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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31

디자인의 꼼수 - 사카이 나오키 : 별점 2.5점

 

디자인의 꼼수 - 6점
사카이 나오키 지음, 가와구치 스미코 그림, 김향 외 옮김/디자인하우스

일본 유명 디자이너 사카이 나오키(坂井直樹)의 디자인 관련 에세이집. 디자인에 대한 담론이 펼쳐집니다. 사실 디자인할 때 어떤 꼼수를 쓰면 더 좋아보일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에서 읽게된 책인데 책 내용에 '꼼수'에 대한 것은 거의 없더군요. 그나마 등장하는 꼼수라면 '레트로 디자인' 관련 내용과 단순함에 약간의 디테일을 첨가한 사례정도만 들 수 있습니다.

그래도 글도 짤막짤막해서 쉽게 읽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아 유명 디자이너, 거장은 이런 생각을 하는구나'라고 느낄만한 부분이 많아서 좋았습니다. 데즈카 오사무가 만화에 대한 에세이를 썼다고 생각하면 비슷할려나요?

하지만 예를 든 제품에 대한 도판이 전무하다는 것은 큰 문제로 보입니다. 이런류의 디자인 관련 도서로는 치명적인 단점일 뿐 아니라 독자에게 찾아보라는 수고를 강요하는 것 같아 불만스러웠어요. 읽으면서 몇개 찾아보다가 결국 포기했습니다....(저자의 워터 스튜디오 및 관련 페이지가 지금 모두 열리지 않는게 제일 황당하더군요) 그래서 별점은 2.5점밖에는 못 주겠습니다. 글을 좀 줄이더라도 도판이 충실했더라면 좋았을텐데 아쉽네요.

2010/08/30

2010.8.24 ~ 8.29 한주간 두산베어스 단상

 


좋았던 점 :
1. 타선 회복세
2. 이재학 선수 선발 호투

나빴던 점 :
1. 1-2-3선발진 부진
2. 중간계투진의 지속적인 투입
3. 이용찬 또 끝내기 피홈런
4. 준 플레이오프 상대로 거의 확정된 롯데 상대로 약한 모습 재현

기타 감상 :
2위 싸움은 이미 끝났기에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보낸 한주였습니다. 화요일 경기의 강우 콜드 무승부(패)가 결정적이었죠. 이후 경기는 뭐 머리를 비우고 봤습니다 .주간 성적은 2승 1무 2패. 타선은 대체로 살아나는 모습인데 선발진이 영 좋지 않았어요.

무엇보다도 금요일 경기에서 롯데에게 약한 모습을 재현한 것은 준플레이오프를 앞둔 상황에서 분위기가 저하될 우려가 있어 걱정됩니다. 주력 선수를 선발로 내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그건 롯데 역시 마찬가지라 위안이 되는 것은 아니며 이용찬 선수의 끝내기 피홈런은 시즌 막판 좋지 못했던 작년의 상황이 겹쳐지네요. 정재훈 선수도 연투로 인한 피로가 눈에 보이는데 이용찬 선수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 지 감독의 고민이 깊어질 것 같습니다.

또 토요일 경기의 임태훈 선수의 패배도 조금은 아쉽군요. 올시즌 10승은 해 주면 좋겠는데 호투하면 타선이 침묵해서 아홉수가 너무 오래가는 느낌이에요.

그래도 이런저런 새로운 선수의 기용과 중심타선의 회복세는 반가운 부분이죠. 이재학 선수의 선발 등판도 올시즌 땜빵 중에서 가장 호투했고요. 지난주는 쉬어가는 분위기치고는 필승조 등판이 잦았는데 이번주는 확실한 휴식과 이재학 선수같은 새얼굴의 기용이 자주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주 히어로로 투수는 정재훈 - 고창성 -이현승의 JKL (지키리?) 필승조를, 타자로는 연타석 홈런을 뿜어낸 양의지 선수를 꼽습니다. (2주 연속!)

이번 주 예상 :
화요일을 건너뛰고 SK와의 3연전, 기아와의 2연전을 치룹니다. 사실 지금 상황에서 필사적으로 SK나 기아와의 경기를 잡을 이유는 하나도 없죠. 두산은 SK 상대로 플레이오프나 코리안시리즈에서 재미를 본 적이 한번도 없는 만큼 삼성을 2위로 확정시키는 것이 좋거든요. 뭐 장원삼 - 차우찬 선수 밥이기는 하지만...

때문에 선발 로테이션은 김선우 - 히메네스 - 왈론드 - 임태훈 - 홍상삼 으로 예상되나 김선우 - 히메네스 선수는 컨디션 조절 정도만 해 주고 신인급 투수들을 기용해서 테스트해보는 것이 바람직 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중간계투진도 푹 쉬게 해 주고 말이죠. 지면 할 수 없고 이기면 땡큐.

전패한다고 해도 4위 밑으로는 내려갈 일도 없고 3위나 4위나 그게 그거이니 만큼 무리하지 말고 착실히 준플레이오프 이후를 대비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올인V4 허슬~두!

독원숭이 - 오사와 아리마사 / 이성 : 별점 2점

독원숭이 - 4점
오사와 아리마사/이성

대만 특수부대 '수귀자' 출신 킬러 독원숭이는 자기 애인을 죽게 만든 암흑가 보스 예웨이를 죽이기 위해 일본으로 잠입한다. 수귀자 출신 대만경찰 곽영민도 그를 쫓기 위해 일본에 방문하고, 우연찮게 곽영민과 엮이게 된 사메지마는 곽영민에게 진한 동지애를 느끼며 독원숭이 추적에 동참한다.

<신주쿠 상어>를 읽고 탄력받아서 연달아 읽어버린 시리즈 두번째 작품입니다. 예전에 구해놓고 까먹고 있던 절판본으로 읽었죠. 사실은 오래전에 만화책으로 한번 읽은 기억도 나긴 합니다만...

그런데 솔직히 영 실망스럽네요. 이 작품은 정말 추리고 뭐고 없는 단순한 액션물로 <크리시> 첫번째 작품을 크리시가 아닌 크리시를 쫓는 경찰 구도로 변주한 것에 지나지 않거든요.

대만 출신 폭력배에 대한 이야기는 <불야성>에서 더욱 자세하게 다룬 내용이라 새로운게 하나도 없었고 (아울러 <불야성> 쪽은 제대로 작품에 설정을 녹여냈었죠) 크리시처럼 복수의 과정이 디테일한 것도 아니라 원래부터 강했던 킬러 '독원숭이'가 원래부터 가지고 있던 무기와 기술을 이용하여 약해빠진 야쿠자를 도륙할 뿐이라 액션 이외의 흥미를 느낄 여지가 전무했습니다. 사메지마의 수사 역시 추리적으로 눈여겨 볼 부분이 '머리를 골절시킨 둔기의 정체' 와 독원숭이의 파트너를 찾기위한 실력행사 정도밖에는 없었고요.

화끈한 마초 액션물로는 괜찮은 수준이고 책장을 넘기는 재미는 있지만 기대에는 전혀 미치지 못한 작품입니다. 이 작품을 추리소설로 분류한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 생각되네요. 별점은 2점입니다.

2010/08/29

글씨로 본 항일과 친일 | 필적은 말한다 - 구본진 : 별점 3점

필적은 말한다 - 6점
구본진 지음/중앙books(중앙북스)

유명인사의 글씨를 수집하는 것이 취미인 법조인 저자가 자신의 수집품인 항일 - 친일인사들의 글씨를 분석하여 확연한 차이를 도출하여 설명하는 책입니다. 전문적인 필적감정서는 아니지만 필적이라는 것에 대한 비교적 상세한 설명 역시 같이 실려 있어서 이해를 돕네요. 풍부한 도판 역시 잘 갖추어져 있고요.

책에 실려있는 항일 - 친일파의 확연한 필적 차이를 요약하자면,
항일 운동가는 글씨의 크기가 작고 모양이 정사각형으로 균형잡혀 있으며 대체로 각진 글씨가 많고 글자간격은 좁으면서도 행 간격은 넓은 것에 반해 친일파는 글씨 크기가 크며 모양도 좁고 긴 형태이며 유연한 형태가 많고 글자 간격은 넓은데 반해 행 간격이 좁다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는 것입니다. 물론 저자도 밝혔듯 100%맞는다고 일반화할 수 없는 이론이기는 하지만 충분히 재미있었어요.
그러고보니 제가 좋아하는 만화 <거침없이 한 획!>과 유사한 부분도 있네요. 유도소녀 모치즈키는 크고 호방한 글씨를 좋아하고 내성적인 귀국자녀 유카리는 가늘고 작은 글씨가 장기라는 것에서 글씨는 성격을 반영한다는 점은 일맥상통하니까요. 이론에 따르면 둘의 장점을 합친 것 - 느리지만 힘이 넘치고 확실하게 쓰는 것 - 이 항일투사 서체 바로 그 자체이기도 해서 비교해서 보는 재미도 쏠쏠하네요..

또한 뒷부분에는 항일 운동가의 옥중 서신 등의 자료로 당대의 시대상을 엿볼 수 있기도 합니다. 이른바 '통문'이라는 의병을 일으킬 것을 촉구한 문서가 어떠한 것이었는지 같은 자료를 비롯하여 만주투사 이종혁의 옥중 편지를 통해 책같은 것을 요청할 수 있었다는 소소한 내용까지 의외로 참고가 될 만한게 많더군요.

자신의 취미를 직업적인 전문분야와 결합시켜 만들어낸 괜찮은 참고도서로 별점은 3점입니다. 전문적인 필적 감정서도 한번 읽어보고 싶어지는군요.

2010/08/28

신주쿠 상어 - 오사와 아리마사 / 김성기 : 별점 3점

신주쿠 상어 - 6점
오사와 아리마사 지음, 김성기 옮김/노블마인

캐리어 출신이나 경찰 내부 암투때문에 일반 한직인 신주쿠서 방범과 형사로 전락한 사메지마는 독불장군같은 행동으로 '신주쿠 상어'라는 별명을 얻게된 인물.
그러던 중 신주쿠에서 순경들이 연쇄적으로 사살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사메지마는 자신이 단독으로 쫓던 총기 밀조업자 '기즈'가 사건과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오사와 아리마사의 출세작이자 대표작이며 일본 하드보일드 추리소설 계보에도 그 이름을 뚜렷이 남기고 있는, 그 이름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가 된 작품이 바로 '신주쿠 상어 사메지마 형사' 시리즈죠. 이 작품은 기념할만한 시리즈 제 1작입니다.

하지만 솔직한 감상은 독자의 열광과 평론가들의 호평을 이해하기는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하드보일드라는 장르 자체가 대단한 추리가 펼쳐지는 작품은 아니지만 이 작품은 별다른 복선 하나 없이 그야말로 일직선으로 달려가는 단순한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러한 일직선으로 달려가는 전력질주가 이 작품의 매력이기는 합니다. 그만큼 사메지마라는 외로운 늑대의 처절하고도 고독하고도 화끈한, 그러면서도 결국 끝을 보는 전개는 처음부터 끝까지 시종일관 손에 땀을 쥐게 만드니까요. 또한 기즈 추적- 총기 행방 확인 - 가즈오 추적 - 진범추적 - 진범의 현장 급습 이라는 단계로 이어지는 수사과정도 단순하기는 하지만 합리적으로 잘 짜여져 있어서 흥미를 배가시키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신주쿠'와 경찰 조직, 수사에 대한 상세하고도 방대한 묘사 역시 아주 인상적이기도 하고요.

