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주신 분들께 안내드립니다.

2006/04/25

루시퍼의 초대 (알라트리스테 시리즈 1) - 아르투로 페레스 레베르테 / 김수진 : 별점 3점

루시퍼의 초대 - 6점
아르투로 페레스 레베르테 지음, 김수진 옮김/시공사

마드리드에서 청부 검술사로 연명하는 백전노장 알라트리스테(Alatriste)는 친한 순찰대장 살다냐에게서 은밀한 의뢰를 받고 의뢰인을 찾아간다. 가면을 쓴 의뢰인은 영국에서 오는 2명의 여행객에게 상처를 입히고 그들의 서류와 짐을 빼앗을 것을 요청하나 직후에 나타난 종교재판소의 최고 책임자 에밀리오 보카네그라 수사는 그 2명을 모두 죽일 것을 명령한다.

이탈리아인 칼잡이 괄테리오 말라테스타와 같이 그들을 습격하여 부상을 입히는데에 성공하는 알라트리스테, 하지만 영국인들의 용기에 감동한 그는 이탈리아인 칼잡이를 제지하여 그들을 살려주고 과거의 전우인 과달메디나 백작에게 찾아가서 도움을 요청하며 그곳에서 두명의 영국인이 영국의 왕세자 찰스와 버킹엄 후작임을 알게 된다.


중대한 음모의 비밀을 알게된 알라트리스테는 곧 생명의 위협을 느끼게 되는데....

몇권 읽긴 했지만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았던 작가 레베르테의 시리즈 역사 활극 장편. 관심이 1피코그램도 없었지만 간만에 간 헌책방에서 새책이 눈에 띄길래 집어들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읽어보니 왠걸! 생각보다는 무척 재미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우선 주인공 알라트리스테 대위가 아주 돋보여요. 화자역의 이니고 발보아도 상당한 매력을 뽐내지만 알라트리스테에게 댈건 아니죠. 백전노장이자 현재는 마드리드에서 청부 검술사로 살아가는 퇴락한 군인이라는 설정은 진부할 수 있지만 (크리쉬?) 신중하면서도 과감한, 그러면서도 낭만적인 구시대의 유물스러운 감정이 잘 표현되어 있어서 쉽게 보기힘든 존재감을 보여주거든요. 레베르테의 글빨이 제대로 먹혔다고 할 수 있죠.
이러한 멋진 주인공 알라트리스테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거대한 음모에 찰스왕세자, 버킹엄 후작, 펠리페 4세와 같은 역사속 실존인물들이 교묘하게 배치되어 있어서 대하 서사극으로도 아주 흥미진진합니다. 실존인물과 가공의 인물이 배치되어 펼쳐지는 활극이라면 "삼총사" 시리즈를 빼 놓을 수 없을테고, 이 작품 역시 여러가지 면에서 상당히 영향을 받은 듯 하지만 단순한 모방에 그치지 않은, 상당한 수준의 결과물이라는 것이 대단해요. 작가 자신이 즐기면서 썼다는 것이 느껴질 정도로 전개가 빠르면서도 주인공들이 잘 살아있어서 독자를 매료시키는 것 같습니다.
또 이전 작품에서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던 레베르테의 현학적인 장황한 묘사도 치밀한 자료조사가 덧붙여져 17세기 스페인 마드리드라는 배경에 잘 녹아들고 있기 때문에 현실감을 더해주는 요소로 사용된 것도 마음에 들고요.

아쉬운 점이라면 거대한 국가적인 음모로 보여지던 계획이 별볼일 없는 결말을 맞고 흐지부지 끝나다는 점입니다. 좀 더 여러가지 장치를 덧붙였다면 좋았을 것 같은데 음모가 그닥 복잡하거나 교묘하지 않아서 약간 실망스러웠거든요.
약간 독자에게 공부(?)를 요하게 하는 전개 역시 답답하긴 했어요. 이럴거라면 당시의 역사와 배경을 부록으로 실어주었더라면 훨씬 좋았을텐데 말이죠.
마지막으로 아쉽다기 보다는 문화적 차이랄까... 등장인물들 이름이 너무 길고 장황해서 기억하기가 무척 힘들었다는것도 단점이라 생각됩니다...^^

그래도 재미도 있고 캐릭터도 잘 살아있는, 충분히 다음편이 기대되는 작품임에는 분명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무협지와 유사하구나 하는 느낌도 오는데 그렇기 때문인지 상당히 중독성이 있더라고요. 전부 5부작이라고는 하는데 한편 한편으로 따지면 분량도 그다지 많지 않으니 차분히 구해서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별점은 3점입니다.

