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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26

적색의 수수께끼 - 나가사카 슈케이 외 / 김수현 : 별점 3점

 

적색의 수수께끼 - 6점
나가사카 슈케이 외 지음, 김수현 옮김/황금가지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한 작가들의 중단편 5편을 모아놓은 중단편선집입니다. 란포상을 탄 작품은 아니고요. 
각 작품의 성격은 전부 달라서 본격물과 스릴러, 모험물(?) 등 특정한 쟝르가 아닌 다양한 쟝르가 섞여 있습니다. 5편 중 본격물은 ""밀실"을 만들어 드립니다" 한 편 뿐이고 "구로베의 큰 곰"은 산악 조난-모험물, "라이프 서포트"와 "가로"는 사회파를 계승한 듯한 일반인의 진상 탐구 추리물, "두개의 총구"는 스릴러입니다.

이 중 개인적으로는 "구로베의 큰 곰" 을 가장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정말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두근두근한 이야기였기 때문입니다. 그 외의 작품들도 재미있게 읽기는 했는데 수준의 편차가 있긴 하더군요. 그래도 국내에서 그동안 접하기 힘들었던 작가들의 중단편을 맛볼 수 흔치 않은 기회였기 때문에 만족스러운 독서였습니다. "희고 긴 복도"의 가와다 야이치로의 작품을 다시 읽을 수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거든요. 이런 것이 앤솔로지 단편집의 매력이겠죠.

비슷한 시리즈로 "청색의 수수께끼"도 있는데 읽어봐야겠네요. 앞으로도 이러한 추리 단편선집의 출간이 계속되었으면 합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밀실"을 만들어 드립니다 - 나가사카 슈케이
주인공 "나"는 추리소설가로 매주 수요일에 단골 카페 "사쿠"에서 열리는 추리 모임의 멤버. 어느날 "나"는 카페 모임의 주요 게스트인 "상복 부인"에게서 수수께끼 같은 메시지를 받고 뒤이어 벌어진 추리 모임에서 모임의 최 연장자인 회장의 밀실 재현극 해결에 고심한다. 결국 조수와도 같은 가출소녀 피노코의 도움으로 수수께끼를 해결하지만 회장의 밀실 살인 사건을 접하게 되는데...

정통 본격 추리물이면서도 140페이지 가까이되는 중편인데 이 책 안에서는 가장 재미가 떨어지는 작품이었습니다. 제목 그대로 "밀실"에 지나치게 집착한 듯한 작위적인 설정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거든요. 밀실 수수께끼 자체는 재미있었고 마지막 사건의 트릭 자체는 괜찮았지만 여러 캐릭터들의 묘사도 진부했고 동기가 설득력이 없어 높은 점수를 주기는 힘드네요. 그냥저냥한 작품이었습니다. 별 2개 정도?

구로베의 큰 곰 - 신포 유이치
구로베의 큰 곰이라 불리우는 나는 오래전의 사고를 계기로 산장지기를 맡아 외롭게 생활을 하고 있는 도중, 예전 자신의 사고와 같은 사고를 접하고 구조를 위해 출동한다.

산악 조난-모험물입니다. 주인공 야가미, 그리고 구로베의 큰곰 히누마를 오가는 시점의 변화가 인상적이었고 워낙 전개가 손에 땀을 쥐듯 긴장감을 전해다 주기에 정말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던 작품이었습니다. 막판의 시점 변화를 통한 살짝의 반전도 괜찮았고요. 별 4개가 아깝지 않았습니다!

라이프 서포트 - 가와다 야이치로
의료사고 뒤 균형감각을 읽고 휴직중인 의사 요시토는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한 부유한 시한부 인생 노부인 히토미의 주치의를 맡아 그녀의 딸을 찾기위한 여정에 동참한다.

가와다 야이치로의 작품으로 "희고 긴 복도" 처럼 역시나 의사가 주인공이지만 실제 내용은 예전에 가출하여 행방불명된 딸의 행방을 찾는 사회파적 구성을 많이 답습하고 있어서 특이했습니다. 120여 페이지에 걸쳐 제법 길게 여러가지 단서를 통해 딸을 찾아내는 과정은 꽤 현실적으로 그리고 있어서 읽는 재미는 충분하지만 사실 그 단서라는 것 들이 너무 뻔한 조사를 통해 이루어지기에 예전의 사립탐정을 통한 조사에서 밝혀내지 못한 것이 외려 미심쩍기도 했습니다. 앞뒤가 조금 안 맞는달까요? 또 막판의 급작스러운 전개는 너무 달려준거 아닌가 싶기도 했고요. 평작 수준의 작품이었습니다. 별 3개.

가로 - 신노 다케시
애인 노리코와의 다툼으로 거리를 배회하던 다쓰야는 급작스럽게 모르는 인물로부터 피습을 당한다. 그러나 그 인물의 자살 후 밝혀진 유서에 예전 원수를 죽이겠다는 표현 때문에 주간지 등에서 피습자인 다사카의 딸 지아키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몰리게 되고 결국 스스로 사건의 진상을 조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의절한 아버지가 살고 있는 예전 고향 마을로 내려간다.

일단 설정 자체가 참 좋았습니다. 갑작스럽게 습격을 당했는데 습격한 인물의 유서를 통해 외려 피해자가 다른 사건의 가해자 처럼 인식된다는 이야기는 그 자체만으로도 재미있고, 미디어의 횡포를 잘 보여기도 하거든요. 그러나 그 이후 사건의 진상을 찾아가는 과정이 과거 의절한 아버지와의 추억담과 맞물리면서 그닥 마음에 들게 전개되지 못해서 아쉬웠습니다. 또한 지아키가 왜 다쓰야에게 관심을 가졌었는지에 대한 설명도 부족하고요. 뭐니뭐니해도 너무 큰 사건에 대한 주인공의 망각 자체는 설득력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리고 두개의 사건의 진범은 결국 밝히지 않고 끝나는 것도 개운치 못했습니다... 
초반 전개와 설정은 좋았는데 뒷부분이 영 껄끄러워 좋은 점수는 주기 힘드네요. 별점은 2.5점입니다.

두 개의 총구 - 다카노 가즈아키
거리에서 일어난 무차별 총기 난사사건의 범인과 같은 건물에 갇히게 된 청소 아르바이트 주인공의 살아남기 위한 사투

스릴러물입니다. 소수의 인물과 닫힌 공간에서의 살의를 다루었다는 점에서는 이전 읽었던 "고백" 과 유사합니다. 흔한 소재이긴 하지만, 이 작품은 나름의 긴장감을 영화와도 같은 구성으로 잘 그려내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심리묘사도 좋았고요. 
그러나 범인이 "이중인격"이라는 점에 지나치게 집중하여 반전이 연속되는 결말부는 좀 뻔하기도 하고 시시하기도 했습니다. 차라리 우직한 스릴러로 밀어 붙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별 3개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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