그러나 '하드보일드 추리물'이라기보다는 '하드보일드 모험물'에 가깝기 때문에 전형적인 '하드보일드'를 기대하고 읽는다면 실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추리의 과정없이 미션 클리어 이후에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엔터키 어드벤처 스타일 때문으로 이런저런 분위기가 흡사 미키 스필레인의 마이크 해머 시리즈같은 느낌도 들어요. 좀 싸구려 미국식 펄프픽션을 흉내낸 것 같달까요?
게다가 록그룹 보컬 쇼와 사메지마의 러브라인 역시 하드보일드 팬에게는 와닿을 수 없는 설정이었어요. 고독한 한마리 늑대가 로켓트 가슴을 가진 14살 연하 미녀 록커와 사귄다니 이 얼마나 이율배반적인 설정이란 말입니까!!! 동네 거지가 재벌 2세의 후계자 수업 받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 만큼 현실적이지 못할 뿐 아니라 기존 장르의 클리셰를 무시한, 그야말로 흥행만을 노린 무자비한 장르파괴로 밖에는 보이지 않아요!!! (열폭아님)

그래도 재미하나만큼은 명불허전! 한번에 읽어버리게 만드는 흡입력 하나는 확실한 작품이라 별점은 3점입니다. 소설보다는 영상화된 버전으로 접하는게 더 어울리는 작품이라 생각되긴 합니다만...

2010/08/27

사가판 조류도감 / 어류도감 - 모로호시 다이지로 : 별점 4점 / 3점

 

사가판 조류도감 - 8점
모로호시 다이지로 글 그림, 김동욱 옮김/세미콜론

사가판 어류도감 - 6점
모로호시 다이지로 글 그림, 김동욱 옮김/세미콜론

모로호시 다이지로의 작품은 <재괴지이>, <시오리와 시미코 시리즈> 와 <서유요원전> 일부 정도만 읽어보았습니다. 국내 출간된 작품은 완독한 셈이지만 대표작이라는 <암흑신화> 등을 읽지 못했으니 팬이라고 하기도 쑥스럽고 작가에 대해 잘 안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겠죠.
그러나 작가만의 '흉내낼 수 없는 기이함' 이 워낙에 매력적이라 국내 출간된 작품은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이번에 출간된 두편의 단편집을 같은 이글루스 블로거이신 '벨제뷔트'님의 도움으로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읽고난 소감부터 이야기하자면 그야말로 '모로호시 다이지로 월드'를 만끽하기에 충분한 작품집이라는 것입니다. <조류도감>에는 6편의 작품이, <어류도감>에는 7편의 작품이 실려 있는데 판타지와 SF는 물론 환상동화, 개그, 일상계 호러와 서스펜스에다가 전기-기담물까지 작가가 손댄 모든 장르가 망라되어 있어 내용도 풍성할 뿐 아니라 특유의 기이함이 전편에서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두편 모두 작가의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하지만 구태여 구분하자면 <어류도감>쪽은 '기이함'보다는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기 편한 구성의 작품이 많고 <조류도감>은 조금 더 매니아적이고 깊이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 많다고 생각되네요. 저 개인적으로도 <조류도감> 쪽이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특히 작가의 진정한 매력은 '호러' 쪽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저의 생각을 만족시키는 작품이 실려있기도 하고요.

제가 만족한 두편만 조금 더 상세하게 소개해보자면

<탑을 나는 새>
판타지에 속해있는 작품입니다. 거대한 탑으로 이루어진 세계, 탑의 층마다 다른 세계가 있고 외부의 탑들도 각각 또다른 세계, 외부를 멀리하며 탑의 바닥은 누구도 알지 못하고 나선계단으로 이동한다는 세계관도 독특하지만 (<계단을 오르는 남자>와 조금 유사하기도 하네요) 외부 세계를 동경하던 주인공이 '천사'일 수도 있는 새 소녀와 사랑에 빠져 인간세계를 버린 뒤 새들의 현실을 알게 되는 충격적 결말이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마지막 장면의 서늘한 맛이 정말 일품이었어요.

<새를 보았다>
두 소년은 거대한 새를 우연찮게 목격한 뒤 새를 관찰하기 위해 찾아간 건물 옥상에서 병원에 입원해 있는 다른 소년과 친구가 됩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다가 새의 정체를 나중에 알게 된다는 이야기로 '일상계 심리 서스펜스 호러' 라고도 할 수 있는 작품이죠. 대단한 공포는 없지만 새의 정체를 둘러싼 긴장감도 좋고 마지막의 진상도 괜찮았어요. 일상 속에서 벌어질 수 있는 심리 서스펜스가 무엇인지를 잘 표현한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그 외의 작품들 중에서는 전기-기담물인 <호무치와케>와 <어류도감>의 <교인>, 심리드라마 <물고기 꿈을 꾸는 남자> 를 베스트로 꼽고 싶네요.

결론내리자면 모로호시 다이지로를 좋아하신다면 적극 추천할 수 밖에 없는 작품집으로 별점은 <조류도감>은 4점, <어류도감>은 3점입니다. 팬이시라면 '닥바구' (닥치고 바로 구입!) 해야 되는 책이랄까요. 좋은 기회를 주신 벨제뷔트님에게 다시금 감사드립니다. (몰랐는데 학교 동문이시더군요. 기회가 된다면 학교근처에서 만나뵙고 싶습니다^^)

덧 : 리뷰를 읽으신 트위터 지인께서 진짜 도감인줄 아셨다고 하시네요. 생각해보니 모로호시 다이지로 월드안의 온갖 상상의 동물들을 실제 도감형식으로 꾸며놓아도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되기도 합니다. 이런 도감이 실제로 나온다면 그 역시 '닥바구!'

2010/08/26

데드트릭 1,2 - 카린펜 (華倫変) : 별점 3점


나나모토서에 근무하는 순사장 이치모리 잇페이, 과학수사 연구소 수사관 도쿠가와 도쿠코, 그리고 변태 명탐정인 경시청 수사1과 경부 하다케야마 미치아키가 나나모토서 관할구역에서 발생한 기상천외한 범죄사건을 수사하여 해결하는 정통파 수사 추리만화입니다. 국내 소개된 작품은 아니고 원서로 구해봤죠.

슥 한번 훝어봤을때는 작화나 전개가 왠지 어설픈 부분이 많이 보여서 크게 기대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1권을 읽었을 때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평범한 추리만화 이상의 완성도를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게 추리강국 일본의 힘이겠죠?
범인이 앞부분에서 살짝 드러나는 도서 추리물 형태임에도 진상트릭은 끝까지 숨겨놓고 수사가 중심이 되는 본격 추리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솜씨도 제법이지만 독자가 추리의 과정에 동참할 수 있는 만큼의 정보와 단서를 수사과정과 맞물려 제공하는 전개방식 역시 정통 본격 추리물에 걸맞는 수준이라 만족스러웠어요. 곳곳에서 느껴지는 추리라는 장르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더불어 과학수사에 대한 세밀한 자료조사 역시 돋보이는 부분이었고요.

작화, 컷 구성 등 만화적인 완성도가 떨어지며 캐릭터들이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한 점 (주역인 도쿠코조차 전개에 사실 큰 필요가 없습니다), 1권에 비해 2권은 완성도가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는 것은 아쉬우나 기대 이상의 신선한 재미를 만끽할 수 있었던 작품이었습니다. 전체 평균 별점은 3점입니다.

생전 처음 들어보는 작가라 궁금해서 자료를 찾아보았더니 카린펜 (華倫変 かりんぺん)은 에로망가 출신 작가로 5권의 작품만 남기고 2003년 급성심부전증으로 사망했다고 하네요. 젊은 나이에 사망한 고인의 명복을 빌며,.국내 출간은 어려워보이기도 하는데 1권 정도라도 소개되면 좋겠습니다.

1권 : <연속자궁 강탈 살인사건>
나나모토 고교에서 여고생이, 그리고 자택에서 나나모토 고교 양호교사가 살해된 시체로 발견된다. 두 사체 모두 자궁이 적출된 상태였고 경찰은 나나모토 고교에서 발견된 육망성 표식 등을 근거로 '악마숭배'의식이 관련되어 있을 것이라 추정한다. 그래서 유력한 용의자로 떠오른 것은 왕따로 저주와 주술 등에 취미를 가지고 있던 2학년생 츠지모토 가즈야였다.

제목 그대로 '자궁 적출'이라는 잭 더 리퍼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연쇄살인극이 펼쳐집니다. 그러나 연쇄살인극이 단지 악마 숭배나 잔혹함을 위해서가 아닌 다른 진상을 내포하고 있으며, 용의자에게 사건을 뒤집어 씌우기 위한 주도면밀한 계획이 잘 갖추어져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네요. 그야말로 '공정하게 독자를 속이는' 크리스티적인 분위기가 잘 녹아있거든요.
또한 진상 자체도 잭 더 리퍼 사건의 가설 중 하나를 채용하고 있고, 탐정역인 하다케야마가 진범을 찾아가 이런저런 이야기로 진상을 풀어내는 결말은 형사 콜롬보를 연상케하는 등 추리 애호가를 사로잡을만한 요소가 많습니다.
증거를 제시하라는 범인 앞에서 당시 범인의 통화녹음을 듣고 주변 소음으로 위치를 추적한 뒤 '공중전화'라는 사실을 알아내고 그 공중전화에서 범인의 지문이 묻은 동전을 찾아낸다던가 하는 과학에 기반한 철저한 수사도 볼거리였고요.

과연 자궁 적출이라는 행위를 단시간에 처리할 수 있었을지에 대한 의문 등 설명이 부족한 부분도 있고, 작품과 어울리지 않는 유머 등으로 지나치게 길다는 점, 작화면에서 세련되지 못한 점이 아쉽지만 기대 이상의 재미를 선사하기에 별점은 3.5점입니다.

2권 : <도쿠코의 범죄>
연휴에 도쿠코에게 친구 미에가 찾아온다. 그녀와 술을 마시다 잠들어버린 도쿠코는 자신의 옷이 피에 젖어 있다는 것, 그리고 피로 물든 칼이 놓여있는 것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한다. 4일 후 다카이라는 청년이 살해된 시체로 발견되었고, 도쿠코가 용의자로 지목되었다. 도쿠코 옷과 칼의 피가 피해자의 것이었고 그녀의 모발이 피해자 방에서 발견된 것!
도쿠코를 구하기 위해 이치모리는 하다케야마의 도움을 요청하는데...

도쿠코가 범인일리가 없기 때문에, 독자는 미에가 범인임을 확실히 알고 이야기를 읽기 시작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미에는 피해자 사망 추정시각에 교통사고로 체포되었는데, 체포장소에서 범행장소까지는 차로 2시간이 걸려서 그녀는 범인일리 없다'알리바이 트릭을 어떻게 깰 것인지에 대해 자연스럽게 촛점을 맞추게 되고요.

