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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1/01

패밀리 레스토랑 가자! - 와야마 야마 : 별점 2.5점

중학교 합창부 부장이었던 사토미는 대학생이 되어 도쿄에서 생활하게 되었다. 돈을 모으기 위해 시작한 심야 패밀리 레스토랑 아르바이트를 통해 온갖 개성적인 사람들을 만나면서도, 중학생 시절 가라오케를 통해 인연을 맺었던 야쿠자 쿄지와도 계속 얽히는데....

와야마 야마의 "가라오케 가자!" 후속작으로, 상하 2권으로 완결된 만화입니다. 전작으로부터 4년 뒤가 배경입니다. 전작은 야쿠자가 가라오케 대회에서 꼴찌를 피하려고 중학생에게 노래를 배운다는 황당한 설정으로 웃음을 주었다면, 이번 작품은 특별히 큰 사건 없이 여러 인물의 일상이 조금씩 맞물리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가장 재미있는 건 등장인물들이 교묘하게 엮이는 구조입니다. 사토미가 일하는 패밀리 레스토랑의 단골인 만화가 호죠는 알고 보니 쿄지가 속한 조직의 두목 아들입니다. 호죠의 만화는 아르바이트 선배 모리타가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이고요. 그런데 모리타는 사토미의 친구 마루야마가 좋아하는 록밴드 '무로마치'의 보컬이기도 합니다. 모리타의 최애 만화 "남자의 훈장"을 그린 또 다른 만화가 우사 준코는 호죠의 어시스턴트 출신으로 사토미가 사는 맨션 아랫집 주민입니다. 게다가 쿄지에게 면접을 보고 스낵 직원으로 채용된 사람이기도 하지요. 이런 관계가 처음부터 한꺼번에 드러나는 게 아니라, 이야기가 진행될 때마다 하나씩 밝혀지는 방식이 좋습니다. 등장인물이 많아졌는데도 복잡하기보다는 하나의 관계망이 완성되어 가는 재미가 있는 덕분입니다.

소소한 사건들도 볼만합니다. 특히 만화가 호죠와 담당 편집자 스즈키 사이의 티키타카를 통한 만화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어요. 인물들의 독특한 성격과 관계만으로 이야기를 이어가는 솜씨도 좋고요.

음악을 사용하는 방식도 전작 못지않습니다. 야쿠자들의 가라오케 대회에서 MISIA의 "Everything"이 울려 퍼지는 장면이 대표적입니다. 전작에서 X JAPAN의 "쿠레나이"가 결정적인 순간을 장식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노래 한 곡이 장면의 분위기와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한꺼번에 끌어올립니다. 두 작품을 이어주는 장치로도 훌륭해요. 아울러 "Everything"은 개인적으로 잘 아는 노래여서 더 와 닿았습니다. 

그러나 여러모로 전작보다 아쉽습니다. 가장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건 사토미와 쿄지의 관계를 노골적으로 BL 분위기로 끌고 가는 결말입니다. 전작에서는 두 사람 사이의 기묘한 우정과 교감이 재미있었는데, 이번에는 그 관계를 연애 감정처럼 묘사하는 방향이 너무 두드러집니다. 개인적으로는 영 취향이 아니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두 사람을 이어줄 생각이었다면 사토미를 여학생으로 설정해도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야쿠자를 미화하는 듯한 묘사도 별로입니다. 쿄지는 시종일관 착하고 다정하며 배려심 많은 사람처럼 그려집니다. 물론 허구의 인물이니 실제 야쿠자와 똑같을 필요는 없겠지만, 현실의 야쿠자는 폭력과 범죄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쓰레기입니다. 결코 미화할 대상이 아니지요. 그런 어두운 면은 희미하게 처리하면서 쿄지의 인간적인 매력만 강조하는 방식은 불편했습니다. 전작에서는 황당한 코미디 설정으로 넘어갈 수 있었던 부분이 두 사람의 관계를 본격적으로 다루는 이번 작품에서는 더 거슬립니다.

그래서 별점은 2.5점입니다. 여러모로 전작보다 못합니다.

2026/10/31

가라오케 가자! - 와야마 야마 : 별점 4점

야쿠자 쿄지는 조직의 두목이 주관하는 가라오케 대회 때문에 고민에 빠졌다. 절대음감을 가진 두목은 부하들의 노래를 평가해 꼴찌에게 직접 문신을 새겨주는 끔찍한 벌칙을 내리는데, 쿄지는 노래에 영 소질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벌칙을 피하기 위해 쿄지는 중학교 합창부 부장 사토미에게 개인 교습을 부탁하는데...

