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주신 분들께 안내드립니다.

2008/11/29

atree UD 100

이런 저런 회사 사정도 있고 해서 개발 기간이 거의 1년 가까웠던 모델이 이제서야 출시되네요.

많은 개발자들과 디자이너, 기획자들이 고생한 모델이니 만큼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기능 베스트는 "나만의 사전" 기능입니다^^

2008/11/27

왜 버스는 한꺼번에 오는 걸까? - 롭 이스터웨이·제레미 윈드햄 / 김혜선

 

왜 버스는 한꺼번에 오는 걸까? - 4점
롭 이스터웨이·제레미 윈드햄 지음, 김혜선 옮김/경문북스(경문사)

전에 무척이나 재미있게 읽었던 “왓슨, 내가 이겼네!” 에 이은 경문사 수학 오디세이 시리즈 중 한권입니다. 이쪽 분야에 관심도 있을 뿐더러 뭔가 추리소설 창작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구입한 책이죠.

그런데 이 책은 좀 미묘했습니다. 다루고 있는 주제들도 어중간하고 재미도 어중간하고 수학적인 내용도 어중간한 책이거든요. 목차와 책 소개는 대단히 재미있을것 같이 잘 포장해 놓았는데 제가 읽기에는 하여간 뭔가 잘 맞지 않는 듯 싶었습니다. 원래 중-고등학생용 도서라 그랬던 것이지도 모르지만 말이죠.

예를 들자면 통계의 오류와 수학적으로 가능한 추측에 대한 이야기는 재미있었지만, 암호에 관련된 이야기나 도박에 관련된 이야기, 숫자 마술 같은 이야기들은 초보적인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서 전체적으로 내용의 편차가 크게 느껴졌습니다. 개인적으로 통계나 게임이론에 대한 이야기가 더욱 많았으면 좋았을 것 같은데 아쉽더군요.

결론적으로 별점은 2점입니다. 솔직히 돈이 조금 아깝기도 하네요... 아무래도 일반인보다는 수학에 흥미가 없는 “학생”들에게 적합한 책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2008/11/26

최근 읽은 추리만화 짧은 평가

 

명탐정 코난 62 - 6점
아오야마 고쇼 지음/서울문화사(만화)

전편에 이어지는 사건을 포함해서 총 3건의 사건이 담겨있습니다.

첫번째 사건인 증권맨 살인사건은 61권에 추리적인 핵심 요소들이 모두 등장했기에 솔직히 별로였고요.
두번째 사건은 에리 변호사가 등장하는 살인사건으로 "순간이동" 트릭이 쓰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트릭이 그다지 합리적으로 느껴지지 않았으며, 경찰의 합리적 수사가 있었더라면 충분히 해결될 수 있는 사건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마지막 사건은 오랫만에 신이치가 등장! 가장 재미있게 읽은 에피소드였습니다. 범인(?)의 동기와 수법에 대해서는 설득력있게 전달되고 있지는 못하지만 과거와 현재의 사건 2건이 결합되는 이야기전개도 마음에 들고 마지막의 살짝 반전 역시 괜찮더군요. 하이바라의 해독약이 점점 발전하고 있는 등 사건 외적인 즐길거리도 많았고요.

전체적으로는 그냥 무난한 수준의 코난 시리즈였다 생각되네요.


비밀 4 - 6점
시미즈 레이코 지음/서울문화사(만화)

제가 아주 좋아하는 작품으로 1, 2권은 예전에 포스팅 한 적이 있죠. 그런데 이번 편은 전작에 비하면 약간 뭔가 부족한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좋은 작품이고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러나 현대인들 (여기는 미래지만) 의 방관자적인 마인드를 극대화하여 구현한 설정 이외에는 전작들에서 전해지던 가슴아프거나 잔인한 사연이 잘 묘사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아오키의 사랑을 위해서인지 조금은 억지스러운 전개를 통해 해피엔딩을 이끌어 낸 듯 싶었거든요. 그동안의 작품들은 현실은 시궁창이라는 걸 보여줬었는데... 뇌를 스캔한 단서는 그야말로 단서일뿐 실질적인 범인 검거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는 등 추리적으로도 크게 눈여겨 볼 부분이 없었고 말이죠.

시미즈 레이코의 실력은 여전하지만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기에 별점은 3점입니다.

2008/11/24

보험과 범죄 - 쯔키타리 카즈키요 / 황남일, 이홍미, 이미영 : 별점 3점

 

보험과 범죄 - 6점
쯔키타리 카즈키요/두남

헌책방 "숨어있는 책"에서 구입한 책으로 보험 범죄 사례를 역사별, 유형별로 소개하는 독특한 책입니다. 저자가 일본인이기 때문이겠지만 일본의 사례가 대부분이긴 합니다만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건 몇개도 감초처럼 추가되어 있어서 얄팍하게나마 보험 범죄라는 것에 대한 시각을 많이 넓혀주더군요. 특히나 1762년 영국의 "이네스 사건" 부터 보험이 태동한 초기부터 이미 현재까지 계속되어오는 다양한 범죄들이 있어 왔다는 것에서 많이 놀랐습니다. 역시 인간은 무서워요...

어쨌건, 이 책에서는 보험 범죄를 생명 보험 범죄와 상해 보험 범죄로 크게 구분짓고 있는데 생명 보험 범죄는 역시 바이블과도 같은 보험금 살인, 즉 보험금 수취인인 범인이 피보험자를 제 3자의 살인으로 보이게끔 위장한 범죄와 보험금을 타기 위해 사고나 타살로 위장한 자살, 그리고 사망사고의 날조, 기타 사기에 의한 보험사고를 다루고 있고, 상해 보험 범죄는 자기 상해, 그리고 사고의 날조로 크게 나누어 다루고 있습니다.

