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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21

디자인의 디자인 - 하라 켄야 / 민병걸 : 별점 5점

 

디자인의 디자인 - 10점
하라 켄야 지음, 민병걸 옮김/안그라픽스

간만에 읽어본 전공 관련 도서네요. 뭐 제가 하는 일이 이젠 제 전공과 별 상관도 없지만서도...^^

이 책은 일본 디자이너 하라 켄야가 자신의 디자인관을 여러가지 자신의 프로젝트와 다양한 다른 디자이너의 작품들을 통해 보여주는 책으로 하라 켄야라는 유명 디자이너의 사고방식과 철학이랄까? 그런 내용들을 접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디자이너가 환경과 사람, 그리고 사회라는 것에 의문을 가지고 자신의 작품에 메시지를 담고자 하는 진정성이 많이 느껴져서 후학으로 많이 반성하게 만들어 주더군요. 디자이너로서 모든 행동과 작품에 의미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하고 어려운 일인가를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목차는 8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개괄적이면서도 서론의 의미를 담고 있는 1장을 제외하고는 전부 해당 주제에 맞는 프로젝트를 상세하게 보여줍니다. 개인적으로는 2장의 "리디자인 (리디자인 전시회)"과 4장의 "아무것도 없으나 모든 것이 있다 (무인양품 프로젝트)", 6장의 "나는 일본에 살고 있다 (다양한 일본 문화를 표현하는 장소들)", "7장 열릴 수도 있었던 박람회 (EXPO2005 AICHI)" 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도판도 좋지만 디자이너의 철학이 실제 프로젝트에 연결되는 것들을 진정으로 느낄 수 있었거든요. 또한 디자이너가 자신의 사상을 작품, 결과물에 담기 위해서는 클라이언트와의 커뮤니케이션이 무척 중요하다는 점에서 하라 켄야의 작품들이 부럽기 짝이 없었습니다. 물론 그만큼 업력을 쌓아왔기에, 그만큼 명성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겠지만 쇼핑백 하나를 새로 만들기 위해 종이부터 다시 제작하는 열정과 디테일은 국내에서는, 최소한 제 개인적입장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기에 부러움만 가득할 뿐입니다.

책의 내용도 좋지만 디자인 관련 서적 답게 작으면서도 묵직하고 이쁘장한,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로 출간되었다는 것도 마음에 들고요. (디자인 관련 서적이지만 실제로 그 책 자신의 디자인이 후진 책이 얼마나 많습니까!) 개인적으로는 번역이 제가 아는 선배님인 것 같아 왠지 더욱 친밀감이 느껴지기도 한, 최근 읽은 전공관련 서적 중 베스트로 꼽고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드는 책이네요.  디자이너라는 직업과 디자인이라는 것에 궁금증을 가지고 있는 모두에게 추천합니다.

2008/01/19

협상의 법칙 1,2 - 허브 코헨 / 안진환 : 별점 3.5점

 

협상의 법칙 세트 (전2권) - 8점
허브 코헨 지음, 안진환 옮김/청년정신

모 재테크 칼럼에서 보고 눈여겨 보고 있던 책입니다. 그 칼럼 저자가 꼭 읽어야 한다고 열변을 토한 것이 인상적이라 한 2년전부터 계속 마음에 두고 있었는데 이제서야 읽은 것은 좀 늦은감이 있네요.

이 책은 쉽게 요약하자면 저자 자신의 가족들 사이에 있었던 일, 또 자신이 뭔가를 구입할 때의 경험 등 일상 생활 속의 협상은 물론 전문 협상가로 일할 때의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자신의 협상론을 쉽게 풀어 쓰고 있는 책입니다. 1,2권으로 나뉘어져 있지만 각 권 따로 읽어도 전혀 상관없다는 것이 특이하기도 하고 뭔가 낚였다라는 기분이 들게 만들어 줍니다^^ 참고로, 1권은 보다 (그래봤자 약간이지만) 전문적인 내용이, 2권은 사례와 경험 중심의 쉽고 재미난 이야기들이 더 많지 않나 싶은 생각은 들더군요. 그리고 제목은 협상의 법칙이지만 내용은 협상뿐만이 아닌 "처세"에 관한 내용도 폭넓게 담고 있습니다. 물론 사회생활의 대부분이 협상이기에 어찌 보면 당연하겠지만요. 어쨌건 나름 저자의 경험과 해박한 지식을 재미나게 펼쳐놓아 상당한 분량임에도 쉽게 읽을 수 있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아쉬운 생각이 드는 것이, 일단 "협상"이라는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네 정서로는 좀 와 닿지 않는 내용도 제법 있는 편인데 아무래도 저자가 주장하는 협상이라는 것이 굉장히 미국적인 사고방식인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협상은 중요하지만 아무래도 직위, 나이 등 고려해야 할 변수가 굉장히 많잖아요? 