그러나 이 트릭은 특별한 조작이 있던건 아니었고, 경찰 수사의 헛점으로 철벽의 알리바이가 생겼다라는 설정이라 좀 별로였습니다.
오히려 도쿠코가 범인이 아님을 증명하는 방식이 단순한 추리가 아니라, 철저하게 과학적이라는게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모발의 상태와 헤어 스프레이의 성분조사를 통한 오류 증명 - 현장에서 발견된 모발은 두종류의 스프레이가 뿌려져 있기에 같은날 떨어진 것으로 볼 수 없다 - , '곤약'은 위에서의 소화시간이 길기 때문에 사망시간 추정할 때 감안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문(耳紋)의 채집을 통해 범인 미에가 현장에 있었다고 증명하는 것 모두가 철저한 과학수사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이런 류의 다른 컨텐츠들에 못지 않은 수준으로 말이죠.

1권과 마찬가지로 설정과 내용에 비하면 지나치게 긴 분량은 재미를 반감시키며, 추리적으로는 앞서 말했듯 경찰조사의 헛점으로 우연히 발생하는 알리바이가 핵심이고, 범인의 동기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점은 감점 요소이지만 기본적으로 평작은 된다고 생각되네요. 제대로 된 편집자가 붙어서 보강했더라면 아주아주 좋은 작품이 되었을텐데 조금 아쉽기도 합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이치모리군의 도전장>
이치모리가 자신이 신참때 해결한 사건을 도쿠코에게 풀어보라고 소개하는 이야기. 밀실에서 소녀가 교살된 시체로 발견되는데 열쇠를 가진 사람은 경비원 뿐이었고 처음에 아이 어머니와 조사할 때 방은 비어있었다는 것. 다시 조사할 때 시체를 발견하였으나 경비원은 항상 아이 어머니와 함께였다. 범인은 경비원인데 어떻게 살해했나? 라는 문제. 단서는 처음 시체 발견 시에는 모포가 뒹굴고 있었으나 구급차를 부르고 돌아왔을 때에는 모포가 사라졌다는 것.

미스터리 매니아 이치모리의 추리소설담이 펼쳐지는 소품으로 쩌리 이치모리가 낸 문제답게 추리적으로는 별볼일 없습니다. 작중 토쿠코가 이야기하듯 흔해빠진 거울트릭에 불과하니까요.

그러나 미스터리 매니아 이치모리의 장황한 이야기가 재미를 주는 작품으로 특히나 본격물은 프로레슬링, 사회파는 아마레슬링이라고 비유하는게 기억에 남네요. 아마레슬링이 각본없는 진정한 승부지만 작위적인 프로레슬링이 훨씬 재미있다는 논리죠. '바보같지만 재미있어!'랄까요.

또 사건의 동기와 이후 이야기를 작위적으로 짜맞추는 이치모리의 모습에서 최근 추리만화를 풍자하는 느낌이 풍기는 것도 재미있었고요. 별점은 2점입니다.

2010/08/25

사기공화국에서 살아남기 - 김주덕 : 별점 1.5점

 

사기공화국에서 살아남기 - 4점
김주덕 지음/가야북스

검사출신 변호사 김주덕씨가 저술한 책입니다.

대충 저자의 약력과 제목만 보고 실제 사례를 토대로 한 사기 분석이 책의 주요 내용일 줄 알았는데 제 생각과는 많이 다른 책이더군요. 약간의 사례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수박 겉핥기 식이며, 별다른 특이한 사기도 아닌 꽃뱀 사기와 같은 단순 사기가 많아아 실망스러웠습니다. 좀 지능적이고 법망을 피해가는 교묘한 방식의 사기를 기대했는데 말이죠. 뭐 그런 대형 지능사기는 현실에서야 '쿠로사기'처럼 많이 등장하지도 않겠지만...

그래도 약간의 사례는 그나마 나은 편입니다. 이외에는 전체적으로 '사기에 걸리지 않으려면 이렇게 해야한다!', '사기꾼은 이런 놈들이다!' 라는 것에 대한 상식적이면서도 훈계조의 설명에 불과합니다. 솔직히 '돈이 있는 척 하지만 돈을 빌리는 놈은 사기꾼' 뭐 이런 설명이 구태여 왜 필요한지 모르겠어요. 다들 알면서도 속아넘어가니까 문제인거잖아요.

한마디로 일반인들을 위한 사기 입문 - 안내서에 가까운 책입니다. 별점은 1.5점입니다. 저자가 검사 및 변호사 생활을 하면서 접했던 수많은 피해자들을 안스러워하며 저술한 듯한 느낌이 팍팍 나는데, 뭐 이런 책이 필요한 분들도 계시겠지만 제 기대와는 너무 달랐습니다.

그래도 몇가지 새로 안 사실은 인상적이기에 인용합니다.
사기도박의 피해자는 도박죄로 처벌받지 않는다. (사기의 피해자이기 때문)
도박빚은 원칙적으로 갚을 필요가 없다.

공무원을 사칭하여 그 직권을 행사하여야 공무원 자격 사칭죄가 성립된다.
직권행사가 없는 단순한 공무원 자격 사칭행위는 경범죄에 불과하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간통죄는 실제 성교가 이루어져야만 성립된다.
(즉 오랄섹스 등은 간통죄에 포함이 안된다)

2010/08/24

키사라기 미키짱 (2007) - 사토 유이치 : 별점 2.5점

 


대화명 '이에모토'는 1년전 죽은 그라비아 아이돌 키사라기 미키의 추도회를 개최한다. 그가 모은 손님은 같은 게시판에서 활동 중인 미키의 광팬들 4명 - '야스오', '스네이크', '오다 유지', '딸기소녀' - 이었다.
그러나 추도회는 1년전 미키의 죽음이 알려진대로 자살이 아닌 살해되었을 것이라는 오다 유지의 주장으로 인하여 어느 순간부터 사건의 진실을 찾는 모임으로 돌변하며, 이 와중에 모임 멤버들과 미키에 얽힌 비밀이 하나씩 밝혀지며 서서히 진상에 접근하게 되는데...


2007년 발표된 일본 추리영화입니다. 등장인물 5명과 추도회 장소에서만으로 모든 이야기가 전개되는 특이한 작품입니다. 굉장히 연극적인 구성이기도 한데 아니나다를까 원작은 희곡이라고 하더군요. 평도 좋고 길이도 짧아서 가벼운 마음으로 감상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썩 마음에 들지는 않는군요. 일단 사건의 결과, 즉 '청순파 아이돌 미키가 화재로 목숨을 잃은 것'에서 출발해서 결말의 추론까지를 짜 맞추는 과정은 추리적으로 보았을 때 아주 높은 점수를 주기는 어렵거든요. 왜냐하면 굉장히 다양한 결과가 존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임에 참여한 사람들이 원하는 추론으로 이야기가 끝나버리기 때문에 실제적인 진상이 도출되지 않습니다. 즉 모두가 행복해지고 납득하는 추론의 선택에 불과하여 추리물로 성립하기는 어려워 보이네요.

또한 추론의 과정과 모임의 참석자 모두 작위적이라 잘 짜여졌다고 말하기도 힘듭니다. 참석자 전원이 어떻게든 개인적으로 미키와 관련이 있었다라는 것도 우연, 화재 발생시점에서의 행동과 대사들 하나하나가 모두 우연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참석자들이 납득할 수 있다 하더라도 관객 입장에서는 너무 억지로 짜맞추는거 아닌가 싶은 느낌이 강했어요.
그나마도 추론이 설득력있다면 납득할만 하지만 올리브 오일을 착각해서 뿌렸다는 이야기와 올리브 오일 때문에 순식간에 화재가 번졌다라는 이야기 등 쉽사리 납득하기는 어려운 추론이라 억지스러울 뿐이었고요.

그 외에도 너무나 오버스러운, TV 드라마같은 배우들의 연기도 별로였고 ('춤추는 대수사선'의 마시타 역을 맡은 유스케 산타마리아가 '오다 유지'라는 대화명으로 모임에 참석하고 '춤추는 대수사선'의 대사를 하는 장면 정도는 재미있었지만) 편집이 좀 느슨한 듯 싶어서 짧은 길이에도 불구하고 그닥 흡입력있는 완성도를 보여주지는 못하는 것도 감점 요소입니다.

하나의 이야기로서는 결말까지 이르는 완성도는 갖추고 있고 전개도 나름 흥미진진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높은 점수를 주기는 좀 어렵네요. 설정면에서 유사한, '폐쇄공간에서 특정 모임의 사람들끼리 의견을 취합하여 진상을 추리하는' 설정의 영화인 <12인의 성난 사람들>과 비교하자면 많이 처지는 느낌입니다. <12인의 성난 사람들>이 특출난 걸작이기는 하지만... 어쨌건 별점은 2.5점입니다.

덧붙이자면, 정보를 좀 찾아보았더니 원작에서는 '이에모토'가 진범인 듯한 암시를 준다고 하더군요. 결국 '누군가 미키의 집에 침입해서 살해하고 현장을 불태웠다' 라는 결말이라는 이야기인데 사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작위적인 추론보다는 이게 더욱 현실적으로 느껴지네요. 물론 이에모토가 진범이라면 애시당초 이런 모임같은것은 주최하지도 않았겠죠?

2010/08/23

빨강집의 수수께끼 - 앨런 알렉산더 밀른 / 이철범 : 별점 2점

 

빨강집의 수수께끼 - 4점
앨런 알렉산더 밀른 지음, 이철범 옮김/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어렸을 때 유산 상속으로 거부가 된 '빨간집'의 주인 마크 애벌레트는 문학인으로 자처하며 비서이자 사촌동생 케일리와 함께 스폰서와 기고, 손님 접대의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중, 15년만에 방탕한 형 로버트가 찾아오는데 둘만 있던 방에서 총소리가 나고, 놀란 케일리는 우연히 방문한 길링검과 함께 닫힌 방 안에서 로버트의 시체를 발견한다.
마크의 손님이자 식객 베벌리의 친구로 그를 만나기 위해 저택을 찾았던 길링검은 스스로 탐정이 되어 사건의 진상을 추적하는데...


<아기곰 푸우>로 유명한 앨런 알렉산더 밀른의 정통 고전 추리소설입니다. 황금기 시절의 고전 걸작의 하나로 여러 리스트나 책자에서 많이 소개되고 있는 작품이라 읽은 시점이 좀 늦은감도 있네요.
하지만 읽고난 감상은 '이왕지사 늦은거 아예 읽지 말걸' 입니다. 이유는 지루하고 재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살인사건 딱 하나로 기나긴 장편을 풀어나가는 것 부터 지루할 뿐 아니라 초반부에 용의자가 드러나고 트릭도 지금 읽기에는 너무 쉽게 추리해 낼 수 있거든요. 그나마도 지문 등 법의학에 대한 상식이 별로 없었던 시대에만 통용됨직한 고전적 발상의 진부한 아이디어로 높은 점수를 주기 힘들고요. 아울러 안이한 변장 트릭이 이렇게 잘 먹혔다는거 자체가 고전의 품격을 벗어나는 반칙이라 생각되네요.

물론 카메라와 같은 기억력을 토대로 추리를 펼쳐나가는, 홈즈를 자칭하는 길링검과 그의 친구로 왓슨을 자칭하는 베벌리의 만담같은 대화같은 잔재미나 고전적인 품격은 잘 살아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아무래도 단편급 아이디어로 장편을 만든 느낌이랄까요? 명성과 기대에 비하면 아쉬움이 더욱 많기에 별점은 2점입니다.

