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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10

더 퍼스트 슬램덩크 (2022) - 이노우에 다케히코 : 별점 3.5점

2022년 최고의 히트작 중 하나였지요. BTS 공연 영상을 보고 싶어하는 딸아이를 위해서 디즈니 플러스에 가입한 김에 감상했습니다.

원작에서도 클라이맥스였던 산왕전과 함께 송태섭이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원작에서는 북산 5인방 중 송태섭 개인의 서사는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원작자이자 각본, 감독을 맡은 이노우에 다케히코의 의도는 누구나 알고 있는 이야기를 대신할 새로운 이야기를 선보이는 것이었을 겁니다.

산왕전 경기 묘사는 최고였습니다. 속도감, 박진감도 잘 살아있고, 원작의 명장면, 명대사들도 잘 표현되었거든요. 농구 경기 자체에 대한 해석도 탁월했습니다. 송태섭에 대한 전면 압박 수비를 무너트리는 안 선생님의 전략, 채치수의 스크린을 받은 뒤 3점을 쏘는 정대만의 모습 등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지막 정대만의 4점 플레이도 빼놓을 수 없고요. 국내에서 발표되었던 스포츠 쟝르물은 경기 장면이 약점이곤 했었는데, 그런 점에서 많은 비교가 됩니다.

하지만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우선, 영화를 위해서 새롭게 추가된 송태섭의 서사는 대체로 별로였습니다. 엇나가던 태섭이 죽은 형의 유지(?)를 이어받아 착실한 농구선수로 거듭나며 신왕에 대한 전의를 불태운다는 전개는 너무나 진부했으니까요.
또 원작 팬만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생긴 문제도 있습니다. 이 영화만 보는 관객은 멤버들이 누구인지, 이 경기가 무슨 경기이며 왜 중요한지를 전혀 알 수 없습니다. 물론 관객 대부분이 원작 팬일테고, 영화 한 편에 모든 이야기를 담는건 불가능했을테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겠지요. 하지만 송태섭 비중이 커지면서 다른 멤버들 비중이 턱없이 줄어든건 원작 팬으로서도 불만스럽습니다. 특히 서태웅의 비중과 묘사는 형편없이 부족한 수준이었습니다. 정대만보다도 활약이 적어서 북산 에이스로 보기 어려울 정도였어요.
마찬가지로 원작 팬을 위해서라면 마지막 서태웅, 강백호의 하이파이브 명장면은 데자키 오사무 스타일로 원작 만화의 한 컷처럼 보여주는게 더 좋았을 테고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큰 문제는 디즈니 플러스의 사운드 문제였습니다. 때때로 대사가 잘 안 들리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는데, 이건 좀 개선되면 좋겠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작을 사랑하는 팬이라면 만족스러울 결과물일이라는건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제 별점은 3.5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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