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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24

키사라기 미키짱 (2007) - 사토 유이치 : 별점 2.5점

 


대화명 '이에모토'는 1년전 죽은 그라비아 아이돌 키사라기 미키의 추도회를 개최한다. 그가 모은 손님은 같은 게시판에서 활동 중인 미키의 광팬들 4명 - '야스오', '스네이크', '오다 유지', '딸기소녀' - 이었다.
그러나 추도회는 1년전 미키의 죽음이 알려진대로 자살이 아닌 살해되었을 것이라는 오다 유지의 주장으로 인하여 어느 순간부터 사건의 진실을 찾는 모임으로 돌변하며, 이 와중에 모임 멤버들과 미키에 얽힌 비밀이 하나씩 밝혀지며 서서히 진상에 접근하게 되는데...


2007년 발표된 일본 추리영화입니다. 등장인물 5명과 추도회 장소에서만으로 모든 이야기가 전개되는 특이한 작품입니다. 굉장히 연극적인 구성이기도 한데 아니나다를까 원작은 희곡이라고 하더군요. 평도 좋고 길이도 짧아서 가벼운 마음으로 감상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썩 마음에 들지는 않는군요. 일단 사건의 결과, 즉 '청순파 아이돌 미키가 화재로 목숨을 잃은 것'에서 출발해서 결말의 추론까지를 짜 맞추는 과정은 추리적으로 보았을 때 아주 높은 점수를 주기는 어렵거든요. 왜냐하면 굉장히 다양한 결과가 존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임에 참여한 사람들이 원하는 추론으로 이야기가 끝나버리기 때문에 실제적인 진상이 도출되지 않습니다. 즉 모두가 행복해지고 납득하는 추론의 선택에 불과하여 추리물로 성립하기는 어려워 보이네요.

또한 추론의 과정과 모임의 참석자 모두 작위적이라 잘 짜여졌다고 말하기도 힘듭니다. 참석자 전원이 어떻게든 개인적으로 미키와 관련이 있었다라는 것도 우연, 화재 발생시점에서의 행동과 대사들 하나하나가 모두 우연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참석자들이 납득할 수 있다 하더라도 관객 입장에서는 너무 억지로 짜맞추는거 아닌가 싶은 느낌이 강했어요.
그나마도 추론이 설득력있다면 납득할만 하지만 올리브 오일을 착각해서 뿌렸다는 이야기와 올리브 오일 때문에 순식간에 화재가 번졌다라는 이야기 등 쉽사리 납득하기는 어려운 추론이라 억지스러울 뿐이었고요.

그 외에도 너무나 오버스러운, TV 드라마같은 배우들의 연기도 별로였고 ('춤추는 대수사선'의 마시타 역을 맡은 유스케 산타마리아가 '오다 유지'라는 대화명으로 모임에 참석하고 '춤추는 대수사선'의 대사를 하는 장면 정도는 재미있었지만) 편집이 좀 느슨한 듯 싶어서 짧은 길이에도 불구하고 그닥 흡입력있는 완성도를 보여주지는 못하는 것도 감점 요소입니다.

하나의 이야기로서는 결말까지 이르는 완성도는 갖추고 있고 전개도 나름 흥미진진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높은 점수를 주기는 좀 어렵네요. 설정면에서 유사한, '폐쇄공간에서 특정 모임의 사람들끼리 의견을 취합하여 진상을 추리하는' 설정의 영화인 <12인의 성난 사람들>과 비교하자면 많이 처지는 느낌입니다. <12인의 성난 사람들>이 특출난 걸작이기는 하지만... 어쨌건 별점은 2.5점입니다.

덧붙이자면, 정보를 좀 찾아보았더니 원작에서는 '이에모토'가 진범인 듯한 암시를 준다고 하더군요. 결국 '누군가 미키의 집에 침입해서 살해하고 현장을 불태웠다' 라는 결말이라는 이야기인데 사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작위적인 추론보다는 이게 더욱 현실적으로 느껴지네요. 물론 이에모토가 진범이라면 애시당초 이런 모임같은것은 주최하지도 않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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