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가스의 탄생 - 오카다 데쓰 지음, 정순분 옮김/뿌리와이파리 |
오랫만의 포스팅이네요. 요새 하도 이런저런 일이 많아 심신이 피곤했던 차에, 저 자신에게 위로의 선물로 간만에 구입한 책 중 한권입니다. 관심은 있었지만 그다지 땡기지 않은 책이었는데 충동구매 해 버렸네요.
이 책을 간략하게 요약한다면, 크게 두가지의 요리, "빵"과 "돈가스"를 가지고 일본 개화기의 근대사를 풀어나가는 일종의 역사책입니다. 단지 두가지 요리만이 아니라 그 외에도 "고로케"와 "카레라이스" 등도 비중있게 다루어지고는 있지만, 이 책의 핵심인 일본의 근대화과정과 연관시켜 고찰하는 요리라는 주제에는 아무래도 "빵"과 "돈가스 (육류요리)"가 선구자적인 역할을 수행한 터라 비중이 훨씬 큽니다.
그런데 메이지 시대 개항 후 일본이 근대화 해 나가는 과정이 정말 음식 변천사와 유사해서 놀랐습니다. 육류 섭취를 불경한 것이라 여겨 피하던 중세적 사고관의 일본인들이 나가사키 등 개항한 항구를 중심으로 점점 퍼져나가는 양식 요리를 받아들이는 모습과 양식 요리를 "일본화" 하여 자신들만의 새로운 요리로 재 창조해 나가는 과정이 정말 근대화 과정과 딱 맞아 떨어져 보여서 재미있더군요.
물론 몇가지 음식을 기준으로 급변하던 시대를 통찰한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일 수도 있고 부족한 부분도 많겠지만 나름 공감가는 점도 많고, 음식 하나하나에 대한 역사와 설명이 흡사 "맛의 달인" 같은 만화를 보는 것 같이 디테일하고 자세해서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저같이 요리에 관한 잡다한 지식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딱 알맞게 당시 요리들의 해설과 레시피도 그런대로 충실하게 실려있는 편이고, 각종 자료들도 풍성하게 실려있다는 것도 일본 근대화 과정에 관련된 자료로도 요긴할 것 같아 마음에 드네요. 특히 여러가지 광고 전단 등은 정말 좋았습니다.
단, 전체적인 문체가 좀 딱딱하고 지루한 면도 없잖아 있긴 합니다.
이 책을 통해서 일본 여행갔을때 자주 스쳐지나갔던 신주쿠 "기무라야"가 단팥빵을 처음 만든 가게라는 것도 처음 알았는데 다음에 가면 꼭 단팥빵을 사 먹어야 겠습니다. 최초로 개발해 팔던 돈가스와 똑같은 돈가스를 팔고있다는 가게 등도 역시 꼭 체크해 놓았다가 다음에 일본에 여행가게 되면 가 봐야 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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