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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30

구적초 - 미야베 미유키 / 김은모 : 별점 2.5점

구적초 - 6점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은모 옮김/북스피어

미야베 미유키의 중단편집으로 초능력자들이 등장하는 3편의 작품이 실려있습니다.

보통 초능력자 SF는 능력자들이 여러가지 무거운 사명을 짊어지고 의문의 조직과 싸워나가며 자신의 운명과 힘에 대한 두려움 뭐 그런걸 느끼는 이야기가 많았죠. 그에 반해 이 작품은 너무나 평범한 일상계에 가깝습니다. 힘 자체도 그다지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힘의 존재도 그닥 대단한 배경설명이 있는 것이 아닌 자연발생적인 것이며, 힘의 소유자들도 평범한 일반인들이기 때문이죠. 한마디로 이야기하자면 '일상계 초능력 SF물' 를 대표하는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추리적으로 조금 더 볼만한 부분이 많았더라면 하는 아쉬움과 두번째 작품 <번제>가 좀 이질적이라 점수를 깎아먹어서 별점은 2.5점입니다. 그러나 미야베 미유키의 글 쓰는 재주 하나만큼은 역시나 반짝반짝 눈이 부실 정도! 읽는 재미도 탁월하고 특유의 심리묘사는 여전히 발군이라 시간가는줄 모르고 읽을 수 있었네요. 그야말로 "클래스는 어디 가지 않는다"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작품이었습니다.

그나저나 읽다가 들은 생각인데, 이 책에서처럼 약간의 능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다지 큰 이득은 없다는 것이 맞는 이야기같아요. 뭔가 예지는 할 수 있지만 그 사건이 일어날때 까지는 뭘 예지했는지 알 수 없는 예지능력, 사람과 접촉해야만 하고 접촉 순간에 얻어지는 단편적인 의미를 조합해야 하는 투시능력 모두 한계도 명확할 뿐더러 이러한 능력이 있다 하더라도 별로 쓸데가 없거든요. 혼인빙자 사기범한테는 무척이나 유용한 능력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죠...

<스러질 때까지>
어렸을적 사고로 부모를 잃은 도모코가 유일한 남은 혈육인 할머니의 죽음 이후 집을 정리하다가 오래된 비디오테이프를 발견한 뒤 벌어지는 이야기.
어렸을 때의 도모코를 찍은 비디오 테이프의 정체를 밝혀나가는 과정이 핵심인 작품입니다. 결국 비디오 테이프에 찍힌 어린 도모코의 행동과 말은 예지능력이었다는 내용이죠.
이러한 중간 전개는 정말 흥미진진하지만 아쉽게도 실의에 빠진 도모코의 자살 시도라는 뻔한 결말은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드네요. 그냥저냥 무난한 작품이라 생각되기에 별점은 2.5점입니다.

<번제>
어린 동생을 말도 안돼는 사고로 잃은 가즈키에게 아오키 준코라는 회사 동료가 접근하여 범인을 죽여주겠다고 약속한다. 그녀는 염화능력자 (파이로키네시스) 였고, 자신의 능력을 정당하게 사용하기를 원해왔었다.
이 작품집 속에서 가장 처지는 작품입니다. 일단 아오키 준코가 가즈키에게 접근한 이유부터가 설득력이 없거든요. 그렇게 누군가를 죽이고 싶다면 그냥 신문이나 TV방송같은걸 보면서 죽어 마땅한 인간들을 골라내면 될텐데 말이죠. 또한 아오키 준코는 전형적인 강력한 초능력자이기 때문에 내용이나 전개가 기존의 초능력 SF물과 별로 다르지 않다는 것도 감점 요소였어요. 이 작품집의 가장 큰 매력을 '일상계스러운 맛'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너무 이질적이었으니까요.
가즈키 동생의 뺑소니 사고에 대한 이야기는 재미있었고 조금 여성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본 여운을 남기는 묘사는 인상적이지만 단점이 더 크기에 별점은 2점입니다.

