틱하기도 하고요. 소박한 공포가 느껴졌어요

세번째 단편 "눈 깜짝할 새에" :
상점가 야구팀 경기에서의 야구 사인을 둘러싼 암호 트릭으로 설정이 아주 돋보였습니다. 트릭은 일본적인 트릭이라 전혀 해독할 수 없었지만 아이디어는 인상적이었어요. 특유의 소박함과 기발함이 매력적인 작품이었습니다.

네번째 단편 "상자 속의 벌레"
주인공의 사촌여동생에게서 듣는 기묘한 이야기. 여고생들의 시끌벅적한 분위기와 벌레에 관련된 묘사가 묘하게 궁합이 잘 맞는 소품입니다. 추리적으로는 일종의 소실 트릭인데 트릭 자체는 소박하지만 장치와 설정면에서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솜씨가 괜찮았어요.

다섯번째 단편 "사라져가는 희망"
심리 묘사 위주로 구성된 전형적 호러 스릴러라고 할 수 있는 특이한 단편입니다. 이야기의 완성도나 전개는 솔직히 기대 이하로 보이기도 하지만 이 단편집에서 가장 중요한 단편입니다. 이유는 맨 뒤 "조금 긴 듯한 편집 후기"라는 단편에서 밝혀지니 한번 읽어 보시길 바랍니다^^

여섯번째 단편 "길상과의 꿈"
역시 호러에 가까운 단편. 일종의 꿈 이야기 같기도 하네요. 별로 언급할 부분은 없지만 전체 단편집에서의 장치적 요소로서 나름대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일곱번째 단편 "래빗 댄스 인 오텀"
이름 맞추기 게임에 관련된 단편으로 소박한 일상의 느낌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일본인이 아니고서는 도저히 풀 수 없는 문제라 재미가 좀 반감되더군요. 그래도 즐길거리가 많은 작품이었습니다.

여덟번째 단편 "판화 속 풍경"
선배를 위기에서 구해내는 주인공의 추리가 등장하는 작품인데, 개인적으로는 무리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여러가지로 설득력이 많이 떨어지거든요. 사건 해결의 중요한 요소가 "후각" 이라는 점은 특기할 만 하나 그 외에는 별로 건질게 없는 범작입니다.

아홉번째 단편 "소심한 크리스마스 케이크"
과거의 사건을 듣고 추리하는 아주아주 전형적인 안락의자형 탐정물. 조금은 공포스럽고 무서운 과거사의 재발견처럼 서술되다가 막판 깜짝 반전이 있는 점이 독특했습니다. 조금 반칙에 가까운 서술트릭이지만 깔끔하게 잘 풀어낸 점이 좋더군요.

열번째 단편 "정월 탐정"
자신이 정신병에 걸린 것 같다는 친구의 부탁으로 해결에 나선 주인공이 의외의 진실을 밝혀낸다는 작품. 맨 마지막 해설편을 제외하고는 가장 정통 추리물에 가까운 작품입니다. 트릭도 명쾌하고 결말 역시 깔끔하더군요. 좀 미국적인 스케일이 느껴지는 트릭으로 왠지 친숙하기도 했습니다.

열한번째 단편 "밸런타인 밸런타인, 봄의 제비점"
시끌벅적한 분위기의 수다로 진행되는 독특한 서술방법을 지닌 단편으로 밸런타인 데이라는 이벤트에서 하나의 추리물을 이끌어내는 작가의 기발함이 돋보였습니다. 트릭은 좀 시시하고 설득력이 약간 떨어지는 편이지만 유쾌하고 재미있다는 점에서 마음에 드네요. 또 막판에 살짝 깜짝 반전(?)이 있는 것도 재미있었어요.

열두번째, 마지막 단편 "봄의 제비점"
"제비점" 이라는 일본적 소재로 이끌어 내는 작품인데 그닥 설득력은 없었습니다. 너무 장치를 많이 마련한 느낌이 들었어요. 인쇄소 이야기는 빼는게 어땠을까 싶은데... 소재와 복선에서 결말까지 이끌어내는 전개는 좋았지만 약간 아쉬움도 남네요.