PS : 반지의 제왕의 비고 모르텐슨 주연으로 곧 영화도 개봉하는 모양인데 예고편만 봐도 캐릭터가 상당히 근사하게 구현되어 보이는 만큼 영화도 무척 관심이 갑니다.(위의 사진이 포스터입니다)

2006/04/24

프로야구 잡담


일요일은 하루종일 야구와 함께 보냈습니다.

그나저나 두산의 경기를 보다보니 안구에 습기가.....

아무리 괴물 신인이라고 해도 그렇지 고졸 신인에게 완투패. 그것도 11삼진이라뇨...  물론 실제 경기를 보니 류현진이라는 선수 정말 대단하긴 하더군요. 이미 2승을 거두고 있는 실적도 그렇지만 공의 위력과 제구가 정말 일품이었습니다. 하지만 두산... 이건 아니잖아.... 강동우 선수의 안타와 안샘의 적시타로 얻은 1회의 1점. 그게 끝이라니...

어쨌건 8개구단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선발진을 갖추고도 달랑 3승에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두산의 현실이 잘 드러난 게임이었습니다. 김인식 감독님이 발굴한 선수 이외에 새로운 선수 수급이 거의 전무했던 야수진의 암담함, 이 부분은 타 구단의 중고 선수들을 싼 맛에 기용하는 재미에 신인 기용에 인색했던 김인식 감독님도 피해갈 수 없는 흑역사라 생각되긴 하지만 어쨌건 안습 그 자체였습니다. 매 경기 3점 이상 내는 것이 어려워 보이는 타선에서 투수진이 힘을 내 봤자 승보다 패가 많은 것은 당연지사겠죠. 30대 후반의 안샘이 언제까지 분전해 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있는 선수들이라도 좀 힘을 내줘야 할텐데 아니 대체 나주환 선수, 이친구는 요새 왜이리 헤맨답니까? 용덕한 선수도 잔실수가 겹치다 보니 타격도 영 시원치 않아 보이고....

개인적으로 이왕지사 이렇게 된거 올 시즌은 꼴찌를 하더라도 제대로 리빌딩하는 시즌이 되는 것이 차라리 낫겠더군요. 1,2년 고생해서 5년 정도를 내다볼 수 있다면 그게 더욱 팬을 위하는 구단 운영으로 보입니다. 일단 투수진은 어차피 내년에 제대하는 이경필, 구자운 선수 등으로 충분히 운영 가능하다고 생각하기에 FA가 되는 박명환은 포기하더라도 (우리에게는 포스트 박명환을 내다볼 수 있는 김명제가 있기에!) 야수를 트레이드 하는 방향으로 일단 운영되었으면 합니다. 박명환선수 정도라면 군대 문제가 해결된 20대 후반 ~ 30대 초반의 야수와는 충분히 맞춰볼만 할 것 같으니까요. (개인적으로는 박용택 선수가 탐이 나긴 합니다만...^^) 물론 김동주 선수는 포기하면 안되며 추후 2차 지명 (1차지명은 이미 투수 2명으로 계약을 끝냈으니...)은 무조건 타자로 가야 하고요. 저희도 홍성흔 선수 이후의 신인 타자좀 가져 봐야 할 때라 생각 되거든요. 신인 타자가 성공하기는 요사이 극히 힘들긴 하지만 로또라도 걸어봐야지 어쩌겠습니까. 당장을 생각한다면 투수 용병 1명 (랜들?)을 포기하고 용병 거포를 영입할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좋은 판단으로 보이지는 않네요. 외야수 용병 중 거포라... 국내 무대에서도 펠로우 정도밖에는 기억나지 않거든요. 데이비스라면 굿!이지만 한화에서 놔줄리도 없으니...
 
아울러 경기에서도 신인 투수와 야수를 적극 기용해서 옥석을 가렸으면 합니다. 투수진은 서동환-원용묵-김상현-김승회 선수를 주축으로 미들진을 운영하는 방향으로 현재 가고 있는데 다른 대안도 없지만 좋은 판단으로 보입니다. 조금 더 지켜보다가 이기는 경기와 지는 경기를 구분해서 이원희 선수나 금민철 선수 등도 적절히 활용하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작년 2차 1지명 김용성 선수의 모습도 1군에서 좀 봤으면 하고요.

야수쪽에서는 더이상 문희성 선수에 대한 기대는 접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다 판단됩니다. 이미 30이 넘은 선수에게 나름 기회를 꾸준히 주긴 했지만 선구안과 출루율은 도무지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기에 다른 선수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낫다 생각되네요. 이승준 선수도 나이를 고려한다면 사실상 올 시즌이 마지막 기회로 보여집니다. 신인 야수는 눈에 띄는 선수가 없지만 이승엽 선수나 김혜겸 선수, 이종욱 선수, 민병헌 선수 등을 꾸준히 기용했으면 합니다. 좌타건 우타건 거포는 바라지도 않으니 제발 2할 후반대만 쳐주면 좋겠는데..... 특히나 외야수 중심으로 리빌딩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며 타격 성적은 최훈재 타격코치님의 문제도 분명히 있다고 생각되는 만큼 타격 코치의 인선도 고려해 볼만 하고요.