또한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읽은 가장 중요한 이유는 다가오는 연봉협상에 대비하기 위함이었는데 아쉽게도 연봉 협상에 크게 도움이 될 것 같지도 않았고요. 예를들어 이른바 협상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저자가 강조한 T,I, P (Time / Information / Power)를 가지고 생각해 본다면, 연봉 협상의 시한을 넘겨서 서로 좋을 건 없으니 첫번째 시간이라는 요소는 저든 회사든 강점을 지닐 수 없는 부분이고, 두번째 정보 부분에서는 제가 저한테 돈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를 회사쪽에 어떻게든 전달해 하는 부분인데 이건 쉽지 않은 거고.... 마지막 "힘" 이라는 것은 연봉협상에서는 제가 발휘하기에는 미약한 요소로 보이거든요. 차라리 이 책에 나오는 데로 회사의 양심을 믿고 "전 정말 열심히 일해왔고, 앞으로도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주시는 데로 받겠습니다" 라고 하는게 더 쉽고 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건 협상의 기술이라는 것을 좀 더 몸에 배게 하기 위해서는 꽤 시간이 걸릴 것 같은데 틈날때마다 다시 뒤적여 봐야겠습니다. 최근 회사에서 업무적으로, 그리고 개인적으로 스트레스가 좀 심한편인데 혹시 모르죠. 이 책이 도움이 될지...

2008/01/13

이코노믹 씽킹 - 로버트 프랭크 / 안진환 : 별점 3.5점

 

이코노믹 씽킹 - 8점
로버트 프랭크 지음, 안진환 옮김/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이 책은 경제학자가 경제학을 어렵지 않게, 그리고 경제학을 토대로 하여 세상의 핵심을 꿰뚫어보는 능력을 가질 수 있도록 스스로 쉽고 재미난 사례를 모아 설명한 책입니다. 내용은 정말이지 경제와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지만 전부 시장과 경제논리로 설명되는 세상의 여러가지 이치를 다양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자가 자신의 강의에서 학생들에게 요구한 리포트 등을 토대로 만든 책으로, 총 11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는데 마지막 챕터는 학생의 리포트 원본 2개를 담고 있기에 전부 10개의 챕터로 보는 것이 타당하겠죠. 경제학은 어려운 수식과 그래프로 설명되는 것이 아니라 일상 생활 속에서 친숙하게, 그리고 쉽게 누구나 알 수 있는 주제로 설명될 수 있다고 저자가 서문에서 설명하고 있는 것을 뒷받침하듯 이 책은 그야말로 친숙하고 쉽고 재미있는 책이었습니다. 각 챕터별로 너무나 재미나고 흥미로우면서도 누구나 궁금해하고 알고 싶어하는 이야기로 설명하고 있거든요. 책의 부제인 "핵심을 꿰뚫는 힘" 까지는 아니더라도 일상생활 속에서 불합리해 보이거나 이해가 되지 않는 여러가지 것들이 전부 경제논리로 설명된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참 재미있었습니다.

각 챕터별로 디자인, 문화, 심리 등 다양한 주제로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실려 있는데, 예를 몇가지 들자면, 왜 야구감독만 다른 스포츠와는 다르게 유니폼을 입고 있을까? 왜 호텔 미니바는 터무니 없이 비쌀까? 왜 턱시도 대여가 렌트카 대여보다 비쌀까? 왜 콜라캔은 그렇게 길게 만들어졌을까? 왜 주식 분석가들은 주식을 팔지 말라고 이야기할까? 등 인데 제목만 봐도 너무 궁금하고 읽고 싶어지게 만들지 않나요?^^ 최소한 저는 그랬습니다. 저자의 강의를 한번 들어보고 싶어질 정도로 말이죠.

