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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26

적색의 수수께끼 - 나가사카 슈케이 외 / 김수현 : 별점 3점

 

적색의 수수께끼 - 6점
나가사카 슈케이 외 지음, 김수현 옮김/황금가지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한 작가들의 중단편 5편을 모아놓은 중단편선집입니다. 란포상을 탄 작품은 아니고요. 
각 작품의 성격은 전부 달라서 본격물과 스릴러, 모험물(?) 등 특정한 쟝르가 아닌 다양한 쟝르가 섞여 있습니다. 5편 중 본격물은 ""밀실"을 만들어 드립니다" 한 편 뿐이고 "구로베의 큰 곰"은 산악 조난-모험물, "라이프 서포트"와 "가로"는 사회파를 계승한 듯한 일반인의 진상 탐구 추리물, "두개의 총구"는 스릴러입니다.

이 중 개인적으로는 "구로베의 큰 곰" 을 가장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정말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두근두근한 이야기였기 때문입니다. 그 외의 작품들도 재미있게 읽기는 했는데 수준의 편차가 있긴 하더군요. 그래도 국내에서 그동안 접하기 힘들었던 작가들의 중단편을 맛볼 수 흔치 않은 기회였기 때문에 만족스러운 독서였습니다. "희고 긴 복도"의 가와다 야이치로의 작품을 다시 읽을 수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거든요. 이런 것이 앤솔로지 단편집의 매력이겠죠.

비슷한 시리즈로 "청색의 수수께끼"도 있는데 읽어봐야겠네요. 앞으로도 이러한 추리 단편선집의 출간이 계속되었으면 합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밀실"을 만들어 드립니다 - 나가사카 슈케이
주인공 "나"는 추리소설가로 매주 수요일에 단골 카페 "사쿠"에서 열리는 추리 모임의 멤버. 어느날 "나"는 카페 모임의 주요 게스트인 "상복 부인"에게서 수수께끼 같은 메시지를 받고 뒤이어 벌어진 추리 모임에서 모임의 최 연장자인 회장의 밀실 재현극 해결에 고심한다. 결국 조수와도 같은 가출소녀 피노코의 도움으로 수수께끼를 해결하지만 회장의 밀실 살인 사건을 접하게 되는데...

정통 본격 추리물이면서도 140페이지 가까이되는 중편인데 이 책 안에서는 가장 재미가 떨어지는 작품이었습니다. 제목 그대로 "밀실"에 지나치게 집착한 듯한 작위적인 설정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거든요. 밀실 수수께끼 자체는 재미있었고 마지막 사건의 트릭 자체는 괜찮았지만 여러 캐릭터들의 묘사도 진부했고 동기가 설득력이 없어 높은 점수를 주기는 힘드네요. 그냥저냥한 작품이었습니다. 별 2개 정도?

구로베의 큰 곰 - 신포 유이치
구로베의 큰 곰이라 불리우는 나는 오래전의 사고를 계기로 산장지기를 맡아 외롭게 생활을 하고 있는 도중, 예전 자신의 사고와 같은 사고를 접하고 구조를 위해 출동한다.

산악 조난-모험물입니다. 주인공 야가미, 그리고 구로베의 큰곰 히누마를 오가는 시점의 변화가 인상적이었고 워낙 전개가 손에 땀을 쥐듯 긴장감을 전해다 주기에 정말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던 작품이었습니다. 막판의 시점 변화를 통한 살짝의 반전도 괜찮았고요. 별 4개가 아깝지 않았습니다!

라이프 서포트 - 가와다 야이치로
의료사고 뒤 균형감각을 읽고 휴직중인 의사 요시토는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한 부유한 시한부 인생 노부인 히토미의 주치의를 맡아 그녀의 딸을 찾기위한 여정에 동참한다.

가와다 야이치로의 작품으로 "희고 긴 복도" 처럼 역시나 의사가 주인공이지만 실제 내용은 예전에 가출하여 행방불명된 딸의 행방을 찾는 사회파적 구성을 많이 답습하고 있어서 특이했습니다. 120여 페이지에 걸쳐 제법 길게 여러가지 단서를 통해 딸을 찾아내는 과정은 꽤 현실적으로 그리고 있어서 읽는 재미는 충분하지만 사실 그 단서라는 것 들이 너무 뻔한 조사를 통해 이루어지기에 예전의 사립탐정을 통한 조사에서 밝혀내지 못한 것이 외려 미심쩍기도 했습니다. 앞뒤가 조금 안 맞는달까요? 또 막판의 급작스러운 전개는 너무 달려준거 아닌가 싶기도 했고요. 평작 수준의 작품이었습니다. 별 3개.