이제 마음을 접은 만큼 큰 기대는 하지 않지만 과거 우-동-수 트리오의 강력함 -3명합쳐 100홈런 300타점!- 이 리오스-랜들-박명환-이혜천-김명제라는 지금의 투수진과 결합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듭니다. 김동주라도 어서 돌아오기를....

2006/04/22

맛 - 로얄드 달 / 정영목 : 별점 3점

 - 6점
로알드 달 지음, 정영목 옮김/강

서늘한 반전이 있는, 이른바 "기묘한 맛"류 소설의 대표자인 로얄드 달의 단편집.
예전에 "당신을 닮은 사람" 은 이미 구입해서 읽었었는데 서늘한 매력이나 반전보다는 순문학적인 느낌이 많아 조금 실망스러웠었죠. 반면 이 책은 로얄드 달의 매력을 잘 드러내는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어 훨씬 만족스러웠습니다.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 목사의 기쁨
  • 손님
  • 항해 거리
  • 빅스비 부인과 대령의 외투
  • 남쪽 남자
  • 정복왕 에드워드
  • 하늘로 가는 길
  • 피부
  •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어린 양
파란색으로 표시한 것은 다른 작품집에서 접했던 것들이며 나머지가 저는 처음 접하는 작품들인데, 뭐 하나 뺄 것 없이 모두 유머스러우면서도 서늘한 반전의 묘미가 잘 살아있는 매력적인 작품들이더군요.

자세히 살펴보자면 (기존에 읽은 작품은 생략합니다) "목사의 기쁨"은 목사로 변장하여 골동품을 구하러 다니는 골동품 상인의 이야기입니다. 반전이 너무 생각대로라 조금 아쉬웠어요. 골동품 (가구에 한정되어 있지만) 에 관련된 여러 지식이나 유머러스한 문체는 좋지만 예상가능한 전개 때문에 이 책에서는 제일 별로였어요.

그러나 두번째 작품부터 진가가 나옵니다! "손님"은 숙부의 일기를 토대로 한 이야기입니다.
시점도 독특하지만 바람둥이에 거미와 지팡이를 수집하고 오페라와 중국 청자에 대해 전문가적인 식견을 지니고 있는, 그리고 결벽증 증세를 보이는 숙부의 설정이 너무나 탁월할 뿐더러 반전에서 서늘한 맛이 제대로 느껴지는 멋진 작품이에요. 개인적으로는 이 책의 베스트로 꼽고 싶네요. 조금만 생각해봐도 더욱 다양하고 기발한 스토리나 반전이 계속 떠오를 정도로 설정이 정말 매력적이에요.

"빅스비 부인과 대령의 외투"는 부정을 저지른 아내에 대한 통쾌한 일종의 복수극입니다. 유머러스함이 돋보였어요. 뭐 수준은 평범했지만요.

"정복왕 에드워드"는 프란츠 리스트의 환생으로 여겨지는 기묘한 고양이에 관한 이야기로 로얄드 달 특유의 환타지스러운 설정이 빛나는 작품입니다. 좀 쉽게 쓴 느낌이 들 정도로 그냥저냥한 수준이긴 하네요.

"하늘로 가는 길"도 역시 복수극으로 시간에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는 여자가 자신을 골탕먹이는 남편에게 복수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지금 읽으면 조금 낡아 보일 수도 있지만, 반전이 굉장히 기발하면서도 제목과 딱 맞아 떨어져서 역시 로얄드 달이라는 느낌을 전해주는 좋은 작품이에요.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3점. 로얄드 달이라는 작가에 대해 잘 모른다면 꼭 한번 읽어볼 만한 작품집입니다. 동서 추리문고판본인 "당신을 닮은 사람"쪽은 아무래도 취향을 좀 탈 듯 하니 우선은 쉽고 재미가 쏠쏠한 이 책으로 시작하시는 것이 좋으리라 여겨지거든요. 개인적으로는 "강추"입니다.

그런데 정영목 선생님의 번역이라 나쁘지는 않은데, 개인적으로 직역으로 표시한 제목 몇개 (남쪽 남자 라던가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어린 양) 은 기존의 제목이 더욱 마음에 듭니다. "맛있는 흉기"쪽이 보다 멋진 제목 아니었을까요?