와야마 야마의 단권 완결 만화입니다. 조금 황당한 일상계 개그 드라마인데, 야쿠자가 노래 대회에서 꼴찌를 하지 않으려고 중학생에게 노래를 배운다는 기본 설정부터가 미쳤습니다. 심지어 대회를 주관하는 두목은 절대음감의 소유자이고, 벌칙은 두목이 직접 새겨주는 형편없는 문신이라니, 이런 이야기를 어떻게 생각해 냈는지 모르겠어요.

중학교 합창부 부장인 사토미 캐릭터도 인상적입니다. 처음에는 느닷없이 나타난 야쿠자의 부탁에 벌벌 떨지만, 정작 쿄지 앞에서 태연하게 볶음밥을 시켜 먹고, 노래를 가르칠 때는 할 말도 다 합니다. 다른 야쿠자들에게도 거침없이 독설을 날리고요. 야쿠자라고는 하지만 어딘지 허술하고 능글맞은 쿄지와, 겁은 많으면서도 은근히 당돌한 사토미 사이의 티키타카가 정말로 재미납니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이 가라오케를 통해 교감을 나누는 과정도 자연스럽고요.

그러나 이 작품의 백미는 마지막 가라오케 대회 장면입니다. 쿄지가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가 죽었다고 착각한 사토미는 자신의 합창 공연까지 포기하고 야쿠자들의 가라오케 대회장에 난입합니다. 그리고 쿄지의 죽음을 슬퍼하며 그의 18번인 X JAPAN의 "쿠레나이"를 열창하는데 이 장면은 정말 대박입니다. 처음에는 쿄지의 형편없는 노래 실력을 보여주기 위한 우스꽝스러운 소재에 불과했던 "쿠레나이"가 마지막에는 사토미의 감정이 폭발하는 결정적인 장치가 된다는 점에서, 그리고 변성기 때문에 노래를 제대로 부르지 못하던 사토미가 쿄지를 위해 전력을 다해 노래한다는 점에서요. 처음 등장했던 노래가 마지막 절정부를 장식하는 수미쌍관식 구성으로도 아주 훌륭합니다. 제가 "쿠레나이"를 듣고 즐겼던 세대라서 더 재미있게 느꼈을 수도 있어요. 저 노래는 정말 어려우니까요. 

게다가 쿄지는 죽기는커녕 멀쩡하게 살아 있습니다. 그저 사고를 당했을 뿐인데 사토미가 혼자 오해한 것이지요. 이 어처구니없는 반전까지 작품의 분위기와 잘 어울립니다. 이후 3년이 지나 다시 만난 두 사람과, 쿄지의 팔에 새겨진 사토미의 이름도 재미있는 마무리입니다. 짧은 이야기지만 필요한 내용은 모두 담겨 있어 한 권으로 깔끔하게 끝나는 점도 마음에 듭니다.

물론 단점이 없는 건 아닙니다. 기본 설정부터가 황당한 만큼 전개에도 현실성이 부족합니다. 아무리 야쿠자라고 해도 중학생에게 노래 교습을 부탁하고, 그 중학생이 야쿠자들 사이를 이토록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상황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재미있기는 하지만 현실적인 이야기와는 거리가 멀어요.

쿄지와 사토미의 관계가 단순한 우정이나 교감을 넘어 동성애적인 분위기로 묘사되는 것도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두 사람의 독특한 관계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는데, 굳이 그런 뉘앙스까지 강조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네요.

그래도 단점은 사소합니다. 기발한 기본 설정부터 개성적인 캐릭터, 기막힌 유머와 마지막 "쿠레나이" 장면까지, 짧은 분량 안에 재미있는 요소가 가득합니다. 특히 마지막 장면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읽어볼 가치가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별점은 4점입니다. 

애니메이션도 찾아봐야겠습니다. 쿄지가 얼마나 노래를 못하는지 벌써부터 궁금하거든요.

2026/10/30

중공(中空) - 도리카이 히우: 별점 2.5점

아래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수십 년에 한 번 피는 '대나무 꽃'을 촬영하기 위해 식물 사진가인 네코타 나츠미와 자연 관찰가 도비야마는 행상인 료안의 도움으로 오스미반도 남단에 위치한 '치쿠모 마을(竹茂村)'을 방문했다. 이곳은 단 7가구의 주민들이 '노장사상(장자의 사상)'을 생활 규범으로 삼아 숨어 살듯 지내는 매우 폐쇄적인 마을로, 20년 전 끔찍한 연쇄 살인 사건이 일어난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들이 방문한 직후 마을에서 키우던 동물들이 화살에 맞아 죽더니, 결국 주민 중 한 명인 메구미 돈이 '목 없는 시체'로 발견되고 만다. 이후 미쓰루, 료안 등이 차례로 죽지만 마을 공동체가 경찰의 수사마저 거부하자, 도비야마와 네코타가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기 시작하는데...

도리카이 히우의 데뷔작으로, 제21회 요코미조 세이시 미스터리 대상 우수상 수상작입니다. 원서로 읽었습니다. 이전에 읽었던 작가의 작품인 "죽음의 모래시계"가 영 별로였기에 기대가 크지 않았는데, 생각보다는 좋았습니다.

