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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28

2025 블로그 리뷰 결산 (스물 두 번째!)

안녕하세요. 어제의 "어차피 곧 죽을텐데"로 올해 블로그 업로드는 마무리하고, 올해 결산을 진행해 보겠습니다. 참고로, 요새 이런저런 플랫폼에서 유행하는 리캡에 편승한건 아닙니다. 제 블로그 연말 결산은 이번이 스물 두 번째이니까요. 

간략한 블로그 통계부터 확인해보겠습니다.

그리고 2025년 독서 결산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올 한 해 읽은 총 책 권수는 82권입니다.

  • 추리 / 호러: 48권
  • 기타: 14권
  • 역사서: 9권
  • 디자인/스터디 : 1권
  • 기타 장르문학: 5권
  • Food / 구루메: 5권

독서량이 작년(110권)에 비하면 30% 가까이 대폭 줄었는데, 영화나 애니메이션 감상이 늘은 탓입니다. 나이가 들다 보니, 아무래도 쉽게 볼 수 있는걸 선택하게 되네요. 추리 소설은 왠만한 작품으로는 신선함이나 재미를 찾기도 좀 어려웠고요. 그동안 너무 많이 읽었던 탓이지요.

그래도 1년에 100권은 읽어야 책 좀 읽는다고 할 수 있으니, 내년에는 좀 더 힘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래는 카테고리별 베스트, 워스트입니다.


1. 추리 / 호러

베스트: 매미 돌아오다 - 사쿠라다 도모야 : 별점 3.5
- 곤충과 과학, 일상 추리를 결합한 독특함이 인상적이다.

올해 별점 3.5점을 줬던 작품은 이 작품 외에도 오가와 사토시의 "신의 퀴즈"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이 더 정통 본격 추리물에 가깝고, 수록 단편 중 "반딧불이 계획"은 별점 4.5점의 걸작이라서 올해 베스트로 꼽습니다. 

워스트: 신곡 - 가와무라 겐키 : 별점 1.5
- 범죄 스릴러로의 매력은 전무하다.

올해 별점 1.5점의 망작은 모두 여섯 편이지만, 그래도 다른 망작들은 추리물이기는 합니다. 이 작품은 애초에 추리물이 아니에요. '밀리의 서재'에서 '추리, 스릴러' 카테고리로 분류하지만 않았어도 워스트로 꼽지는 않았을텐데, 뒷통수를 맞은 듯한 배신감이 너무 컸네요.

2. 기타

베스트: 그거 사전 - 홍성윤 : 별점 3
- 가볍지만 의미도 있다.

읽은 책 중 절반에 가까운 여섯 권이 별점 3점을 받아서 한 권을 꼽기가 애매하지만, 재미와 정보 모두 좋았던 이 책을 꼽아 봅니다.

워스트: 세계문학단편선 39 윌키 콜린스 (꿈 속의 여인 외 9편) - 윌키 콜린스 : 별점 1.5
- 2025년에 읽기에는 낡고 지루했던, 재미와 가치 모두 압도적인 워스트. 

3. 역사서

베스트: 미친 항해 - 마이크 대쉬 : 별점 4.0
- 충격적인 실화를 방대한 자료로 치밀하게 재구성한 뛰어난 논픽션. 난파 관련 논픽션은 항상 기대 이상!

워스트: 별점 1점대가 없어서 올해는 선정하지 않습니다.

4. 디자인 / 스터디

베스트: 일상 감각 연구소 - 찰스 스펜스 : 별점 3.0
- 일상 감각을 해킹하는 여러가지 팁이 가득.

이 분야는 올해 한 권만 읽어서 워스트는 없습니다.

5. 기타 장르문학

베스트: 거짓과 정전 - 오가와 사토시 : 별점 4.0
- 독특한 세계관과 기발한 아이디어가 SF와 만나 신선한 재미를 선사한다!

워스트: 별점 1점대가 없어서 올해는 선정하지 않습니다. 다 별점 2점이네요.