마지막 : 조금 긴 듯한 편집후기
드디어 1년에 걸친 연재가 끝나고 나나미가 작가와 상봉하여 단편에 얽힌 수수께끼와 복선을 추리하여 작가에게 밝히는 내용인데 앞부분에서 간과하고 지나갔던 수많은 복선과 단서들, 그리고 그 결론에 대한 것이 워낙 신선할 뿐 아니라 이러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아이디어 자체가 워낙 기발하여 이 단편집의 가치를 몇배는 높여주는 작품이었습니다.
저는 좀 이야기를 대충대충 넘어가는 편인데 마지막 단편을 읽고 정말 무릎을 칠 수 밖에 없더군요. 이렇게 작품을 구성한 작가의 아이디어에는 정말이지 경의를 표하고 싶습니다.

2007/06/28

추리소설의 논리 - 토마 나르스작 / 김중현 : 별점 1.5점

 

추리소설의 논리
토마 나르스작 지음, 김중현 옮김/예림기획


추리소설 "악마같은 여자"의 공동저자 중 한명인 토마 나르스작의 추리소설 이론서입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추리소설 애호가는 물론이고 추리소설을 창작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한번 읽어볼 필요가 있는 책입니다.

이론서라면 쉽게 연상되는 단지 딱딱한 이론 전개 및 나열에 그치지 않고, 고전 추리소설 황금기의 저자와 작품들에서 다양한 사례를 선정하여 다양한 추리소설의 구조와 요소들을 풍부한 지식과 사례로 설명함으로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는데, 선정한 작가와 작품은 오스틴 프리먼, 체스터튼, 딕슨 카, 크리스티, 엘러리 퀸 등으로 저자의 이론을 설명하는데 부족함이 없는 작가와 작품들이라 애호가로서 무척 즐길 수 있거든요. 거의 국내에 번역된 작품과 작가들이라 친숙하며, 이미 읽었던 작품들에서 논리적인 분석을 통해 다양한 요소들을 설명해 주는 것이 참 재미있었거든요. 이러한 요소들이 추리소설에서 얼마나 중요하게 쓰이는지에 대한 분석은 작가에게는 아주아주 도움이 되는 부분이라 생각되고요.

그러나 아쉽게도 이 책은 번역이 엄청나게 후지다는 심각한 문제를 지니고 있어서 책의 가치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습니다. 문맥도 제대로 맞지 않고 책의 원제와 저자까지 틀리는 심대한 번역의 오류 때문에 읽기가 무척 짜증나는 수준입니다. 원서의 가치는 정말 좋았을텐데 국내의 허술한 번역 때문에 책이 묻히는 것 같아 안타까울 정도였습니다. 별점도 1점 이하 수준입니다만, 가치를 생각해 1.5점 줍니다.
출판사의 의지가 있다면 한번 손을 더 본 뒤 개정판으로 다시 내어주었으면 하네요. 물론 저같은 기존 구입자에게는 무료로 교환을...^^;;

2007/06/26

Good-Bye 크리스 벤와

크리스 벤와(Chris Benoit) 사망

정말 놀랍고 슬픈 뉴스라 바쁜 와중에 짬을 내어 트랙백 합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레슬러 중 한명이었던 크리스 벤와가 사망한 채로 발견되었다는 뉴스가 떴네요. 커트 앵글과의 멋진 경기, 거인 지상주의의 WWE의 행태로 찬밥신세였다가 결국 챔피언이 되던 순간의 에디 게레로와의 포옹 등 잊지 못할 수많은 순간을 만들어준 크리스 벤와가 사망하다니.... 정말 아쉬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저먼 수플렉스 3연발과 멋진 포즈와 함께 이어지는 스완다이브 헤드벗, 어떤 각도와 기술 중에서라도 돌발적으로 터져나왔던 크리플러 크로스페이스 등 멋진 기술을 또 다시 볼 수 없다는 것도 슬프고요.

슬프지만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저에게 수많은 즐거움과 감동을 안겨주셔서 고맙왔어요. 이젠 정말 WWE를 볼 이유가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Good Bye Ravid Wolverine. R.I.P...

2007/06/18

암보스 문도스 - 기리노 나쓰오 / 김수현 : 별점 2.5점

암보스 문도스
기리노 나쓰오 지음, 김수현 옮김/황금가지

신혼여행 출발하기 직전 공항 서점에서 구입하여 읽은 기리노 나쓰오의 단편집입니다.

