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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30

피닉스 - 에이모스 어리처 & 일라이 랜도 / 김성종 : 별점 2점

 

피닉스 - 4점
에이모스 어리처 & 일라이 랜도 지음, 김성종 옮김/해문출판사


리비아의 독재자 카다피는 친미 성향의 이집트와 손을 잡는 이스라엘에게 경고의 의미로 내각의 핵심 인물이자 전쟁 영웅 "모세 다얀" 장군을 암살할 계획을 세운다. 리비아 정보부는 이 작전을 위해 3명의 프로에게 암살을 의뢰한다. 한명은 사교계의 여왕으로 패션 모델 에이전트를 운영하는 마담 샤를로트, 그리고 또 한명은 저널리스트인 깁스코프, 마지막 한명은 정체불명의 사나이 피닉스!

첩보물의 한 갈래이기도 한 암살물은 "쟈칼"이 가장 유명하겠지만 이 작품도 나름 저명한 고전이죠. 솔직히 이쪽 쟝르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지만 간만에 간 헌책방에서 싸게 집어왔습니다. 그런데... 읽다 보니 전에 읽었던 책이더군요. ㅠ.ㅠ

사실 이 작품은 쟈칼과 굉장히 유사합니다. 국제적인 암살 음모에 고용된 정체를 알 수 없는 킬러와의 한판 승부라는 것인데 쟈칼은 경찰이 상대였다면 이 작품에서는 이스라엘 정보부와 한판 겨루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죠. 암살물이라면 뭐니뭐니 해도 암살의 과정이 가장 중요한 요소인데 이 작품은 피닉스라 불리우는 킬러가 모세 다얀을 암살하기 위해 준비하는 여러가지 과정의 디테일과 흥미진진함이 아주 잘 살아 있습니다.
아울러 정체불명의 킬러에 대한 묘사도 너무 슈퍼맨 같다는 점만 제외한다면 괜찮은 캐릭터로 구현되어 있기에 다시 읽는 작품이기는 해도 그런대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또 번역이 의외로 국내 추리소설의 거장 "김성종" 선생님이라는 점도 특이했습니다. 번역은 제 2의 창작이라는 말이 있듯이 작가분이 번역을 하는 것도 좋아 보이더군요. 실제로 이 작품은 번역은 꽤 매끄러운 편이고요.

하지만 피닉스가 과정은 중시하지만 그 방법이 그다지 현실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 특히 가장 중요한 "고대상자"라는 유물에 대해 너무 간과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은 들며, 70년대이기는 하지만 수사 자체는 과학적인 부분이 하나도 없고 거의 "제보"에 의지하고 있다는 것에서 좀 쉽게쉽게 써내려간 작품이 아닌가 싶긴 했습니다. 결말도 전체적으로 묘사한 피닉스라는 캐릭터와 너무나 상반되는 시시한 결말이라 무척 실망스러웠습니다.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점. 읽는 재미는 충분한 만큼 킬링타임용으로는 적당하다 싶지만, 저같은 이스라엘 안티에게는 그다지 편한 작품은 아니었어요. 이 작품의 가장 큰 문제점은 너무 "이스라엘" 위주의 작품이라는 겁니다...

2007/11/29

블로그얌 - 내 블로그 가치 평가

흠.. 생각보다는 고가네요. 하지만 전에 해 본 것이 훨씬 비싼걸요? 당쵀 무슨 근거인지 모르겠네...
그래도 뭐 심심풀이는 되는군요.

테스트는 http://www.blogyam.co.kr/ 에서 등록 후 실행하시면 됩니다.