6. Food / 구루메

베스트: 전쟁은 일본인의 밥상을 어떻게 바꿨나 - 사이토 미나코 : 별점 3.5
- 상세하게 알 수 있는 2차 대전 당시 일본의 식생활.

워스트: 초콜릿어 사전 - Dolcerica 가가와 리카코 : 별점 1.5
- 방향성과 완성도 모두 기대 이해.

2025/08/10

추리 소설 1,300번째 리뷰 등록을 지나쳤네요...

추리소설 리뷰는 2003년 2월 23일 "빙설의 살인"부터 올리기 시작했었습니다. 그리고 거의 21년 뒤인 2025년 6월 8일에 1,300번째 리뷰글을 올리게 되었네요. 1,300번째 리뷰작은 긴다이치 시리즈인 "미로장의 참극"입니다. 

리뷰가 많아지고, 재독한 책과 분권된 책들을 따로 올린 리뷰도 있어서 오류가 계속 생겼는데, ChatGPT의 도움을 얻어 다시 정리해보니 이전 1,200번째 리뷰 글은 "하쿠바 산장 살인사건"이었다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2023년 12월 3일에 올렸던 리뷰이니 100편의 리뷰를 추가하는데 총 553일이 걸린 겁니다. 한달에 5.5권 정도의 페이스라는건 이전과 같고요. 목표인 2,000개의 추리 소설 리뷰까지 700개가 남았으니, 2035년 9월 말 정도에는 달성 가능해 보입니다. 그날까지 계속 블로그를 할지, 하더라도 추리 소설 리뷰를 계속 올릴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계속해 봐야겠지요. 

그림은 11년 전 이글루스 유저셨던 EST님이 보내주셨던 '블로그 6주년 축전'을 이용한 것인데, EST님께는 특히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ChatGPT의 도움을 얻어 다시 카운트한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이전에도 분석했던 적이 있는데, 300번째부터 오류가 났었군요.

100 브라질에서 온 소년들

200 여류 조각가

300 아카쿠치바 전설

400 고백

500 주석 달린 셜록 홈즈 2

600 인형은 왜 살해되는가

700 클래식 미스터리 걸작선

800 해가 저문 이후

900 아무도 문밖에서 기다리지 않았다

1000 목사관의 살인

1100 샴 쌍둥이 미스터리

1200 하쿠바 산장 살인사건

1300 미로장의 참극

2025/03/23

20만 hit

몰랐는데 통계를 보니, 어느새 방문자 수가 20만 명을 넘었더군요.

이글루스 시절이었던 2008년에 20만 hit에 대한 글을 올렸었는데, 17년이 지나서 다시 비슷한 글을 반복하는게 뭔가 기묘한 느낌을 전해줍니다. 무한의 연쇄를 반복하는 환술에 갇힌 그런 느낌이랄까요?

그래도 기쁘네요. 변방의 마이너 블로그를 찾아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자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2025/02/21

게임북 전용 e-Ink 게임기

자주 찾는 블로그인 자그니님 블로그에서 재미있는 기기를 소개하고 있더군요. 게임북을 즐길 수 있는 휴대용 e-Ink 게임기입니다. 
게임북은 제가 초등학교 때 인기를 끌었던 책입니다. 페이지마다 선택지가 있고, 선택에 따라 페이지를 이동하며 이야기가 진행되는 방식이었지요. 이러한 게임북만을 위한 전용 e-Ink 게임기로 전자책 리더기와 비슷한 형태네요. 화면 크기는 7.5인치에 800*400해상도이고 게임은 SD카드로 별도 판매할 계획인 듯 합니다. 