읽고난 첫 느낌은 "백년 동안의 고독"의 마르께스의 단편들과 상당히 유사하다 생각된다는 것. 평범하지만 뭔가 어긋난 인간을 다루면서도 인간 심리를 묘하게 건드리는 분위기가 상당히 비슷하더라고요.
이러한 분위기의 단편 7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대부분이 앞서 말한 인간 내면 심리를 고찰하면서도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작품들입니다. 또한 인간의 이중성이라던가 내면 심리를 적나라하게 그리고 있다는 공통적인 특징 아래에서 평범하고 일상적인 이야기와 상상의 허를 찌르는 기발함이 가미된 이야기가 공존하는 식으로 작품의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은 편이에요.

간략하게 작품을 소개하자면, 외모에 대한 컴플렉스로 성인이 된 이후에도 주눅들고 사는 여성의 심리와 소박한 복수를 디테일한 묘사로 그려나간 "식림", 그리고 여성들의 성에 대한 수다에서 비롯되는 기이한 이야기인 "사랑의 섬", 노숙자들에게 흘러들어온 여성을 묘사한 "루비", 가족의 붕괴와 불륜을 다룬 "괴물들의 야회"와 "부도의 숲", "식림"과 유사한 설정이지만 좀 더 환상적 설정이 가미된 "독동", 마지막으로 표제작인 1인칭 서간문 시점의 독특한 발상의 범죄물 "암보스 문도스" 순서로 실려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사랑의 섬"과 "루비", "암보스 문도스"가 좋더군요. 외모 컴플렉스 등을 다룬 이야기는 너무 진부하다 생각되고 불륜 역시 식상한데 이 작품들은 그래도 조금 색다른 설정이 깔려 있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암보스 문도스"는 가장 추리적 요소가 강하다는 점에 더해서 이전 작품들과의 연관성도 많이 느껴지기 때문에 이 단편집의 베스트로 꼽고 싶네요.

하지만 추리적인 부분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은 조금 아쉬웠습니다. 절대 추리소설이라고 보기 힘든 작품들이기 때문에 이전에 읽었던 두 작품들 ("내 아이는 어디로 갔을까""얼굴에 흩날리는 비")에 비하면 흥미를 자극하는 요소가 많이 부족했어요. 그래서 별점은 2.5점입니다.
그래도 심리 묘사능력이 탁월한, 그야말로 "글 잘 쓰는" 작가의 단편집이기도 하고 추리적 요소가 적은만큼 대중에게 어필할 요소가 많다고 생각되니 기회가 된다면 한번 읽어 보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단 취향을 좀 타긴 할 것 같습니다

복귀신고

4박5일의 신혼여행과 이틀의 이사를 끝내고 돌아왔습니다.

집에서는 이번주말까지 인터넷 사용이 불가능한지라 회사에서 짬짬이 블로깅해야겠네요.

축하해주신 여러분들께 다시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07/06/08

안쌤! 고마와요!

 

이틀에 걸쳐 이어진 연장전. 어제는 전상열 선수의 결승타. 오늘은? 안경현 선수, 안쌤의 결승타로 이틀 연속 승리!

결혼 축하 선물 고맙습니다. 안쌤^^

그런데 저 사진, 무단 전재, 배포 금지라 아쉽지만 바로 내려야 겠군요. 어쨌건 승리의 여운을 남기며, 결혼으로 일주일간 문 닫습니다. 그럼 일주일 뒤에 뵈여~

2007/06/06

タック&タカチの事件簿 6つの箱の死体 - 니시자와 야스히코 / 오하시 카오루 : 별점 3점

추리소설가 니시자와 야스히코의 원작을 오하시 카오루가 만화로 옮긴 두번째 작품. 아키타 서점의 본격 미스테리 시리즈로 출간된 시리즈 중 하나로 간만에 간 북오프에서 건졌습니다.
제목대로 대학 동기이자 친구이상, 애인이하 관계인 탁과 타카치가 탐정으로 활약하는데, 탁이 안락의자 탐정역을 소화하고 있고 타카치는 좋은 조언자이자 동료로 등장합니다. 이 책은 표제작을 포함해서 6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토막 살인 이야기가 대부분을 차지한다는게 특징이고요.

자세히 살펴본다면, 첫번째 작품인 "해체수호"는 한 행복한 가정에서 벌어진 "곰인형 토막 사건" 의 진상을 파헤치는 소박하고 잔잔한 작품으로 꽤 그럴싸하고 합리적인 트릭이 등장합니다.