2006/04/21

브랜드의 미래 러브마크 - 케빈 로버츠 / 양준희 / 이상민 (감수) : 별점 3점

러브마크: 브랜드의 미래 - 6점
케빈 로버츠 지음, 양준희 옮김, 이상민 감수/서돌
사치&사치사의 CEO인 케빈 로버츠의 저서. 브랜드의 미래는 저자가 창안한 개념인 "러브마크"에 있다는 것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러브마크는 '사랑과 존경심'이라고 할 수 있는데 소비자에게 감성적으로 접근하고 감동시켜 소비자들이 사랑에 빠질 수 있는, 그래서 충성도를 높일 수 있는 브랜드가 러브마크라고 하네요. 예를 들자면 "코크"나 "애플", 요새 뜨고 있는 "구글" 등이 좋은 예가 될 것 같군요. 

저자는 이러한 "러브마크"라는 개념에 대해 기존의 브랜드와 마케팅에 대한 진부한 발상을 버리고 보다 새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감성과 사랑, 존경, 꿈, 감각, 친밀감, 영감 등의 다양한 키워드와 함께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기업을 운영하는 사업자에게 누구에게나 존경받을 수 있는 철학을 지니라고 역설하는 부분이 제일 마음에 드네요. 당장 돈을 벌더라도 기업이나 브랜드가 오래 갈 수 있게 하려면 결국 "존경받는" 브랜드가 되어야한다는 이야기인데 이 부분은 국내의 몇몇 재벌기업들 총수들에게 이 챕터만이라도 읽도록 권해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뻔한 이야기의 나열일 수도 있지만 그것을 잘 정리해서 독자가 효과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한데, 책 자체의 디자인이나 편집에 공을 많이 들여서 이 책 자체가 하나의 "러브마크" 를 표방하는 상품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한 점을 높이 사고 싶습니다. 물론 이 책의 디자인이나 편집은 지나치게 과도해서 역효과를 불러 일으키는 부분도 있지만 말이죠...^^
광고 전문 서적으로 전문용어가 난무하는 딱딱하고 지루한 책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내용은 의외로 마케팅에 대한 포괄적인 내용을 담고 있으면서도 실제 사례와 다양한 도판을 통해 재미나게 전달하고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고요. 총 15챕터인데 각 챕터별로 키워드와 함께 사례를 충실히 담고 있거든요. 

그래서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3점.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으며 재미도 있는 책으로 광고나 마케팅에 관심이 있는 누구라도 한번쯤 읽어볼 만한 책입니다. 저자의 말대로 브랜드의 시대는 이미 지났고 "러브마크"의 시대가 되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최근에는 고객 충성도가 높은 브랜드들이 속속 나오고 있는데 이제 국내에서도 진지하게 브랜드에 대해 고민하고 노력해서 세계적인 브랜드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 같네요. 

덧붙여 하나 궁금한 것은 국내에서는 지나치게 고객 충성도가 높은 몇몇 브랜드는 오히려 다른 소비자들에게 "~빠"라고 불리울 정도로 네거티브한 반응을 불러오기도 하는데 이러한 부분에 대한 분석이나 고려는 되지 않아 있더군요. 국내에서만 해당되는 사항인가?

2006/04/18

추리소설 전문 블로그는 아니지만...

원래 독서를 좋아하긴 하지만 추리소설에 너무 편중된 그간의 습관을 좀 바꿔보고자 다른 책들을 요사이 많이 읽긴 했는데 생각외로 추리소설 관련 독서가 너무 뜸하군요.

간만에 책을 몇권 사 볼까 하기도 하는데 제 알라딘 보관함에 있는 책들중 추리소설은

유리망치 - 기시 유스케

붉은 기억 - 다카하시 가즈히코

그로테스크 - 키리노 나츠오

고독의 노랫소리 - 텐도 아리타

에도가와 란보상 수상 작가 걸작선

헤르메스의 기둥 1,2 - 송대방

밤, 그리고 두려움 1,2 - 코넬 울리치

망량의 상자 - 교코쿠 나츠히코

정도군요. 과연 뭐가 좋을까요? 이외에도 올해 나온 소설중 괜찮은 것들도 추천해 주셨으면 하네요.

그나저나 책들은 쏟아져 나오는데 지갑이 따라주지 않으니 괴롭긴 하군요.....

웹 2.0 시대의 기회 시맨틱 웹 - 김중태 : 별점 2.5점

시맨틱 웹 - 6점 김중태 지음/디지털미디어리서치
회사에서 억지로 권해서 읽게 된 책입니다. 마침 요새 제가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와 아주 약간 겹치는 부분도 있고 해서 후딱 읽어 버렸네요.

