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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27

스트릿 레스토랑 파이터(2026) - 이우형, 김만희: 별점 2.5점

"흑백 요리사 시즌 2" 후 오랫만에 챙겨본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입니다. 티빙을 통해 감상했습니다.

특징이라면 참가자들이 요리 실력만 겨루는게 아니라, 실제 손님을 상대로 음식을 판매하고 매출을 겨룬다는 점입니다.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장사할 장소와 찾아오는 손님을 분석한 뒤 어떤 메뉴를 얼마에 팔지까지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즉, 요리 실력뿐 아니라 외식업 경영자로서의 감각이 중요하다는 건데 이 설정이 생각보다 재미있습니다.

심사도 특이합니다. 심사위원이 음식을 먹은 뒤 맛과 완성도를 평가하는 여타의 요리 서바이벌과는 다르게 실제로 손님이 돈을 내고 음식을 사 먹은 결과의 매출과 별점을 겨루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가격이 비싸거나 장소에 어울리지 않으면 팔리지 않을 수 있고, 반대로 비교적 평범한 음식이라도 가격과 서비스 속도, 손님의 취향을 잘 맞추면 좋은 매출을 올릴 수 있습니다. 덕분에 전문 셰프 못지않게 요식업 사업가들의 활약을 보는 재미가 큽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이연복 셰프의 활약도 반가웠습니다. 적지 않은 나이에도 쉴 새 없이 밀려드는 주문을 처리하면서 경쟁을 이어가는 모습에서 관록을 느낄 수 있었고, 결국 결승 문턱까지 올라가는 과정이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다른 참가자들이 앞서 설명드린대로 메뉴와 가격, 판매 전략을 치밀하게 고민하는 것과는 달리, 이연복 셰프는 그야말로 맛있는 중식을 만들어 파는 데 충실하다는 점에서는 반전 매력을 느낄 수 있었고요.

예상과 실제 결과가 상당히 다르다는 점도 흥미로웠습니다. 예를 들어 첫 대결에서 두끼 떡볶이 대표가 컵 떡볶이를 5,000원에 판매한다고 했을 때, 상당히 잘 팔릴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가격 부담도 크지 않고 다른 음식을 먹은 손님이 입가심이나 간식처럼 추가로 구입하기에도 좋은 메뉴니까요. 그런데 예상과 달리 판매 결과는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이런 장면들을 통해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장사와 실제 현장에서의 소비자 선택은 꽤 다르다는 사실을 잘 알려줍니다. 확실히 장사가 쉽지 않네요.

다만 프로그램이 뒤로 갈수록 '어떻게 해야 이길 수 있는가'에 초점이 지나치게 맞춰지면서 초반의 재미가 조금씩 줄어드는 느낌도 있었습니다. 특히 데이터를 강조한 우승팀 Hungry가 마지막 전주 한옥마을 대결에서 돈가스와 함박스테이크를 메뉴로 선택한게 대표적입니다. 전국 어디서나 어렵지 않게 먹을 수 있는 메뉴를 선택하고, 최대한 빠르게 음식을 제공해 고객 회전율을 높이는 한편 여러 가지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전략이었지요. 장사 관점에서는 합리적인 선택이었고 실제로 승리까지 거두었지만, 시청하는 입장에서는 메뉴 자체가 주는 의외성이나 참신함이 거의 없어서 재미를 느끼기 힘들었습니다.

물론 이 프로그램이 단순한 요리 경연이 아니라 장사 대결이기 때문에 이런 전략도 실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결국 음식 프로그램에서 기대하게 되는 새로운 메뉴나 예상하지 못했던 조합을 구경하는 재미가 사라진다는 문제가 발생하지요. 제작진이 장사 능력을 평가하면서도 특정 전략이 지나치게 유리해지지 않도록 예상 가능한 핸디캡이나 조건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설정했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변수를 만들기 위해 고객의 별점을 반영한 방식도 취지 자체는 괜찮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특별히 불만이 크지 않으면 낮은 별점을 잘 주지 않는 편이고, 별점 자체도 사람마다 기준이 크게 다르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누구에게는 평범한 음식이 별점 5점일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는 상당히 만족스러운 음식도 4점에 그칠 수 있습니다. 차라리 제작진이 별점 기준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제시했으면 평가의 의미가 커졌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맛과 양이 가격에 적절하면 3점, 현재 가격보다 2,000원을 더 지불해도 먹고 싶다면 4점, 5,000원을 더 내도 좋을 정도라면 5점처럼 가격 대비 만족도를 기준으로 안내하는 방법도 가능했을 것입니다. 정확한 기준이 있었다면 매출 경쟁과 별점 평가가 서로 보완되는 장치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별점은 2.5점입니다. 요리 대결에 실제 장사라는 요소를 결합했다는 점은 신선합니다. 그러나 독특한 음식과 셰프들의 창의적인 요리 대결을 기대하기는 힘들고, 그런 면에서의 재미는 찾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요식업에서 메뉴, 가격, 회전율 같은 요소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궁금하다면 그럭저럭 볼 만합니다.