두번째 작품 "맥주집의 문제"는 탁과 타카치의 선배인 보안 선배가 주요 인물로 등장하는 이야기로 꽤 재미는 있지만 이야기의 비약이 좀 심했습니다. 누군가가 대량의 맥주 주문을 받았다는 짤막한 사실에서 끌어내는 진상이 너무 장황해서 짧은 단편 만화 하나로 소화하기에는 설득력이 많이 부족해 보였습니다. 그래도 내용 자체는 꽤 재미있는 편이었으니 만족.

세번째 작품이자 표제작 "6개 상자의 사체"는 탁이 골칫덩이 숙모가 부탁한 딸의 결혼 문제로 찾아간 집에서 살인 사건과 조우한다는 내용의 작품으로 내용적으로 상당히 완성도 있는, 표제작이 될만한 수준의 작품이었습니다. 토막 살인 사건의 이유도 나름 합당했고 범인과 트릭 역시 그럴싸 했거든요.

네번째 작품 "해체 양도"는 토막 살인 사건과 한 중년여성이 에로 잡지를 다량으로 구매해 간 것을 연관시키는 이야기인데 두번째 작품과 비슷한 단점, 즉 추론의 단초가 되는 사실에서 결론을 이끌어 내는 과정의 설득력이 빈약하다는 문제가 있더군요. 또 에로 잡지를 사 가야만 했던 이유가 부실한 만큼 그다지 완성도가 높은 이야기로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다섯번째 작품 "사라진 실내화의 문제"는 보안 선배가 근무하는 학교에서 벌어진 실내화 분실 사건과 한 여학생의 살인 사건을 다룬 작품으로 단서도 공정하고 추론도 합당한, 잘 짜여진 단편으로 이 단편집의 베스트라 할 만 합니다. 나름 메시지도 전해주고요. 번역이 욕심날 정도로 괜찮은 이야기였습니다.

여섯번째 작품이자 마지막 작품은 "해체 신속". 제목대로 역시나 토막 살인을 다루고 있는데 10년전의 사건을 신문으로 읽고 추리하는 전형적 안락의자 탐정물이었습니다. 트릭도 나름 기발한 편인데 다만 만화의 한계인지 동기부분의 표현이 좀 약해서 확 와닿는 맛은 없더군요. 그래도 단서와 그것을 통한 추론 하나는 볼만한 작품이라 생각되네요.

전체적으로 한권에 6편이나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만큼 표현이 좀 빈약해서 설득력이 떨어지는 작품이 몇개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추리만화" 로의 완성도는 충분한 작품으로 보입니다. 오하시 카오루의 여전한 그림도 좋았고 주인공 커플 탁과 타카치를 비롯한 보안 선배와 우사코 등 명랑쾌활한 음주 추리 동아리(?) 멤버들 역시 마음에 들었고요. (등장인물들은 좀 스테레오 타입이라는 생각도 들긴 합니다만)

어쨌거나 만화로는 충분히 즐길만한 수준의 작품이어서 이 시리즈(니시자와 야스히코와 오하시 카오루 컴비)의 첫번째 작품도 구해보고 싶어집니다. 이외에도 책 뒷 커버를 보니 이 시리즈, 즉 아키다 서점의 본격 미스테리 시리즈로 출간된 작품이 히가시노 게이고 원작 작품, 니카이도 레이토 원작 작품, 우타노 쇼고 원작 작품등 네임벨류가 상당하던데 이들도 역시나 전부 구해보고 싶습니다...^^

2007/06/02

The Dc Comics Encyclopedia ( Hardcover ) - Jimenez, Phil (EDT)/ DC Comics, Inc

 The Dc Comics Encyclopedia

The Dc Comics Encyclopedia

형이 거금을 들여 구입한 하드커버 원서. 책은 그야말로 흉기라는 말이 잘 어울릴 것 같은 크기와 무게를 자랑합니다. 내용은 DC의 히어로를 알파벳 순서로 소개해 놓은 책으로 몇몇 특별한 주제를 다룬 페이지가 있기는 하지만 기존에 소장하고 있던 마블의 관련도서와 거의 유사합니다. 차이점이라면 비중있는 악당도 같이 언급해 놓았다는 정도? 특히 유명한 조커나 렉스 루더는 비중이 거의 슈퍼맨과 배트맨 급이어서 역시나 싶었습니다.

