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주신 분들께 안내드립니다.

2026/07/10

퍼즐 - 야마다 유스케 : 별점 2점

아래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명문 사립 도쿠메이칸 고등학교가 테러범들에게 점거당했다. 최우수 학급인 3-A 반의 담임 야스다와 전학갔던 이전 동급생 미토메가 인질로 잡혔다. 테러범들은 인질들의 목숨을 댓가로 3-A 반 학생들에게 게임을 제안했다. 48시간 내에, 학교에 숨겨져 있는 2,000개의 퍼즐 조각을 찾아 맞추는 게임이었다.  

일본 작가 야마다 유스케의 장편 소설입니다. 만화, 드라마, 영화에 심지어 게임까지 제작되었던 인기작인데 국내에는 아직 정식 소개되지는 않았습니다. 원서로 읽었습니다. 

특징이라면 전형적인 폐쇄형 게임 미스터리 장르의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점입니다. 폐쇄된 곳은 학교, 게임은 학교 안에 숨겨진 2,000개의 퍼즐 조각을 48시간 안에 찾아서 맞추는 것. 게임의 보상은 인질의 목숨이니까요.

하지만 다른 폐쇄형 게임 미스터리와 비교해 보면, '게임'이 장점입니다. 학교 곳곳에 작은 퍼즐 조각이 숨겨져 있는데, 이를 찾아내서 맞춰야 한다는 현실성도 좋고 예상치 못한 곳에서 퍼즐 조각을 발견하는 묘사도 흥미를 자아내는 덕분입니다. 그리고 퍼즐 조각을 찾아서 맞추기 위해 열 세 명의 학생들이 역할을 분담하는 과정, 이 때 서로 각자가 가진 심리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묘사도 재미 요소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한 조각을 끝내 발견하지 못해서 게임은 실패하는데, 여기서 테러범들의 정체로 이어지는 결말도 그럴싸 합니다. 마지막 한 조각이 미토메의 얼굴이었고, 퍼즐의 원본 그림이 3-A반 학생들의 입학식 사진이라는 단서도 충실하고요. 테러범들은 입학은 같이 했지만 성적 하락으로 낙오하여 전학갔던 동급생들이었습니다. 이 부분은 입시 학원처럼 변한 학교 비판도 담고 있어서, 약간 사회파스러운 느낌도 전해줍니다. 초반에 이탈했던 이케타의 어머니가 다른 애들이 갇혀 있을 때 공부를 따라잡아야 한다고 종용하는 장면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게임 외 설정은 납득하기가 어렵습니다. 테러범들이 총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경찰이 48시간 동안 별다른 행동을 하지 못하는 것은 이상합니다. 학생 두 명이 초반에 돌아가는 등 통제도 제대로 되지 않고요. 또 학생들이 왜 계속 게임에 참여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도 불충분합니다.야스다 선생은 학생들을 성적과 입시 기준으로 대하던 교사입니다. 과거에 낙오한 학생 미토메가 누구인지도 대부분 몰랐고요. 그런데 학생들이 야스다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부자연스럽습니다. 

테러범들의 목적도 불분명합니다. 이들이 낙오한 가장 큰 이유가 야스다 선생 때문이라면, 복수의 대상은 야스다로 한정하는게 당연합니다. 그런데 학교를 점령하고 학생들에게 퍼즐 게임을 시킨 이유는? 전혀 와닿지 않습니다. 

그래서 별점은 2점입니다. 퍼즐을 찾는 과정과 학생들의 심리 묘사를 통한 긴장감은 제법이지만, 설정과 동기 등의 측면에서 완성도는 부족합니다. 추천할 만한 작품은 아닙니다. 

2026/07/05

명탐정 코난: 척안의 잔상 (2025) - 시게하라 카츠야 : 별점 2.5점

아래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야마토 칸스케는 용의자를 추격하던 중 저격을 당해 왼쪽 눈의 시력과 당시 사건에 대한 기억 일부를 잃었다. 10개월 뒤, 모리 코고로의 옛 동료 사메타니가 저격당해 죽자, 모리 탐정은 경찰과 함께 사메타니가 찾았다는 나가노현으로 향했다. 

