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특수부대원 로이는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정체불명의 암살자들에게 쫓기고, 죽은 뒤 다시 같은 날 아침으로 돌아오는 현상에 직면했다. 전처 젬마가 개발한 장치 때문이라는걸 알아낸 로이는, 젬마를 상관 벤터로부터 구하고 루프와 지구 파멸을 끝내기 위해 노력하는데...
하루가 반복된다는 루프물 영화는 많습니다. 얼마 전에도 "소스 코드"를 보았었지요.
뻔한 설정이지만 이 영화만의 큰 특징은 있습니다. 반복되는 하루를 끊임없는 액션의 무대로 활용한다는 점입니다. "엣지 오브 투모로우"도 비슷하지만, 이 영화는 현재 시점을 무대로 복선과 음모는 거의 없이 시종일관 액션으로만 밀어붙인다는게 차이점이에요. 맨손 격투와 총격전은 물론이고, 맨몸 스턴트, 자동차 추격, 검술 액션까지 그야말로 생각할 수 있는 액션은 다 등장합니다. 주인공 로이가 자신을 노리는 암살자들과 악당들을 해치우기 위해 죽어가면서 공략법을 익히고 결국 그들을 극복해 나가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선보이는 프랭크 그릴로의 외모는 그야말로 완벽합니다. 촬영도 화끈하며 적절한 유머와 합도 좋고요.
일종의 게임같은 '공략' 세계관은 전체 전개에서도 일관되게 선보입니다. 루프가 계속되면 세계가 붕괴하기 때문에, 로이는 살아남거나 악당들을 없애는 대신 잠시 다른 선택을 합니다. 오랫동안 떨어져 지냈던 아들과 마지막 하루를 보내기로요. 그런데 로이는 아들과의 대화를 통해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됩니다. 자신이 이미 죽었다고 생각했던 전처 젬마가 그날 아침까지는 살아 있다는 것입니다. 이 사실을 깨달은 로이는 다시 하루를 공략하는데, 이번에는 단순히 적들을 처리하는 데서 그치지 않습니다. 젬마를 최대한 빠르게 구해내야 한다는 조건이 붙거든요. 이렇게 단계별로 공략이 진행되며 단서와 조건이 추가된다는 점에서 원제 "Boss Level"은 그야말로 딱 들어맞습니다.
또 아예 복선과 음모가 없지도 않습니다. 로이가 암살자들에게 쉽게 추격당한 이유가 대표적입니다. 그는 전날 치위생사를 만났는데, 그때 치료받은 이빨에 추적 장치가 부착되어 있었던 것이지요. 대단히 놀라운 반전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액션 중심 영화에서 제법 흥미로운 요소로는 괜찮은 수준입니다.
하지만 아주 잘 만든 영화라고 하기는 좀 부족합니다. 우선 앞서 액션으로 밀어붙인다고 했는데, 암살자들 개개인과의 대결이 대부분이라서 규모가 많이 작습니다. 루프물답게 반복되는 장면도 많고요.
또 중반부에서 아들 조와의 관계를 드러내는 부분은 조금 거슬립니다. 영화 전체가 쉴 새 없이 액션을 몰아치다가 갑자기 멈추는 느낌을 주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장면이 후반부 선택과 연결되기는 하지만, 화끈하게 달리던 액션 영화로서의 기세를 잡아먹는건 사실이에요.
배우들의 활용도 아쉽습니다. 프랭크 그릴로를 제외한 다른 배우들은 이름값에 비해 크게 인상적이지 않습니다. 특히 멜 깁슨은 악역으로 등장하지만 별다른 카리스마를 보여주지 못합니다. 왕년의 대배우가 이렇게 몰락했나 싶은 안타까운 마음만 들 정도였어요.
그래서 별점은 2점입니다. 설정의 신선함보다는 액션의 물량과 속도로 밀어붙이는 킬링타임용 루프물입니다. 저는 운동할 때 감상했는데 적당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