어쨌건 읽고 나서 제일 먼저 든 생각은 DC에는 마블에 비해 임팩트 있는 히어로가 좀 부족하지 않나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영화와 얼마전에 감상한 져스티스 리그로 친숙한 슈퍼맨, 배트맨, 그린 랜턴, 원더우먼, 플래시와 그린 애로우, 아쿠아맨, 호크맨과 호크걸 정도가 눈에 띌 정도이고 그 외에 히어로는 그닥 눈에 뜨이지는 않네요. 능력이 어째 거의 다 엇비슷해서 와닿지 않고 코스츔도 마블에 비하면 많이 유치한 편이라 마음에 드는 히어로를 찾기가 힘들었습니다.

또 플래시가 3대째, 로빈도 3대째, 그린 애로우는 2대째, 그린 랜턴은 4대째... 이렇게 진행되는, 즉 몇대~로 소급하는 히어로들이 많다는 것이 거슬립니다. 영웅을 죽이고 살리는 이야기 전개가 당장의 임팩트를 주기에는 좋겠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마블에 비해 너무 얄팍한 방법이 아닐까 싶거든요. 대충 읽어 보기에도 죽는 히어로와 히어로의 가족들이 너무 많아요. 그리고 뭔놈의 "조직"이 이렇게 많은지 조직만 해도 수십개라 그것만 훝어보는 것도 한세월이었습니다.  

그래도 자료로 보기에는 충분하고 수많은 히어로와 악당들을 깨끗하고 선명한 칼라 도판으로 보니 눈도 즐겁고 좋더군요. 쉽게쉽게 꼭지별로 읽어도 충분히 재미있으면서 눈도 즐거운 책이라 추천합니다. TV에서 "틴타이탄즈" 애니메이션을 보다가 비스트보이, 사이보그, 레이븐, 스타파이어의 자료를 찾아보는 재미는 역시 책을 소장해야 제대로 느낄 수 있죠^^

2007/06/01

시간을 달리는 소녀 : 별점 2.5점

마코토, 치아키, 코스케 3인은 항상 붙어다니는 단짝 친구. 어느날 마코토는 정말 운수가 나쁜 하루를 보내고 그 날 끝무렵에 전차에 치이는 사고를 당하게 되지만.... 시간을 뛰어넘어 살아난 자신을 발견한다. 마코토는 우연찮게 발견한 자신의 능력 (타임-리프)을 이용해 이런 저런 소소한 일상의 재미를 즐기는데...

하아.. 최근 회사일도 바쁘고 결혼도 겹쳐서 정신이 없네요. 블로깅도 제대로 하지 못해서 걱정입니다.

어쨌건, 이번에 감상한 작품은 "시간을 달리는 (건너는) 소녀". 이런 저런 상도 타고 해서 요새 꽤 알려진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도 간만에 진득하게 본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인 것 같습니다. 원작은 파프리카의 츠츠이 야스타카.

결론만 말하자면 저는 중반까지는 꽤 재미있게 봤습니다. 타임-리프라는 일종의 시간 이동을 소박하게 쓰는 소박한 재미가 좋았거든요. 파프리카를 읽었을 때의 감성과는 전혀 다른, 말랑말랑하고 흐뭇한 이야기들의 전개라 의외였는데 영상으로 참 잘 구현해 놓았더군요.

그런데 치아키가 미래에서 온 시간 여행자라는 것을 고백하는 장면 부터는 완전히 삼천포로 빠져서 실망했습니다. 물론 일종의 타임-패러독스를 잘 이용하여 주요 사건들을 깔끔하게 끝내려는 작가의 의도는 알겠지만 그냥 소박하고 담담하게 끝까지 가는게 더 제 취향이었을텐데 말이죠. 반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의외였고 황당했다고나 할까요? 이건 뭐 도라에몽도 아니고.... 제가 나이가 많은 탓인지 현재, 그리고 지금의 감정을 중요시 해야 한다는 메시지 역시 와 닿지 않더군요.

그래도 잔잔한 재미를 느끼고자 한다면 꽤 볼만하다 생각됩니다. 최소한 중반부까지는 무척 재미있고 마음에 들었으니까요. 또 전체적인 연출도 아주 좋았습니다. 중반부의 치아키의 고백을 수차례 반복하는 장면이나 치아키의 정체가 밝혀진 다음에 마지막 한번의 타임-리프를 통해 과거로 돌아가는 후반부 연출 등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애니메이션 보다는 영화가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특수 효과도 별다른게 필요 없었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