이렇게 구분되어 실린 사례가 무려 100여건! 보험금을 타기 위해 자신의 자식을 죽이는 비정한 범죄에서 부터 시체도굴까지 다양한 사례가 등장하여 읽는 동안 무척이나 흥미진진했습니다. 역시 저는 사례 중심의 짤막한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책이 좋아요^^

이러한 사례 중에서도 개인적으로는 1982년에 일어난 "하천부지 아들 살해사건" -불행한 결혼생활을 해 왔던 범인이 새로운 결혼 상대자와의 행복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돈이 필요해서 새로운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을 살해한 사건-과 1932년의 이른바 "철인 마로이 사건" - 백수건달 마로이의 단골 술집 주인 토니 마리노가 마로이에게 생명보험을 가입시키고 살해하려 했으나 부동액, 다량의 메틸알콜, 썩은 통조림을 먹이거나 추운 겨울에 바깥에 술을 먹이고 방치 하는 등의 시도 와중에도 마로이가 그때마다 끈질기게 살아난 사건 (결국 죽었지만) -. 그리고 미국인 칼라일이 자신의 습관성 어깨탈구를 이용하여 상해 보험을 청구한 1950년의 "칼라일 사건" 등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외에도 독살 귀부인 마르타 마레크나 가짜의사 홈즈 사건과 같은 유명 범죄도 실려 있는 등 풍성한 사례만으로도 자료적 가치는 충분하다 생각되네요.

그러나 초반부와 마지막 부분에서는 보험 회사에 대한 상세한, 그러나 지금은 좀 낡아버린 법적인 내용을 길게 다루고 있어서 흥미가 떨어지며, 번역자가 2명에 감수까지 붙었는데도 불구하고 번역이 매끄럽지 못한 점은 무척 아쉽습니다. 책의 장정과 디자인 역시 80년대스럽고 말이죠... 그래서 별점은 3점입니다. 그래도 보험 범죄 관련 자료가 필요하다면 충분히 제 값을 하는 책이긴 합니다. 저야 헌책방에서 구입했으니 더욱 만족스럽고요. 추천하기엔 좀 미묘하지만 혹 이쪽 분야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읽어보셔도 괜찮을 것 같아요.

연애의 시대 - 권보드래 : 별점 3점

 

연애의 시대 - 6점
권보드래 지음/현실문화연구(현문서가)

"경성탐정록" 참고용으로 구입했던 책입니다.

1920년대를 중심으로 하여 "연애"에 대해 상세히 다루고 있는 책으로, 솔직히 사례와 에피소드 중심의 가벼운 책이라 생각하고 구입했는데 책 자체는 상당히 진지하고 깊이있는(?) 내용을 다루고 있어서 쉽게 읽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책이더군요. 그래서 읽는데 상당히 시간이 걸렸습니다. 예를 들자면 "연애"라는 말의 어원부터 학술적으로 깊이있게 다루고 있는 것 등이겠죠. 뭐 사실 그다지 인상적으로 읽지 않아서 그다지 쓸 말이 없네요...

그래도 당대의 유행이라던가 연애에 대한 다양한 참고자료 (도서, 음악 등) 을 잘 소개하고 있어서 자료적인 가치는 충분하다 생각됩니다. 재미보다는 자료적인 가치가 더 있었기에 별점은 3점입니다. 비슷한 주제를 다루었지만 에피소드 중심이었던 "경성을 뒤흔든 11가지 연애사건" 쪽이 보다 쉽고 재미있었던, 보다 제 취향이었던 책 같네요.

2008/11/21

가면전사 아쿠메츠 1~18 - 타바타 요시아키 / 요고 유키 : 별점 3점

 

가면전사 아쿠메츠 18 - 6점
타바타 요시아키 지음, 요고 유키 그림/서울문화사(만화)

"코믹마스터 J" 때 부터 눈여겨 본 작가인 요고 유키의 본격 메이저 연재작으로 초기부터 관심이 있었지만 이제서야 완독하게 되어 포스팅합니다. 요샌 만화만 보네요.

어쨌건, 이 만화는 한마디로 말하자면 "퍼니셔"의 일본판입니다. 약간 다른 점이라면 가면 히어로 "아쿠메츠"는 "악"을 수뇌부, 책임자 (주로 정치인)로 규정하여 온갖 비리와 불법의 온상인 정치인과 관료 등을 처단한다는 것이겠죠. 뭐 전개는 시원시원합니다. 슈퍼 히어로 중에서는 가장 독특한 설정 (기억을 공유하는 복제인간들) 도 괜찮았고요. 때문에 읽는 동안은 시간가는 줄 모르고 파고드는 재미 하나는 충분하다 생각합니다. 그림도 그나마... 많이 늘었더군요. 어시가 좀 붙었나?

그러나 결말부에 이르러 갑작스러운 소규모 쿠데타 등 이야기가 전개되는 마무리는 조금 약하지 않았나 싶어요. 야쿠자가 일부 잔당들(?)과 결탁하여 수뇌부가 전멸한 정부를 손에 넣고자 한다는 음모는 그럴싸 했지만 뭐랄까, 초중반부의 전개와는 좀 이질적으로 느껴졌거든요. 뭐 그래도 마무리 자체는 뒷맛 깔끔하게 정리하고 있으며 결국 변한건 별로 없다는 에필로그도 마음에 드는지라 크게 흠 잡기는 어렵겠죠. 왠지 작금의 우리나라 상황이 오버랩되기도 하고요.