2007/11/26

문호춘추 - 이시이 히사이치 : 별점 2.5점

 


"이웃집 야마다군"으로 유명한 4컷 만화의 전설인 이시이 히사이치의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대표작은 아니지만 무척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일본 문단의 원로인 "히로오카" 선생을 주인공으로 하여 문필가의 세계를 개그스럽게 그리고 있으며, 그외의 부가 캐릭터로 담당 편집인 야스다와 가정부, 후배 작가인 중견 추리작가 다부치 코스케 등이 등장하여 작품을 풍성하게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전에 소개했던 "Comical Mystery Tour"는 추리 매니아들이 아니라면 즐길 거리가 좀 적은 편인데, 이 작품은 이른바 "팔리지 않는 원로" 히로오카 선생의 독특함이 정말 재치있게 그려져서 추천하고 싶네요. 추리 작가인 다부치 코스케가 등장하는 에피소드는 추리팬으로서는 더욱 즐거운 에피소드였고요. 개인적으로는 제가 읽은 이시이 히사이치 작품 중에서는 최고였습니다. 국내에도 4컷 만화가 요새 많이 나오는데 이런 좀 연령대 높은 작품도 내어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생기네요.

추리 에피소드를 한가지 소개해 드리자면, 다부치가 새로운 알리바이 트릭을 고안합니다. 한 지방 역에서 교묘하게 얽힌 기차 시간표를 이용해 기차를 갈아타는 트릭인데 사실 여부 확인을 위해 해당 역에 문의를 하죠. 그러자 역장은 "가능하긴 한데 실제로는 불가능하다" 라고 답합니다. 이유는 그 역이 워낙 노인들밖에 없어서 1분만에 기차를 갈아타기 위해 전력 질주한다면 "너무 눈에 뜨인다" 라고 이야기하죠^^ 매니아적이긴 하지만 재미있죠?

2007/11/20

마신유희 - 시마다 소지 / 김소영 : 별점 2.5점

마신유희 - 6점
시마다 소지 지음, 김소영 옮김/두드림

스웨덴에서 뇌과학 연구를 진행하던 미타라이 기요시는 "기억의 화가"로 유명한 로드니 라힘과 만난다. 로드니는 기억 속 마을에 대해 자세히 묘사한 그림을 수없이 그렸는데 그 그림들이 실제로 존재하는 "티모시" 라는 마을과 똑같다는 것이 밝혀져 유명해진 인물.
그 뒤 이 마을 "티모시"에서 엽기적인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밤에 괴물의 울음소리와 함께 벌어지는 참극. 다섯 명의 희생자들은 잡아 뜯기고 찢기어 죽임을 당하고 마침 마을을 방문한 미타라이가 경찰 수사에 뛰어들어 엽기적 사건 현장 뒤에 숨겨진 진상을 하나씩 밝혀나가기 시작하는데...


나에게 주는 선물 2탄은 간만의 본격 추리 소설 "마신 유희" 였습니다. <<점성술 살인사건>>을 워낙에 재미있게 읽었기에 미타라이 시리즈가 새로 출간된다는 것에 많은 기대를 했었던터라 관심에 비한다면 외려 너무 늦게 읽은 것 같네요.

그러나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제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특출한 능력을 가진 인물과 그의 수기를 바탕으로 구약 성서와 연관시켜 전개되는 소설의 전개는 굉장히 흡입력 있고 재미 하나는 최고 수준이지만 추리적인 부분에서는 살짝쿵 아쉬움이 남았거든요.
트릭이 너무 작위적이라는 것이 제일 큰 감점 요인입니다. <<점성술 살인사건>>의 "아조트"와 같은 설득력이 많이 부족했을 뿐 아니라 트릭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범인도 초인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는건 현실성이 많이 떨어졌고 (심지어는 작품 안에서 "철인 3종 경기" 운운하며 범인의 체력을 칭찬하기까지 합니다), 범인이 범행을 뒤집어 씌우기 위해 준비한 각종 장치들 역시 그다지 와 닿지 않았던 탓입니다. 아울러 여러가지 불가능한 상황 -괴물의 울음소리나 사람을 찢어(?)버리는 괴력 등-에 대한 단서의 제공도 공정해 보이지 않았고요.
무엇보다도 소설에서만 가능한 일종의 서술 트릭이 등장하는데 범인을 특정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본격" 이라는 칭호가 좀 어울리지 않는다 생각됩니다. 마지막의 범인을 밝혀내는 깜짝쇼 역시 너무 패턴 그대로라 진부했어요. "이 안에 범인이 있다" 수준이었거든요. 그 외에도 점성술사였던 미타라이가 어느새 천재 교수로 돌변한 것에 대한 의아함과 어색함도 있었고요.