공식 홈페이지를 들어가보니, 아들에게 책을 읽힐 목적으로 만든걸 사업 모델로 확장한 것이더군요. 아직 양산된건 아니고, 시제품이 준비된 정도고요. 곧(3월 1일) 크라우드 펀딩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그런데 현 시점까지 게임북이 20개 밖에 준비되지 않은건 문제로 보입니다.  어느 정도 플랫폼이 정착되어 누구나 게임북을 만들고 유통할 수 있게 된다면 좋겠지만, 그건 쉬운 일은 아니겠지요. 이보다는 일반 모바일 플랫폼 용으로 아이들을 위한 게임북 앱을 만드는게 더 시장성이 있을겁니다.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응원하고 싶습니다. 게임북과 함께 했던 어린 시절 추억 탓도 있지만, 과거 게임북의 단점이었던 한정된 분량(책 한권)을 극복하고, IT 기기에 맞는 재미(인터랙티브한 동작과 사운드 효과 등)으로 재미를 선사해 준다면 어느 정도 반응이 있지 않을까 생각되거든요. 아이들 영어 교육용으로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최근 깡통 전자 사전이 다시 뜨는 것처럼 말이지요. 

과연 시장 반응이 어떨지, 크라우드 펀딩이 시작되면 눈여겨 보도록 하겠습니다.

2025/01/01

2025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안녕하세요, 2025년이 밝았습니다.

2024년 연말에 발생한 계엄령 선포로 나라가 큰 혼란을 겪었고, 아직도 수습 중인 상황에서 제주 항공 사고라는 큰 비극이 더해졌습니다. 고인이 되신 분들의 명복을 진심으로 빕니다.

2025년부터는 우리나라와 국민 여러분 모두에게 좋은 일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아울러 제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모든 분들께서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2024/12/29

2024 블로그 리뷰 결산

안녕하세요. 어제의 "사카나와 일본"을 끝으로 올해 블로그 업로드는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스물 한 번째 블로그 리뷰 결산을 진행하겠습니다. 2024년 동안 읽은 총 책 권수는 110권입니다. 카테고리별 독서 권수 및 카테고리별 베스트, 워스트는 아래와 같습니다(괄호는 작년):
  • 추리 / 호러: 76권 (61)
  • 기타: 14권 (15)
  • 역사서: 10권 (7)
  • 기타 장르문학: 5권 (4)
  • Food / 구루메: 5권 (3)

1. 추리 / 호러

베스트: 스파이와 배신자 - 벤 매킨타이어 : 별점 4.0
- 현실이 픽션을 능가한다는 증거.

워스트: 유리병 속 지옥 - 유메노 큐사쿠 : 별점 1.0
- 완독이 고통스러울 정도였던 망작.

2. 기타

베스트: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 - 정재승 : 별점 3.5
- 일상 속 과학을 알게 해주는 즐거운 입문서.

워스트: 선량한 차별주의자 - 김지혜 : 별점 1.5
- 비논리적이고 편협한 주장들.

3. 역사서

베스트: 사악한 소년 - 케이트 서머스케일 / 김희주 : 별점 4.0
- 19세기 살인 사건을 치밀하게 재구성한, 흥미진진한 논픽션.

워스트: 당신이 몰랐던 결투의 세계사 - 하마모토 다카시 외 / 노경아 : 별점 1.5
- 소재는 흥미롭지만 깊이 없는 서술로 일관.

4. 디자인 / 스터디

베스트: 눈의 황홀 - 마쓰다 유키마사 / 송태욱 : 별점 4.0
- 독특한 시각과 감각이 돋보임.

워스트: 별점 2.5이 최하점이라 특별한 워스트는 없습니다.

5. 기타 장르문학

베스트: 로봇 소년, 학교에 가다 - 톰 앵글버거, 폴 델린저 / 김영란 : 별점 3.0
- 유쾌한 스토리와 따뜻한 메시지가 느껴지는 청소년 소설.

워스트: 트레몬의 모험 - 로버트 바 / 남원우 : 별점 1.0
- 빈약한 플롯, 단조로운 전개에 최악의 현지화 각색이 더해진 환장의 콜라보. 