하지만 사실 이 작품의 문제는 작품의 기본 사상쪽이라 생각됩니다. 초중반부까지는 공감할만한 이야기도 나오기는 하지만 아쿠메츠의 테러를 정당화하는데는 좀 문제가 많았다 보여지거든요. 윗대가리들이 부패한 것은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일테고 이렇게 시원하게 테러를 감행하는 것에 대한 카타르시스는 분명 존재하지만 포커스가 지나치게 한쪽에 치우쳐져 있지 않나 하는 의구심이 들기 때문이죠. 드러나 있는 "악", 예컨데 이 작품에도 등장하는 "야쿠자" 같은 존재가 분명 있는데도 불구하고 국가의 부정부패를 악으로 규정하여 그 죄를 정치가에게만 묻는 사고방식은 공감하기가 좀 어려웠습니다. 또한 정치가들이 그 지위에 올라가서 리스크 없는 호의호식을 한다며 작살내는데, 사실 그 자리까지 올라가는데에는 크나큰 노력과 리스크가 필요했을것이 분명한데도 불구하고 너무 현재만 바라보고 전개한 것이 아닌가 싶네요. 한마디로 약간 공평한 시선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노력했다면 부패해도 된다는 말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충분히 만족할만한 작품이라 생각되기에 별점은 3점입니다. 아쿠메츠가 처단하는 악인들에게 국내 몇몇 인물들을 대입하가며 읽으니 재미가 한층 더하더군요.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좌빨(?) 분위기 탓에 국내에서는 먹히기 어려울지도 모르겠지만 아직 보지 않으셨다면 한번쯤 보셔도 괜찮을 듯 싶어요.

2008/11/19

Arms 암스 1~22 - 미나가와 료지 : 별점 3점

 

Arms 암스 21 - 6점
료우지 미나가와 지음, 박련 옮김/세주문화

료는 평온하게 학교생활을 보내는 평범한 고등학생. 그러나 그의 학교에 하야토가 전학온 뒤 그의 일상이 급변한다. 료는 몸에 나노 생체 병기가 이식된 실험체, 이른바 “암스” 의 한명이었던 것. 료는 하야토, 그리고 또다른 암스인 다케시 등과 함께 자신들을 노리는 비밀의 조직 “에그리고리”에 맞서게 된다.

최근 남는 시간에 만화책 읽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읽게 된 작품 중 하나가 이 “암스” 입니다.

이 만화는 이른바 90년대 식 소년 만화의 왕도랄까.. 뭐 그렇습니다. 외계에서 온 미지의 무언가에 의해 전투무기화 하는 소년(들) 과 그 소년(들)이 그들을 쫓는 범세계적인 어둠의 조직과 맞서 싸운다는 배틀물 설정은 지금 읽기에는 너무나 낡은, 흔해 빠진 이야기지만 당시 상당히 유행을 이루었던 소재로 기억됩니다. “열혈”과 “근성”, 그리고 “노력”으로 대표되는 소년만화 감수성이 강한 것 역시 90년대라는 시대를 느끼게 하기에는 충분하고요.

하지만 이 작품은 이러한 설정을 답습한 배틀물로는 끝나지 않는 작품입니다. 외계에서 온 생체병기(?)와 “진화”가 뒤섞인 이야기는 이미 “가이버”가 써 먹긴 했지만 이 작품은 접근 방식이 전혀 다른 독특함을 지니고 있어서 아류작이라는 생각도 전혀 들지 않고요. 왜냐하면 “진화”를 곁들인 이야기의 변주가 괜찮았고 이른바 “암스”라는 존재 보다는 “인간” 이 더 강하고 소중하다는 주제가 꽤 그럴싸 했거든요.
아울러 주인공이 두뇌파에 실력을 겸비한 소년이라는 것 역시 특이했습니다. 주인공이 그 자체로는 이미 완성된 인물이라는 접근은 새로왔으니까요. (물론 암스 "자바워크"를 다루기 위한 약간의 성장통은 등장합니다만) 덕분에 “성장기” 로서의 소년만화적인 접근은 주인공 료 보다는 주인공 친구 하야토, 그리고 케이에게 집중되어 있다는 것도 독특한 점이죠. 그 외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에서 따온 몇가지 장치들도 작품에 잘 어울렸습니다.

그러나 문제점도 확실합니다. “가이버”를 너무나 연상시키는 줄거리야 앞서 말했듯 “유행”이라고 넘어간다고 치더라도, 단편 옴니버스 스타일이 아닌 장기 연재 장편이기 때문인지 곳곳에 스토리상의 헛점이 눈에 뜨이더군요. 점점 강해지는 악당 캐릭터들의 상성도 문제점이었고요. 그리고 인물 캐릭터들도 애매합니다. 대표적인 인물이라면 “백토끼” 다케시와 “하트의 여왕” 케이, 그리고 악당 중 한명인 “키스 그린”을 들 수 있겠네요. 다케시와 케이는 "오리지널 암스"라는 거창한 칭호에 걸맞지 않게 주인공 친구 1, 2 정도밖에 되지 않는, 이야기에 별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비중자체가 모호한 인물들이며, 잔인하고 냉정한 악당 “키스 그린’ 역시 갑작스럽게 카츠미에게 버닝하며 자신을 희생하는 이타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영 이해가 되지 않았거든요. 아울러 료의 부모인 전설의 용병 부부는 “만화” 라고 넘어갈 수 있겠지만 과장의 극치라 설득력이 0에 수렴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적당한 길이로 완결지어 다행이랄까요? 이야기는 전형적이지만 완벽하게 마무리되고 결말 또한 뒷끝없이 깔끔한 해피엔딩이라 마음에 듭니다. 왕도의 길을 걸은 전형적 작품이죠. 마음 비우고 뒤적이기에는 좋은 작품이라 생각되기에 별점은 3점입니다. 그림도 좋은 편이니까요.