그리고 제가 읽은 동서 추리문고 판본에는 뒷부분에 단편인 사립탐정 마틴 휴이트 시리즈 <랜턴관 도난사건>이 실려있더군요. 좋은 작품이기는 하나 이전에 읽은, 다른 판본으로 소장하고 있는 작품이라서 별점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했습니다...

2010.8.17 ~ 8.22 한주간 두산베어스 단상

 


좋았던 점 :
1. 대 삼성전 위닝 시리즈
2. 양의지 선수의 연속 홈런 행진으로 신인왕 타이틀 예약

나빴던 점 :
1. 롯데전 전패
2. 중간계투진 완전 방전
3. 상대팀 에이스 상대했을때 무기력한 타선 재현
4. 이원석 선수 부상 - 시즌 아웃... ㅠ.ㅠ
5. 무엇보다도... 2위 싸움은 물건너 가는 분위기...

기타 감상 :
굉장히 중요했던 한주였는데 2승 4패로 2위 싸움은 물건너 가는 분위기가 되어버렸네요. 삼성전에서는 위닝 시리즈를 가져갔지만 롯데전에서 선발투수들과 계투진이 모두 무너지면서 결국 경기를 모두 내주고 말았습니다. 롯데가 지금 너무나 분위기가 좋긴 하지만 두말할 필요없는 완패였어요...

특히 지난주의 포인트는 화요일 경기와 금요일 경기였습니다. 화요일은 임태훈 선수의 호투가 빛났던 경기를 빈타로 내 주었고 금요일 경기 역시 홍상삼 선수가 장원준 선수에 대항하여 놀랍게도 선발진에서 우위를 가져갔으나 연속 실책으로 무너져 버린 것이 뼈아팠죠. 중간 계투진을 완전히 소모한 이 경기를 놓치는 바람에 결국 주말 경기 모두를 내 주는 결과가 빚어진 듯 싶습니다.
또한 차우찬 - 이재곤 - 김수완이라는 투수들을 상대로 빈타에 허덕인 타선 역시 너무나 무기력했습니다. 특히 차우찬 선수와 이재곤 선수에게는 너무나 약한 모습을 보여서 걱정이 되네요.

이번 주 히어로 - 투수는 딱히 없지만 중심을 잘 잡아준 히메네스 - 김선우 선수 두명을, 타자는 신인왕 타이틀을 거의 확정지은 양의지 선수를 꼽겠습니다.

이번 주 예상 :
이번주는 잔여경기 주간인가요? LG - 한화 - 삼성 - 롯데 - 한화 - 한화 를 상대하는 일정이네요. 잠실 - 대구 - 사직 - 대전을 오가는 너무나 힘든 일정이기도 합니다.
그나마 선발 로테이션이 '김선우 - 히메네스 - 홍상삼 - 왈론드 - 임태훈 - 김선우' 로 괜찮은 편이라는게 다행이긴 하지만 어차피 이제 2위싸움은 힘들 것 같으니 정재훈 - 고창성 - 이현승 - 김현수 - 양의지 선수 등 핵심 풀타임 출장 선수를 아껴가며 5할 승률만 맞춰가는 전략으로 임하는게 좋을 것 같네요.

그나저나... 김선우 선수의 에이스 모드 각성과 간만에 잘 뽑은 외국인 선수 2명. 정재훈 선수의 아트피칭 부활에 세이브왕 타이틀이 유력한 이용찬 선수. 거기에 리그 최상급 3-4-5번은 물론 이성렬 선수와 양의지 선수의 준수한 활약으로 평균 이상의 전력을 갖춘 올 시즌인데도 뭐가 꼬여도 단단히 꼬이는 느낌이에요. 그래도 분위기 잘 추스려서 이번 한주에 좋은 모습 보여주면 좋겠습니다 .올인V4 허슬~두!

2010/08/22

마인드 헌터 - 존 더글러스, 마크 올셰이커 / 이종인 : 별점 3점

 

마인드 헌터 - 6점
존 더글러스.마크 올셰이커 지음, 이종인 옮김/비채

프로파일러로 FBI 수사지원부에서 25년 동안 근무하며 수백 명의 연쇄 살인범을 검거한 존 더글러스의 회고록입니다. 저자는 책에서도 살짝 언급되지만 <양들의 침묵> 수사관의 모델이기도 하다는 전설적인 수사관이죠.
저자가 직접 수사과정에 참여했던 잔혹한 범행들에 대한 수사과정을 비롯하여 범인들과의 인터뷰와 분석 등 '프로파일링'이라는 기법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인상적인 책이고 추리소설에 그대로 사용해도 괜찮을 듯한 소재들도 굉장히 많아서 아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런데 등장하는 잔혹한 사건 대부분에서 '프로파일링'을 통해 도출된 범인의 이미지와 범인이 완벽하게 일치한다는 약점은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100% 적중률은 아닐테니까 프로파일러의 실수담도 등장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은데 말이죠... 아무래도 '회고록'이라는 책의 속성상 좀 무리였겠죠?
그래서인지 저는 아내의 청부살인으로 죽을뻔한 경찰 수사관 이야기가 외려 제일 기억에 남네요. 너무 잘 짜여져서 수사가 미궁에 빠질 수 있었지만 결국 수사의 단서가 된 것이 '고액의 전화요금' 이라는 사소한 부분이었기 때문이거든요.

소설은 아니고 사건들이 토막토막으로 이어지는 논픽션 에세이기에 읽는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것 같긴 하지만 저에게는 재미와 더불어 자료적 가치도 높았기에 별점은 3점입니다. 4점을 줄 수도 있지만 회고록이기 때문인지 저자 본인에 대한 이야기가 상당히 많아서 감점했습니다. 저는 이 책을 회고록으로 읽은건 아니니까요.^^
어쨌건 '프로파일링'에 대해 관심있으시다면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2010/08/21

정말이야? 1,2 - 안드레아스 슈뢰더 / 이영민 : 별점 3점

 

정말이야? - 6점
안드레아스 슈뢰더 지음, 이영민 옮김/재승출판

세계적으로, 역사적으로 유명한 역사속 사기꾼들과 사기에 대해 다루고 있는 논픽션입니다. 총 2권으로 1권에는 17개, 2권에는 11개의 목차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등장한 인상적인 주요 사기를 간략하게 소개해 보죠.

<모나리자를 훔쳐낸 뒤 다수의 위작을 거액으로 수집가들에게 팔아넘긴 '모나리자 절도사건>
진품을 팔기 위해서가 아니라 위작을 여러개 만들어 비싼 값에 팔기 위해 진품을 훔쳐낸다는 발상이 기발했어요.

<역사상 최대의 은행 절도 사건인 프랑스의 스파갸리 사건>
1억달러 이상의 금과 지폐, 귀중품 등을 지하 금고실에서 대대적인 작전을 통해 훔쳐낸다는 스케일도 크죠. 그러나 더욱더 인상적인 것인 의외로 금방 체포된 주범 스파갸리가 판사 집무실에서 전직 낙하산병다운 몸놀림으로 순식간에 탈출한 뒤 사라져 버렸다라는 후일담이 더욱 인상적이었어요.

<100만달러의 현금을 탈취한 D.B 쿠퍼 사건>
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로 더욱 친숙한 D.B 쿠퍼 사건입니다. 미국에서 거의 최초로 비행기 폭파 협박으로 100만달러의 현금을 갈취한 뒤 낙하산으로 도망간 사건이죠. <프리즌 브레이크>에서는 다시 감옥에 수감된 것으로 묘사되지만 실제로는 행복하게 살다가 80년대 후반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하는군요. 어쨌건 담대한 싸나이의 '인생은 한방' 철학에 충실한 모험담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돈을 마음껏 농락한 여상 마르트 하나우 사건>
1920년대에 이미 매체를 통한 주가조작이라는 첨단 사기방법을 보여준 여성 마르트 하나우가 등장합니다. 아예 공식적으로 언론사를 운영하면서 전국 규모의 매체조작으로 주가를 상승시키는 대담함이 돋보이네요.

<미국의 황제 노턴 1세>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며 자신을 황제라 칭했던 정신병자 노턴 1세의 이야기입니다. 자칭 황제인 정신병자가 정말로 황제로 대접받으며 근사한 말년을 보냈다는 내용인데 이러한 사기 정도는 유머와 여유로 받아주던 19세기 후반의 샌프란시스코가 부럽네요. 혹 여행갈 일이 있다면 책에서 언급한 노턴 1세의 자취를 한번 찾아봐야겠습니다. (샌프란시스코 셰라톤 팔레스 호텔의 식당이름이 황제 노턴실임 / 엠페러 항에는 노턴 1세의 얼굴이 세겨짐 / 피어39 쇼핑센터 앞의 황제 마네킹 등)

<최고의 위작가 엘미르 드 호리>
1920년대 유명 후기 인상파 화가 페르낭 레제의 미술학도로 공부하며 후기 인상파에 대해 모든 것을 꿰뚫게 된 엘미르 드 호리가 막대한 위작을 팔아넘긴 사기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잘 나가다가 결국 체포되어 자살하게 되긴 했지만 사기당했다는 사람들도 그의 작품을 좋아하고 외려 그의 위작임을 입증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후일담까지 등장하는 것을 보니 위작가로서의 능력이 정말 뛰어났던 것 같네요.

<군대를 손아귀에 넣다>
1차대전 당시 프러시아와 2차대전때의 오스트리아에서 각각 군복을 입고 지위를 사칭하여 주변을 농락한 이야기입니다. 군국주의 파시스트가 판치던 분위기에서 아주 효과적인 사기가 아니었을까 싶네요. 아무래도 의도적이라기 보다는 풍자의 의미가 컸던 탓인지 두 사건 모두 주인공들이 나름 행복한 결말을 맞았다는게 이채롭기도 하군요.

<인류에게 에너지를!>
에테르 엔진을 개발한 미국 발명가 존 킬리, 물에다가 자신이 개발한 약간의 약품을 첨가하면 휘발유를 대체할 수 있다는 엔리히 이야기 2편이 등장합니다. 존 킬리 사건은 너무나 전형적인 장치 설비 사기라서 좀 허탈하기도 하네요. 엔리히 이야기는 결국 그 물질이 뭐였을까?에 대한 답은 없이 끝나는데 뒷날 조사 결과로는 '에탄올'일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독일의 원격조종 강도 다고베르트 사건>
90년대 독일을 휩쓸었던 지능범 다고베르트 사건입니다. 직접 개발한 원격 조종 장치 박스안에 현금을 넣고 기차에 부착하라고 지시한 뒤 원격으로 기차에서 떨어지게 조작한다던가, 하수구 뚜껑 위에 직접 만든 모래상자를 놓고 밑에서 현금을 빼낸다던가 하는 기발한 아이디어가 속출하는 재미있는 이야기였어요. 하수구 뚜껑 위의 장치는 영화 <스피드>가 연상되기도 하더군요. 어쨌건 오랜 기간동안 경찰을 농락하다가 결국 체포되기는 했지만 독일에서 굉장한 화제를 모으고 영화 이야기도 여럿 나왔다고 하니 다고베르트 역시 앞날은 걱정없겠네요. 영화를 찾아보고 싶어집니다.

이외의 사건들도 재미있고 무엇보다도 다른 책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자료들이라 읽으면서 아주 만족스러웠어요. 딱 하나 아쉬운 점은 왜 2권으로 분책했냐는 거죠. 조금 두꺼워지더라도 활자 크기를 조정해서 1권으로 나왔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어쨌건 별점은 3점입니다. <쿠로사기>와 같은 사기 관련 컨텐츠를 좋아하시는 분들께 사기의 원점을 둘러보는 의미에서 적극 추천합니다.