결국 여러가지 단서들로 범인은 사법 거래에 불만을 품고 정부를 협박하려 했던 나가노현 경찰 하야시였다는걸 밝혀냈다. 마지막 설산 추격전 끝에 하야시는 체포되고, 야마토 칸스케도 잃어버렸던 기억을 되찾으며 사건은 해결된다.

"명탐정 코난" 시리즈의 28번째 극장판입니다. 전작은 하코다테가 무대였는데 이번에는 나가노현이 무대입니다. 설산과 노베야마 전파망원경 시설이 주 배경으로 등장하지요.

가장 좋았던 점은 원작 만화나 TV 애니메이션을 보지 않아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독립적인 이야기라는 점입니다. 모리 코고로가 오랜만에 사건 해결의 중심에서 활약하는 것도 반가웠습니다. 나름대로의 추리는 물론이고 뛰어난 사격 실력까지 선보이며 제 몫을 톡톡히 합니다.

등장인물이 많지만, 비중 배분도 훌륭합니다. 나가노현 경찰 3인방은 사건의 핵심 관계자인 만큼 당연하게 활약하고, 란은 범인과 맞서 가라데 액션을 보여 줍니다. 소년 탐정단은 결정적인 단서를 찾아내고, 하이바라는 마지막 추격전에서 과학자로서의 능력을 발휘하고요. 비중이 적은 사토와 타카기도 마지막 추격전에서는 나름 역할을 합니다. 아가사 박사의 퀴즈, 아무로 토오루의 냉정한 모습도 팬으로서 반가왔어요.

추리적으로도 볼만합니다. 범인이 사용한 총기를 주요 단서로 쓰는게 좋았어요. 겉으로는 권총이지만 실제로는 소총탄을 사용하는 개조 총기였는데 이는 앞서 여러 단서들로 밝혀지고, 결국 범인이 경찰 내부 인물이라는게 자연스럽게 드러나거든요. 피해자의 별명인 '와니' 역시 진범을 특정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톡톡히 합니다. 나가노현 경찰 하야시가 연인의 죽음 탓에 사법 거래에 불만을 품고 정부를 협박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동기도 충분히 설득력이 있습니다.

설산과 전파망원경 시설을 활용한 액션들도 대체로 그럴듯하게 그려집니다. 최근 극장판에서 자주 보였던 어처구니없는 액션이 줄어든 점은 마음에 들었습니다. 주 무대인 나가노의 풍광도 수려하게 그려지고요.

반면 코난의 활약은 다소 아쉬웠습니다. 추리에서는 큰 존재감을 보여 주지 못했고, 마지막 평지에서 무한 동력으로 날아다니는 스노보드 추격 장면은 황당했습니다.

범인 하야시의 행동도 쉽게 납득되지는 않습니다. 사법 거래에 불만을 품고 정부를 협박하려 했다는 점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정체가 드러날 것을 우려해 사메타니를 살해한 것은 스스로 범행의 명분을 무너뜨린 행동이었습니다. 그런다고 해서 법안이 바뀔 이유도 없고요.

야마토 칸스케의 기억 상실 역시 아쉬웠습니다. 특정 기억만 사라졌다가 사건 해결에 필요한 순간 되살아나는 전개는 지나치게 편의적이고 작위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사메'와 '와니'의 연결도 많이 사용된 소재인데, 작중 등장인물들이 모두 모르고 있다는 것도 좀 와 닿지는 않았어요.

그래도 이야기 완성도가 떨어졌던 전작보다는 여러모로 낫습니다. 모리 코고로의 활약도 만족스러웠고요. 일부 설정은 아쉬웠지만 코난 팬이라면 충분히 추천할 만한 작품입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2026/07/04

Q.E.D Iff 증명종료 30 - 카토 모토히로

"Q.E.D."의 시즌 2라고 할 수 있는 "iff"의 마지막 권입니다. 

이전 권에서 토마가 가나에게 고백하길래 이번 권을 마지막으로 시리즈가 끝날 줄 알았는데, 작가의 말에 따르면 "Q.E.D. UNIV"라는 이름으로 계속 이어진다고 합니다. 최근의 폼은 작가의 최전성기가 지났다는 사실을 드러내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시리즈가 계속된다는 것은 반갑네요.