6. Food / 구루메

베스트: 딜리셔스 - 롭 던, 모니카 산체스 / 김수진 : 별점 4.0
- 과학적으로 분석한 음식들의 놀라운 이야기들.

워스트: 일본 현지 아이스크림 대백과 - 아이스맨 후쿠토메 / 김정원 : 별점 1.5
- 단순한 정보 나열에 불과.

2024/10/28

추리 소설 리뷰 순서 재분석, 순서 정리!


이전에 이런 글을 올렸었는데, 엑셀로 관리하고 있는 추리소설 리뷰 데이터를 재정리하면서 정리해보니 잘못된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새롭게 분석한 100번째부터 1,200번째까지 새로 읽고 리뷰를 올린 책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왜 매번 틀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제부터는 틀릴 일은 없을 겁니다. 챗 GPT에게 분석을 맡길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아래와 같은 분석도 되네요. 연도별 평균 별점 추이입니다. 서서히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다는걸 알 수 있습니다.

2024/08/14

주식 투자는 어려워~

본인에게는 피눈물나겠지만, 재미있는 기사가 있어서 가져와 봅니다.

주식 투자 멘탈, 마지막 퍼즐은 '상상력' [이환주의 개미지옥] 

저도 주식 투자를 소액이지만 하고 있는데, 그렇게 큰 이익을 보고 있지는 못합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없는 시간을 쪼개어 공부하기도 힘든 탓에 이른바 '감' 투자를 많이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직업이 주식과 관련된 경제 전문 기자라면 당연히 괜찮은 수익을 거둘거라 생각했었는데,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네요. 특히 마지막 문장이 심금을 울립니다.

"하지만 이미 내 계좌는 다른 종목에 처물려서 파란색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옥시덴탈페트롤리움을 살 돈이 없다는 것이 유일한 문제다."

언젠가는 오르겠지요. 모두들 성투하시기 바랍니다.

2024/06/25

리움 미술관 나들이 및 전시회 관람 (필립 파레노 '보이스')

2주 전인 6월 14일, 회사 행사 덕분에 리움 미술관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로 필립 파레노의 '보이스'라는 기획전을 관람하였습니다. AI가 테마 중 하나라고 해서 기대가 컸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전시는 잘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언어와 음악이 공간을 압도하는 경험을 선사한다고 하는데, 그런 느낌을 받지도 못했습니다. '소리'가 전시장 안에서 그리 압도적으로 인지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전시된 오브제들이 시각적으로 대단하게 느껴지지도 않았습니다. 소리 없이 전시되는 오브제 자체만으로도 뭔가 울림을 주었어야 하지 않았을까요?
 
AI가 도입된 부분도 전시장 밖에서 채집한 데이터를 전시 중인 조명과 오브제들에 반영하는 시스템, 그리고 만화 캐릭터가 말하는 작품 정도라 실망스러웠습니다. 만화 캐릭터 작품은 나름 중요한 전시품으로 보이는데, 디자인과 완성도 모두 시대에 뒤떨어진 3D 폴리곤 데이터가 단순히 녹음된 목소리를 말하는 것에 불과해서 이게 뭔가 싶더군요. 시대 흐름에 맞추려면, 관객과 대화가 가능한 시스템 정도는 구축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이런 레트로한걸 주제 의식에 녹여낸게 아니라면 말이지요.

다행히 리움 미술관의 상설전은 마음에 들었습니다. 몇 번 관람한 적이 있지만 워낙에 수준높은 소장품들이 많아서 언제 보아도 좋네요. 이번에는 대담한 무늬의 분청사기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패턴이 굉장히 현대적이라 다른 굿즈, 상품으로 응용해서 판매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쇼핑백이나 포장지로 만들어도 아주 멋드러질 것 같아요.

