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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7

50년 세계 전자 시장을 지배한 Sony 4인의 CEO - 존 네이던 : 별점 3점

 


창업부터 20세기 끝자락까지 약 50여년간 소니에 재직했던, 그리고 재직 중인 4인의 CEO - 창업자이기도 한 이부카 마사루와 모리타 아키오, 그리고 모리타의 후계자 오가 노리오, 4대째인 이데이 노부유키 - 에 대해서 방대한 인터뷰와 자료 조사를 통해 서술한 일종의 평전입니다. 하지만 아날로그 시대의 전문 기술자였던 이부카 마사루와 이 책이 쓰여졌을 당시 CEO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단계였던 이데이 노부유키 보다는 소니를 진정한 국제 회사로 만든 모리타 아키오와 소니를 세계적 회사로 키워낸 오가 노리오에 대한 이야기가 많더군요. 저자가 미국인이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소니 미국 법인 이야기의 비중도 상당하고요.

책을 읽으면서 인상적이었던 것이 몇가지 있었는데, 첫번째는 소니가 그동안 알고 있었던 것 처럼 맨주먹으로 맨땅에 헤딩하면서 만든 회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창업 당시부터 일본 정계의 실력자였던 이부카의 장인과 양조회사로 큰 돈을 번 모리타의 아버지 등에게서 돈을 포함한 여러가지 지원을 받았기 때문이죠. 이부카의 기술력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현실은 다 이런건가봐요...
그리고 두번째는 소니가 생각보다도 더욱 지저분한 인간관계, 흡사 시마과장에 등장할 법한 전형적인 일본식 파벌과 조직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들고 싶네요. 모리타의 동생과 아들이 소니에서 한자리 차지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오가 노리오는 모리타가 전략적으로 키워 후계자로 삼은 인물이라는 점, 이데이가 후계자가 되는 과정에도 파벌이 큰 역할을 차지한다는 점 등 외부에서 보기에 불합리한게 너무나 많더라고요. 모리타의 아내가 모리타 사후에도 '레이디'라 불리우며 실력을 행사한다는 언급 역시 그러했고요. 짤막하게 언급되는 이부카의 불륜이나 모리타의 호색행각도 어디서 많이 본 듯 했어요.

아울러 이 책에서의 이데이의 미래 비젼이 그럴싸해서 놀랐습니다. 90년대 후반에 이미 '네트워크'가 미래의 중심이 될 것을 예측하고 사업을 재편하는 것으로 그려지거든요. 소니가 이미 CBS - 콜롬비아로 확보한 콘텐츠와 기존의 디바이스 기술력이 네트워크와 결합되었더라면 현재 모바일 디바이스는 물론 웬만한 홈 씨어터 제품군까지 소니가 석권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도대체 그 과정에서 무슨 삽질을 했는지 모르겠네요. 3년전에 읽었던 <소니침몰>에서 소니 침몰의 큰 원인 중 하나가 리더인 이데이 노부유키의 잘못된 판단을 들고 있는데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보다도 이 책은 제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높이 평가할 부분이죠. 벤처 중소기업이긴 하지만 IT단말회사에서 일하는 입장에서 많은게 느껴졌어요. 피가되고 살이되는 내용이 그만큼 많습니다. 요약하자면
1. 사장이 기술자인 회사에는 가지 마라.
(기술자 출신인 것은 좋지만 사장의 입장에서는 '경영'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2. 사장에게 너무 많은 권한이 집중된 회사에는 가지 마라.
3. 비젼을 보여주지 못하고 일만 시키는 회사에는 가지 마라.
4. 그래도 이런 회사에 다닌다면, 줄을 잘 서라.

되겠죠. 진작 읽었어야 하는건데...혹 이쪽 바닥에서 근무하시거나 근무하실 생각이 있으신 분들은 꼭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많은걸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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