가로 - 신노 다케시
애인 노리코와의 다툼으로 거리를 배회하던 다쓰야는 급작스럽게 모르는 인물로부터 피습을 당한다. 그러나 그 인물의 자살 후 밝혀진 유서에 예전 원수를 죽이겠다는 표현 때문에 주간지 등에서 피습자인 다사카의 딸 지아키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몰리게 되고 결국 스스로 사건의 진상을 조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의절한 아버지가 살고 있는 예전 고향 마을로 내려간다.

일단 설정 자체가 참 좋았습니다. 갑작스럽게 습격을 당했는데 습격한 인물의 유서를 통해 외려 피해자가 다른 사건의 가해자 처럼 인식된다는 이야기는 그 자체만으로도 재미있고, 미디어의 횡포를 잘 보여기도 하거든요. 그러나 그 이후 사건의 진상을 찾아가는 과정이 과거 의절한 아버지와의 추억담과 맞물리면서 그닥 마음에 들게 전개되지 못해서 아쉬웠습니다. 또한 지아키가 왜 다쓰야에게 관심을 가졌었는지에 대한 설명도 부족하고요. 뭐니뭐니해도 너무 큰 사건에 대한 주인공의 망각 자체는 설득력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리고 두개의 사건의 진범은 결국 밝히지 않고 끝나는 것도 개운치 못했습니다... 
초반 전개와 설정은 좋았는데 뒷부분이 영 껄끄러워 좋은 점수는 주기 힘드네요. 별점은 2.5점입니다.

두 개의 총구 - 다카노 가즈아키
거리에서 일어난 무차별 총기 난사사건의 범인과 같은 건물에 갇히게 된 청소 아르바이트 주인공의 살아남기 위한 사투

스릴러물입니다. 소수의 인물과 닫힌 공간에서의 살의를 다루었다는 점에서는 이전 읽었던 "고백" 과 유사합니다. 흔한 소재이긴 하지만, 이 작품은 나름의 긴장감을 영화와도 같은 구성으로 잘 그려내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심리묘사도 좋았고요. 
그러나 범인이 "이중인격"이라는 점에 지나치게 집중하여 반전이 연속되는 결말부는 좀 뻔하기도 하고 시시하기도 했습니다. 차라리 우직한 스릴러로 밀어 붙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별 3개 줍니다.

2008/06/21

러시아 추리작가 10인 단편선 - 엘레나 아르세네바 외 / 윤우섭 외 : 별점 3점

 

러시아 추리작가 10인 단편선 - 6점
엘레나 아르세네바 외 지음, 윤우섭 외 옮김/황금가지

제가 좋아하는 추리 단편집에다가 이색적인 러시아 문학이라.. 도저히 안 사볼 수 없는 책이었죠. 그렇지만 역시 친숙한 추리 단편 문법과는 좀 차이가 있어서 완독에 좀 시간이 오래 걸렸네요.

정통 추리물도 있고 심리 스릴러도 있고 블랙 코미디도 있는 등 다양한 쟝르가 혼재되어 있으며, 작품 수준도 천차만별이지만 평균적으로는 범작 수준 정도는 유지하는 듯 합니다. 결론만 이야기하자면 신선하고 이색적인 부분 덕에 꽤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단편집이었다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베스트는 아주아주 독특한 블랙코미디적 "천사가 지나갔다"와 정통 추리 문법에 충실한 "이지웨이" 였습니다. 전체적인 별점은 3점입니다.

자세한 작품별 평은 아래와 같습니다.

니나의 크리스마스 기적
사립탐정 알렉세이는 부유한 미망인 니나로부터 조사 의뢰를 받는다. 의뢰 내용은 키에프 역의 거지 소녀가 10년전 유괴당해 실종된 자신의 딸인지의 여부.
보기드문 "입양물" 입니다. 이러한 작품의 경우 대부분 입양과 관련된 재산분배가 이야기의 축이 된다는 것이 당연한 것일테고, 이 작품 역시 비슷한 구도로 흘러갑니다. 그러나 이 작품은 여기서 더 나아가 입양 상황 자체에 대한 의심, 그리고 이 상황을 꾸민 인물은 누구이며 진짜로 노리는 것이 과연 무엇인가? 에 대한 수수께끼 풀이가 복잡하게 얽혀서 읽는 내내 아주 흥미진진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가 무대라고 해서 이야기의 설정이 아주 독특한 것은 아니고 사립탐정이 등장하는 등 전형적인 영미권 추리물과 이야기의 얼개가 비슷한 것이 외려 놀라왔습니다. 추리물은 역시나 만국공통의 어떤 형식이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쨌건 반전이나 형식이 놀랍지는 않고 평이한 탓에 별 3개 때립니다.