<구적초>
남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천리안 다카코는 능력을 활용하여 형사가 되지만 서서히 자신의 능력을 잃어간다.
이 작품은 초능력 일상계 추리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작품입니다. 그만큼 추리적인 요소가 많이 포함되어 있거든요. 물론 다카코의 능력이 단서라는 약점은 있지만 등장하는 주요 사건 2개, 즉 공원에 출몰하는 변태 사건과 고사카 미치루 유괴사건 모두 추리적으로 잘 짜여져 있었을 뿐 아니라 일상계스러운 맛도 있어서 아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렇지만 다카코의 능력이 감퇴해가는 과정과 더불어 이야기가 전개되는 부분에서 명확한 이유라도 좀 밝혀주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드네요. 긴박감이 있긴 하지만 영문을 알 수 없기 때문에 답답하다는 느낌도 좀 들거든요. 별점은 3점입니다.

2010/06/29

예지몽 - 히가시노 게이고 / 양억관 : 별점 3점

예지몽 - 6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재인

<용의자 X의 헌신><탐정 갈릴레오>의 물리학자 갈릴레오 유가와 - 형사 구사나기 컴비가 활약하는 단편집입니다.

<용의자 X의 헌신>은 일반적인 본격 추리물에 가까운 정통파 작품이었죠. 그러나 단편집인 <탐정 갈릴레오>는 "이유를 알 수 없는 괴현상"을 이야기의 핵심 소재로 등장시켜 그 수수께끼를 과학적으로 해명하여 사건을 해결한다는 에피소드가 중심인, 그러니까 괴현상에 이어지는 과학적인 해설이 핵심인 작품집이라 본격 추리적인 맛은 좀 덜했습니다. 과학적 해설도 일상적인 것이 아닌 너무 전문적인 영역을 다루기 때문에 잘 와 닿지도 않았고요.

이 책은 단편집이라 그런지 <탐정 갈릴레오>의 성격에 좀 더 가깝긴 합니다. 그러나 전편의 단점을 확실히 보완했더군요. 과학적인 설명이 지나치지 않고 상식선에서 설명되고 있으며 특별히 심오한 이론이나 소재가 등장하지 않아 내용이 현실적이었거든요. 괴현상도 억지로 갖다 붙이는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 설득력있는 상황들로 채워져 있고요. 또한 개인적으로 이 작가의 가장 큰 단점이라고 생각하는 말랑말랑한 연애감정 묘사가 전무하다는 것도 마음에 드는 부분이었습니다.

한마디로 전편보다는 훨씬 재미있었습니다. 작품마다 편차가 조금 있기는 한데 개인적인 베스트로는 <영을 보다>를 꼽고 싶네요. 별점은 평균 2.7점인데 반올림하여 3점입니다.

꿈에서 본 소녀
괴기현상 : 일종의 예언
사건 : 모리사카 레이미라는 이름에 얽매여 17년동안 그 이름의 소녀와 결혼할 것을 믿고 살던 청년 사카기가 실존하는 모리사카 레이미라는 여고생 집에 침입하려던 사건

그녀가 태어나기도 전에 그녀와 결혼할 것이라는 것을 믿던 청년에 대한 이야기로 유가와의 물리학적 지식은 사건해결과는 무관한 작품입니다. 좀 아쉬운 것이 "모라시카 레이미"라는 이름이 굉장히 드문 이름이라는 배경 설명이 보강되었어야 하지 않나 싶었어요. 태어나기도 전에 이름을 안다고 해도 그 이름이 흔하다면 트릭이고 뭐고 필요없는 거니까 말이죠.

그러나 이러한 전제조건을 어느정도 알고 있다면 사카기가 그녀에 대한 꿈을 어떻게 꿀 수 있었는지에 대한 추리는 상당히 현실적이면서도 사건과 잘 결합되어 있어서 평균 이상의 재미를 선사해 줍니다. 단서의 제공도 공정한 편이고요. 별점은 3점입니다.