2008/11/17

신입사원 1~5 - 야마구치 카츠미 : 별점 3점

 

신입사원 5 - 6점
야마구치 카츠미 지음/학산문화사(만화)

주말에 만화책을 좀 읽다가 얻어 걸린 조금 오래된 만화.
주인공 타쿠는 널리고 널린 스테레오 타입의 주인공, 즉 평범하고 별다른 특기도 없으면서 공부도 잘 못해서 대학도 3류이긴 하지만, 고등학교 때 부터 사귄 미모의 여자친구도 있고 여자친구한테 차인 뒤 곧바로 인기 여배우와 교제를 할만큼 나름 여자한테는 인기가 있는(?) 인물입니다 하지만 이 친구가 학교의 여왕님과 우연찮게 사귀게 된다는 뻔한 전개는 아니고 대학 졸업을 앞두고 취업을 위해 뛰는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제목 그대로 "신입사원" 이 되기 위해 분투하는 타쿠의 이야기지요. 구태여 예를 들자면 미유키의 마사토가 대학 졸업할 때 쯤의 이야기일려나....

일단 나름대로 신입사원으로서 노력하는 모습이나 각 기업들의 현실이 잘 보여져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별다른 노력이나 열정없이 살아오던 주인공이 취업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짧은 기간이지만 충실하게 보내는 과정이 설득력있게 그려지며, 다양한 주인공 친구들의 입사를 위한 제각각의 노력도 잘 전달되고 있거든요. 물론 이 만화처럼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이 행복한 결말을 맞는 것이 현실적이진 않을테고, 국내 기업들과 취업 방식에 차이가 많긴 하겠죠. 그래도 이 만화 등장인물들 만큼의 노력이 있다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전해주고자 하는 의미는 잘 나타내고 있는 만화라 생각됩니다. 나 역시 이렇게 열정적인 때가 있었나 하는 후회도 들고 말이죠.

그러나... 아쉽게도 기본적으로 뎃생력이 떨어지는 그림도 별로이며, 여배우가 등장하는 등 현실적이지 못한 설정도 눈에 거슬리며 대중적인 코드를 타기에는 이래저래 부족한 부분이 많이 보이기에, 또한 추천하기에는 취향을 많이 탈 것 같은 작품이라 추천은 어렵겠네요.

그래도 저는 재미있게 읽었기에 별점은 3점입니다. 소박하고 담담한 전개는 확실히 매력적이었습니다.

** 덧붙이자면, 4권 초반에 나오는 이른바 "학력 필터" 이론에 무척 공감이 갔습니다. "학력" 이라는 것은 최소한 그 사람이 학생 때 "공부" 에 열중했다는 것으로, 기업 입장으로 본다면 무언가에 "열중" 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는 것이죠. 만약 "학력" 이 안된다면 다른 특기를 어필해야 하는데 그런 것이 없다면 결국 기업은 판단재료로서 "학력"을 우선 순위에 둘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학연" 이라는 것이 얽히면 곤란하겠지만 결국 기업이 그 사람을 "판단" 하기 위한 여러가지 선택점 중에서 "학력"이 우선 순위가 높은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할 것 같기도 합니다.

2008/11/13

문화와 유행상품의 역사 1,2 - 찰스 패너티 / 이용웅 : 별점 3점

 

문화와 유행상품의 역사 2 - 6점
찰스 패너티 지음, 이용웅 옮김/자작나무

예전에 읽었었던 책인데 최근 읽을 책도 없기에 다시 꺼내어 읽은 책입니다.

전부 1, 2권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1900년대 초반에서 50년대 후반까지의 미국의 영화, 도서, 음악, 패션, 춤 등 거의 모든 분야의 유행상품과 문화를 나열하고 있습니다. 단지 나열에 그치지 않고 저자가 "왜 이것이 유행했는지" 에 대한 견해를 상당히 정확하게 짚고 있기도 합니다.

물론 너무 다양한 방면의 이야기를 한꺼번에 쏟아낸 탓인지 깊이는 좀 부족하고 도판이 부실하다는 약점도 있긴 합니다. 예를 들자면 개인적으로 "춤" 에 대한 내용은 전혀 관심이 없는데 시대별로 유행한 춤을 소개하고 있으니 대충대충 훝어보게 되더군요. 제가 재미있고 흥미롭게 읽은 내용은 2/3에 미치지 못하는 듯 싶으니 말 다했죠. 좀 더 분야를 축소해서 깊이있게, 디테일하게 파고 들었다면 좋았을텐데 약간 아쉬웠습니다. 또한 "왜 이 것이 유행했나?" 에 대해 짚고 넘어가긴 하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라는 답도 많아서 좀 황당하기도 하더라고요. 대표적인 것이 "데이빗 크로켓 열풍" 입니다. 단 4회의 미니시리즈 방영으로 전국적인 열풍을 불러온 데이빗 크로켓 현상에 대해 전혀 설명하지 못하고 있거든요. 유행이라는 것이 설명할 수 없는 이유가 많긴 하겠지만 너무 대충대충 넘어가는게 아닌가 싶었어요.

그래도 잡학 관련 도서를 좋아하기에 읽고나서 만족스러운 점도 많았습니다. 제가 지금 상품기획 일을 하고 있기도 한데, 당장은 도움이 되지 않겠지만 언젠가는 도움이 될 지도 모르는 일이죠. 정말이지 "유행" 이라고 불리울 만한 모든 것을 집대성 해 놓았기에, 트렌드에 대해 관심있는 사람들이라면 꼭 한번 읽어볼 만한 자료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니까요. 별점은 3점입니다.

**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히트 상품들로는 도서로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TV 시리즈로는 "하우디두디 쇼", 상품으로는 "훌라후프" 가 기억에 남습니다. "훌라후프"는 역시나 허드서커 사에서 만든 것은 아니더군요^^

2008/11/12

테이큰 (taken, 2008) - 피에르 모렐 : 별점 4점

 


전직 특수 요원 출신의 브라이언은 요원 시절 가혹한 업무환경으로 이혼당하고 은퇴 뒤 팝가수 보디가드 등으로 생계를 떼우는 신세이지만 딸 킴에 대한 사랑은 각별한 아빠다. 그러나 파리로 여행을 떠난 딸이 인신매매조직에 납치 당하자 그는 특수 요원 시절에 익혔던 다양한 기술과 자신의 인맥을 활용하여 딸을 구출하려는 혼자만의 작전에 돌입한다.