공포의 인질 또는 내 고독의 이야기
폴리나는 위험한 사업을 하고 있던 남편의 총격 살해사건 뒤에 갑자기 사라지고, 얼마뒤 남편의 친구였던 바짐에 의해 기억상실상태로 발견되는데..
제목이 굉장히 시적인데 실상 내용은 뻔한 복수극입니다. 친구와 친구의 아내를 둘러싼 복수극은 엄청나게 진부한 소재이기도 하지만 이 작품은 황당하게도 증거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의 직감에만 의존하는 복수극으로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그래서인지 설득력이 떨어지고 긴장감도 그닥 느껴지지 않네요. 대국 러시아의 국민성 탓일 수도 있겠지만 사람을 죽고 죽이는 관계가 너무 쉽게 설정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눈여겨 볼만한 설정은 딱 하나, 폴리나가 바짐이 자신을 찾게끔 만드는 장치 하나뿐인데 이 역시 그냥 이야기에 묻혀 지나갈 뿐입니다. 심리묘사는 탁월하지만 너무 질질 끄는 탓에 지루하기까지 했고요. 좋게 이야기하자면 러시아 문학의 전통을 나름 이어받아 승화시켰다는 정도? 별점을 주자면 2개 밖에는 못 주겠네요.

천사가 지나갔다
드미트리 안토노비치 슈마코프는 개인병원의 주임의사로, 자신이 수술을 집도한 환자 표토르의 급작스러운 사망 소식을 듣고 격분한 뒤, 우연히 의사휴게실에서 환자의 링거팩을 발견하고 고의적인 살인사건이 아닐까 의심하는데
아주 재미있게 읽은 작품입니다. 추리물이라기 보다는 일종의 상황극 드라마 같은데 일종의 갇힌 공간인 병원에서 주위 사람들의 증언과 알리바이를 확인해 나가며 진상을 파악하려고 애쓰는 주인공과, 주인공의 생각과 전혀다른 결말이 상당히 재미를 가져다 주는 작품입니다. 추리물로 보기보다는 왁자지껄 블랙코미디랄까... 그렇지만 증언과 증언들의 진위가 갈리는 마지막 장면의 통쾌함, 그리고 작품 전체에 흐르는 블랙코미디의 정서가 돋보여 별 4개의 가치가 충분했던 작품입니다. 물론 슈마코프의 로맨스(?)가 통하는 설정은 단지 천사의 능력이라고 보기에는 지나치게 비약적이긴 하지만 뭐 그 정도는 봐 줘야죠^^

이지웨이
친구와의 크리스마스 파티 약속 때문에 마지막 버스를 타게 된 추리작가 알료냐는 버스 안의 승객들과 함께 기묘한 사건에 휘말린다.
추리작가가 탐정역으로 등장하는 작품으로 초반부의 여러가지 복선이 결말부분에서 모두 해결되는 추리적 장치는 잘 갖춰 놓은 작품입니다. 완성도 면에서는 허술한 부분도 눈에 뜨이며 정교하다기 보다는 단서 과잉일 정도로 단서가 곳곳에 넘치지만 그런데로 잘 끌고가서 마무리하는 것이 좋은 수작입니다. 그런데 이 작품도 주인공들 이름만 빼고는 "러시아적" 인 분위기를 느끼기는 좀 힘든 글로벌한 느낌이 들더군요. 그래도 아주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행복한 크리스마스
나는 학교 동창이자 악연으로 얽힌 친구 아냐의 집 애견 실종 사건에 도움을 요청받고 애견을 창고에서 발견하지만 그 사실을 숨긴다. 뒤이어 아냐의 남편인 세냐가 권총 자살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유언장에 관련되어 풍파가 몰아닥치는데...
서구 미스테리의 한 축인 "유산상속"에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실제 범행에 관련된 내용은 잘 짜여져 있고 추리적으로도 완벽한 수준이지만 가장 중요한 유언장의 진위여부가 두루뭉실하게 넘어가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단점으로 보입니다. 원래 변호사가 따로 있는 상황에서 유언장을 들고 나타난 누군가, 의심하는 것이 당연할텐데 그러한 것이 설명되고 있지 않거든요. "단지 연극" 이라고 설명하는 것은 반칙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사건의 발단과 전개, 결말 모두 추리적으로는 완벽하지만 아주 높은 점수를 주기는 힘드네요. 그냥저냥 평작 수준이었습니다.