2026/09/26

Chat GPT가 그린 우미카타 후사나리 ("윤무 시리즈")

Chat GPT로 탐정들을 원하는 스타일로 그리고 있습니다. 

이번에 시도한 인물은 경시청 형사부 특수범죄수사과의 고참 형사 우미카타 후사나리(海方惣稔)입니다. 등장하는 작품은 바로 직전에 읽은 "죽은 자의 윤무"와 "독약의 윤무"입니다. 작품도 재미있었지만, 그동안 시도해 온 탐정들과는 달리 못생긴 인물이라는 점이 인상적이어서 그려 보았습니다.

앞으로 뾰족하게 튀어나온 듯한 얼굴과 머리의 움직임, 둥글고 큰 몸통에 비해 짧은 팔다리라는 특징 때문에 바다거북을 연상시키는 비호감 형사이지요. 어떻게 하면 술을 마실 수 있을지, 쉴 수 있을지, 마음에 든 여자와 어떻게 가까워질 수 있을지만 궁리하는 습성도 이런 비호감 이미지를 굳히는 데 큰 몫을 하고요.

그러나 이런 비호감 습성과는 다르게, 불가능해 보였던 사건을 빼어난 추리력으로 해결해 낸다는 반전 매력도 갖추고 있습니다. 능글맞은 화술도 뛰어나서 마냥 미워할 수도 없고요. 

잘생기고 매력적인 수많은 탐정들 속에서 '비호감'이라는 특징으로 자신만의 존재감을 뿜어내는 멋진 인물입니다. 세상 모든 비호감들에게 용기를 주는 활약에 찬사를 보내며, 영상 매체를 통해서도 만나보고 싶네요. '정형돈' 씨가 연기하면 어울리지 않을까요?

2026/09/25

독약의 윤무(毒薬の輪舞) - 아와사카 쓰마오: 별점 2.5점

아래 리뷰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경시청 특수범죄수사과의 형사 우미카타 후사나리는 병원에 입원한 뒤, 구입한 미개봉 캔 음료에 다른 물질이 들어있다는걸 발견했다. 특범에 보고 후, 수사를 위해 부하 고미나토 신스케까지 정신병 환자로 위장시켜 병원에 잠입시킨 우미카타는 자신을 세계은행 총재라고 믿는 모모타, 이상 행동을 일삼는 모로하시, 노출증 환자 라쿠, 어린 거식증 환자 산고 등 개성 강한 환자들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수사는 좀처럼 진전되지 않고, 오히려 강한 쓴맛을 내는 약물 PTC가 아무도 손댈 수 없었던 물에 섞이는 불가사의한 사건이 연이어 벌어졌다. 처음에는 단순한 장난처럼 보였지만, 병원에 과거 원장이 전쟁 중 개발한 맹독 리자드톡신이 보관되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그리고 마침내 산고가 의문의 죽음을 맞는데…….

아와사카 쓰마오의 괴짜 형사 우미카타 시리즈 두 번째 작품입니다. 전작이 괜찮길래 연이어 읽었습니다. 원서입니다.

천재 명탐정이면서 한없이 게으르고, 주위 사람들을 불쾌하게 만들면서도 온갖 잡지식과 아첨에 능한 우미카타의 독특한 매력은 여전합니다. 기묘한 괴짜들이 넘쳐나는 정신병원이 무대인데, 그 사이에서도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보여줄 정도로요.