개봉 당시에 화제가 되었던 영화죠. 리뷰가 좀 늦은감이 있네요.^^

이 영화를 보고 난 소감은 한마디로 "본 시리즈 + 코만도" 라는 것입니다. 딸자식 구하기 위한 아버지의 액션을 본 시리즈처럼 트렌드에 맞게 녹여낸 영화거든요. 어쨌건 굉장히 재미있는 영화였고, 화제가 될 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코만도 생각이 난 나는 어쩔 수 없는 30대?)

그리고 캐릭터도 굉장히 마음에 들어요. 현실적이면서도 아주 매력적인 인물이거든요. 자기 딸만 구하면 되는 이 아저씨는 다른 인신매매로 잡혀온 여자들은 신경도 안 씁니다. 여자들이 있는 소굴을 알거나 하면 경찰에 전화한번 넣어줄 만도 한데 그런건 없어요. 또한 딸을 구하기 위해서 친구 부인한테까지 총질을 하는 비정함까지! 이 모든 것이 외려 현실적이라 확 와 닿았어요. 저라도 딸을 인신매매범한테 납치당하면 눈이 뒤집힐거 같으니 이해가 됩니다. 리암 리슨이 그만큼 캐릭터에 잘 어울렸기도 했고 말이죠. 게다가 악당들을 응징하는 모습은 정말 캬~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별다른 큰 예산 투입없이도 짜임새 있는 전개로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전개도 좋았습니다. 사건의 해결을 위한 수사(?) 과정도 볼만 했고요. 굉장히 간단한 줄거리로 일방적으로, 예상 그대로 흘러가는데도 불구하고 이만큼이나 긴장감과 재미를 불러올 수 있는 각본이 참 대단한 것 같습니다. 아주 작은 단서 (납치 당하기 직전 딸과의 통화내역, 딸의 휴대폰 메모리 카드)를 통해 추리해가는 과정도 추리 매니아로서 볼 거리였고요.

주인공의 이혼 설정이나 팝가수 보디가드 이야기 같은 것은 지나친 잔가지로 보이지만 뭐 이정도는 괜찮은 수준이죠. 별점은 4점입니다. 킬링 타임용으로는 아주아주 제격인 영화입니다. 아직 안 보셨다면 강력하게 추천드립니다.

2008/11/11

토니 힐러먼이 작고하셨군요.

최근 사망한 유명인들

고스트웨이

DELIUS 님 글을 보고 업어왔습니다.

마이클 크라이튼이 작고하셨다는 이야기는 널리 알려졌지만, 토니 힐러먼은 국내에서의 지명도가 너무 낮아서 뉴스조차 안된 것 같네요. 인디언 탐정이 등장하는 특이한 작품들인 "시간의 도둑", "카치나의 춤", "고스트웨이" 의 국내 출간 장편 모두가 평작 이상 되는 괜찮은 작품들이라 생각하는데 참 아쉽습니다. 옛 작품이나 다시 꺼내어 읽어봐야겠네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08/11/08

흑사장 살인사건 - 존 딕슨 카 / 맹은빈 (자유추리문고 12) : 별점 4점

黑死莊の殺人 (創元推理文庫) (文庫) - 8점
カ-タ-·ディクスン/東京創元社

* 자유 추리 문고는 절판이라, 일본판 서적 정보를 올립니다.
블레이크는 자칭 심령학자인 로저 다워스가 주관하는 의심스러운 강령회의 정체를 밝혀달라는 친구 헐리데이의 부탁으로 강령술에 관심이 많은 지인인 런던 경시청 경감 매스터즈와 함께 헐리데이 가문의 저택 흑사장으로 초대받는다. 그런데 그날 밤, 로저 다워스가 아무도 접근할 수 없는 상황, 그리고 완전 밀실인 상태에서 과거 교수형 집행인 루이스 플레이지의 단검으로 살해된 시체로 발견된다. 블레이크는 매스터즈 경감과 함께 알고 지내던 육군성 정보부장인 헨리 메리벨 경을 찾아가 사건 해결을 의뢰하는데...

요새 이래저래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돈도 없어 책도 구입하기 어려운 차에 응모한 모든 이벤트에 다 탈락해서 어쩔 수 없이 예전에 읽었던 고전을 다시 꺼내어 읽고 있습니다. 이 책은 출간된지 22년된 자유 추리 문고의 한권입니다. 첫 직장의 사장님이 제가 추리소설 팬인것을 알고 선물해 주신 책이죠.

이 작품은 존 딕슨 카의 카터 딕슨 필명 사용 시의 명탐정 캐릭터 헨리 메리벨 경, 통칭 H M 이 등장하는 작품이며, 딕슨 카 특유의 불가능 범죄의 향연이 벌어짐은 물론, 괴기스럽고 오컬트적인 설정이 도입된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오컬트적인 색채는 줄거리에서 알 수 있듯이 당시 영국에서 유행했다는 "강령술"을 중심으로 한껏 펼쳐지고 있습니다. 크리스티 여사님도 가끔 가져다 쓴 소재이기도 해서 미스터리 애호가들에게는 꽤 친숙한 소재이기도 하죠.