폐쇄적인 마을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사건은 추리소설에서 흔하디흔한 설정입니다. 클로즈드 서클 미스터리의 전형적인 패턴이니까요. 치쿠모 마을은 장자의 사상을 따르는, 일종의 가족 같은 공동체입니다. 완벽하게 닫힌 공간은 아니라는 차이는 있지만, 용의자가 제한된 상황에서 범인을 밝혀내는 '후더닛물'이라는 점에서 클로즈드 서클 미스터리의 전형을 충실히 따릅니다.

추리적으로는 볼 만한 점이 많습니다. 메구미 돈의 참수, 미쓰루의 의문사, 료안의 살인 등 사건이 풍성합니다. 메구미 돈의 목은 누가, 왜 잘랐는지, 모두가 같은 술잔을 돌려 마셨는데 왜 미쓰루만 독살되었는지 등의 수수께끼도 흥미롭습니다. 탐정 역할의 도비 선배가 밝혀내는 진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메구미 돈은 미쓰루의 약혼자 아키라에게 최면을 걸어 제정신을 되찾게 하려 했습니다. 아키라가 어린 시절 참극을 일으킨 뒤 자살한 아버지에 대한 트라우마로 동물들을 죽였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최면술 도중 아키라에게 빙의한(?) 다케시의 망령이 돈에게 화살을 쏘고 맙니다. 돈은 고통을 끝내기 위해 미쓰루에게 자신의 목을 베어 달라고 부탁했고, 함께 최면에 걸렸던 미쓰루가 그 말에 따라 목을 베었지요.
미쓰루는 이 사건 이후 죄책감으로 스스로 독을 먹고 자살했습니다. 술잔을 이용한 독살 사건은 애초에 없었던 셈입니다. 그러나 돈의 친구 료안이 미쓰루를 구하려고 입에 손을 넣어 토하게 한 행동 때문에, 아키라는 료안이 미쓰루를 독살했다고 오해합니다. 결국 아키라는 료안을 살해합니다.

이러한 진상을 밝혀내는 근거도 작품 곳곳에 제시되어 있습니다. 미쓰루가 들고 다니던 기묘한 봉의 정체가 바람총이었다는 점, 메구미 돈이 소장한 최면술 관련 서적 등이 대표적입니다. 네코타가 말한 '해석'을 료안이 할복할 때의 '가이사쿠'로 오해했던 대목도 재미있는 단서이고요.

배경 설정도 인상적입니다. 특히 장자의 사상을 사건에 연결한 발상이 독특합니다. 지도자인 '소' 가문은 장자의 직계 후손으로 여겨져 마을에 군림해 왔고, 소 가문의 대를 잇는 문제가 사건의 원인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죽림칠현에서 따온 주민들의 성씨 같은 세부 설정도 탄탄하고요. 또 이 원인을 설명하기 위해 꽤 많은 분량을 할애해 장자의 사상을 소개하는데, 이해하기 쉽게 쓰여 있어 마음에 듭니다. 대나무로 둘러싸인 치쿠모 마을의 폐쇄적인 분위기 묘사도 좋습니다. 대나무 꽃에 대해서도 몰랐던걸 많이 알게 되었고요.

그러나 핵심 반전은 화자인 네코타가 아키라를 남자로 착각한 데 크게 의존합니다. 미쓰루가 성인이 되는 날짜도 아닌데 성인 대접을 받는 이유는 결혼밖에 없고, 그렇다면 그 상대는 아키라뿐이라는 설명에는 무릎을 치게 됩니다. 그 외에도 네코타가 착각한 이유는 나름대로 설명됩니다. 하지만 화자의 착각에 지나치게 의존한 반전이라 반칙처럼 느껴집니다. 아키라가 중요한 모임에 한 번도 나타나지 않는 것도 작위적이에요.

사건의 진상에도 비현실적인 부분이 많습니다. 최면술로 아키라의 정신을 되찾게 한다는 설정부터 무리입니다. 메구미 돈이 고통을 멈추기 위해 목을 베어 달라고 부탁했다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더구나 사람의 목을 단칼에 베는 일이 그렇게 간단할 리도 없습니다. 장자의 후손을 모신다는 이유로 마을 전체가 장자의 사상에 지배된다는 설정도 대담하지만 현실성은 떨어집니다. 마지막에 아키라가 네코타 일행을 살해하려 한 이유도 불분명해요. 둘만 죽이면 소 가문의 후계자로 어떻게든 마을에 군림할 수 있다고 여겼던걸까요?

그래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별점은 2.5점입니다. 개연성에는 문제가 있지만, 기묘한 수수께끼와 독특한 배경을 좋아하는 추리소설 독자라면 읽어볼 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