아와사카 쓰마오의 정통 본격 추리소설답게 불가능 범죄도 등장하며, 트릭도 깔끔합니다. 핵심 수수께끼는 PTC와 리자드톡신을 몰래 먹인 방법인데, PTC 사건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 201호실: 마돈나와 아담이 먼저 물을 마셨을 때는 괜찮았지만, 뒤이어 우미카타가 마시자 심한 쓴맛이 났다. 
  • 국제회의 보고회: 식당에서 가져온 보온병 속 물을 모로하시가 먼저 마셨을 때에는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뒤이어 같은 물을 마신 총재는 쓴맛을 느꼈다. 
  • 병원 식당: 모모코가 물병에서 직접 따라 가져온 세 컵 가운데 산고가 마신 물에서만 PTC가 발견되었는데, 물을 따른 뒤 산고가 마실 때까지 약을 넣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는 모두 산고의 장난이었는데, 우연이 겹쳐 불가능 상황이 되었다는게 진상입니다. 201호실에서는 산고가 미리 물에 PTC를 넣었지만, 마돈나는 미맹이었고 아담은 구강청량제 때문에 일시적으로 미각이 마비되어 쓴맛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국제회의에서도 산고가 물병에 미리 PTC를 넣었지만, 이를 먼저 마셨던 모로하시가 꾀병이 들킬까봐 일부러 쓴맛을 참았고요. 식당에서는 마지막에 물을 마신 산고가 평범한 물을 마신 뒤 손수건으로 입을 닦는 척하며 숨겨 둔 PTC를 자기 컵에 넣었던 겁니다.

산고가 독 리자드톡신이 든 우유를 마시고 죽은 사건에서, 우유에 손대지 않고 독을 넣은 트릭도 볼만합니다. 범인은 마찬가지로 산고였습니다. 산고는 새어머니 모모코를 살해하기 위해 소리 센서 인형 ‘이즈와 폰’을 이용해서 아래와 같이 원격 독살 장치를 만들었습니다. 

  • 개 인형 ‘폰’의 입속에 리자드톡신 캡슐을 넣어 두고, 인형 앞 독서대에는 책을 펼쳐 비스듬한 경사로를 만들었다. 그 아래에 우유 컵을 놓았다. 큰 소리가 나면 인형이 작동하면서 폰이 입을 벌리고 뛰어오르고, 그 순간 캡슐이 입에서 튀어나와 펼쳐진 책 위를 굴러 내려가 우유 컵에 떨어진다.

산고는 방 밖에서 모델건을 쏴서 장치를 작동시킬 생각이었습니다. 자신은 우유에 접근하지 않은 채 모모코를 독살할 생각으로요. 그러나 한밤중 모로하시가 가방을 떨어뜨린 소리에 장치가 예정보다 먼저 작동했고, 이를 몰랐던 산고가 범행을 단념했지만 이미 독이 들어간 우유를 마시고 죽었던게 진상입니다.

이러한 핵심 수수께끼 외에도, 병원에 출몰한 눈이 빛나는 유령의 정체에 대한 추리, 모지하라 병원 입원 환자들이 모두 꾀병이라는 추리, 라쿠가 남긴 수식을 풀어내는 추리 등 자잘한 추리들 모두 볼만합니다. 초반에 등장하는 '그 어떤 것도 넣을 수 없는 밀봉된 캔에 다른 내용물을 넣은 트릭' 역시 간단하지만 현실적이라서 마음에 들고요.

그러나 아쉬운 부분도 있습니다. 우선 전개가 많이 어설픕니다. 아무리 정신병원 안에서 피해자가 꾸민 일이 잘못되어 스스로 죽게 된 사건이라 해도, 현직 경찰이 두 명이나 잠입해 있는데 이를 일반 변사 사건으로 무마한다는건 조금 당황스럽습니다.

그리고 산고의 죽음이야 모두의 행복(?)을 위해 그렇다 쳐도, 사사키 의사가 하야사키 씨에게 리자드톡신을 먹인 건 엄연한 범죄 행위로 보입니다. 이것까지 별다른 문제 없이 덮고 넘어가는 건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최소한 병원에서는 해고했어야 합니다.

우미카타의 여성과 음식에 대한 집착도 지나칩니다. 괴짜 탐정이라는 설정은 재미있지만 이 부분만큼은 정도가 심해서 볼썽사납게 느껴집니다.

그래도 이 정도면 볼만했던 후속작입니다. 억지스러운 설정은 분명 있지만 재미있는 요소도 많고, 불가능 범죄의 트릭도 깔끔해서 추리적으로 볼 만하니까요. 제 별점은 2.5점입니다. 일본에서의 인기와 유명세도 그리 높지 않아서 우리나라에 소개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혹시라도 소개된다면 한 번쯤은 읽어볼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