2010/08/19

다우트 1~4 - 요시키 토노가이 : 별점 1점

 

다우트 4 - 2점
요시키 토노가이 지음/서울문화사(만화)

미지의 공간에 갇힌 사람들이 생명을 걸고 게임을 한다는 설정의 작품입니다. 어딘가에서 꽤 호평인 리뷰를 읽고 관심이 가던 차에 '추리만화 몰아쳐 읽기' 시즌에 읽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무척이나 실망스러운 작품이었어요. 만화적으로 완성도가 높다고 할 수 없는 작화와 전개는 둘째치고서라도 게임의 구성 자체가 한심했으니까요.

게임의 룰부터 살펴보자면 '누가 늑대인지를 찾는 것'이죠. 그러나 암묵적인 기본 법칙과도 같은 '단체행동' 부터가 결여된 전개부터 심상치 않더니만 아니나다를까 늑대를 찾기 위한 두뇌게임이 전무하더군요. 단지 서로가 계속해서 다투다가 하나씩 죽어갈 뿐 조금이라도 머리를 쓰는 장면 자체가 등장하지 않습니다.
또한 '누가 늑대(범인)인가?'라는 수수께끼를 풀기위한 긴장감 역시 작품안에서 느끼기 어려워요. 누가 늑대인지 초반부에 알려주는 듯한 묘사와 더불어 극초반에 이미 갇혀있는 6명 중 3명이 죽어버리는 등 긴장감을 느낄 여지가 없거든요. 주인공 빼면 남는건 둘. 그리고 한명은 확실히 수상함. 이걸로 이미 게임 끝이죠 뭐...
게다가 '각자 몸에 새겨진 바코드로 문 하나만을 열 수 있다'라는 제약조건은 왜 등장하는지도 모르겠어요. 이 제약조건으로 범인을 특정할 수 있다던가 하는 것도 아니고 단지 내부 분열의 소재로만 쓰일 뿐이니까요.

마지막으로 반전과 진상이 너무나 황당한 수준이라는 것도 큰 문제입니다. 앞서 이야기했듯 초반에 이미 짐작 가능한 범인이라는 결정적 약점을 극복하려고 반전을 집어넣어 이야기를 꼬아보겠다는 시도가 되려 작품을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렸어요. 뜬금없는 최면술을 이용한 결말에 이르러서는 도대체 밑바닥이 어딘지 가늠하기조차 힘들더라고요. 공정하지도 않고 말이죠.

이러한 기본적인 단점과 비교하자면 애시당초 미약한 동기, 어떻게 먹잇감(?)을 찾아내었는지에 대한 설명의 부재, 그리고 이렇게 죽일거라면 뭐하러 게임이랍시고 공들여 장치를 세팅하는지조차 제대로 설명되지 않는 것 정도는 걍 지나쳐버릴 정도의 사소한 문제로 보입니다.

요약하자면 <극한추리 콜로세움>이나 <인사이트밀>과 같은 폐쇄형 게임 미스터리의 설정을 잘 따르고 있지만 이러한 폐쇄형 작품의 재미가 어디서 비롯되는지는 전혀 생각하지 않은 수준낮은 졸작입니다. 야구만화에서 야구시합 장면이 재미가 없다면, 도박만화에서 도박승부가 재미가 없다면 그 작품이 좋은 작품일리가 없잖아요?
그나마 다른 유사 설정 작품들처럼 '막대한 돈' 운운하는 대신 단지 생존을 위해서 게임을 한다는 점 하나만 차별화 되는 부분인데 어차피 현실성 제로인 만화같은 설정이라면 차라리 <라이어게임>이나 <도박패왕전 제로>와 같이 '거액의 돈을 둘러싼 두뇌게임' 쪽으로 끌고가는게 훨씬 좋았을겁니다. 아니면 최소한 <누가 울새를 죽였나?>처럼 덫에 걸린 사람들끼리의 긴장감넘치는 두뇌게임이라도 펼쳐주었어야죠.

아무리 생각해도 점수를 줄만한 여지가 없네요. 별점은 1점입니다.

2010/08/17

소년탐정 김전일 Season2 9, 10 : 별점 1.5점

 

소년탐정 김전일 2부 9 - 2점
아마기 세이마루 지음, 사토 후미야 그림/서울문화사(만화)

소년탐정 김전일 2부 10 - 4점
아마기 세이마루 지음, 사토 후미야 그림/서울문화사(만화)

가슴이 아니라 관성으로 보게되는 김전일 시리즈 Season2 9~10권입니다. 중편 길이의 <켄모치 경부의 살인>과 중학생 김전일의 이야기를 다룬 단편 2편 - <다이빙 수영장의 악몽>, <캠핑장의 괴사건> - 이 실려있습니다.

<켄모치 경부의 살인>
3년전에 일어난 여고생 사체 유기사건의 소년범 3명이 차례로 살해당한다. 유력한 용의자로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켄모치 경부가 지목되고 켄모치 경부는 마지막 소년범 부스지마의 살해현장인 완벽한 밀실 안에서 체포된다.

과거의 사건에서 비롯된 현재의 연쇄살인, 가슴아픈 진상이라는 김전일의 뻔하디 뻔한 테마가 재반복되는 이야기로 이렇게까지 발전없고 변화없는 이야기를 그릴 수 있다는게 놀라울 뿐입니다. 힘없는 일반인에게 '지옥의 광대' 타카토 요이치가 지혜를 빌려준다는 범죄 코디네이팅 설정까지 그대로고요.

또한 아무리 지혜를 빌려줬다손 치더라도 일반인에 불과한, 그야말로 평범하기 그지없는 범인이 현역 경관을 납치하여 혼수상태로 구금한뒤 총을 빼앗는다던가 원격조종 폭탄을 만드는 등의 범행을 저지른다는 것도 코미디죠. 어차피 범인이 마지막에 죽을 각오였다면 그냥 2명을 총이나 칼로 살해하고 죽여버리면 될 것을 왜 이렇게 사건을 복잡하게 만들었는지도 전혀 설명되지 않고요. 좀 짧기라도 하면 괜찮았을텐데 길기는 또 왜 이렇게 긴지 모르겠어요.
그나마 '바움쿠헨'에서 실마리를 잡는 마지막 부스지마 사건의 트릭하나만큼은 괜찮기에 별점은 1.5점입니다.

<다이빙 수영장의 악몽>
중학생 김전일이 등장하는 일종의 외전입니다. 중학생 김전일이 우연히 목격한 사건 - 다이빙하다가 착수 실패의 충격으로 사망한 미츠요 사건 - 의 진상을 밝혀낸다는 내용인데 차라리 긴다이치 후미를 등장시켰다면 모를까 그냥 이름만 중학생일 뿐 고교생과 다른 점을 찾아보기 힘들어서 왜 중학생이라고 이야기를 꾸몄는지 알 수가 없네요. 트릭 역시 평범한 학생이 꾸미기에는 너무 복잡하고 거대한 장치트릭이 아닌가 생각되어 높은 점수를 주기 힘들고요. 짧다는 것이 유일한 장점인 작품으로 별점은 1.5점입니다.

<캠핑장의 괴사건>
중학생 김전일이 친구들과 간 캠핑장에서 미유키의 시계와 팬티를 훔쳐간 범인을 찾아낸다는 지극히 일상계스럽고 유머스러운 내용으로 제일 괜찮은 작품이었습니다. 충분히 있음직한 사건에 간단하지만 효과적인 트릭과 더불어 마지막 팬티의 은닉장소도 만화의 내용과 잘 부합하기 때문에 즐겁게 읽을 수 있었거든요. 별점은 3점입니다.


마지막 작품이 좋기는 했지만 망작이라는 느낌이 더 강하네요. 정통 본격파 추리만화에서 일상계 단편이 가장 마음에 든다는 것 부터가 이 작품의 존재이유를 되묻게 만들거든요. 정통 본격물로 공정한 트릭과 독자와의 두뇌싸움, 그리고 그 와중에 벌어지는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긴장감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9권은 별점 1점, 그래도 장점이 조금 더 많은 10권은 별점 2점입니다.
좋은 기억은 사라진지 오래되었건만 잊을만하면 나타나서 쌈지돈을 털어가는 기둥서방같은 느낌마저 드는데 이럴거라면 후속작은 제발 나와주지 않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2010/08/16

레이튼 교수와 영원의 가희 - 하시모토 마사카즈 : 별점 2점

 


레이튼 교수는 한때 제자였던 오페라 가수 제니스의 편지를 받고 루크와 함께 그녀의 공연이 있는 크라운 페트네 극장으로 향해 오페라를 관람하게 된다. 그러나 이 오페라는 명목상의 이유였고 진정한 공연의 목적은 '고대 암브로시아 왕국의 불로불사 전설'에서 얻어냈다는 불사의 생명을 건 퀴즈 게임이었다.

원래는 NDS용 게임으로 유명한 작품이죠. 게임을 해 보지는 않았지만 동글동글 귀여운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었고 작품도 추리물의 스멜이 강해서 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기대와는 많이 다르더군요. 이야기는 허술했고 기대했던 추리나 두뇌게임, 퀴즈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거든요.

이야기가 허술한 것은 작품 자체가 아동들을 타겟으로 했기 때문이겠지만 앞부분에서는 생명을 건 게임이라고 하면서 결국 패자들을 고이 살려서 보내준다던가, 배에서 탈출할 방법이 없다면서 이어지는 퀴즈의 답이 배 꼭대기 층에 있는 구명보트를 타는 것이라던가 하는 식으로 정도가 너무 심했어요. 요새 애들 수준을 무시하는건가? 또한 애시당초 이렇게까지 스케일을 키울 하등의 이유가 없었던 사건의 동기도 문제지만 밝혀지는 진상 역시 너무 뻔하고요.
그나마 기대했던 퀴즈도 기대 이하라서 추리와 두뇌게임, 퀴즈도 몇개 등장하지 않지만 대부분 억지에 불과하다는 것도 감점 요소죠. 그나마 괜찮았던 것은 K-in-G 이라는 단어 트릭 정도였습니다.

숨가쁘게 사건이 이어지고 스케일이 계속 높아지는 등 볼거리는 제법 충실한 편이지만 이래서야 좋은 점수를 주기는 힘들죠. 별점은 2점입니다.

2010.8.10 ~ 8.15 한주간 두산베어스 단상

 


좋았던 점 :
1. 3경기 3승. 4연승 중. 더 말이 필요한가?

나빴던 점 :
1. 용찬아~!
2. 원석아~!

기타 감상 :
비가 와서 3게임 밖에 못한 한주였지만 3게임 모두 이기면서 4연승을 기록합니다. 지난주 주간 성적은 4승 2패 정도를 기대했는데 기대를 뛰어넘는 성과죠. 외국인 선수 2명의 합작 20승 투구 등 선발투수도 좋았고 중간계투 역시 제 몫을 다 했으며 타선도 어느정도 살아나는 모습이었습니다. 넥센전에서는 이용찬 선수가 블론을 기록하며 흔들렸고 일요일 경기에서의 이원석 선수의 에러와 계속되는 높은 송구는 가슴을 철렁하게 했지만 어쨌건 두 게임 모두 이겨서 다행입니다.