복수의 물결
대학교 입학 문제로 모스크바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료사는 높은 보수 때문에 크렘뇨프 가문의 하녀로 일하게 된다. 하녀장 타이시야의 온갖 히스테리에도 견뎌내는 와중에 소치에서 벌어진 파티에서 크렘뇨프가 살해되는 사건이 일어나고, 곧이어 미망인이 내건 현상금 10만달러의 유혹 때문에 료사는 범인을 직접 밝혀내기로 마음 먹는다.
1인칭 시점의 나름 매력적인 주인공 덕에 읽는 재미는 충분했습니다. 러시아 신흥 귀족층의 흥청망청한 분위기도 잘 살아있고요. 또한 추리적 요소와 단서, 정교함 역시 기대 이상으로 잘 짜여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대학 재수생(?) 신분인 주인공이 손쉽게 범인을 특정할 수 있을 만큼 알려진 정보를 경찰이 간과하고 넘겼다는 것이 전혀 설명되고 있지 않더군요. 추리적으로는 성공했지만 독자를 납득시키는 데에는 반쯤 실패했다고나 할까요? 조금만 더 신경써 주었더라면 훨씬 좋은 작품이었을텐데 아쉽네요. 별 3개 정도의 범작이었습니다.

러시아식 성탄절
스페틀라나는 영화 퀴즈에 당첨되어 "러시아식 성탄절"이라는 방송 촬영 출연자들과 같이 성탄절을 보낼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유명배우 아르세네프를 비롯하여 다양한 유명인들이 모인 시골 저택에서 촬영은 시작되는데 아르세네프의 전부인 잔나가 살해된 시체로 발견된다...
떠들썩한 분위기. 뭔가 러시아스러운 느낌을 전해주는 단편이었습니다. 그러나 너무 장황하고 혼란스러운 점은 작품에의 몰입을 방해하는 측면이 있었습니다. 러시아스럽긴 한데 말이죠... 그래도 추리적으로 결정적인 단서가 등장하여 거기서 모든 사건이 풀린다는 깔끔한 전개는 괜찮았고 여러가지 설정면에서의 디테일이 좋았기에 평작 이상의 수준은 되는 것 같습니다. 별 3.5개 정도?

마지막 성탄절
젊은 아내 야나와 같이 사는 보리스는 큰 병에서 막 회복되어 야나의 보살핌으로 살아가고 있는 상태. 그 해의 마지막 날, 쓸쓸한 둘만의 새해맞이가 되지 않도록 야나의 친구 몇명을 불러 작은 파티를 여는데 그 날 야나가 살해된다...
두번의 반전이 있는 짤막한 소품입니다. 심리 묘사가 탁월하여 읽는 재미는 좋았는데 마지막 반전은 좀 뻔하긴 하더군요. 소품이자 평작. 걍 기본정도 하는 작품이죠.

예정된 살인
줄거리 요약 불가...
너무 혼란스럽고 어지러운 소설이라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작품 전개를 알 수 없을 정도였거든요. 번역의 문제인지 원래 그런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도저히 소설 수준으로 보아주기 어려울 정도여서 뭐라 평할 수 없네요. 번역한 분이 다시 한번 읽어나 보셨는지 의심이 갈 정도로 알 수 없는 내용이었습니다. 별 1개도 주기 힘드네요.

2008/06/15

무지개집의 앨리스 - 가노 도모코 / 장세연 : 별점 2점

 

무지개집의 앨리스 - 4점
가노 도모코 지음, 장세연 옮김/손안의책(사철나무)

전에 읽었던 "나선계단의 앨리스"에 이어지는 샐러리맨 출신 탐정 니키와 아리사 컴비 연작의 두번째 단편집입니다.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실망스러웠습니다. 이른바 "일상계 미스터리물"을 많이 접하다보니 식상해진 측면도 있지만 이야기 자체가 너무 재미없었거든요. 일상계 미스터리가 워낙 잔잔하고 소소한 사건들을 다루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이야기가 이렇게 재미없어서야 소설 자체로 성립하기 어려운거 아닌가 싶은 생각마저 드네요. 또한 추리적으로 잘 짜여진 이야기도 별로 없어서 추리물로의 재미 역시 많이 떨어져 보입니다. 소시민 고바토 - 오사나이 시리즈 역시 두번째 작품 "여름철 트로피컬 파르페 사건"이 무척 재미없었던 기억에 비추어 볼 때, 역시 "일상 속에서 펼쳐질만한 재미있고 기발한 소재"가 동일한 캐릭터로 계속 등장하는 것은 무리수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하여간에 총 6편의 이야기가 실려있는데 거의 모든 작품이 지루하고 시시한 이야기들 뿐이네요.