이번 권에도 언제나처럼 두 편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한 편은 비교적 가벼운 입시 부정 사건이고, 한 편은 살인 사건입니다. 그러나 두 편 모두 기대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별점은 2점입니다.

자세한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프레스티지"

하버드에 합격한 가나는 브라이언 교수와 학장으로부터 입시 부정 관련 사건 조사를 의뢰받았다. 자동차 부품 회사 사장 넬리 게레로가 기부 입학을 위해 천만 달러 수표를 보냈는데, 아들 야엘이 불합격하고 자살했다며 학교를 고소한 사건이었다. 그러나 학교는 수표를 받지 못했다.

넬리가 마약 카르텔로부터 생명을 위협받자, 입시 컨설턴트 시퍼가 천만 달러 수표를 학교로 보내지 않고 자신이 챙기려고 했던 것이 수표 분실 사건의 진상입니다. 그녀는 야엘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몰래 학교에 수표를 돌려주었지만 들통나 버리고 말았지요. 그러나 진짜 진상은 넬리가 야엘을 마약 카르텔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죽은 것으로 위장시켰던 것입니다.

진상은 나쁘지 않지만 과정은 영 별로입니다. 야엘의 위장 자살과 시퍼가 학교에 들키지 않고 숨어들어 수표를 반납한 일은 경찰과 학교 측 조사가 미흡한 탓에 벌어진 일이니까요. 습격한 마약 카르텔을 가나가 공격해서 물리친다는 것은 황당하기 짝이 없습니다.

시리즈 특유의 정보 제공도 기부 입학에 대해 약간 알려주고 끝날 뿐입니다. 제목의 "프레스티지"도 명예와 환상을 의미하는데, 작품과 잘 어울리지 않고요.

그래서 별점은 2점입니다.

"문이 닫힐 때"

암호화폐 투자 실패로 모든 것을 잃은 간호사 허버트는 투자 회사 사장 체스터 피멜 살해 혐의로 검거되었다. 그러나 현장에는 체스터의 혈액만 낭자할 뿐, 시신은 없었다. 시신 없는 상태로 기소된 허버트의 재판이 시작되는데...

허버트가 체스터의 혈액을 어떻게 확보했는지 풀어내는 추리는 좋습니다. 안티에이징 클리닉에서 허버트와 체스터가 만났다는 것이 단서가 되거든요. 젊은 시절에 채혈했던 피를 주입하는 요법을 위해 확보했다는 것인데, 실제 미국에서 비슷한 사례가 있기 때문에 설득력이 꽤 높습니다. 체스터 살인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을 받기 위한 체스터의 작전이었다는 진상도 괜찮고요.

교살한 체스터의 사체를 숨긴 방법도 앞서 나온 복선과 이어집니다. 마약 중독으로 사망한 사람들의 키트에 대한 복선으로, 체스터의 사체를 마약 중독 사망자로 착각하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전개에 헛점이 너무 많습니다. 체스터의 변호사가 노력해서 허버트를 재판정에 세웠다는 것 부터가 말이 안됩니다. 변호사가 할 수 있는 일도 아니고, 허버트가 유죄 판결을 받는다고 체스터의 부재로 인한 암호화폐 폭락이 멈추지도 않을 테니까요.

아무리 길거리 마약 중독자의 시신이라도, 살해당한 시신을 마약 키트로만 검사하여 매장한다는 것도 전혀 와 닿지 않습니다. 최소한 근처에 유명 투자자의 시신없는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면, 근처 시신들은 철저하게 조사하는게 당연합니다.

허버트가 변호사를 살해하려 한 척 해서 체스터 사건에서 빠져나가려고 했다는 발상도 납득이 되지 않아요. 두 사건은 관계가 없으니까요. 변호사를 살해하려고 했다고 해서, 체스터를 죽이지 않았다는건 증명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별점은 2점입니다. 재미있는 발상은 있지만, 납득하기 어려울 정도로 구멍이 많아 감점합니다.

그래도 마지막 키스 씬은 마음에 듭니다. 무려 80권의 연재 끝에 결국 성사된 데다가, 토마가 얼마나 괜찮은 녀석인지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그려진 덕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