이번 주 히어로 - 투수는 누가 뭐래도 3게임 모두 나와 한점도 주지 않고 삼진쇼를 펼쳐준 아트정 정재훈 선수를, 타자는 주간 타율 0.545리에 홈런도 2개나 때려낸 국가대표 명품 유격수 손시헌 선수를 꼽겠습니다. 정재훈 선수는 과거 게임오버 시절 보다도 강력한 최근 모습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손시헌 선수는 딱 한마디로 정리됩니다. 현재 국내리그 유격수 No.1!

하지만 삼성도 연승을 기록하며 여전히 게임은 2.5게임차... 다른 시즌 같으면 1위를 하고 있어도 당당할 승률 (0.587) 인데 SK와 삼성의 미친 페이스로 고작 3위를 하고 있으니 정말 우승은 하늘이 내리나봅니다...

이번 주 예상 :
이번주는 삼성 - 롯데 원정 6연전입니다. 삼성과의 경기가 특히 중요해서 최소 위닝 시리즈로 가져가야 향후 2위 싸움에 그나마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겠죠. 선발 로테이션은 '김선우 - 임태훈 - 히메네스 - 홍상삼 - 왈론드 - 김선우' 로 예상은 되지만 삼성전이 중요하다면 이현승 선수의 선발 재투입같은 변수가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어쨌건 4승 2패, 특히 삼성전에서의 위닝 시리즈를 기대해봅니다.

삼성과 롯데 모두 지난주에 핵심 선수들의 부상 이탈이라는 악재가 있고, 두산은 두목곰의 복귀라는 호재가 있는 만큼 더욱 힘내서 좋은 성적 내 주기를 바라며~ 올인V4 허슬~두!

PS : 이대호 선수의 세계 신기록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삼성전 안지만 선수에게 때려냈을때 그 경기를 이겼어야 했는데...
PS2 : 이정식 선수와 홍성흔 선수의 쾌유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2010/08/15

엽문 (2008) - 엽위신 : 별점은 3점이지만 싸나이에게 별점은 장식일 뿐

 


이 영화는 '영춘권'의 대가 '엽문'을 주인공으로 한 정통 쿵푸영화로 각계의 호평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남들 다보는 영화는 안본다는 청개구리 심리의 발로로 견자단 형님의 팬임을 자처하면서도 아직까지 보지 않았던 영화입니다. 그런데 꼭 보라는 신의 계시인지 마침 틀었던 TV에서 광복절 특집으로 방영해주기에 시청을 시작했는데 끝까지 움직이지도 않고 각잡게 보게 되었네요.

사실 영화의 각본은 영 아니긴 합니다. 기승전결이 없어요! 초-중반부는 엽문이 어떤 인물이며 얼마나 강한지에 할애하고 있고 중반 이후부터는 항일의식을 고취시키며 지조있는 중국인으로의 엽문을 그리고 있어 이야기가 2개로 나뉜 느낌까지 들 뿐만 아니라 각각의 대련과 시합은 전부 이야기가 달라서 에피소드를 단순히 나열해 놓은 것에 불과했어요.

하지만 이 영화는 머리로 보는 영화가 아니라 가슴으로 보는 영화! 스토리따위는 장식일 뿐 사나이가 가슴에 품고 봐야 할 영화이기에 이런 류의 비판은 무의미합니다. 액션에는 딱 한가지 단점, 자단 형님의 상의탈의가 없어서 아름다운 근육을 감상하지 못하는 단 한가지 단점만 있을 뿐 와이어따위는 걷어낸 기름기 하나없는 자단 형님의 실전 액션이 전편을 수놓을 뿐 아니라 남자라면 모름지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직접 알려주는 듯한 엽문의 캐릭터는 찌질한 제 인생을 반성하게까지 만듭니다. 그야말로 싸나이의 교과서! 그 자체죠.

아, 지금이라도 영춘권을 배우러 달려가고 싶어지네요. 영화만 놓고봤을때의 별점은 3점이나 별점이 뭐가 중요하겠습니까. 아직도 보지 못하신 싸나이라면 저처럼 더 늦기 전에 꼭 챙겨보시기 바랍니다.

PS : 엽문의 절친으로 무술은 젬병이지만 역시나 진짜 싸나이인 청천역 배우가 눈에 익길래 누군가 했더니 과거의 카리스마 임달화 형님이더군요. 형님~ 존경합니다!!!

2010/08/14

스몰 플레인스의 성녀 - 낸시 피커드 / 한정은 : 별점 2.5점

 

스몰 플레인스의 성녀 - 6점
낸시 피커드 지음, 한정은 옮김/영림카디널
- 이하 리뷰에는 스포일러 있습니다! - 

1987년 1월 23일, 미국 캔자스 주의 작은 시골 마을 스몰 플레인스에서 보안관 네이슨과 그의 아들 렉스, 패트릭은 얼어죽은 10대 소녀의 사체를 발견한다. 네이슨은 절친이자 의사인 쿠엔틴에게 급히 사체를 싣고 가지만, 의사인 쿠엔틴 레이놀즈는 신원을 알아보지 못하도록 사체를 훼손한다. 우연히 이 장면을 목격한 판사 톰의 아들 미치 뉴퀴스트는 이 사실을 아버지에게 알리지만, 오히려 그는 부모에 의해 쫓기듯 다른 지역으로 떠나 살게 된다.

결국 마을 공동묘지에 묻힌 신원불명의 여자 사체는 소원을 성취시켜주는 ‘기적의 동정녀’로 추앙받게 되고, 그로부터 17년이 지난 2004년. 미치는 마을로 돌아와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고 자신의 잃어버린 과거를 되찾기 위해 행동을 개시한다.


애거서상과 매커비티상을 동시에 수상한 여성 추리작가 낸시 피커드의 장편 추리소설입니다. 에드가상만 아깝게 놓쳤다고 하네요. 이러한 상을 탄 작품은 보통 기본은 해 주기에 조금은 기대하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읽고난 감상은 기대가 컸던 탓인지 생각보다는 좀 별로였어요.사건의 동기라던가 전개과정에서의 합리성이 많이 부족해보였거든요.

일단 사건의 원인이 되는 17년전 사건을 먼저 분석해보자면 판사의 아내 나딘이 새러를 눈보라치는 밖으로 내보내어 죽게 만든 것 부터가 문제가 많죠. 차라리 죽인다음에 파 묻던가, 자신들 방공호?속에 감추던가 했으면 차라리 후환이 없었을텐데 밖에서 시체로 발견되게 함으로써 보안관 네이슨이 시체를 발견하게 되고, 그래서 사건이 외려 커지는 결과를 초래하잖아요. 네이슨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시체를 발견했다면 어떻게 하려 했는지도 합리적으로 설명되지 않고요. 의도하지 않게 알아서 긴 친구들의 행동 역시 합리적이지 못한 것은 마찬가집니다.
게다가 아무리 연고없는 처녀라고 해도 온 마을 사람들이 다 아는 아가씨가 사라졌는데 아무도 의문을 가지지 않는 것은 대관절 어찌 된 영문인지 알 수 없었어요. 이렇게 작은 마을에서 유야무야 넘길일이 아니었을텐데 말이죠.
한마디로 운에 의해서 사건이 미궁에 빠지게 된 것이라 추리적으로 잘 짜여졌다고 보이기는 어려웠습니다. 판사의 변태성욕에 대한 묘사가 막판까지 전혀 등장하지 않는 것도 반칙으로 여겨지고요.

그 이후, 17년이 지난 현재 시점에서의 전개 역시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더군요. 어차피 미치가 돌아와서 사건을 들쑤시게 되면 진상은 어차피 밝혀졌으리라 생각됩니다. 미치가 본 증거가 너무나 확실하고 그 상황에서 의사 쿠엔틴이 사건을 계속 은폐해 줄 것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니까요. 차라리 이전에 판사 톰이 의사와 보안관을 다 쏴버렸다면 모를까 관계자가 모두 생존해 있고 유력한 증인이 당당하게 살아있는 상황에서 조용하게 살아왔다는 것이 믿어지지가 않을 정도였어요.

그 외에도 죽은 새러가 '성녀'로 추앙받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이라던가 갑작스러운 토네이도의 습격같은 에피소드는 작품과 무관한 부분이 너무나 많아서 길이를 늘리기 위한 수단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뜬금없는 판사의 폭주로 마무리되는 결말 역시 어이없음에 일조하고 있고요.

그래도 유명한 상을 수상한 작품답게 작품 자체의 흡입력은 대단해서 4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을 한번에 읽게 만드는 힘은 있습니다. 마지막에 밝혀지는 제프 뉴퀴스트의 정체와 같은 반전도 꽤 효과적이었고요. 미국 정통 장편 추리소설의 계보라 할 수 있는 소도시의 인간관계에서 촉발되는 사건이라는 테마를 잘 살렸다는 것도 매력적인 부분이겠죠. 물론 이 작품은 협소한 인간관계에 사건의 너무나 많은 부분을 기대고 있기 때문에 반칙으로 느껴지는 부분이 많았다는게 문제이긴 하지만요...

분명 잘 쓴 작품이기는 한데 제 기대와는 다른 부분이 많아서 아쉽기만 하네요. 추리소설이라기보다는 범죄 스릴러가 가미된 드라마라고 부르는게 더 타당한 작품으로 보입니다. 과거의 범죄와 현재의 살인사건이 있기는 하지만 추리의 영역이라기 보다는 왠지 시골마을의 사람사는 이야기라는 느낌이 더 강했거든요. 할리퀸 로맨스스러운 결말도 제가 해피엔딩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너무 오버스러웠고요. 제 별점은 2.5점입니다.

2010/08/13

소문 - 고이케 마리코 / 오근영 : 별점 2점

 

소문 - 4점
고이케 마리코 지음, 오근영 옮김/북스캔(대교북스캔)

<아내의 여자친구>로 접해보았던 일본 여성작가 고이케 마리코의 단편집입니다. 총 4편의 단편이 실려 있죠.
이전 작품들과 동일하게 일상생활 속에서 싹트는 악의와 살의를 주제로 다루고 있습니다.

작품별로 설명하자면, 첫번째 단편인 <팽이멈추기>는 너무나 활동적인 남편을 증오하고 조용한 삶을 찾고자 하는 아내의 살의를 묘사하고 있는데 억지가 너무 심하더군요.
남편의 행동이 살의를 불러 일으킬만한 것이었는지는 사람마다 다를 테니 논외로 치더라도 남편을 이렇게나 증오한다면 이혼을 생각하거나 최소 별거를 염두에 두어야 했을텐데 중간과정 없이 곧바로 살인을 저지른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차라리 미국 단편에서 많이 봄직한 ‘돈만 쓸 줄 아는, 성적인 매력도 사라진 아내에게 걸려있는 거액의 생명보험’ 이라는 동기라도 있으면야 모르겠지만 말이죠.
그나마 마지막 반전이 괜찮기는 했지만 기본 내용이 별로라 높은 점수를 주기 힘들어요. 별점은 1.5점입니다.