이렇게 시시할 바에야 만화 QED처럼 잔잔하고 소박한 사건 + 강력 사건 미스테리가 잘 어우러져서 재미를 극대화시키는 방향이 낫지 않을까 싶어요. 나름 묵직한 사건도 등장하고 일상 속에서의 소소한 사건도 잘 조화를 이루는 등 일상계에 얽매이지 않고 소재의 제한을 두지 않는 쪽이 좋았을 것 같거든요. 와카타케 나나미의 작품인 "네 탓이야"  같은 경우가 좋은 예가 될 수 있을 것 같네요. 아니면 일상 속에서의 악의나 서늘한 사건을 그리는 로열드 달 분위기로 가 주던가.

하여간, 세번째 시리즈가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지루한 일상계 시리즈의 전형인 이 시리즈를 더 이상 사볼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나마 베스트를 꼽으라면 평작 이상 수준은 보여주는 "감옥의 집의 앨리스"를 꼽겠습니다.

무지개 집의 앨리스 :
니키는 아리사를 통해 소개받은 주부들의 모임에 참석하여 자신이 "미세스 하트"라 별명지은 부인에게 조사 의뢰를 받는다. 의뢰 내용은 그녀가 속한 주부들 커뮤니티에서 발생한 이해할 수 없는 사건들과 협박장들.
이번 편에 많이 등장하는 주부들 커뮤니티 시리즈 1작입니다. 워낙 사건이 별볼일 없어서 지루했고 일본어 말장난은 짜증나는 수준이었습니다. 결말은 그나마 깔끔한 편이지만 뭔가 좀 뻔한 느낌이었고요.

감옥의 집의 앨리스 :
전작에서 인연을 맺은 산부인과 아오야마 의원과 우연한 통화를 통해 사건 조사 의뢰를 받게 된다. 의뢰 내용은 병원에서 발생한 신생아 유괴 사건.
1편에 등장했던 아오야마 의원이 또 등장하네요. 이 작품은 그런대로 괜찮았습니다. 약간 강력사건 냄새가 났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추리적으로 제법 괜찮은 수준이었거든요. 동기와 사건 전개 모두 확실한 수준작이었습니다.

고양이 집의 앨리스 :
"무지개 집의 앨리스" 편의 주부 모임에서의 또다른 사건 의뢰. 의뢰는 그녀들의 친구인 사나에씨의 의뢰로 많은 고양이를 키우는 그녀가 우연찮게 발견한 고양이 ABC 살인사건이었다.
역시나 주부 커뮤니티 시리즈입니다. 고양이 ABC 살인 사건이라는 설정 자체도 웃기지만 모든 것이 익명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벌어진다는 설득력없는 전개가 영 맘에 들지 않더군요. 결말 역시 씁쓸했습니다.

환상의 집의 앨리스 :
아리사의 본가 가정부 후키코의 의뢰로 니키는 아리사가 왜 후키코를 싫어하게 되었는지 조사하게 된다.
추리물이라기 보다는 아리사의 과거에 얽힌 추억담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듯 싶네요. 캐릭터 설명을 위한 취지는 좋지만 힘이 다 빠질정도로 재미가 없었습니다. 추리 단편이라기 보다는 아리사 팬픽으로 보는 것이 낫겠더군요.

거울의 집의 앨리스 :
니키의 아들 슈헤이가 자신의 약혼녀 유리아의 보호 요청을 보내온다. 과거 사귀던 아키코라는 아가씨로부터 협박을 받게 된 것.
니키가 추리에 실패하는 모습이 처음으로 등장하는 이색작입니다. 전작에 이어 이번 편은 니키의 과거와 가정사에 얽힌 이야기로 보이기도 하네요. 그렇지만 제법 긴장감있는 전개를 보여주기는 했는데 결말이 매끄럽지 못해서 아쉬웠습니다. 유리아에 관련된 결정적인 단서가 그닥 공정하지 못해서 추리적으로 높은 점수를 주기도 힘들었고 말이죠. 그래도 보석 은닉 장소에 대한 내용 하나만은 마음에 들었으니 평작 정도는 된다 보여집니다.

