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주신 분들께 안내드립니다.

2010/08/02

아 아이이치로의 낭패 - 아와사카 쓰마오 / 권영주 : 별점 4점

아 아이이치로의 낭패 - 8점
아와사카 쓰마오 지음, 권영주 옮김/시공사

'아 아이이치로'라는 독특한 이름의 탐정을 주인공으로 하는 시리즈의 첫 단편집. 여러 일본 미스터리 추천 리스트에서 상위를 차지하고 있는 전설의 단편집이기도 합니다. 총 8편의 작품이 실려있습니다.

일단 간단하게 특징을 정리해보면,
1. 기상천외한 사건의 등장
2. 황당 사건의 연속 - 유머와 슬랩스틱을 보는 듯한 등장인물들의 행동
3. 사건에는 모두 나름의 합당한 이유가 존재함
4. 독자에게도 탐정역 아이이치로와 동일한 수준의 정보 제공
으로 요약됩니다. 2번 항목을 제외하고는 고전 본격 추리물의 원칙과 정말 비슷한데, 8편의 트릭들 모두가 일정 수준 이상이며 종류도 심리트릭, 밀실트릭, 공간이동트릭, 암호트릭, 원격살인 트릭 등 다양하여 고전 본격 추리물 애호가인 저에게는 정말이지 꿈같은 작품이었습니다.

아 아이이치로라는 캐릭터와 모든 등장인물들 역시 독특한 재미를 안겨다 줍니다. 잘생기고 번듯하지만 뭔가 나사가 하나 빠진 듯한 느낌을 가져다 주는 아 아이이치로는 현대에 환생시킨 브라운 신부 느낌입니다.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들어 있는 점이라던가 다른 사람들이 방심할 때 의외의 한방을 날려주는 모습이 비슷했거든요. 또 시리즈 작품이지만 아 아이이치로 이외에는 모두 다른 공간과 장소, 다른 주인공과 등장인물들이 등장하는데 모두가 기상천외한 사건에 잘 녹아든다는 점에서 작가의 대단함이 느껴졌습니다.

한마디로 이야기하자면 70년대 후반 일본에서 새롭게 쓴 브라운 신부 파스티쉬 작품같은 느낌이었달까요? 옛날 이야기를 듣고 진상을 밝혀내는 작품같은 경우는 정말 <브라운 신부의 옛날 이야기>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그만큼 독특한 등장인물들, 황당한 사건, 공정한 추리, 의외의 결말 모두 고전적이면서도 엄밀한 추리의 전통을 잇고 있다는 점에서 근래 보기드문 좋은 작품집이었습니다. 고전 추리 단편집을 좋아하는 모든 추리 애호가들은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작품으로 유쾌하고 즐겁기까지해서 딱 제 취향이었어요. 

하지만 지금 읽기에는 좀 낡은 부분도 없잖아 있다는 것은 약간 아쉬운 부분이긴 합니다. 1978년도에 발표된 작품 치고는 지나칠 정도로 고전스러웠어요. 솔직히 뒷페이지 해설을 읽기 전에는 전전 (45년 전)에 발표된 작품인줄 알았답니다. 뭐 이게 작가의 의도일 수도 있겠지만요. 그래서 별점은 4점입니다. 이러한 의도가 취향이 아니신 분들은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