두번째 작품 <재앙을 부르는 개>도 역시나 이해하기 힘든건 마찬가지였습니다. 유기견을 주워와서 키우게 된 이후 다른 가족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불행이 계속 일어나기 때문에 개를 버릴 결심을 한다는 주인공의 심리묘사부터가 정상으로 보이지 않았어요. 작품에서 설명되듯 정신병원에 가 봐야 하는 수준이 아닌가 생각되거든요. 게다가 주인공의 불륜, 거기서 촉발된 한 여인의 자살시체 발견 이후 이어지는 반전은 우연과 억지가 어이를 상실한 수준이었어요. 아울러 주인공이 남자이기 때문에 작가 특유의 섬세한 여성의 심리묘사가 별로 느껴지지 않는 것도 감점 요소입니다.
자살시체 발견할때의 묘사는 섬찟했기 때문에 개 이야기는 집어치우고 짤막한 도시괴담 정도로 정리되었다면 더욱 좋았을텐데 아쉽네요. 별점은 1.5점입니다.

세번째 작품 <쓰르라미 동산의 여주인>은 정통 범죄 스릴러에 가까운 작품입니다.
주인공이 3류 탤런트에 대부호의 첩과 엮여있으니 일상계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 작품인데 외려 이 작품이 이 단편집 안에서는 제일 낫더군요. 일상 속에서의 살의를 억지로 끄집어내기 보다는 차라리 현실적이지는 못하지만 당연히 살의가 싹트는 상황이 더 설득력이 있어 보였거든요. 그리고 범행을 저지른 뒤에 밝혀지는 진상과 반전도 서늘한 맛을 전해주고요.
‘남자를 잡아먹는 요부’ 이미지가 색다르게 구체화된 작품으로 <우편배달부는 벨을 두번 울린다>의 현대화된 도시 버전 작품으로 보이기도 하네요. 별점은 3점입니다.

마지막 작품이자 표제작인 <소문>은 ‘평범한 일상 속에서 싹트는 섬찟한 살의’라는 테마가 가장 설득력있게 표현된 작품입니다.
소문으로 인해 직업을 읽게 된 간병인 다마오가 자신을 흠모하는 대학생 게이타에 의해 비뚤어진 방향으로 폭주하게 되는 내용인데 동기와 과정 모두가 설득력이 있거든요. 주인공이 다마요에서 게이타로 옮겨가는 전개도 효과적으로 사용되었고요.
노처녀나 중년 독신 여인이 사소한 이유로 폭주한다는 소설은 <유니스의 비밀> 등 많이 있긴 한데 이 작품은 외로운 일본 현대사회의 일면을 느끼게 하는 여러 묘사와 더불어 게이타라는 청년의 이상한 애정이 동기가 된다는 점이 독특했습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결론적으로 책의 평균 별점은 2.25점.. 2점 되겠습니다. 낮은 별점은 앞선 두 작품이 별로였던 것과 더불어 기대했던 평범한 일상 속에서 싹트는 섬찟한 살의라는 테마가 자연스럽게 표현되지 못한 탓이 큽니다. 특유의 섬세한 심리묘사 역시 크게 돋보이지 않았고요. 일상 속 악의라는 테마를 추리소설 형태로 구현하는 것은 아무래도 와카타케 나나미 쪽이 더 나아보이네요. 와카타케 나나미의 신작이나 찾아서 읽어봐야겠습니다.

2010/08/12

명탐정 코난 67, 68 - 아오야마 고쇼 : 별점 2점

 

명탐정 코난 67 - 4점
아오야마 고쇼 지음/서울문화사(만화)

첫번째 에피소드는 전편에서 이어지는 고스로리 아가씨 살인사건입니다. 소노코의 예리한 패션 감식안이 사건 해결에 도움을 준다는 보기드문 묘사가 초반에 등장해서 놀랐는데, 이야기도 대단한 트릭 없이 일상 속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이야기로 완전범죄를 꾸미려는 아이디어가 괜찮아서 마음에 드네요. 흔하디 흔한 물컵 바꿔치기와 변장 트릭인데 유치하지만 굉장히 현실적이거든요. 결말도 깔끔하고요. 경찰의 수사, 특히 옷가게에서의 조사가 대충 넘어가서 사건을 어렵게 만든 점은 공정하지 못한 부분이지만 그 외의 내용은 모두 좋았기에 별점은 3점입니다. 간만에 장타하나 터진 셈이에요.

두번째 에피소드는 짤막한 지나가던 할아버지에 대한 일상계 추리물. 내일에 관심없는 할아버지의 자살기도를 밝혀내고 구해준다는 내용인데 자살을 앞둔 사람이 동네 꼬마들에게 과연 신경이나 쓸까요? 그 외에도 억지가 너무 많아 좋은 점수는 못 주겠어요. 심지어는 결말까지 억지더군요. 짧다는 장점 이외에는 건질게 없기에 별점은 1.5점입니다.

세번째 에피소드는 백화점에 갇혀 폭탄마에게 협박당하는 상황에 처한 모리탐정과 코난, 란이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인데 FBI수사관과 죽은줄 알은 아카이 슈이치, 그리고 검은 코트 일당들이 한데 모여 법석을 떤다는 내용이 겹쳐있습니다. 그래서인지 하나의 완성된 이야기라기보다는 코난과 검은 코트 일당과의 대립을 이어나가는 다리역할이자 슈이치의 생환을 암시하는 떡밥성 에피소드라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추리적인 요소도 썩 와닿지 않고요. 그나마 조디 수사관을 비롯한 여러 고정 캐릭터들이 등장해준다는 거 하나만 괜찮았어요. 별점은 2점입니다.

여기까지가 67권의 주요 에피소드입니다. 뒤에 실린 에피소드는 68권으로 이어지니 68권에서 설명하는게 맞겠죠. 3개의 에피소드가 전체 6.5점이니 평점은 2.1점... 2점으로 하죠. 그냥저냥한 수준의 평범한 내용들로 가득한 평작이라 생각됩니다.


명탐정 코난 68 - 4점
아오야마 고쇼 지음/서울문화사(만화)

첫번째 에피소드는 전권에서 이어지는 시라토리 경부와 코난의 담임선생님 코바야시 선생님의 애정행각과 그 와중에 벌어지는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추리적으로는 목격자 코바야시 선생의 착각에서 비롯된 사건이고 만화적인 트릭 (인물묘사)가 중심이라 별로 특별한건 없지만 딱히 흠잡기도 어려운 평범한 수준이었어요. 그러나 추리적인 재미보다는 시라토리와 코바야시 선생간의 알콩달콩한 줄다리기와 사토 경부와 다카기 등 고정 경찰 캐릭터들이 전해주는 소소한 재미가 많아서 즐겁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코난 시리즈의 팬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만한 작품이기에 별점은 3점입니다.

다음 이야기는 모리 탐정과 별거중인 에리 변호사가 생일을 계기로 만났을 때 살인사건이 벌어져 에리 변호사가 주요 용의자가 된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트릭이 너무나 같잖아서 실소를 자아내더군요. 그야말로 트릭을 위한 트릭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미니카라니! 차라리 롤러 블레이드가 취미라고 하던가.... 작품의 기본 구성 역시 이전의 모리 탐정과 에리 변호사가 엮이는 에피소드들과 유사했기에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렵네요. 간만에 등장하는 모리 코고로의 활약과 약간의 개그요소 빼고는 건질게 없는 에피소드라 별점은 1.5점입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에피소드는 또 다시 등장하는 괴도 키드와 스즈키 지로키치의 대결입니다. 그런데 추리적으로나 이야기적으로나 모든 면에서 별로였어요. 일단 추리적으로는 키치에몬이 만든 금고를 어떻게 열었는지에 대한 수수께끼가 핵심인데 설득력이 제로에 가깝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꼬마들이 등을 순서대로 기댄 것은 우연에 불과하거든요. 지로키치와의 대결구도 역시 지루해서 진절머리가 날 정도고 말이죠.
괴도 키드가 인기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고 이전의 괴도 키드 관련 에피소드들은 제법 그럴듯한것도 많았지만 이제 이 대결구도는 자제 좀 해 줬으면 좋겠어요. 별점은 1점. 뭐 하나 건질게 없는, 근간 본 에피소드 중 최악이라 이야기할 수 있는 졸작이었습니다.

마지막 이야기는 축제에서 벌어진 소매치기 - 상해사건의 범인을 찾는 이야기로 합리적인 전개와 일상계스러운 소박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비교적 괜찮은 범인 - 피해자의 관계 역전 트릭이 등장해서 추리적으로도 괜찮은 수준이었고요. 그리고 이야기의 한 축인 란의 귀여운 심리묘사도 좋았습니다.
그러나 범인을 쫓는 단서가 되는 메시지에 대한 설명이 부실한 것은 아쉽네요. 그래도 모든면에서 기본은 하는 에피소드였기에 별점은 2.5점입니다.

이렇게해서 4개 에피소드 총점이 8점 – 평균해서 전체 별점은 2점 되겠습니다. 괴도 키드 이야기가 너무 별로라 점수를 다 깎아먹은 탓이 크네요. 캐릭터에 기대어 추리만화로의 본분을 잊어가는 듯 한데, 비교적 좋았던 가벼운 일상계 분위기로 당분간 끌고나가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2010/08/11

자객 고영근의 명성황후 복수기 - 이종각 : 별점 3점

 

자객 고영근의 명성황후 복수기 - 6점
이종각 지음/동아일보사

'명성황후 시해사건'에서의 조선인 주요 가담자 우범선과 그를 암살한 고영근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격동의 19세기 후반 ~ 20세기 초반의 조선 정세와 주요 인물들의 이야기를 엮어놓은 미시사 서적입니다.
총 9개의 장으로 나뉘어 있는데 1~6장은 명성황후 시해사건과 우범선, 고영근의 이야기이며 7장은 또다른 대역죄인이었던 김옥균과 그를 암살한 홍종우의 이야기, 8장은 우범선의 아들인 우장춘과 후손들의 이야기, 9장은 고영근의 후일담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책의 가장 큰 가치는 '명성황후 시해사건'에 대해 굉장히 자세하게 서술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책이 주요 가담자 우범선과 암살자 고영근을 다루고 있는 책이기에 당연한 일이겠지만 아주아주 자세하게 설명되고 있습니다.
또한 단순히 시해사건에 대한 이야기 뿐만 아니라 왜 사건이 벌어지게 되었는지, 당시 열강들의 세력구도는 어떠하였는지, 어떤 인물들이 주로 관여하였으며 사건이 어떻게 처리되었는지 등을 모두 포괄적으로 설명해 주고 있으며, 굉장히 다양한 자료의 뒷받침은 물론 머리속에서 사건들이 깔끔하게 정리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이해하기 쉽게 쓰여졌다는 것이 좋았어요. 이 책 한권을 읽는다면 명성황후 시해사건에 대해서는 졸업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말이죠.

그리고 그간 다른 책에서는 접하기 힘든 정보도 많다는 것도 장점이죠. 제일 먼저 '우범선'과 '고영근' 이라는 인물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들 수 있겠네요. 우범선이 우장춘 박사의 아버지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 외의 것들은 잘 모르던 차에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게되어 무척 기뻤습니다. 무과에 급제하여 별기군 간부로 근무했던 나름 당시의 엘리트 군인이 어떻게 국모 시해사건에 가담하였는지에서 시작해서 일본에서 어떨게 가정을 꾸리고 살았으며 암살 당시 일본의 분위기는 어떠하였는지, 그 후손 (우장춘을 비롯한)들은 어떻게 되었는지 등 일대기라고 불러도 손색없을 정도의 내용이 가득합니다.
고영근 역시 조선에서의 행적은 물론 왜 망명을 가서 왜 암살을 시행하였는지, 그리고 재판 이후 귀국하여 고종의 능인 홍릉 능참봉직을 수행하며 능비건립 사건을 일으키기 까지의 거의 모든 행적에 대해 서술하고 있고요.