꿈의 집의 앨리스 :
주부 모임을 통한 화분, 화초 도난 사건의 의뢰와 정체불명의 여인으로부터의 마치 소설과도 같은 의뢰 등 갑자기 몰린 의뢰를 해결해 나간다.
화초 도난 사건의 진상이 그닥 명쾌하지 않아서 주 사건으로서의 긴박감이 많이 떨어집니다. 정체불명의 여인의 의뢰는 괜찮았지만 워낙 주 사건이 심하게 아니라서 별로 마음에 들지 않더군요.

2008/06/10

암스테르담의 커피상인 - 데이비드 리스 / 서현정 : 별점 3점

암스테르담의 커피 상인 - 6점
데이비드 리스 지음, 서현정 옮김/대교북스캔(대교베텔스만주식회사)

암스테르담의 상인 미후엘 리엔조는 한번의 파산으로 동생 다니엘에게 얹혀 사는 신세. 그러나 전부터 알고 지내던 네덜란드 여인 게이트라위드로부터 커피 거래를 조작하자는 제안을 받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구상하여 3000길더나 되는 돈을 투자받는다.

하지만 이전의 악연으로 경쟁 관계에 있는 암스테르담 유대인 조직 마아마드의 실력자 파리도의 견제 등으로 서서히 게이트라위드의 배후세력에 대해 의심하게 된다. 결국 최후의 거래를 통해 파리도와 단판 승부를 벌일 결심을 굳힌 미후엘은 금기시 되어 있는 마지막 작전을 펼치는데...


전에 재미있게 읽었던 소설들의 주인공 유다의 사자 벤자민 위버가 등장하는 추리물인줄 알았는데 왠걸, 위버의 조부뻘인 미후엘 리엔조가 등장하는 추리적 요소는 별로 없는 역사 기업 소설이었습니다.

추리적 요소라면 커피를 대상으로 한 작전세력(?)의 진정한 흑막이 누군이냐에 대한 것인데, 사실 작중에 계속적으로 음모의 주체로 등장하는 미후엘의 라이벌 파리도가 결과적으로는 흑막이었고, 회고록 형태로 삽입된 고리대금업자 알페론다의 기록을 통해 배후의 암투가 상세히 드러나는 편이라 높은 점수를 주기는 힘들었습니다.

또한 마지막 선물시장에서의 바람 장사 작전은 너무 쉽게 이루어져서 좀 맥이 빠지더군요. 과정은 굉장히 드라마틱하고 잘 표현되어 있어 읽는 재미는 충분하지만 작전 그 자체가 워낙에 시시하고 단순한 작전이었거든요. 물론 요아심이라는 캐릭터가 등장하여 국면을 전환시키는 약간의 반전은 있지만 사기와도 같은 책략이라 엄청난 음모, 그리고 두뇌싸움의 결말 치고는 뒷맛이 씁쓸할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아주아주 재미있는 책이고 아주 몰입해서 시간가는줄 모르고 읽을 수 있는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거래에 대한 불꽃튀는 두뇌게임과 서로 속고 속이는 관계, 복잡한 음모가 아주 잘 묘사되고 있으며 당시 암스테르담과 유대인 사회에 대한 치밀한 고증 및 묘사는 역시나 최고였고요. 워낙 재미 측면에서 뛰어나기에 역사관련 팩션으로는 두말할 나위 없는 좋은 작품으로 적극 추천하고 싶네요.

한줄로 감상을 평하자면 "유대인하고는 절대로 거래하지 마라"이상입니다^^

2008/06/09

역전재판 1~3 - 마에카와 카즈오 : 별점 3점

 


형이 일본에서 직접 주문한 책을 지난 주말에 완독했습니다. 물건너 온 따끈따끈한 물건이었죠.

만화는 역전재판 게임 시나리오를 그대로 만화로 옮긴 것이 아니라 캐릭터와 설정만 유지한 채로 새로운 스토리로 전개되는, 게임과 비교한다면 훨~씬 추리물 성향이 짙은, 본격추리라 해도 과언이 아닌 정통 추리 만화였습니다. 표지의 띠지 선전 그대로 오리지널 각본으로 시작하는 새로운 사건 그 자체입니다. 또한 대부분의 트릭이 "만화"에 최적화된 이야기라는 것 역시 제법이고 말이죠.아울러 주인공 나루호도 군과 조수 야요이의 캐릭터도 잘 살아 있으면서 게임의 주요 캐릭터였던 야하리군이나 미츠루기 검사, 카루마 메이 검사, 재판장 등 친숙한 인물들의 등장은 팬으로서 무척이나 반가운 요소였습니다. (심지어 치히로씨 마저 잠깐 등장합니다)

그러나 게임과 동일하게 주요 추리가 법정에서 일어나며 상황을 뒤집는 법정 드라마적인 요소가 강한 탓에 실질적인 수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약간 아쉬웠습니다. 이러한 이야기전개는 게임의 성격을 너무 따라한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지나친 면이 없잖아 있기도 했거든요. 주어진 눈 앞의 단서만 가지고 진상을 뽑아 낸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법정물"보다는 "안락의자 탐정물" 같아 보이기도 하더라고요.