내용은 시맨틱 웹, 웹 2.0, AJAX, 태그, 온톨로지 등 요사이 화두가 되고 있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아직 저는 이쪽 기술에 대해서 전문가적인 식견은 없지만 한마디로 "웹(브라우져)을 플랫폼 처럼" 이용하게 할 수 있다는 것, 그래서 "사용자에게 찾아가는 자동화된 서비스"가 가능하게 끔 된다는 이야기가 핵심인 듯 싶네요. 사실 특별한 것은 아니고 웹 초창기에서부터 기획되고 발전해 온 것들이 실제로 구현 가능한 세상이 되었다라는 것이 답이겠지만요. 
그 외에도 기업의 철학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 구글 및 아마존 중심 -, 이 부분은 공감이 아주 많이 가기도 했습니다.

과연 어떤 서비스가 가능할지, 또 사용자가 어떻게 서비스를 이용하게 될 지에 대한 저자의 예시가 적합한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도 여러가지 아이디어와 구상이 떠오르게끔 하는 좋은 계기가 된 것 같아서 좋습니다. LBS를 기반으로 한 커뮤니티+정보 무선 사이트 같은 것은 잘 다듬으면 뭔가 나올 것 같거든요. 

뭐 이런 전문적인 내용이 아니더라도 초보자를 위해서 아주 쉽게 쓰기도 했고 관련된 사이트들을 자세하게 싣고 설명해 놓아서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나씩 시간날때마다 차분히 들어가서 연구 좀 해 봐야겠네요.

그나저나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네이버나 다음같은 국내 포털의 미래는 한마디로 "어둡다!" 라는 것이더군요. 연장선상에서 고려해 본다면 SK 커뮤니케이션즈의 이글루 인수 같은 정책도 역시나 바보같은 정책의 하나인 것으로 보이고요. 점점 개방형 + 사용자 중심형 으로 이동하는 시장에 역행하는 정책이랄까요? 아무도 모르는 것이 향후 포털의 수입원이 어떻게 변할것인가에 대한 것인데 (광고 시장? 새로운 서비스?)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수익 창출 방안 보다는 보다 개방형으로 사용자 친화적으로 이동해 나아가는 방향에 역행하는 듯한 국내 포털의 이러한 컨텐츠 수집 위주의 정책은 정말이지 그 결과가 궁금해 집니다.

하여간 업무에도 유용하고 재미도 있었던 그런 독서였습니다. 그런데 돈주고 사기에는 저자가 주장하는 "정보의 공유"와 "개방형"웹의 특성상 다른 곳을 찾아보면 나올 수 있는 자료이니 조금 아까울 지도... 때문에 별점은 2.5점입니다.

2006/04/13

정신병원에서 뛰쳐나온 디자인 - 앨런 쿠퍼 / 이구형 : 별점 4점

정신병원에서 뛰쳐나온 디자인 - 8점
앨런 쿠퍼 지음, 이구형 옮김/안그라픽스
비주얼 베이직의 아버지 앨런 쿠퍼가 직접 쓴 책. "프로그램 개발의 문제점과 대안" 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데, 부제처럼 실제 개발자 출신이면서도 인터페이스 전문가인 저자가 여러가지 다양한 프로젝트와 사고사례의 예를 들면서 어떻게 개발해야 하는지에 대해 쉽고 재미나게 알려줍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기기나 프로그램, 또 유명한 사고의 예를 들어 독자가 이해하기 쉽게 쓴 것에서부터 사용자 (독자)를 고려한 저서라는 느낌이 팍팍 드네요. 
무엇보다도 기능이 복잡해지고 발전될 수록 사용자를 위해서, 또 사업적인 측면에서도 인터랙션 디자인과 프로그래밍의 협업을 강조하면서도 인터페이스는 디자이너가 작업해야 된다는 것을 확실히 결론내려 주고 있는 부분이 마음에 듭니다.

그리고 누구나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잘 지켜지기 힘든 여러가지 프로젝트의 요소들, 예를 들면 "프로젝트 자체의 정의가 시작할 시점부터 명확해야 하며 정확한 산출물을 개발자들이 이해하고 있어야만 한다" 라던가 "개발자가 아닌 사용자를 위해 작업되어야 한다는" 명제들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해 주고요,

여튼, 쉽고 재미날 뿐만 아니라 실무를 고려한 여러가지 시나리오와 페르소나 작성 원칙과 사례도 충실하게 쓰여져 있어서 업무 측면에서도 큰 도움이 되는, 전문 서적으로의 가치도 충분히 가지고 있는 것이 놀랍기만 할 따름입니다. 전에 읽었던 "인간을 위한 디자인" 만큼 재미있으면서도 보다 최근에 쓰여진 책이라 여러가지 사례 등이 더욱 와 닿기도 하고요. 저자의 재미있는 글솜씨도 한몫 단단히 하며, 책의 편집이나 구성도 괜찮은 편이라 13,000원이라는 가격이 오히려 싸게 느껴집니다. 별점은 4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앞서 말한 명제들이나 사례들 때문이라도 같이 일하는 개발자들에게 한번 읽어보라고 꼭 권해주고 싶어지더군요. 