또한 추리적으로는 불가능 범죄 중 "밀실 살인" 을 주요 테마로 하고 있습니다. 밀실의 달인 딕슨 카의 솜씨가 유감없이 발휘된, 그야말로 완벽한 밀실을 보여주고 있으며, 독자에게 제공되는 정보도 공정하여 흥미진진한 두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주요 사건인 밀실 살인 말고도 추가적인 살인사건 한건과 소소한 사건들이 벌어지는데, 주 사건을 중심으로 유기적으로 모든 사건들이 합리적으로 타당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도 역시 거장의 솜씨를 느끼게 해 줍니다. 특히 흉기 부분에서 아직까지도 사용되는 걸작 트릭이 도입되어 있기도 하고요. 이 모든 추리적 요소에 앞서 말한 오컬트적인 이야기가 잘 결합되어 독자의 시선을 끝까지 끌어당기는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하지만 주요 트릭 중 하나인 "변장" 트릭의 현실성이 무척 떨어진다는 점과 그에 따르는 부연 설명이 약간 부족한 것이 아닌가 싶은 아쉬움이 있긴 하며, 실질적으로 "위증"에 의존하여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했다는 점에서는 약간 허무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 부분은 나름대로는 설득력넘치는 해결책이기에 단점으로 꼽기는 좀 어렵겠죠. 워낙 오래된 작품이라 이후에 유사한 트릭이 많이 등장한 탓일 수도 있으니까요.

어쨌건 고전 황금기 시대의 걸작으로 퍼즐러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당대 최상급의 불가능 범죄의 향연을 맛보는 재미는 다시 읽어도 아주아주 각별한 작품이었습니다. 특유의 오컬트적인 색채는 덤이고요. 몇가지 아쉬운 점 때문에 별점은 4점입니다만 앞서 말했듯 아쉬운 점들은 다 시대가 너무 오래 흘렀기 때문이지 작품의 가치를 떨어트리는 것들은 아닙니다. 이렇게 좋은 작품이 아직 재간되지 않는 것은 의아한데, 속히 황금기 시대 걸작들이 다시 출간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덧붙이자면, "마이크로포트"로도 불리우는 괴짜 명탐정 H M의 캐릭터가 잘 묘사되어 있어서 읽는 재미를 더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아무리 생각해도 H M 과 또다른 딕슨 카의 명탐정 기데온 펠 박사의 캐릭터 차이를 느끼기는 어려웠습니다. 왜 이렇게 창작을 했는지는 정말이지 모르겠습니다. 아시는 분 제보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2008/11/06

뱅크잡 (Bank Job) - 로저 도날드슨 (2008) : 별점 4점!

 


1971년 영국, 빚으로 고민하는 잔챙이 범죄자 출신의 카 딜러 테리는 옛 애인 마틴으로 부터 군침도는 제의를 받는다. 마틴이 알고 지내는 정부기관 요원으로 부터 로이드 뱅크의 경보장치가 1주일동안 해제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 테리는 땅굴을 파고 은행을 터는 작전을 실행하기 위해 팀을 꾸리고 곧바로 은행털이에 돌입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정부기관의 음모로서 은행 금고에 보관되어 있던 고위 공직자의 은밀한 사진을 비공식적으로 회수하기 위한 것이었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카피가 마음에 들어 감상한 영화입니다. 처음에 제목만 보고 "블로우 잡"으로 착각해서 제 정체성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한 영화이기도 하죠.... 어쨌건 일본의 "3억엔 사건" 처럼 엄청난 돈을 훔치는데 성공하지만 실제로 범인이 아직 검거되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영화적으로 잘 각색하여 풀어나가서 아주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웰메이드 범죄 스릴러 물입니다. 범죄의 진행 과정도 드라마틱하지만 그 이후의 전개 역시 무척이나 흥미진진해서 영화가 끝날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치기 힘들더군요. 범죄의 진정한 성공은 완전범죄라는 기존 상식을 무너뜨리는 대담한 협상 등은 무척 참신하다 느껴졌고요.

특히 범인들이 프로가 아닌 아마츄어들이었다는 것과 은행을 터는 동기 자체가 모든 관련자들에게 설득력있는 것이었다는 것 등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마츄어들이라 벌어지는 실수, 그리고 우연과 운에 의한 성공 등이 실감나게 표현되고 있으며, 은행털이, 정부기관, 경찰, 범죄자 등 복잡한 관계로 이야기가 진행됨에도 불구하고 무척이나 타당한 전개를 보여주고 있거든요. 사실 범죄물이 이치에 합당하게 전개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하지만 관객까지 설득하는데 보통 실패하기 마련이었고, 그동안 실망한 작품들도 적지 않은데 이 작품은 충분히 기대에 값했다 생각됩니다.

캐스팅도 상당히 괜찮은 편으로, 액션스타로만 알고 있었던 제이슨 스타뎀의 진지한 연기는 그다지 눈에 띄진 않지만 캐릭터에 아주아주 적합한 캐스팅으로 보이며, 그 외의 캐릭터들은 정말이지 실제 사건의 그 인물들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생생했습니다. 아울러, 개인적으로는 범행 장소가 "베이커 거리" 라는 것이 가장 인상적인 점 중 하나였습니다. 왠지 "붉은머리 클럽" 과 이야기가 머리속에서 겹쳐지는 것이 참 희한하고도 재미있었어요. 홈즈가 있었다면 진작에 체포되었을 텐데 말이죠.^^
그 이름도 찬란한 베이커거리! 죽기 전에 한번 가 볼 수 있으려나....

물론 마지막 극적 해결이 생각보다도 손쉬웠다는 점이 좀 걸리긴 합니다. 고위공직자의 언약 만으로 풀어주기에는 너무 중범들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고요. 일반적인 영화라면 다 죽이고 입막음 했을 것을... 나름 해피엔딩으로 끝맺은 것은 좋았지만 현실성이 너무 떨어지는거 아닌가 싶었어요. 그 외에도 약간의 인종차별적 시각 및 두루뭉실하게 넘어가는 몇몇 요소들이 없잖아 있는 등 아쉬운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킬링타임용으로는 손색없는 흥미진진 두근두근 작품이라 추천하고 싶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는 대부분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니까요. 별점은 4점입니다.