어려운 수식으로만 설명되는 경제학 서적에서 한줄기 무안단물같은 신선함이 빛나는 책이라 생각되네요. 물론 그만큼 깊이나 전문성은 없어보이지만 저같은 일반인에게는 충분할 정도의 지식과 새로움을 가져다 주는 책이라 추천합니다.

2008/01/12

앗 뜨거워 Heat - 빌 버포드 / 강수정 : 별점 2.5점

 

앗 뜨거워 Heat - 6점
빌 버포드 지음, 강수정 옮김/해냄(네오북)

이 책은 잡지 "뉴요커"의 기자였던 저자 빌 버포드가 우연히 이탈리안 레스토랑 "밥보"의 요리사 마리오를 만난 뒤 요리의 세계에 뛰어들어 하나씩 배우고 경험해 나가는 과정을 담은 논픽션 저작물입니다.

한마디로 이야기하자면 각종 요리만화에서 보아 오던 이야기가 전부 진짜였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끔 만듭니다. 요리는 단지 취미 수준의 가정요리만 하던 저자가 직접 "밥보"에서 밑바닥 요리사부터 차례대로 경험을 쌓고 승진(?) 해 나가는 과정, 그리고 보다 깊은 요리 공부를 위해 이탈리아로 직접 유학을 떠나 정통 이탈리아 시골요리 (주로 파스타), 그리고 세계 최고의 푸주한 다리오로 부터 직접 고기에 대한 모든 것을 사사 받는 과정이 그려지는데 왠만한 요리만화의 주방장 수행 저리가랄 정도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묘사가 징그러울 정도로 디테일해서 정말 요리와 그 과정이 손에 잡히는 듯 한, 그야말로 "맛있는 책" 이었습니다. 지금 저자가 뭘 하는지는 모르지만 마리오의 도움으로 정말 뉴욕에 레스토랑을 오픈했다면 꼭 가보고 싶게 만들더군요.

전개방식도 독특해서 마리오와 다리오 등 요리사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 그리고 이탈리아 정통 요리의 역사와 각종 요리의 상세한 해설이 저자의 요리 수행 과정과 병행되어 서술되고 있는데 독특하고 재미있었습니다. 특히 최고의 레스토랑이라는 밥보와 최고의 주방장이라는 마리오라는 인물에 대한 묘사는 추천할 만 합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어차피 두꺼워 질 바에야 각종 요리에 대한 도판과 조리도구에 대한 도판 등을 곁들였으면 어땠을까 싶더군요. 묘사가 디테일해서 와 닿기는 하지만 그림으로 설명하는 것이 더욱 도움이 되었을 것 같거든요.

개인적으로는 워낙 요리만화 등을 좋아하기에 마음에 드는 책이었습니다만 두께도 두껍고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만큼 잘 팔릴지는 의문입니다...

2008/01/07

Atree UD20

http://www.atree.com/shop/shop_main.asp?PID=DKQUE4ZQ5KTO

거의 반년 가까이 개발한 모델.
아쉬운 점도 있지만 실제 제품은 꽤 괜찮은 녀석이니 좋은 반응 있었으면 좋겠네요.
제발 잘~ 팔리길!

2008/01/02

동경산책 - 마치다 코우 / 정하연 : 별점 3.5점

 

동경산책 - 8점
마치다 코우 지음, 정하연 옮김/랜덤하우스코리아(랜덤하우스중앙)

처음에 제목과 대략의 책 소개를 보고 한 작가의 감수성 넘치는 여행기가 아닐까 싶어서 구입한 책입니다. 그런데 내용은..... 특이한 수필집(?)이더군요. 어떻게 보면 잡기장이기도 하고요. 물론 감수성이 넘치기는 합니다. 아주 독특한 방향으로요.