그런데 전시 방법은 조금 아쉬웠습니다. 이런 자기들은 관람객이 회전시킬 수 있게 하거나 자체적으로 천천히 회전하도록 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래의 초화어문병의 경우 전체 그림을 보고 싶은데 뒷면이 보이지 않아 답답했거든요. 회전이 위험하다면, 뒤에 거울이라도 설치해주면 관람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그 거울을 관람객이 이동할 수 있게 해 주면 최고일테고요.
국보인 금동대탑과 용두보당의 디테일에는 또다시 감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역시 확대해서 볼 수 있도록 전시해 주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리움 미술관은 삼성과 제휴가 용이할 것 같은데, 카메라와 디스플레이를 잘 활용하여 전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지 않을까요?

마지막은 언제나처럼 계단 공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엄청난 깊이감을 구현한 올라퍼 엘리아슨의 '중력의 계단'으로 마무리하였습니다. 간단한 아이디어를 효과적으로 활용한 좋은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전시회 관람은 바쁜 회사 생활에 활력소가 되어주어서 좋은데, 아무래도 저는 현대 미술보다는 고미술이나 근대 조형, 회화 쪽 전시가 더 잘 맞는 듯합니다. 다음에 이런 기회가 있다면, 좀 더 고전적인 전시를 알아보아야겠습니다.

2024/04/02

국립 현대미술관 과천관 나들이

지난 목요일 (3월 28일), 오랫만에 전시회 관람을 갔습니다. 화창하면 더 좋았겠지만, 봄비가 살짝 오는 날이었습니다. 그래도 덥지 않고 선선해서 걷기에 딱 좋았습니다.

언제나 방문하면 찍는, 쿠사마 야요이의 호박도 한 컷 찍고,
첫 번째 목표인 'MMCA 과천 프로젝트 2023 : 연결' 전시로 입장하였습니다. 3층과 4층의 실내외와 옥상 정원을 잇는 무료 전시로, 과천의 꽃과 생태계를 중심으로 둘러보면서 '힐링'하는 경험 제공이 목적으로 보였습니다. 무언가를 자세히 관찰하고, 깊게 사유한다기 보다는, 음악과 함께 둘러보며 쉬어가는 장소라는 느낌이었거든요.
공간의 구성과 연출은 좋았는데, 한 가지 아쉬웠던건 '정원'이라는 전시의 컨셉에 맞는 계절에 방문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확실히 봄이 되어 꽃이 만발했을 때 왔어야 했어요. 꽃과 나무와 함께하는 전시였으니까요.
그래도 일상 속에서 힐링하며 휴식과 여유를 즐기기에는 충분히 좋은 전시였다 생각합니다. 다음 번, 꽃이 피는 주말에 한 번 찾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이어서 "한국의 기하학적 추상미술" 전시도 함께 관람하였습니다.
이 전시는 기하학적 형태, 원색의 색채, 화면의 평면성을 강조하는 추상 미술의 경향이 한국 미술에서 언제 시작되어 어떻게 흘러왔는지를 연대순으로 상세하게 알려주는 전시입니다. 1920년대 일제 강점기부터 1970년대까지를 아우르기에 굉장히 많은 작품이 소개되어 눈이 즐거웠습니다. 유명한 김환기, 박서보 화백의 작품은 물론이고 당대를 풍미했던 여러 작가들의 작품이 가득한 덕분입니다.
또 몬드리안의 작품처럼 구상적인, 의미가 있는 형태에서 시작하여 완전한 평면 추상으로 옮겨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작품이라던가, 세계적으로 유행했던 옵아트 등의 사조에 한국적 색깔을 더한 작품들도 있는 등 볼거리가 정말 많았습니다.
그리고 가장 큰 수확이라고 생각하는건, 항상 궁금했었던 추상 미술과 디자인의 경계가 모호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어느 정도 정리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결론은 '별 차이가 없다'입니다.. 훌륭한 평면 디자인은 그 자체가 훌륭한 추상 미술이기도 하다는걸 많은 작가분들께서 증명해 주셨거든요. 작가분들 중에는 회화와 디자인 양쪽에서 활약한 분도 계시기도 하고요. 저도 UX 디자인을 하며 평면 디자인에 살짝 발을 걸치고 있는데, 나름 예술가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도 될 것 같아서 가슴이 뿌듯해집니다.