2008/11/05

명탐정 코난 극장판 Vol.12 - 전율의 악보 (Full Score of Fear) : 별점 3점

 


Vol.11 : 감벽의 관

Vol.10 : 탐정들의 진혼가

Vol.9 수평선 위의 음모

Vol.8 은빛 날개의 마술사

유명 피아니스트 도모토 카즈키의 도모토 홀 개관 공연인 파이프 오르간 연주회를 앞두고 살인사건이 벌어진다. 소노코 덕분에 연주회를 참관하게 된 코난 일행은 연주회에 참여하는 소프라노 가수 아키바 레이코와 친분이 생기지만, 아키바 레이코를 노리는 정체불명의 인물이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이후 살인사건이 연쇄살인사건으로 발생하지만 범인은 오리무중. 그 상태에서 연주회의 막이 오르는데....

잊을만 하면 등장하는 명탐정 코난 극장판의 12번째 작품을 어제 감상하였습니다. 클래식 연주회가 주 소재인데 "노다메 칸타빌레"의 영향일까요? 어쨌건 이전 작품인 "감벽의 관"이 상상을 초월하는 쓰레기였던지라 별 기대를 하지는 않았는데 이 작품은 그런대로 평범한 수준의 완성도는 보여주더군요. 하긴 "감벽의 관"과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모욕이겠지만...

이유는 안정된 작화, 그리고 근래 코난 극장판에서 일종의 강박관념으로 작용하기도 했던 "올스타 캐스팅" 이 자제된 덕분이기도 하겠죠. 이 작품에서는 전형적인 코난 이야기의 등장인물들인 모리탐정 - 란 - 소노코 - 아가사박사 - 소년 탐정단 정도만 등장할 뿐 아니라 실질적 활약의 90%를 코난이 담당하고 있어서 이야기가 분산되지 않는 것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란과 소노코, 아가사 박사와 소년 탐정단은 평상시의 역할대로 불쌍한 피해자와 개그 캐릭터 정도로만 활용되고 있거든요. 막판 하이바라의 잠깐 활약은 제가 하이바라의 팬인지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고요. 어쨌건 "아동 모험 활극"으로 전락한 극장판들에 비한다면 "추리"라는 요소를 제대로 살린 작품이라 즐겁게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추리적으로는 아주 만족스럽지는 않습니다. 한심한 수준은 아니긴 한데 너무 평범한 이야기라 극장판에는 걸맞지 않아 보였거든요. 범인도 조금만 생각하면 추리가 가능할 정도니까요. 제목과 내용에 걸맞게 약간의 음악적 장치가 양념처럼 쓰이고 있긴 한데 그다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는 않으며, 아무리 음악을 이용한 트릭을 위한 설정이라지만 전설의 음치 코난-신이치가 "절대음감"의 소유자라는 발상은 당쵀 이해가 안되더군요. 아울러 범행의 동기 역시 설득력이 있다고 보여지지는 않습니다. 마지막 살짝의 반전은 괜찮았지만 오해 치고는 너무 스케일이 큰 것 아닌가 여겨졌어요. 

또한 극적인 상황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몇가지의 설정들이 문제점이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어 밖에서 폭탄이 수십발 터지고 있는데 아무리 완전 방음된 콘서트 홀이라도 내부의 관객들이 전혀 모른다는 상황이나 굉장히 멀리 떨어져 있는 전화를 목소리로 주파수를 맞춰 전화를 건다는 이야기 등은 아무리 생각해도 상식적으로 무리잖아요. 괜히 이야기만 길어졌어요. 이야기가 길어진 것에는 "연주" 장면이 삽입된 탓도 있지만 더 압축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죠...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극장판"이라는 수준은 겨우 충족시켜 주는 수준이긴 하지만 그래도 전작보다는 훨씬 나은 수준의 완성도라 다행이라는 느낌이 드네요. 아주 좋았던 시리즈의 다른 작품들과 비교하기는 무리지만 별로였던 작품들보다는 나은, 최근작들 중에서는 손꼽을만한 나름의 이야기 완성도는 갖추고 있거든요. 다음 작품은 좀 더 좋아지길 바라겠습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분발하세요~!

민트패드 죄송합니다^^

민트패드 공개에 앞서...

스펙과 시연회 동영상 등을 이제서야 챙겨봤습니다.

보고난 결론은 "상당히 재미있는 기기" 라는 것입니다.

물론 320*240의 3인치도 안되는 액정에서 인터넷 풀 브라우징을 한다는 것은 상당히 무리겠지만, 나름의 최적화된 컨텐츠 등을 제공한다면 재미와 놀이 측면에서 사용자에게 색다른 경험을 줄 수 있는 기기라 생각되네요.

가격도 제 생각보다 훨씬 착하기도 해서, 새로운 시장 창출 및 키덜트 족의 공략을 통해 5만대 이상은 충분히 팔릴 것 같습니다. 단, 출시가격이 아무래도 모든 유통 채널에 제공되기에는 무리로 보이는데 얼마나 시장에 깔릴지는 두고 봐야겠죠.

어쨌건 민트패드 화이팅입니다. 작업하신 모든 분들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2008/11/04

민트패드 공개에 앞서...

아이리버 양덕준 사장님과 최문규 부사장님이 합작하여 만든 회사인 "민트패스"의 야심작 첫 모델이 곧 공개될 모양이군요.

아직 상세 스펙과 기능 전반에 대한 내용은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대충 보면 약 3인치 대의 터치 스크린 wi-fi 기기로 보입니다.

하지만 3인치에 800 해상도는 불가능할테니 480*320 (Max) 해상도로 잡는다면 풀브라우징이 과연 얼마나 효용성이 있을지 의문이 생기며, wi-fi 기능 자체가 휴대용 단말에 과연 적합할 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D2 등과 유사한 미니 PMP (MP4P) 기능에 무선 인터넷만 붙여 놓은 정도로는 시대를 바꾸기에는 좀 어려워 보이네요. 카메라도 붙어있긴 한데 전체적으로 공개된 기능만 놓고 본다면 일반 인터넷 휴대폰이나 아이폰, NDSL-i 대비 경쟁력이 과연 있을까 궁금해 집니다.