에피소드별로 조금 더 자세히 이야기하자면

1권의 첫번째 이야기 "바람과 함께 역전"은 범인이 초반에 드러나는 도서 추리물 형태를 띄고 있는데 일종의 순간이동 트릭을 다루고 있습니다. 아주아주 사소한 단서를 통해 진상을 짚어내는 점, 특히 진상을 밝혀내는 과정이 게임과 굉장히 유사한 점 등이 원작 팬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생각됩니다.

1권 후반 ~ 2권 초반부까지 이어지는 두번째 이야기 "역전의 사형대"는 천장을 자유로이 오가는 "거미남"이 등장하는 최초의 설정과 그것을 합리적으로 설명해 주는 트릭 자체의 아이디어는 괜찮은데 현실성이 좀 떨어진다는 약점 때문에 아주 높은 점수를 주기는 좀 어려울 것 같네요. 그냥저냥한 수준이었습니다.

세번째 이야기 "역전의 쇼타임"은 인형 탈 안에서 벌어진 세계에서 제일 작은 밀실 살인사건이라는 내용인데 제목 그대로 "역전" 자체가 주요 트릭으로 쓰인 것이 아주 괜찮았습니다. 사건의 동기가 설득력이 없긴 했지만 상당히 완성도 높은 트릭으로 만족스러웠던 작품이었습니다. 이야기 전개도 충분히 "역전재판" 스러웠고 말이죠.

마지막으로 네번째 이야기인 "역전의 예언서"는 솔직히 제일 실망스러운 작품이었습니다. 오컬트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겨야 그럴듯 했을 텐데 약간 코믹스러운 분위기는 내용과 잘 어울리지 않았고 트릭 역시 별로 와 닿지 않았거든요. 범인을 특정하기가 쉬웠다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었고요. 카루마 메이 검사가 여전한 채찍질을 선보였다는 점 하나만 마음에 들었습니다.

어쨌건 게임의 팬이라면 충분히 즐길만한 재미있는 만화로 보입니다. 작화도 괜찮은 편이고 캐릭터 역시 잘 표현되어 있는 등 즐길거리가 많거든요. 저는 충분히 즐거웠습니다. 한글판으로 출간되어 나루호도군의 "이~의 있습니다!"를 보다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08/06/07

에도가와 란포 전단편집1 - 에도가와 란포 / 김소영 : 별점 4점

에도가와 란포 전단편집 1 - 8점
에도가와 란포 지음, 김소영 옮김/두드림

일본 추리 문학의 거장인 에도가와 란포본격 추리 단편집. 예전 일본 여행 갔을 때 보고 군침만 흘리던 바로 그 책인지라 전혀 고민하지 않고 곧바로 구매하였습니다.

일단 550페이지가 넘는 분량에 22편이나 되는 단편이 실려있는 풍성함은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22편 중 동서 출판사의 "음울한 짐승"에서 이미 접했던 4편의 작품이 실려 있긴 하지만 워낙에 번역이 별로였기에 이번에 새로운 번역으로 새롭게 읽는 맛도 괜찮더군요.(참고로 그 4편의 작품은 "2전짜리 동전", "심리시험", "D언덕의 살인사건", "두 폐인" 입니다.)

대부분의 수록작들은 "본격 추리"라는 타이틀에 어울리는 나름대로 트릭을 가지고 있는 본격물들입니다. 그런데 워낙 다작을 한 작가라서 그런지 모든 작품, 그리고 트릭들의 수준이 고른 편은 아니긴 합니다. 내용도 익히 알고있던 변격물 스타일이 아닌 다양한 내용을 시도하고 있는데 그러한 시도 역시 모두 성공적으로 보이지 않았고요. 아케치 코고로 시리즈도 명성에 비하면 아주 높은 수준의 작품은 그다지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전에 읽었었지만 걸작인 "2전짜리 동전"을 비록해서 "심리시험", "D언덕의 살인사건" 같은 대표작 이외에 베스트를 꼽아보자면 "일기장". "도난", "재티", "의혹", "영수증 한장" 등이 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물론 다른 작품들도 일독의 가치가 충분합니다)