이렇게 많은걸 알려주며 내용과 구성 모두 훌륭했던, 굉장히 좋은 전시였습니다. 한국의 추상 미술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꼭 한 번 관람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2024/03/12

여태까지 잘못 셌습니다. 정확하게는 1,212번째!

이전에 이런 글을 올렸었는데, 다시 확인해보니 잘못셌더군요. "브라운신부 전집"의 "의심", "비밀", "스캔들"처럼 분명 다른 책인데 한 번에 리뷰를 올려서 같은 책으로 카운트 한 것도 있고, 반대의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숫자를 다시 정리해 보았습니다. 긴 장편이 분권되어 있는건 한 권으로 치고, 같은 책을 두 번 읽은 경우는 출판사가 다르면 카운트를 했지만 아예 똑같은 책은 카운트하지 않았습니다. 
이 기준으로는 얼마전 올렸던 "10호실"은 오른쪽 카테고리 글에는 1,206번째 글이라고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1,212번째 새롭게 읽은 책이 됩니다. 100번째부터 1,200번째까지 새로 읽고 리뷰를 올린 책들은 아래와 같고요.

100 : "브라질에서 온 소년들" (2004.10.07)
200 : "여류 조각가" (2005.09.05)
300 : "사신 치바" (2008.02.28)
400 : "명탐정 홈즈걸의 책장" (2009.11.25)
500 : "호수 살인자" (2011.02.19)
600 : "손 안의 작은 새" (2013.05.17)
700 : "살인을 부르는 수학 공식" (2015.03.02)
800 : "네버 고 백" (2017.02.17)
900 : "보호받지 못한 사람들" (2019.06.21)
1,000 : "완전 범죄 연구" (2020.11.15)
1,100 : "심야의 손님" (2022.06.25)
1,200 : "스파이와 배신자" (2024.02.24)

숫자를 바로잡은만큼, 앞으로는 카운트를 잘 해가면서 리뷰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2024/02/25

추리 소설 1,200번째 리뷰 등록

추리소설 리뷰는 2003년 2월 23일 "빙설의 살인"부터 올리기 시작했었습니다. 그리고 거의 21년 뒤인 2024년 2월 25일에 1,200번째 리뷰글을 올리게 되었네요. 1,200번째 리뷰작은 잭 리처 시리즈인 "하드웨이"입니다.

1,100번째 추리 소설 리뷰글이었던 "가재가 노래하는 곳"을 올린 날짜가 2022년 8월 7일이었으니 100개의 리뷰를 작성하는데 걸린 기간은 551일입니다. 1,100번째 리뷰를 올렸을 때 우려했던 이글루스 서비스 종료가 현실이 되는 등 여러가지 문제가 있었지만, 1년 7개월만에 100개의 리뷰를 작성한 셈입니다. 한달에 5권 정도의 페이스지요. 목표인 2,000개의 추리 소설 리뷰까지 800개가 남았고, 160개월이라고 치면 완료하는 날은 2039년 2월 23일입니다. 그날까지 계속 블로그를 할지, 하더라도 추리 소설 리뷰를 계속 올릴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힘을 내 볼 생각입니다.

그동안 블로그에 찾아주시고, 관심과 댓글로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마지막으로 그림은 11년 전 이글루스 유저셨던 EST님이 보내주셨던 '블로그 6주년 축전'을 이용한 것인데, EST님께는 특히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잘 지내고 계시죠?

2023/12/31

2023 내 블로그 리뷰 총 결산


이글루스 사망으로 구글 이사 후 첫 결산이자, 스무번째 블로그 리뷰 총 결산입니다. 인생 첫 블로그였던 블로그인에서 시작해 꾸준히 달려왔네요.
 
