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하는 작가 panpanya의 신간입니다. 올해 4월에 출간되었는데, e-book 출간을 기다리다가 결국 참지 못하고 구매하였습니다. 모두 17편의 짧은 에피소드를 수록한 단편집입니다. 일상적인 소재에 기묘한 상상과 설정을 더하는 panpanya의 기존 작풍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수록작 중에서는 "Home Vacation", "파인애플을 모르신다", "철새의 계절", "우리는 일본 보도교 주식회사"가 특히 좋았습니다.
"Home Vacation"은 집 자체를 물에 띄워 휴가를 보낸다는 이야기입니다. 집을 떠나 휴가를 가는 것이 아니라 집 자체와 함께 움직인다는 단순하면서도 엉뚱한 발상이 재미있습니다.
"파인애플을 모르신다"에서는 파인애플이 어떻게 생겨나는지를 탐구하다가 pineapple이라는 이름 그대로 솔방울과 사과를 합쳐 새로운 열매를 만들어 냅니다. 말에서 출발한 아이디어를 실제 상황으로 발전시키는 과정이 기발해요. 파인애플은 코스타리카에서 국가적으로 관리하는 기밀이며, 주인공이 만든 '푸르츠 솔방울'도 나름의 의미가 있다는 결말도 좋았고요.
"철새의 계절"은 어릴 때에는 새들이 거대했지만 성장한 뒤에는 평범한 크기로 보인다는 내용으로, 어린 시절의 기억과 현재의 차이를 그야말로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방식이 인상적입니다.
"우리는 일본 보도교 주식회사"는 육교를 활성화하기 위해 상가를 도입하는 등 여러 아이디어를 시도하는 이야기입니다. '수고'가 든다는 단점을 회피하기 위해 육교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한다는 발상이 아주 그럴듯해요. 아래와 같은 상업 시설의 추가는 어렵더라도, 자판기와 간단한 휴식 공간 정도는 충분히 말이 됩니다. 아예 극단적으로 높이를 높인 전망대 형식도 그렇고요.
여유로운 분위기와 부드러운 그림도 여전히 좋습니다. 비현실적인 설정을 과장하지 않고 평범한 일상처럼 그려내는 방식도 작품과 잘 어울립니다.
반면 전체적으로는 전작들보다 기발함이 부족한 편입니다. 특히 panpanya의 작품을 계속 읽어 왔다면 새롭거나 신선하다는 느낌을 받기 힘들어요. "게에게 홀려서 2", "decoy 23, 봄", "여긴 어디일까요? 여행" 등 기존부터 이어져 온 시리즈가 수록된 탓이 큽니다. 익숙한 설정과 소재가 반복되다 보니 새로운 이야기를 읽는다는 느낌이 약해요.
비교적 긴 이야기인 "승리의 짜임새", "동물의 분수", 표제작 "츠쿠모고미"도 이전 작품들에 비하면 별로입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보여준다기보다 기존 작품의 설정과 분위기를 다시 활용한다는 인상이 강해 자가 복제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별점은 2.5점입니다. panpanya 특유의 상상력과 분위기, 그림은 여전히 즐길 만하고 몇몇 단편은 충분히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작품들 중에서는 처지는 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