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봉꾼 애덤 클레이는 친절했던 이웃 엘로이즈가 보이스 피싱 조직에게 전재산을 잃고 자살하자 복수에 나섰다. 그는 원래 초법적인 해결사 집단 '비키퍼'의 에이전트였기에, 자신의 능력을 활용하여 피싱 조직을 분쇄해 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피싱 조직의 우두머리 데릭 댄포스는 미국 대통령의 아들이었고, 데릭은 어머니의 경호 조직을 최대한 활용하여 숨어버리는데...
데이비드 에이어 감독, 제이슨 스타뎀이 주연을 맡은, 요새는 너무 흔해진 '은퇴한 중노년 전문 요원의 복수극'입니다.
하지만 다른 유사 작품들과는 확연히 다른 액션을 선보이는게 차이점입니다. 제이슨 스타뎀이 50대 후반이기는 하지만, 중년을 넘어 이제는 노년에 가까운 키아누 리브스, 리암 리슨, 덴젤 워싱턴보다는 훨씬 쌩쌩한 덕분입니다.
물론 전성기처럼 날아다니는 모습은 없지만 보스턴 나인스타 빌딩에서 FBI SWAT 팀이 지키고 있는 입구를 아무런 장비 없이 홀로 돌파하는 장면, 용병들을 엘리베이터 안으로 몰아넣은 뒤 한꺼번에 처치하는 장면처럼 지형 지물과 주어진 환경을 최대한 활용하는 신선하면서도 시원한 액션을 선보입니다.
빌런인 댄포스가 개발했다는 자금 흐름 추적 알고리즘도 흥미로운 설정입니다. '유산을 상속할 대상이 없는 고인의 자금'을 빼돌린다는 아이디어는 한 편이 범죄 스릴러로 충분히 발전시킬 수 있어 보였습니다. 살짝 지나치기는 아쉬웠어요.
그러나 아무리 액션 중심 영화라 하더라도 이야기의 설득력은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애덤 클레이가 복수에 나서는 계기는 서사가 충분하지 않아 공감할 수 없었고, 아무리 비키퍼가 법 위에서 움직이는 초법적 조직이라고 해도 대통령 별장에 암살을 목적으로 침입한 인물을 그대로 방관한다는건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미국 대통령 별장에 쳐들어와서 경호원들을 학살하고 대통령 아들까지 죽인 인물을 그냥 놔 둘리가 있겠습니까?
마지막 절정부의 대통령 별장에서의 액션은 기대에 미치지 못합니다. 미국 대통령 경호 조직이 수수깡에 지나지 않는 탓입니다. 애덤이 아무리 초월적인 존재라 하더라도, 상황이 너무 비현실적이에요. 도가 지나쳤어요.
댄포스의 알고리즘과 그 뒤에 숨은 음모 역시 거창한 설정을 끝까지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채 흐지부지 마무리되는데, 차라리 단순한 보이스피싱 조직의 배후 정도로 그리는게 더 깔끔했을 겁니다.
그래서 별점은 2점입니다. 완성도가 높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아무 생각 없이 1시간 30분 정도를 흘려보내기에는 나쁘지 않습니다. 이런 류의 영화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한 번쯤 볼 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