올해 읽은 책 수는 다음과 같습니다. (괄호는 작년)
추리 / 호러 장르문학 61 (71)권, 기타 장르문학 4 (5)권, 역사서 7(5)권, 디자인 or 스터디 4 (4), Food 및 구루메 관련 도서 3 (4)권, 기타 도서 15 (13)권
이렇게 모두 94 (102) 권입니다. 100권을 넘기지 못했고, 작년과 비교해도 약 10% 정도 줄었네요. 만화 관련 포스팅을 39건이나 올렸을 정도로 만화를 많이 읽있고, 영화와 애니메이션도 많이 본 탓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남는 시간은 머리를 비우며 가볍게 보내고 싶어지는데 반성해야 겠습니다.

그럼 언제나처럼 각 항목별 베스트 - 워스트를 소개해드립니다. 언제나처럼, 올해 발표된 작품 기준이 아니라 제가 올 한해 보고 읽은 것들 기준입니다. 아울러 5권 이하로 읽은 분야는 특별한 걸작이나 망작이 없다면 그냥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2023년 베스트 추리소설 :
"황제의 코담뱃갑"
존 딕슨 카의 고전. 구관이 명관. 별점 5점.

2023년 워스트 추리소설 :
"전래 미스터리"
완성품으로 보기 어려운 별점 1점짜리 망작.

2023년 베스트 기타 장르문학 :
"마션"
재미와 지식 전달 모두 훌륭.

2023년 베스트 역사 도서 :
"신의 기록"
all time으로 쳐도 베스트 중 한 권일 수준.

2023년 워스트 역사 도서 :
"산척, 조선의 사냥꾼"
정작 사냥꾼 이야기는 별로 없음.

2023년 베스트 디자인 or Study :
"딕 브루너"
별점 5점! 
그 외의 디자인 관련 도서 3권도 모두 별점 3점 이상.

2023년 베스트 Food / 구루메 도서 :
"식민지의 식탁"
소설들로 알아보는 일제 강점기 식문화

2023년 베스트 기타 도서 :
"해변의 카프카"
무라카미 하루키는 역시.

2023년 워스트 기타 도서 :
없음.

2023년 베스트 Movie :
"서울의 봄"
두말할 나위없는 올해의 베스트.
참고로, 애니메이션 베스트는 "천국대마경".
 
2023년 워스트 Movie :
"명탐정 코난 비색의 탄환"
아동용은 이 정도 수준이라도 괜찮나?

2023년 베스트 Comic :
"리처드 스타크의 파커 : 헌터 / 아웃핏"
미국 카툰의 힘.

2023년 워스트 Comic :
"체셔 크로싱"
돈 받고 팔 수준이 아니었음.

이 글을 마지막으로 2023년을 마무리합니다. 24년 갑진년에 다시 뵙겠습니다.
제 블로그를 찾아주신 분들 모두 새해에는 원하시는 일 다들 이루시기를 바라겠습니다. 

2023/12/30

조회수 10만 돌파!


blogger 서비스 운영을 한지는 꽤 오래 되었지만, 메인이었던 이글루스 서비스의 백업 개념이었습니다. 그래서 그간 조회수는 형편없었지요.
 
그런데 오늘 이 인기없는 마이너 블로그의 조회수가 10만회를 넘긴걸 확인했습니다. 그래도 가끔은 찾아주시는 분들이 계시다는게 무척이나 기쁘네요.
이글루스 서비스 종료 후 메인으로 운영한지 9개월 여만에 10만회 조회수를 달성했으니, 이글루스 때 보다는 조금은 빨리 100만회를 달성하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언제나 찾아주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23/11/13

2023 당신의 기록 (알라딘)

알라딘에서 작년과 마찬가지로 2023년 연말 결산을 해 주었기에 포스팅합니다. 아직 2023년은 한 달 넘게 남았기에 좀 빠르다 싶기는 하지만요.
작년과 구성은 대동소이합니다. 알라딘 이용자라면 한 번 이용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2023/08/06

'동산 박주환 컬렉션 특별전' 관람

지난 달의 '젊은 모색 2023' 전시회에 이어, 이번 달에도 국립 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열리는 전시회를 관람하였습니다. '동산 박주환 컬렉션 특별전'입니다.
동산방화랑의 설립자 동산 박주환이 수집하고 그의 아들 박우홍이 기증한 작품 209점 중 90여점을 선별하여 시대의 흐름에 따라 재조명하고 있는 전시입니다.