그 외에도 김옥균 암살 작전과 관련자들, 그리고 후일담도 과거 TV '역사스페셜'에서 보았던 내용보다도 자세하며, 당시 망명자들이 일본에서 어떻게 지냈는지에 대한 이야기 - 장, 차관급 인사에게는 일본 정부가 생활비를 지급하기는 했지만 보통 휘호로 먹고 사는 인물이 많았고, 몇몇 인물들은 정말로 곤궁했다더라... 일본내에서 다 첩을 데리고 살았다더라... - 등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이 실려 있습니다.

단 제목을 제외하고는 책 전체에 걸쳐 '명성황후'를 '민비'라고 표현하고 있는 점은 불만스러웠어요. 평가야 어찌 되었건간에 황후로 추존되어 불리우는 사람을 왜 '민비'라는 호칭으로 부르는지 이해할 수 없더군요.
그리고 고영근 후일담에 대해서는 중간과정이 많이 생략되어 있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고영근은 명성황후와 민씨 일가에 아첨으로 출세하여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행동하다가 망명하게 된 뒤 다시 자신의 몫을 찾기 위해 우범선을 암살한, 그야말로 개인적인 이유로 암살을 진행한 것으로 설명되는데 마지막에 고종의 능비를 자비로 건립하고 죽을때까지 능을 지켰다는 충정은 갑자기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알려주지 않아서 좀 의아했거든요.

이렇게 약간의 불만은 있지만 조선 말기 ~ 대한제국 초기까지의 당대 국제정세 및 조선의 상황, 정변이 속출하고 망명자도 많았던 격동의 시기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는 점에서 자료적 가치는 높습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 정보 추가합니다. 초록불님의 글을 통하여 '명성황후'가 맞는 표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전공자로서 역사책을 쓰는 사람이라면 이런 정보는 반영해서 책을 써 주는게 좋았을 것 같네요.

2010/08/10

샤르부크 부인의 초상 - 제프리 포드 / 박슬라 : 별점 3.5점

샤르부크 부인의 초상 - 8점
제프리 포드 지음, 박슬라 옮김/샘터사

이 작품은 저명한 초상화가 피암보가 샤르부크 부인이라는 부유한 여성의 초상화를 그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그녀가 피암보에게 한 의뢰의 핵심은 '자신을 보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만 듣고' 자기를 그려달라는 어떻게 보면 불가능한 의뢰. 그러나 거액의 보수와 더불어 예술적인 활력을 새로이 얻고자 했던 피암보는 승락하죠.

그리고 피암보는 그녀를 방문해서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녀의 이미지를 구체화하기 시작합니다. '결정학자'라 불리우는 예언자의 딸로 어렸을 때 쌍둥이 눈의 결정을 소유하게 된 뒤 예언능력을 보유하게 되고, 신통한 '무녀'로 알려져 큰 돈을 벌게되었지만 샤르부크라는 남자를 만나 결혼한 이후 그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는 이야기... 이러한 이야기와 함께 실제로 피암보 주위에는 창작을 방해하는 괴인물이 등장하고 눈에서 피눈물을 흘리며 죽어가는 연쇄살인극이 동시에 벌어지게 됩니다.

이러한 줄거리만 대충 보아도 알 수 있지만 일종의 판타지, 환상소설입니다. 그러나 샤르부크 부인의 정체를 더듬어 가는 과정과 정체불명의 샤르부크씨, 그리고 사람들이 피눈물을 흘리며 죽어가게 만드는 괴사건의 진상 등 추리적인 요소도 어느정도 갖추고 있습니다. 게다가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감수성 넘치는 샤르부크 부인의 이야기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가 연상되기도 하고 샤르부크 부인의 이야기가 작품의 주 내용이라는 점에서 근대의 아라비안나이트같은 느낌도 드는 복잡하고도 미묘한 작품이죠.

그런데 글을 정말이지 너무 잘써서 깜짝 놀랐습니다. 시적인 표현을 과하게 사용하지만 전혀 부담스럽지 않게 전개하는 솜씨가 대단하더군요. 또 작중의 환상적인 이야기가 실재 현실과 겹쳐지게 만드는 팩션적인 구성 - 예를 들어 실존 화가 앨버트 라이더와 그의 그림 <경마장>존 워터하우스의 <사이렌> 을 작품에 등장시키는 등 - 도 돋보이고요.
무엇보다도 내용 자체가 재미있어서 한번에 읽게 만드는 흡입력이 강합니다. 발상자체가 재미있잖아요? 얼굴을 보지 않고 초상화를 그리게 만드는 수수께끼의 여인!

샤르부크 부인의 캐릭터 역시 인상적입니다. 독특한 설정에서 오는 힘도 크지만 창조력을 갉아먹는 팜므파탈의 이미지는 다른 작품에서 보기 힘든 부분이거든요. 그만큼 야릇한 성적 느낌과 남자를 잡아먹는 요부로서의 존재감이 탁월합니다. 작중 '메두사'로 비유되는 것이 외려 이미지를 제한한다고 여겨질 정도로 말이죠.

그리고 종교적인 의미를 많이 담고 있는 것도 작품의 분위기를 고급스럽게 끌어올리면서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들어 줍니다. 피암보는 보이지 않는 존재를 구체화하기 위해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통해 이미지를 형상화하는 과정으로 일종의 종교행위를 표방하고 있거든요. 그 외에도 일찌기 신에게 도전했다가 타락한 - 초상화를 실패한 - 타락천사 셴즈라는 인물이라던가 피암보가 겪는 '의미가 있는 우연의 일치' 도 의미가 있는 것으로 그려지는 등 죵교와 관련된 상징들이 작품안에 가득합니다. 마지막에 피암보가 초상화를 완성하는 곳이 교회라는 것은 이러한 상징의 화룡점정이고요.

그러나 피눈물을 흘리며 사람을 주게 만드는 고대 카르타고의 독약과 한없는 악한 스토커 샤르부크씨의 존재, 허무하면서도 너무 쉽게 간듯한 결말은 조금 아쉽습니다. 특히 마지막에 밝혀지는 샤르부크씨의 정체에 대한 반전과 결국 피암보가 신을 그려내는데 성공했다는 기적같은 결말은 환상과 현실을 잘 조화시키던 작품의 분위기를 단번에 허상으로 몰고가서 맥이 빠질 정도였어요. 9회말 2아웃까지 퍼펙트로 투구하다가 마지막 타자에게 홈런맞은 기분과 비슷하달까요? 차라리 샤르부크씨가 등장하지 않았다면, 그리고 피암보의 그림도 환상으로 남았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그래도 정말 잘 쓴, 재미있는 작품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겠죠. 별점은 3.5점입니다. 독특한 장르문학에 빠져들고 싶은 분들께, 고급스러운 환상문학을 좋아하시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2010/08/09

여왕벌 - 요코미조 세이시 / 정명원 : 별점 3점

 

여왕벌 - 6점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시공사

이 작품은 3년여전, TV 시리즈로 먼저 보았던 작품입니다. 사실 TV 시리즈로 보았을때에는 주인공 쿠리야마 치아키외에는 건질게 하나도 없는 지루하고 재미없는 작품이었기에 별로 기대하지 않고 읽기 시작했죠.
그런데 읽다보니 왠걸, 이거 꽤 물건이더군요. TV 시리즈로 본 <팔묘촌> 역시 소설쪽이 훨씬 좋았었지만 이 작품은 그 정도가 훨씬 심했던 것 같아요. 그만큼 소설이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물론 TV 시리즈에서 실망했던 부분인 사건과 트릭은 책에서도 역시 다른 긴다이치 시리즈에 비하면 살짝 처지기는 합니다. 첫번째 사건인 유사 사건의 알리바이 트릭과 히메노 도사쿠 사건의 진상같은 부분은 경찰 수사의 혼선이었을 뿐 트릭이라고 부르기에는 민망한 수준이었고 사건의 핵심인 19년 전의 월금도 사건은 앞서 TV시리즈 리뷰에서도 지적했듯이 '정신착란'으로 넘어가는 트릭이기에 공정하다고 볼 수는 없거든요. 아울러 용의자가 너무나 적은 것도 문제죠. 마지막 장면에는 정말 범인밖에는 남지 않아 버리니까 말이죠.

그래도 수수께끼 풀이에 집착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색다른 요소가 많아 즐거웠던 작품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일단 요코미조 세이시 작품 통틀어 최고의 미인이라고 할 수 있는 도모코라는 캐릭터가 대표적이죠. 전형적인 남자 잡아먹는 악녀 캐릭터가 아니라 본인 자체는 순수하고 악의도 없는데 주변 남자들이 화를 입는다는 설정도 독특하지만 그 설정을 뒷받침 해 주는 묘사도 뛰어나거든요. 보통 이런 작품에서는 ‘사실은 악녀였다!’ 라는 식으로 뒷통수를 치기 마련인데 (ex : <밀랍인형>) 끝까지 이 설정을 유지하면서 긴장감있게 끌고가는 것도 신선했고요.
또한 도모코와 다몬 렌타로와의 행복한 결말을 암시하는 해피엔딩 역시 긴다이치 시리즈에서는 보기 힘든 부분인데 도모코에 감정이입한 독자들을 나름 납득시키는 결말이었어요. 솔직히 그리스 조각같은 외모에다가 로열 패밀리인 다몬 렌타로라는 캐릭터는 작위성이 지나쳐서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요...

아울러 작품의 수준을 떠나서 긴다이치 시리즈 거의 대부분이 지닌 매력, 즉 지루할 틈 없이 계속해서 사건이 벌어져서 작품에 몰입하게 만드는 매력이 잘 살아있습니다. 살인사건이 19년 전의 사건을 비롯해서 마지막 추리쇼 직전까지 무려 5건이나 벌이지기도 하지만 살인사건 중간중간에도 수수께끼의 협박문. 괴노인의 등장, 긴다이치 코스케 피습 사건 등 사건이 끊이지 않기에 계속해서 몰입할 수 밖에 없더라고요.

마지막으로 앞서 말했듯 추리적으로 그다지 뛰어난 점은 없지만 TV시리즈에서도 괜찮게 생각했던 ’박쥐’ 트릭은 역시나 그럴듯했고 추리소설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동기도 합리적이라서 구성적으로는 잘 짜여져 있기도 합니다. 19년 전 사건의 동기야 두말할 필요 없이 확실하고 현 시점에서의 사건 역시 발단은 19년 전 사건과 얽혀있는 등 인과관계가 확실하거든요. 때문에 추리소설로도 충분히 납득할만한 결과물이라 생각됩니다.

기본적인 이야기가 탄탄하고 재미있어서 다른 대표작 수준의 트릭만 하나쯤 더 등장해서 작품을 뒷받침 해 주었더라면 더욱 좋았을텐데 조금은 아쉽네요. 하지만 트릭에 매몰되어 합리적인 이야기 전개나 인간관계가 등장하지 않는 다른 평작들보다는 읽기에 편하고 쉽게 책장을 넘기게 만들기에 별점은 3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