그래도 장점을 꼽아보자면 범인의 동기는 그런대로 괜찮았습니다. "유산"이라는 동기는 좀 진부하지만 실제로 가장 많은 사건의 동기이기도 하고 그만큼 현실적이기도 하니까요. 또 앞서 말했듯 재미 하나만큼은 굉장히 뛰어난 작품이기도 합니다. 천재적인 정신병자(?)의 과거와 그가 작성한 구약 성서에 바탕을 둔 수기, 그리고 그 수기와 맞물려 일어나는 초인적인 범죄라는 이야기는 읽는내내 두근두근거릴 정도로 흡입력 강한 재미를 선사해 주거든요. 일본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네스호를 배경으로 한 영국의 시골마을에 대한 묘사 역시 뛰어나서 재미를 더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깜짝쇼에서 숨겨진 진짜 마을의 정체와 사건, 수기에 얽힌 진상이 밝혀지는 반전만큼은 정말 기가 막혔습니다.

결론적으로 별점은 2.5점. 불만스러운 점도 많았지만 작가의 스토리텔러로서의 능력은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묘사와 기본 설정, 그리고 그것을 끌어나가는 힘 하나는 역시나! 싶더군요. 비록 추리적으로 아쉬움은 있지만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2007/11/16

돈가스의 탄생 - 튀김옷을 입은 일본 근대사 : 별점 3점

 

돈가스의 탄생 - 6점
오카다 데쓰 지음, 정순분 옮김/뿌리와이파리

오랫만의 포스팅이네요. 요새 하도 이런저런 일이 많아 심신이 피곤했던 차에, 저 자신에게 위로의 선물로 간만에 구입한 책 중 한권입니다. 관심은 있었지만 그다지 땡기지 않은 책이었는데 충동구매 해 버렸네요.

이 책을 간략하게 요약한다면, 크게 두가지의 요리, "빵"과 "돈가스"를 가지고 일본 개화기의 근대사를 풀어나가는 일종의 역사책입니다. 단지 두가지 요리만이 아니라 그 외에도 "고로케"와 "카레라이스" 등도 비중있게 다루어지고는 있지만, 이 책의 핵심인 일본의 근대화과정과 연관시켜 고찰하는 요리라는 주제에는 아무래도 "빵"과 "돈가스 (육류요리)"가  선구자적인 역할을 수행한 터라 비중이 훨씬 큽니다.

그런데 메이지 시대 개항 후 일본이 근대화 해 나가는 과정이 정말 음식 변천사와 유사해서 놀랐습니다. 육류 섭취를 불경한 것이라 여겨 피하던 중세적 사고관의 일본인들이 나가사키 등 개항한 항구를 중심으로 점점 퍼져나가는 양식 요리를 받아들이는 모습과 양식 요리를 "일본화" 하여 자신들만의 새로운 요리로 재 창조해 나가는 과정이 정말 근대화 과정과 딱 맞아 떨어져 보여서 재미있더군요.

물론 몇가지 음식을 기준으로 급변하던 시대를 통찰한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일 수도 있고 부족한 부분도 많겠지만 나름 공감가는 점도 많고, 음식 하나하나에 대한 역사와 설명이 흡사 "맛의 달인" 같은 만화를 보는 것 같이 디테일하고 자세해서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저같이 요리에 관한 잡다한 지식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딱 알맞게 당시 요리들의 해설과 레시피도 그런대로 충실하게 실려있는 편이고, 각종 자료들도 풍성하게 실려있다는 것도 일본 근대화 과정에 관련된 자료로도 요긴할 것 같아 마음에 드네요. 특히 여러가지 광고 전단 등은 정말 좋았습니다.

단, 전체적인 문체가 좀 딱딱하고 지루한 면도 없잖아 있긴 합니다.