아울러 가격도 어떤 칩셋인지 잘 모르겠지만 공개된 Spec 및 wi-fi기능 추가와 카메라 추가 등을 감안한다면 판매가는 30만원은 족히 넘을 것이라 예상되며, 때문에 얼리어답터에게만 어필할 수 있는 기기라 판단되기에 국내 판매 5만대를 넘기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군요.

결론적으로 대박 기대 제품이라기 보다는 모험적인 "투자" 개념의 제품이라 생각됩니다. 물론 오늘 실제 제품이 완벽하게 공개되어 스펙 등이 제 예상을 뛰어넘는다면, 가격이 굉장히 싸다면, 아니면 KT 등이 전략적으로 달라 붙어서 마케팅을 해 준다면 혹시 모르겠습니다만...

2008/11/03

석양에 빛나는 감 - 다카무라 카오루 : 별점 3점

 

석양에 빛나는 감 II - 6점
다카무라 카오루 지음/고려원(고려원미디어)

어느 뜨거운 오후, 동경 하이지마 전철역에서 한 여자가 선로로 뛰어들어 자살하는 사건을 목격한 경시청의 형사 고다 유이치로는 사건 현장에서 도망친 한 여인 사노 미호코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한편 사노 미호코의 결혼전 애인이었던 노다 다쓰오는 사건 이후 다시 미호코와의 밀회를 시작하게 된다...


다카무라 카오루의 범죄소설입니다. 이전에, 아주 오래전에 구입했었지만 이제서야 완독하게 되었네요.

일단 이 작품은 아주아주 광의의 의미에서의 추리소설입니다. 범죄가 약간 등장하며, 추리적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소설을 이끌어나가는 두명의 주인공, 즉 고다 유이치로와 노다 다쓰오의 심리묘사를 통해 범죄와 악의의 발생에 대한 세밀한 묘사를 중심으로 하고 있는 일종의 범죄소설로 순문학에 가까운 작품이거든요. 범죄가 이루어지는 과정 형사의 수사가 중심이니 만큼 구태여 구분하자면 "도서형 사회파 범죄 순문학소설" 정도 될까요?

개인적으로는 카뮤의 "이방인" 과 굉장히 유사한 작품이라 생각되기도 했습니다. 이방인의 뫼르소가 범행을 저지르는 이유는 "더위"라는 너무나 하찮은 것이지만 작품 전반에 걸친 더위와 태양에 대한 짜증나는 묘사를 통해 독자를 설득시키고 공감에 이르게 하는 것 처럼, 이 작품도 거의 700여페이지에 달하는 장편 분량의 대부분을 더위와 두통, 짜증과 우울함만 가득한 일상생활의 묘사를 통해 두명의 작중 주인공의 비이상적인 심리상태를 독자에게 감정이입시킨다는 점에서는 똑같아 보였으니까요.

또한 순문학스러운 작품 답게 굉장히 디테일하면서도 문학적인 묘사도 많습니다. 제목부터 멋지지만 제목과 연관되는 마지막의 "석양에 빛나는 감빛으로 내리는 불타는 비" 라는 묘사 같은 것은 정말 흉내내기도 어려울 정도로 뛰어나다 생각되고요.

그러나... 사실 약간 지루한 것도 사실입니다. 나오키상을 수상한 작가들의 작품이 대부분 그러한 편인데, "추리소설"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왔음에도 추리 애호가로서 즐길거리가 별로 없다는 점이 가장 아쉬운 부분이죠. 작중에 등장하는 고다 유이치로가 원래 맡고 있는 "호스테스 강도 살인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그나마 추리적인 요소가 많은 부분인데 작품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만큼의 매력적인 요소는 많지 않았습니다. 지나치게 장황하고 디테일한 묘사 덕분에 너무 이야기가 늘어지는 감도 없잖아 있고 말이죠.

작품성 측면에서만 따진다면 상당한 수준의 작품이라 국내에는 차라리 순문학 작품으로 알려졌다면 어떨까 싶기도 한데 주인공이 경시청 형사이고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는 만큼 어필하기는 쉽지 않았겠죠? 문학성이 높다는 점에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지만 추리소설로는 아쉬운 부분이 더욱 많기에 별점은 3점입니다.

2008/11/01

1년 중 가장 슬픈 날은 야구 시즌이 끝나는 날이다

 


야구 시즌이 어제로 끝났네요. 뭐 플레이오프 때 부터 예상은 했지만 준우승에 머무르고 말았습니다.
어떤 분들은 감독 탓을, 어떤 분들은 선수 탓을 하시기도 하시지만 어쨌건 SK는 당대의 최강팀이죠.
강력한 에이스와 마무리도 없이, 중간계투와 타선의 힘만으로는 이 정도가 한계가 아니었나 보여지기도 하네요.

이혜천 선수의 호투가 돋보였던 3차전을 꼭 잡았어야 했고, 잡았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크고,
내년 시즌에는 정말로 김동주 선수가 떠날지도 모르며, 이혜천 선수의 잔류도 불투명한 등 전력이 약해질 요소가 크기에 이번 시즌에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랬었는데....

어쨌건 김경문 감독님 이하 모든 코치와 선수분들 전부 열심히 하셨습니다. 올 한해도 두산 팬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웠습니다.
이번 코리안 시리즈를 경험하며 더욱 성장할 젊은 선수들에게 기대를 걸어 봅니다. 

특히, 현수야. 괜찮아. 너 때문에 웃은 날이 더욱 많았단다. 내년에 더욱 멋진 모습 보여주라.

파이팅! 허!슬!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