조금 더 자세하게 이야기하자면,
죽은 동생의 일기장을 통해 모종의 암호문과 그 뒤에 숨겨진 사랑을 다룬 "일기장"은 이 작품집에 상당수 실려있는 "2전짜리 동전"과 유사한 50음도와 숫자를 이용한 암호문을 등장시킨 작품인데, 그 중에서도 상당히 인상적이었을 뿐 아니라 익히 알고 있던 에도가와 란포의 변격물적인 요소가 전혀 없이 부드럽고 잔잔하게 전개되는 것이 괜찮았습니다.
사이비종교에서 벌어진 황당무계한 도난 사건을 다룬 "도난"은 결말 부분이 조금 아쉽긴 했지만 도난 사건에 관련된 트릭의 기발함이 빼어나고 기대하지 않았던 유머러스한 분위기가 좋았고요.
"재티" 는 우발적 범행을 은폐하기 위한 공작을 그리고 있는데 도서 추리물의 전형적 형태를 띄고 묘사와 전개가 명성에 값합니다.
그 외에 아버지의 살해로 촉발된 가족간의 의심을 다룬 "의혹"은 디테일한 심리묘사가 돋보였고 정통 본격 추리물이라 할 수 있는 "영수증 한장" 은 독창적인 부분이 많아 높이 평가할 만 하다고 생각되네요.

결론적으로, 일본 추리 소설계의 대부라 할 수 있는 에도가와 란포의 매력을 충분히 보여주는, 부족함 없는 재미를 선사하는 좋은 작품집입니다. 분량과 두께에 비한다면 가격도 아주 착한 편이고 말이죠. 이제서야 소개된다는 것이 외려 늦은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네요. 책 뒷부분의 해설도 굉장히 잘 되어 있어서 자료적 가치도 충분합니다. 별점은 4점입니다. 빨리 다음권이 나와주면 좋겠네요.

그나저나, 이 책까지 출간되는걸 보니 확실히 우리나라도 쟝르문학 시장이 많이 커지긴 커졌나 봅니다. 

2008/06/04

유니버셜 횡메르카토르 지도의 독백 - 히라야마 유메아키 / 권일영 : 별점 빵점임

유니버설 횡메르카토르 지도의 독백 - 2점
히라야마 유메아키 지음, 권일영 옮김/이미지박스

지난 2007년판 "이 미스터리가 굉장해" 에서 1위를 했던 작품. 국내 번역되었기에 관심 반, 기대 반으로 읽은 작품입니다.

그런데 정말이지 기대와 생각을 완전히 박살내 버리는 책이라 뭐라 평하기 난감하네요. 기본적으로는 호러 계열인데 호러 중에서도 스플래터 고어 계열이라 너무나 제 취향이 아닙니다. 스플래터 고어라도 뭔가 있는 클라이브 바커를 기대한 제가 잘못이었을까요?

총 8편의 단편이 실려 있는데 그 중 정상적인 사고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는 주인공이 나오는 작품은 단 한 작품도 없습니다. 대부분 이상심리의 주인공과 다양한 잔인함을 극한으로 묘사하고 있는데 그 정도가 너무 심해서 집요하게 물고늘어지는데 정말 진저리가 나네요. 한마디로 "무분별한 잔인함" 입니다.

잔인한 분위기나 진저리나는 느낌은 "Zoo"도 만만치 않았었지만, 최소한 "Zoo"에는 기발한 상상력이라던가 추리적 요소를 지닌 단편이라도 있었던 반면 이 작품은 어디서 따온 듯한 설정에 닥치고 고어-고어-고어 니 뭐 할 말이 없네요. 비유하자면 자극만 있고 알맹이 없는, 몸에 해로운 각성제라 할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추리라는 요소가 조금이라도 담겨있는 작품은 눈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 없어서 저에게는 실망이 아니라 거의 절망 수준의 감정만 맛보게 해준 작품입니다. 이런 쟝르도 팬이 있을테고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제게는 작품이란 표현을 쓰기도 아까운, 일고의 가치도 없는, 읽는 시간이 아까운 쓰레기였습니다.

혹 띠지나 책 소개만 보고 혹해서 사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말리고 싶어지는 책입니다. 왜 18금이 아닌지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는군요. 이 책이야말로 정신건강에 해로운, 18금 딱지가 반드시 필요한 청소년 유해도서라 단언할 수 있습니다.

당장 알라딘에 중고로 팔아야겠네요. 제 책꽂이에 잠시나마 꽂혀있는 것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그렇잖아도 요새 맘에드는게 하나도 없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