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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5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 - 정재승 : 별점 3.5점

일상과 과학 이론을 연결하여 알기 쉽게 설명해 주는 책들은 많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수학에 관련된 책들과는 달리, 이 책은 수학은 물론, 작가의 전공 분야인 물리학에다가 심리학, 건축학 등 많은 분야를 포괄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재미있는 예시와 쉬운 설명을 통해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게 해 준다는 특징도 있고요. 토스트를 떨어트렸을 때 버터를 바른 면이 바닥에 떨어지는건 토스트가 한 바퀴를 회전할 만큼 지구의 중력이 강하지 않기 때문이다, 카운터에 줄을 섰을 때 다른 줄이 먼저 줄어드는 이유는 1/n이므로 어떤 줄을 선택하든 다른 줄 중 하나가 먼저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으로 머피의 범칙은 실제로 존재하며, 이건 재수의 문제가 아니라는걸 알려주는 식입니다.

지프의 법칙과 파레토의 법칙을 통해 실제 우리 생활에 멱법칙이 관련되어 있다는 이야기도 매우 흥미로왔습니다.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 효과를 얻으려는 인간 본성과도 관련이 있다는데 꽤 그럴듯했어요. '진부하다는건 남들도 많이 썼다는 뜻인데, 남들이 많이 썼다는건 그만큼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는 제가 일하는 바닥(?) 격언과도 일맥상통하는게 아닐까 싶네요.

추리 애호가로서는 O.J.심슨 사건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피해자 측이 평소 O.J. 심슨이 아내를 때리고 폭언을 일삼았다고 하자, 심슨의 변호사는 남편에게 폭행을 당하는 아내 중 남편에 의해 살해된 경우는 0.1퍼센트도 안된다는 통계를 바탕으로 심슨이 아내를 때린건 아내를 살해했을 가능성과 별 관계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심슨 사건에서는 실제로 아내가 죽었습니다. 매 맞던 아내가 죽었을 때 평소 그녀를 때리던 남편이 범인일 확률은 80%가 넘고요. 전형적인 오류라 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건축과 인간 심리를 연결하여 파헤친 쇼핑의 과학이라던가, 소음과 뇌파에 대한 이야기들 등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천장이 높은 건물에서 아이디어가 잘 나온다는 이론도 기억해 둘 만 하겠더라고요. 천장이 끝없이 높게 만들어진 오래전 교회 건축물에서 영적 체험이 잦은 이유도 비슷한 이유가 아닌가 싶네요. 

하지만 내용 모두가 이해하기 쉬웠던건 아니었으며,  몬티홀 문제, 잭슨 폴록의 그림은 그냥 물감을 뿌린게 아니라 정교한 자연의 패턴(카오스)이 반영되어 있다는 것, 크리스마스의 산타클로스 이야기 등은 다른 책들에서 많이 다뤄진 내용들이라는 점은 아쉬웠습니다. "왜 버스는 한꺼번에 오는걸까?"와 똑같은 내용이 수록되어 있기도 하더군요.
그리고 프랙털 음악으로 히트곡을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는 재미있었지만, QR코드를 활용하여 직접 샘플을 들을 수 있도록 해 주었더라면 훨씬 좋았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단점은 사소합니다. 제 별점은 3.5점입니다. 장기간 사랑받는 베스트셀러인 이유는 충분히 알 수 있었습니다. 유사한 다른 책들과 비교해도 그 수준이 결코 뒤쳐지지 않는데, 해외에 번역 출간되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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