이 책을 통해서 일본 여행갔을때 자주 스쳐지나갔던 신주쿠 "기무라야"가 단팥빵을 처음 만든 가게라는 것도 처음 알았는데 다음에 가면 꼭 단팥빵을 사 먹어야 겠습니다. 최초로 개발해 팔던 돈가스와 똑같은 돈가스를 팔고있다는 가게 등도 역시 꼭 체크해 놓았다가 다음에 일본에 여행가게 되면 가 봐야 겠네요.

2007/11/11

당분간 블로깅이 좀 힘들 듯 합니다

 개인적 사정이 생겨서...


한 2주정도 더 바쁠 듯 한데

조만간 다시 만나뵙길 바랍니다.

2007/11/04

후루하타 닌자부로(古畑任三郞) - Final

 

일전에 소개한 적이 있던 TV 시리즈 "후루하타 닌자부로"의 TV Special로 완결편인가 보네요. 총 3부작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뭐 극의 구성은 전에 소개한 내용과 동일하니 생략하도록 하고, 자세하게 각 에피소드를 다루어 보죠.

먼저 첫번째 이야기는 "지금 소생하는 죽음" 이라는 타이틀로 귀절촌이라는 마을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게스트 배우는 후지와라 타츠야. 이 이야기에서 천재형 범죄자로 자부하는 장면이 있는데 데스노트의 야가미 느낌이 살짝 묻어나오는게 재밌더군요.

하지만 작품 자체는 개인적으로는 좀 실망스러웠습니다. 일종의 "인간 조종 트릭" 이 등장하는데 아무리 그 인간에 대해 꿰뚫고 있다 한들 살인이라는 범죄를 그렇게 쉽게 예견하여 조종할 수 있냐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졌거든요. 범인 캐릭터 역시 초등학교 때 작성한 내용을 토대로 완전범죄를 구상한다는 것에서 썩 와닿지 않았고요.

그래도 기존 시리즈와는 다르게 진범이 따로 있다는 것과 그 진범을 옭아매는 마지막 장면 하나는 괜찮았습니다. 수작이라고 보기에는 힘들지만 평작 정도는 된다 생각됩니다.

두번째 이야기는 "공정한 살인자". 게스트는 그 유명한 "이치로" 선수가 실명으로 직접 출연합니다!
이야기는 후루하타 닌자부로 시리즈에 계속 나왔었던 경찰관 네코지마가 사실은 협박을 당하고 있었고, 이치로는 네코지마의 이복 동생으로 형을 위해 살인을 저지른다는 이야기인데 이치로 선수의 이미지 때문인지 시종일관 경찰과 게임을 하는 "공정한 살인자" 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 이채롭네요.

마지막에 이치로 선수의 범행을 최초에 눈치챈 장면이 어디냐는 물음은 역시 무릎을 칠 만 했고, 제목 그대로 범인과의 두뇌게임도 잘 표현되어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물론 사건의 현실성이 너무나 떨어진다는 단점은 있지만 생각보다 이치로 선수의 연기가 괜찮았기에 평작 정도의 점수를 주고 싶네요.

그리고 마지막 이야기는 "라스트 댄스". 마츠시마 나나코가 1인 2역을 맡은 작품으로 공동 필명을 쓰는 쌍둥이 각본가 자매의 이야기입니다. 이마이즈미 등 고정 캐릭터의 개그도 재미나지만 트릭이 상당히 현실성 있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너무 쉽다는 단점은 있지만 쉽다는 것은 그만큼 현실성이 있다는 이야기이니까요.

쌍둥이 캐릭터를 사용하는 트릭은 정통물에서는 반칙(?)에 가깝지만 어쨌건 완성도는 제일 높아서 세가지 에피소드 중 최고로 치고 싶네요. 후루하타 닌자부로 시리즈 제일 첫 작품이던 만화가 살인사건이 언급되는 것에서 아련한 향수가 느껴지는 것도 좋았습니다.

전체적으로는 생각보다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그래도 명불허전! 다른 추리물에서 느낄 수 없는 정통의 느낌이 많이 살아있다는 점에서 후루하타 닌자부로 시리즈는 언제나 추천작이죠. 정말 마지막이라면 너무 아쉬운데, 다시 돌아와 주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