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집의 수수께끼 - 앨런 알렉산더 밀른 지음, 이철범 옮김/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어렸을 때 유산 상속으로 거부가 된 '빨간집'의 주인 마크 애벌레트는 문학인으로 자처하며 비서이자 사촌동생 케일리와 함께 스폰서와 기고, 손님 접대의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중, 15년만에 방탕한 형 로버트가 찾아오는데 둘만 있던 방에서 총소리가 나고, 놀란 케일리는 우연히 방문한 길링검과 함께 닫힌 방 안에서 로버트의 시체를 발견한다.
마크의 손님이자 식객 베벌리의 친구로 그를 만나기 위해 저택을 찾았던 길링검은 스스로 탐정이 되어 사건의 진상을 추적하는데...
"아기곰 푸우"로 유명한 앨런 알렉산더 밀른의 정통 고전 추리소설. 황금기 시절 고전 걸작의 하나로 여러 리스트나 책자에서 많이 소개되고 있는 작품이지요. 읽은 시점이 좀 늦은 감도 있네요.
하지만 읽고난 감상은 '이왕지사 늦은거 아예 읽지 말걸' 입니다. 이유는 지루하고 재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살인 사건 딱 하나로 기나긴 장편을 풀어나가는 것부터 지루합니다. 단편급 아이디어로 장편을 만든 느낌이랄까요? 용의자도 초반에 드러나고, 트릭도 지금 읽기에는 쉽게 추리해 낼 수 있는 수준입니다. 그나마도 지문 등 법의학에 대한 상식이 별로 없었던 시대에만 통할 진부한 아이디어라 높은 점수를 주기 힘듭니다. 안이한 변장 트릭이 잘 먹힌다는건 고전의 품격을 벗어나는 반칙이라 생각되고요.
카메라같은 기억력을 토대로 추리를 펼쳐나가는, 홈즈를 자칭하는 길링검과 그의 친구로 왓슨을 자칭하는 베벌리의 만담이 주는 잔재미와 고전적인 품격은 잘 살아있기는 합니다만 장점보다는 단점이 크네요. 별점은 2점입니다. 명성과 기대에 비하면 아쉽습니다.
그리고 제가 읽은 동서 추리문고 판본에는 뒷부분에 사립탐정 마틴 휴이트 단편인 "랜턴관 도난사건"이 실려있더군요. 좋은 작품이기는 하나 이전에 읽은, 다른 판본으로 소장하고 있는 작품이라서 별점에 영향을 주지는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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