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설 횡메르카토르 지도의 독백 - 히라야마 유메아키 지음, 권일영 옮김/이미지박스 |
그런데 정말이지 기대와 생각을 완전히 박살내 버리는 책이라 뭐라 평하기 난감하네요. 기본적으로는 호러 계열인데 호러 중에서도 스플래터 고어 계열이라 너무나 제 취향이 아닙니다. 스플래터 고어라도 뭔가 있는 클라이브 바커를 기대한 제가 잘못이었을까요?
총 8편의 단편이 실려 있는데 그 중 정상적인 사고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는 주인공이 나오는 작품은 단 한 작품도 없습니다. 대부분 이상심리의 주인공과 다양한 잔인함을 극한으로 묘사하고 있는데 그 정도가 너무 심해서 집요하게 물고늘어지는데 정말 진저리가 나네요. 한마디로 "무분별한 잔인함" 입니다.
잔인한 분위기나 진저리나는 느낌은 "Zoo"도 만만치 않았었지만, 최소한 "Zoo"에는 기발한 상상력이라던가 추리적 요소를 지닌 단편이라도 있었던 반면 이 작품은 어디서 따온 듯한 설정에 닥치고 고어-고어-고어 니 뭐 할 말이 없네요. 비유하자면 자극만 있고 알맹이 없는, 몸에 해로운 각성제라 할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추리라는 요소가 조금이라도 담겨있는 작품은 눈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 없어서 저에게는 실망이 아니라 거의 절망 수준의 감정만 맛보게 해준 작품입니다. 이런 쟝르도 팬이 있을테고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제게는 작품이란 표현을 쓰기도 아까운, 일고의 가치도 없는, 읽는 시간이 아까운 쓰레기였습니다.
혹 띠지나 책 소개만 보고 혹해서 사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말리고 싶어지는 책입니다. 왜 18금이 아닌지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는군요. 이 책이야말로 정신건강에 해로운, 18금 딱지가 반드시 필요한 청소년 유해도서라 단언할 수 있습니다.
당장 알라딘에 중고로 팔아야겠네요. 제 책꽂이에 잠시나마 꽂혀있는 것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그렇잖아도 요새 맘에드는게 하나도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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