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주신 분들께 안내드립니다.

2003/08/29

북극성 - 마틴 크루즈 스미스 : 별점 3점

북극성 - 6점 마틴 크루즈 스미스/김영사
미국과 소련의 합동 선단의 일원인 소련의 북극성호에서 여승무원 지나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한다. 선장은 전 정보부원 (KGB) 출신인 선원 아르카디 렌코를 불러 사건의 조사를 맡긴다. 미국과의 합동 조업이라는 상황, 지나의 복잡한 남자관계 등을 고려하여 내린 조치.하지만 의외로 렌코는 우직하게 수사를 해 나아가며 미국 선단의 감추어진 음모와 복잡한 인간관계를 모두 밝혀내고 사건을 해결하게 된다.

두께와 잘 알려지지 않은 생소한 작가 이름으로 선뜻 손이 가지는 않았던 작품. 그런데 한번 손에 잡고 나니 끝까지 손에서 떼기 힘든 재미를 주더군요! 특히나 주인공인 아르카디 렌코라는 캐릭터의 묘사가 굉징히 재미있고 맛깔납니다. 냉소적인 성격 등 캐릭터 자체는 전통적인 미국 하드보일드 탐정의 DNA를 계승하고 있으면서도 몰락한 정보부원 출신의 하층 어부라는 설정으로 인해 이국적이고 허무적인 면까지 첨부한, 신선한 외국계 하드보일드 히어로였어요.

물론 여승무원 추락사 (나중에 살해당한것으로 밝혀지지만)가 결국은 여러명 죽어나가는 거대한 음모로 커진다는 전형적인 이야기 구조는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았고 사건의 개연성같은게 부족한 부분은 있습니다. 무엇보다 쓸데없는 여러 묘사로 지나치게 소설이 길어진 등 단점이 없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수사 과정에서 수집된 단서를 보아 진상에 접근해 나간다는 추리 스릴러적인 재미는 충분합니다. 또 앞서 이야기한 주인공 캐릭터의 매력에 더해 렌코의 룸메이트나 여러 선원들, 배의 구조나 선단에 대한 것이라던가 구소련 시절에 대한 치밀한 묘사도 대단하고요. 작가의 정보수집능력에는 정말이지 감탄을 금할 수 없을 정도였어요.

한마디로 이야기하자면 마틴 크루즈 스미스라는 작가, 기억해 둘만 합니다. 지루함을 조금만 참으면 괜찮은 스릴러 하나 읽으실 수 있으실 수 있을 거에요. 별점은 3점입니다.

2003/08/05

수도사의 두건 - 엘리스 피터스 / 현준만 : 별점 2.5점

수도사의 두건 - 4점 엘리스 피터스 지음, 현준만 옮김/북하우스
시루즈베리수도원의 본초학자이자 의사를 겸하는 수도사 캐드펠이 자신이 조제한 근육통 치료제이자 마시면 생명이 위험한, 이른바 '수도사의 두건(바곳)'으로 독살당한 영주의 죽음을 추적하면서 자신의 옛 연인과 만나게 된다는 내용의 캐드펠 수사 시리즈.

제가 두번째로 읽은 캐드펠 수사 시리즈이기도 한데 첫번째로 읽었던 <성베드로 축일장>은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실망스러운 작품이었습니다만 이 작품은 훨씬 좋았습니다. 인물의 설정이나 사건의 전개 등이 읽는 사람을 사로잡는 흥미진진함과 재미를 갖추고 있었으니까요. 캐드펠의 과거를 단편적이나마 묘사하는 이야기와 옛 연인과의 로맨스, 그리고 수도원장 자리를 놓고 암투를 벌이는 부수도원장의 이야기 등 내용의 폭이 넓다는 것도 마음에 들었고요. 무엇보다도 등장인물들의 설정과 묘사가 재미있었습니다. 실존인물, 역사와 더불어 실제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디테일한 생활상을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역사 추리소설의 묘미를 한껏 느낄 수도 있었어요.

하지만 추리소설로서의 재미는 상당히 약한 편입니다. 단서도 부족하고 무엇보다 중요한 용의자가 너무 적고 한정되어있는 편이거든요. 무엇보다도 그 당시 영국과 웨일즈의 법을 잘 알지 못하면 절대로 풀 수 없는 동기부분이 가장 납득하기 힘든 부분이죠. 별점은 2.5점입니다.

그래도 캐드펠수사라는 보기 드물게 매력적이고 흥미로운 탐정을 만나는 재미가 특출나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역사소설로서의 부분에 치중하는 면이 강해서 장편에서는 캐드펠 수사의 활약이 조금은 미진한것이 아닌가 싶은데 차라리 단편에서 활약해 준다면 추리 애호가들도 반기지 않을까 생각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