덧붙여, 앨런 쿠퍼가 직접 제작한 프로그램을 한번 써보고 싶어집니다. 얼마나 사용자를 고려한 쉬운 인터페이스로 작업되었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네요. 

2006/04/11

marimekko OLKALAUKKU 캔버스 백

마음에 드는 가방.

핀란드 "마리멕코"사의 클래식 숄더백입니다. 이름의 어원은 OLKA = 숄더LAUKKU = 백 이라는 핀란드어를 조합한 그야말로 "숄더백"이라는 뜻.

1971년에 첫 제품이 나온 가방인데 간단하면서도 심플한 디자인과 편해보이면서도 기능성이 높고 튼튼해 보이는 것이 마음에 듭니다. 30 * 28* 10 이라는 크기도 넉넉하고요. 두께가 좀 두꺼운 것 같기도 하지만 오히려 많은 것을 담을 수 있을 것 같이 보이네요.

"두 팔은 쉬면서 많은 물건을 담을 수 있다" 라는 컨셉에 딱 맞는 가방으로, 캔버스 백 치고는 비싼 13,000엔대의 가격은 부담이긴 하지만 갖고 싶은 물건입니다.

2006/04/10

독살 - 우에노 마사히코 / 박의우 : 별점 2.5점

독살 - 6점 우에노 마사히코 지음, 박의우 옮김/살림

일본의 저명한 법의학자이며 작가인 우에노 마사히코 박사가 본인이 실제 담당하였던 사건들을 가지고 저술한 책입니다.

일단 전문 법의학 서적처럼 어렵고 자세하게 기술했다기 보다는 일반인도 쉽고 재미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저술한 노력이 돋보입니다. 책도 작고 콤팩트 한 것이 이쁘장하기도 하고요. 또한 일본에서 있었던 여러 사건들을 훝어보는 재미만으로도 충분히 만족감을 선사하는 책이기도 합니다. 와카야마 현의 마을 축제 카레에 섞인 비소로 67명이 구급차로 실려가 그 중 4명이 사망한 사건이라던가, 전쟁 직후 제국은행 독살 강도 사건, 신주쿠 역 청산가스 사건, 글리코-모리나가 사장 납치 사건, 그리고 유명한 옴 진리교 사린 가스 사건 등 다채로운 사건들을 나열하고 있습니다.

또 전문 법의학자의 저서이니만큼 몇몇 사건에서의 추리적인 시각과 전개 과정은 꽤 괜찮았습니다. 자살인 것으로 알았지만 후에 타살로 판명된 사건, 사고사인줄 알았지만 결혼 사기범의 연쇄 살인극이었다는 사건 등이 있는데 개중 독특한 보험금 관련 사건을 하나 소개해 보죠.

"사업에 실패하여 거액의 부채를 짊어진 무역상이 미국 로스앤젤리스의 호텔 4층 발코니에서 혼자 술을 먹다가 떨어져 사망하게 된다. 하지만 여러 조사를 통해 그가 일본에서 거액의 보험에 가입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저자는 시체 소견을 통해 난간에 걸터앉아 있다가 실수로 떨어졌다는 주장을 반박할 수 있는 다양한 증거 (상처의 위치등을 토대로 한 떨어질때의 자세 재구성 등)를 제시하여 자살임을 밝혀낸다..."

하지만 너무 쉽게 쓰려한 탓에 전문적인 내용이 희박해지는 단점도 있고 개인의 신변잡기적인 글도 많이 포함되어 있는 부분은 별로 마음에 들지 않네요. 전체적으로 법의학 서적이라기 보다는 일종의 개인 수필집처럼 보이기도 해서 전문 도서를 원한 독자라면 실망할 책이기도 합니다. (최소한 저는 실망스러운 측면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5점. 그래도 CSI 의 인기 이전에 기획되어 국내에 출간되었다는 점은 어떻게 보면 반가운 일이기도 하고, 쉽게 쓴 점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기도 하니 저자의 다른 전문 서적을 기대해봅니다.

게임왕국 - 타키타 세이이치로 / 김상호 : 별점 3점

게임왕국 - 6점 다키타 세이치로 지음, 김상호 옮김/게임문화

일본 게임 산업계를 인물중심으로 다룬 논픽션.