주요 내용은 화자이자 주인공인 작가가 이른바 일상을 "표연"하게 살기 위해 문득 떠오른 생각을 실천에 옮긴다는 몇번의 짧은 여행 이야기인데 첫 여행은 지하철과 기차를 갈아타며 생전 처음보는 거리로 간다는 이야기, 두번째 여행은 이웃집 친구 케이세이군과 차를 타고 가마쿠라로 여행을 떠난 뒤 이리저리 헤메다 조개구이를 먹고 돌아온다는 이야기, 세번째 여행은 오사카에서 꼬치까스를 먹기위해 돌아다니다가 실패한 후 동경에서 꼬치집을 찾다가 맥주나 마시고 집에 온다는 이야기, 마지막 여행은 진정한 자유와 해방을 외치는 롹커로서의 정열을 불태우기 위해 라이브 하우스를 찾아가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여행의 중간 중간에 마주치는 온갖 상황을 "자기 식" 으로 해석하고 묘사하는 것이 정말 황당하고 코믹합니다. 애시당초 아무 생각 없이 떠나는 여행이 기본 소재이니 별다른 목적의식이 없는 것이야 당연하지만 작가가 정말이지 한번 만나보고 싶을 정도로 코믹한 마인드의 소유자더군요. 만화가 "메가쇼킹" 이 연상될 정도의 황당무계하고 기발한 발상이 난무합니다. 예를 들면 지하철에서 오타쿠를 만났을때 작가는 오타쿠가 너무나 싫다! 고 외칩니다. 이유는 오타쿠들이 곳곳에 줄(?)을 늘어뜨리고 있기 때문이라면서요. 그러면서 줄을 눈 앞에 늘어뜨려 놓았을때의 심리 상태와 임상실험 까지 묘사하는 등 이야기의 폭주가 상상을 초월합니다.

저 역시 "표연하게", "아무생각 없이" 고른 책이기도 하고, 저도 산책을 무척 좋아하기에 왠지 공감도 가서 가벼운 읽을 거리로는 무척이나 즐길만해서 만족스러웠습니다. 단 책 선전 문구처럼 "작가가 포착한 환상적인 동경여행"을 꿈꾸며 구입하신다면 큰코 다치실 겁니다...^^

상품의 탄생, 그리고 디자인 이야기 - 하비 몰로치 / 강현주 외 : 별점 3점

 

상품의 탄생, 그리고 디자인 이야기 - 6점
하비 몰로치 지음, 강현주.장혜진.최예주 옮김/디플

2008년 첫 포스팅이네요. 읽기는 작년 마지막 날에 다 읽었지만요^^

이 책은 사회학자인 하비 몰로치가 상품에 대해 사회학적 정의를 내리고 실제 상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디자이너의 역할을 역설하며, 아울러 디자이너로서 가져야 할 윤리의식에 까지 설명하는 책입니다.

디자이너가 아닌 사회학자가 쓴 책이기에 초반의 "상품"이라는 것과 소비에 대한 사회학적인 고찰과 개괄적인 설명을 하는 부분은 사실 지루하기도 하지만 이후 디자이너가 상품에 대해 알아야 할 여러가지, 즉 유행과 스타일, 소비자 (타겟), 시장, 기능과 디자인의 상관관계, 기업과의 커뮤니케이션 등 다양한 부분에 있어서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설명하고 있어서 갈수록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디자이너가 아니지만 디자인과 디자이너에 대해 풍부한 지식과 경험, 연구를 바탕으로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헨리 페트로스키의 책과 유사한 느낌을 줬습니다. 실제 사례에 있어서는 "멘다병" 이라는 상품의 사례가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다른 내용들도 전부 볼만 하고요.

상품 개발에 있어서 실제 기획과 개발, 그리고 마케팅, 판매 등 다양한 분야를 설명하고 있으며, 비교적 최근의 추세까지 반영하고 있어서 디자이너 뿐 아니라 상품 기획자나 마케터 모두에게 무척 유용한 자료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제 개인적으로는 무척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

아쉬운 점은 실제 사례에 비해 도판이 너무나 적다는 것과 번역이 직역에 가까운 딱딱한 문장이 많다는 점입니다. 전문 번역가가 번역한 책이 아니기에 어쩔 수 없겠지만 직역 후 원문을 뒤에 따로 표기하는 것은 솔직히 사기에 가깝지 않나... 싶더군요. 이런 책이 번역되었다는 것은 물론 고마운 일이지만 전문 번역가의 손길이 아쉬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