주로 한국화 중심으로, 근대에서 현대까지의 한국화의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남종 화단의 명맥을 이었다는 허백련의 그림을 비롯하여 김은호, 이상범, 박승무, 이용우, 최우석 등의 산수화나 매화도 등은 익히 알고 있던 조선시대의 그림 바로 그것입니다.
노수현의 <<추경>>은 공들인 인왕산의 바위 암벽 묘사가 굉장히 인상적인 작품이었어요.
근대 회화라 그런지, 의외의 디테일도 재미있었습니다. 아래의 이용우의 작품 속 작은 인물과 같이요. 이런 디테일들이 쌓여 다름 단계로 나아가는 밑거름이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렇게 나무들을 '마계'의 식물들처럼 묘사한 이유가 조금 궁금해지더군요. 이용우의 작품 외에도 아래와 같이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마계의 식인 식물같은 나무들이 눈에 뜨였거든요. 조금 손을 대고 가공하면 현대적인 게임 일러스트로 충분히 받아들여질 수준이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근대 초기를 넘어, 중기 이후 작품들이 이어지는데 가장 마음에 들었던건 운보 김기창의 <<매>> 였습니다. 상당히 큰 그림인데, 먹의 농담만으로 표현된 배경, 큰 붓의 움직임으로 표현한 나무와 깃털, 거기에 엄청나게 디테일한 매의 얼굴 묘사가 잘 어우러지는게 아주 멋졌습니다. 거장이 왜 거장인지를 알려주네요.
운보 김기창이 아니더라도, 아래와 같이 디테일한 부분에서 서양화에 뒤지지 않는 작품들이 많아서 놀랐습니다. 한국화의 저력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어요.
한국 전쟁 이후, 현대로 접어들면서는 서양화의 영향을 받은 작품들도 많이 등장합니다. 동양화의 번짐과 같은 효과로 원근법, 일렁이고 출렁이는 물과 바람을 표현한 아래의 작품들은 한국화임에도 굉장히 현대적으로 보입니다.
현대적인 한국화라면 빼 놓을 수 없는게 아래의 <<신몽유도원도>>였습니다. 안견의 <<몽유도원도>>를 현대적으로 재 해석한 작품이라는데 마크 로스코의 작품에 뒤지지 않는 원색적이면서도 오묘한 색 표현이 아주아주 빼어나다고 생각되거든요. 영화 <<바비>>에 등장해도 어색하지 않을, 핑크핑크하면서도 현대적인 작품이었습니다. 상당히 유명한 시리즈라는게 충분히 이해되더라고요. 저도 한 점 걸어두고 싶을 정도였어요.
전형적인 산수화 스타일이지만 거친 마띠에르를 느낄 수 있는 <<북한산>>도 또 다른 현대적 한국화이면서도, 제 마음에 쏙 든 작품입니다. <<신몽유도원도>>가 다소 여성적이라면, 굉장히 남성적인 작품이라서 두 작품을 같이 전시하면 여러모로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외에도 좋은 작품들이 많아서 굉장히 눈이 즐거웠던 전시였습니다. 한국화에 애정이 깊은 컬렉터가 엄선하여 수집한 작품들이라 그런지, 확실히 남다른 데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다만 딱 한가지, 한국화임에도 불구하고 액자로 설치된 작품이 많았다는건 좀 아쉬웠습니다. 아무래도 조명이 반사되는 탓에, 온전히 그림을 감상하기가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다음에는 유리없이 감상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