원래는 연재물로 시작된 기획을 책으로 엮은 것으로, 일단 컴퓨터 게임이라는 것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에서 부터 책이 나올 당시의 마지막 이슈였던 X Box와 PS2, 게임 큐브의 3강전까지를 다루고 있는데 연대순과 각종 대형 사건별로 책이 흘러가서 게임 산업계의 역사서 (물론 일본 위주이지만)로서의 가치도 제법 가지고 있는 것 같네요.
논픽션이기는 하지만 읽는 재미도 있고 제 자신이 게임쪽에 관심이 좀 있기 때문에 나름 유익한 독서였다 생각합니다.

굉장히 많은 이야기들이 등장하는데 큰 줄기를 잡는다면, 초기 PC보급에서 기초적인 게임이 개발되던 시기에서부터 시작하여 업소용 게임 "스페이스 인베이더"와 "팩맨", "제비우스"의 탄생, 닌텐도의 패미콤과 동키콩, 마리오 브라더스의 탄생, 인기 게임 시리즈의 시작을 알리는 "드라곤 퀘스트"와 "파이널 판타지", 그리고 닌텐도의 독재가 붕괴하게되는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의 등장까지를 해당 프로젝트의 중심 인물 인터뷰를 토대로 하여 여러가지 비화와 에피소드까지 함께 알려주고 있습니다.

책을 읽다 보니 역시나 게임시장은 열정 하나만으로도 성공할 수 있었던 몇 안되는 대박 시장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뭐 최근에는 게임 개발에 수십억 정도는 기본으로 들기는 하지만 게임 시장의 초기 히트작은 원맨 프로젝트가 가능했기에 그만큼 독특하고 재미난 아이디어가 많은, 참신한 게임이 많이 나올 수 있었고 또 상대적으로 적은 투자로 성공할 수 있었던 시장이었다고 생각되거든요.
돈은 많이 들어가지만 요새 게임들은 다 비슷비슷하고 색다른 느낌은 그다지 없는, 다만 인기 시리즈의 속편만 계속 우려 먹는다던가, 그래픽의 퀄리티를 어떻게 높일 수 있을지에만 집중한 뻔한 게임이 많다는 생각이 들기에 이러한 게임시장 초기의 열정과 아이디어가 부러워지기도 합니다. 원맨 프로젝트 시장의 마지막 대박 산출물은 "테트리스" 정도로 보이네요. 그 이후는 뭐...

어쨌건 신선한 느낌과 완성도를 결합하는 것은 언제 어떤 상황의 어떠한 프로젝트라도 영원히 가져가야 할 숙제이며 그런 숙제를 받쳐줄 수 있는 것에는 "열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책이었습니다. (물론 "돈"이 더 많이 필요할 수는 있습니다만...) 게임 산업계쪽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한번 정도 읽어보셔도 좋으리라 생각되네요. 별점은 3점입니다.
만화 "게임 크리에이터 열전"과 비교해서 보면 더 재미있을 것 같아요. 물론 만화쪽은 그다지 좋아하는 작품은 아니지만...

2006/04/05

모자 수집광 사건 - 존 딕슨 카 / 김우종 : 별점 2.5점

모자수집광사건 - 4점 존 딕슨 카 지음, 김우종 옮김/동서문화동판주식회사

런던에 출몰한 "모자 수집광"이라는 기상 천외한 도둑을 쫓던 기자 필립 드리스콜이 런던탑에서 살해된 시체로 발견된다. 그는 발견될 당시 삼촌인 윌리엄경이 모자수집광에게 도난당한 실크햇을 쓰고 있었던 상태. 기디온 펠 박사는 윌리엄경이 도난당한 에드거 앨런 포우의 미발표 원고에 대한 사건과 모자 수집광에 대한 사건을 런던 경시청의 해드리 경감에게 의뢰받았다가 우연찮게 살인 사건에 개입하게 되어 사건 해결을 위한 조사에 착수하게 된다.

존 딕슨 카의 작품입니다. 정말이지 오랫만에 추리소설을 한권 읽었네요. 사실 오래전에 읽은 작품이긴 하지만 나이탓인지 전혀 기억도 나지 않고 해서 새로운 마음으로 기분전환이나 할 겸 다시 옛날 세로줄 동서 추리문고를 다시 집어들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솔직히 실망스럽네요. 수많은 딕슨 카 작품들 중에서도 유명한 작품인데 유명세에 비하면 많이 처지는 작품이었어요.
제일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은 딕슨 카의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추리적으로 별볼일 없다는 것입니다. 사건의 진상은 모름지기 명탐정의 추리에 의해 밝혀지는 것이 왕도인데 이 작품에서는 범인의 고백으로 이야기가 종결되어 버리거든요. 앞부분에서 묘사된 여러 복선과 단서들이 범인의 자백에 등장하고, 펠 박사도 그때마다 차분히 지적해 주기는 하지만 이런 이야기 구조는 정통 본격 추리물로는 반칙과 같다 생각되네요.
또 가장 중요한 살인사건 트릭 자체도 문제입니다. 시간차 알리바이에 근거한 순간이동 트릭으로 약간은 밀실 트릭스럽기도 한데... 우연에 기인한 요소와 군더더기가 많아서 점수를 주기 힘듭니다. 이 트릭보다는 오히려 포의 작품이 어떻게 도난당하는지에 대한 트릭이 훨씬 좋았어요. 훨씬 카 답기도 하고요.
더군다나 마지막 장면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더군요. "미해결"이라니! 장난치는거냐!

마지막으로 캐릭터도 별로에요. 저명하신 펠 박사님은 "파일로 밴스" 스타일의 말많고 잘난척 덩어리라는 스테레오 타입 명탐정으로 지루함이 앞서며 해드리 경감은 나름 괜찮은 조역이지만 랜포울이라는 조수역 캐릭터는 왜 등장했는지 모를 정도로 존재감이 희미해서 그나마 부족한 캐릭터성을 많이 떨어트리기 때문입니다. (이 친구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전 펠 박사 시리즈에 등장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시리즈의 연속성을 부여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유일한 등장 이유로 생각됩니다. 예를 들자면 미스 마플의 조카 같은 존재?)

모자수집광이라는 기발한 설정과 런던탑을 무대로 한 음침한 딕슨 카 특유의 호러스러운 느낌, 그리고 유쾌한 펠 박사라는 캐릭터를 즐기기 위해서라면 괜찮은 초이스일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실망이 더 컸기에 별점은 2.5점입니다. 다음에는 펠 박사 시리즈의 걸작이라는 "세개의 관"에 도전해 봐야 겠습니다. 그렇지만 흥미진진하면서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재미를 전해 주는 "밤에 걷다"나 "해골성"같은 방코랑 시리즈가 더 제 취향인 것 같네요.

PS : 그런데 저는 제가 가지고 있는 동서 문고 옛날 판본이 크기면에서 훨씬 마음에 듭니다. 왜 요새는 저렇게 나오지 않을까요?

2006/04/04

열두줄의 20세기 디자인사 - 강현주 외 9명 지음 : 별점 2.5점

열두 줄의 20세기 디자인사 - 6점
이정혜 외 9인 지음/디자인하우스

20세기 디자인을 주도한 열두개의 명제를 논한다는 부제하에 여러명의 작가가 참여하여 쓴 담론집입니다.

12개의 명제는 순서대로

1.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 - 루이스 설리번
2. 보다 아름다운 일상용품 - 고레고르 파울손
3. 적을수록 많다 - 루드비히 미스 반 데어 로에
4. 집은 주거를 위한 기계다 - 르 꼬르뷔지에
5. 타이포그래피는 유리잔과 같아야 한다 - 비어트리스 워드
6. 오늘날의 가정을 이처럼 색다르고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 - 리처드 해밀턴
7. 미디어는 마사지다 - 마샬 맥루한
8. 인간을 위한 디자인 - 빅터 파파넥
9. 굿 디자인은 굿 비지니스다 - 토머스 왓슨 주니어
10. 형태는 감정을 따른다 - 하르트무트 에슬링어
11. 나는 쇼핑한다. 고로 존재한다 - 바바라 크루거
12. 디자이너는 죽었다 - 아담 리차드슨

입니다.

일단, 12개의 명제는 몇가지는 저도 아는 이야기이고 몇가지는 처음 본 이야기였는데 상당히 괜찮은 것들이라 마음에 듭니다. 지금 와서 명제만 훝어봐도 고개를 끄덕거릴 만한 말들이기 때문이죠. 이러한 명제들을 가지고 책을 기획한 발상 자체부터 재미있어요.
아울러 내용도 에세이 수준의 쉬운 담론들이라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관련 예제도 많지는 않지만 충실하다는 점은 높이 평가하고 싶네요.

하지만 지나치게 멋지거나 디자인사적으로 의미있는 글들을 추리다 보니 오히려 조금 문제가 있는 듯한 명제들 ("타이포그래피는 유리잔과 같아야 한다" 나 "미디어는 마사지다" 등)이 억지성있게 낑긴것 같기도 합니다. 제가 보기에는 이런 것들은 디자인사를 바꾸었다기에는 좀 무리성이 있어 보였어요.

그래도 디자인에 대해 문외한들도 쉽게 디자인사를 따라가면서 읽을 수 있는 책이기에, 또한 국내에서 저술 / 출간했다는 것에서 높은 점수를 줄 만 합니다. 보다 많은 도판과 예시가 들어갔더라면 훨씬 좋았겠지만 12,000원이라는 책의 가격을 고려한다면 지나친 욕심이겠죠? 별점은 2.5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