영을 보다
괴기현상 : 유체이탈
사건 : 기요미라는 호스테스가 살해되던 순간에 다른 곳에 나타난 "영"으로 나타난 사건

역시나 물리학은 사건과는 관계가 없는 작품입니다. 그러나 영이라는 존재를 현실의 살인사건으로 끌어와 해결하는 유가와의 추리가 아주 일품인 작품입니다. 특히나 이 작품의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실패한 트릭"이 꼬여서 빚어낸 상황이라는 것이었어요. 그 외의 CD플레이어의 잡음과 같은 사소한 단서를 취합하는 능력 역시 고전적이라 좋았습니다. 그야말로 고전 황금기 시절의 단편의 맛이 느껴질 정도로 마음에 쏙 들더군요. 별점은 4점입니다.

떠드는 영혼
괴기현상 : 폴터가이스트 현상
사건 : 실종자를 찾기 위해 용의자의 집에 침입한 구사나기가 폴터가이스트 현상과 맞부닥치게 된다.

사건이 너무 간단해서 추리의 여지가 없는 작품입니다 .때문에 폴터가이스트 현상에 대한 진상규명이 더욱 볼거리였어야 하는데 과학적이기는 하나 재미는 없는 편이었어요. 공진현상이 그렇게 대단하게 일어난다는 것도 크게 와 닿지 않았고 말이죠. 또한 상식적이라면 시체를 파묻은 뒤 괴현상이 일어난 것을 알았을테고, 이 괴현상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시체를 다른 곳에 버리고 원상복구 시키지 않았을까요?
이 단편집의 워스트 단편으로 꼽고 싶네요. 별점은 2점입니다.

단 이야기 앞부분에서 시체를 숨겨야 한다는 유카와의 의견은 마음에 들더군요. 그러니 갱들이 희생자들 다리에 콘크리트 신발을 신겨 물속에 버리는 것이겠죠.

그녀의 알리바이
괴기현상 : 도깨비불
사건 : 빚에 쪼들리던 영세공장 사장이 교살된 사체로 발견됨

이 작품은 TV 드라마 "갈릴레오"에서 이미 봤던 작품이더군요. 주요 트릭과 내용은 동일했습니다. 도구를 지나칠 정도로 사용하며 결국 공범자가 존재해야 한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기는 힘드네요. 별점은 2점입니다.

그러나 드라마 버젼과 결말이 다르다는 점이 특이했어요. 드라마쪽이 더 현실적으로 설득력있게 각색되어 있는데, 힌트를 드리자면 현실에서는 해피엔드는 있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예지몽
괴기현상 : 예지몽
사건 : 한 여성의 자살이 목격되는데 그녀의 죽음 이틀전 똑같은 꿈을 꿨다는 소녀가 등장한다!

예지몽이 예지몽이 아닌 현실이었을 것이다는 가정하에 입각하여 추리가 펼쳐지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실제 트릭이 전문가만 알 수 있는 특정 소재를 이용한 복잡한 장치트릭이라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았어요. 전기장치 등에 대한 설명도 너무 대충 넘어가고 있고요. 때문에 추리적으로는 높은 점수를 주기 힘든 작품입니다.

하지만 워낙에 상황이 재미있고 독특할 뿐 아니라 마지막의 예지몽 소녀 도모카의 다른 예지몽이라는 서늘한 결말은 인상적이었기에 별점은 2.5점 주겠습니다.

2010/06/28

이글루스 기네스

이글루스 기네스

이글루스 7주년 기념 이글루스 기네스라는데 제 블로그가 [도서] 부문 6위군요.
순위에 올라가니 좀 신기하긴 하네요. 뭐 변방의 마이너 블로그일 뿐이지만....

허무에의 제물 - 나카이 히데오 / 허문순 : 별점 3점

허무에의 제물 - 6점
나카이 히데오 지음, 허문순 옮김/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히누마 집안에서 일어나는 연쇄 밀실 살인사건을 다룬 작품. 저자 나카이 히데오가 작명하고 창안한 <안티 미스터리>의 첫 작품으로 추리 장르문학사에서 뚜렷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유명한 고전이기도 하죠. 관심은 많았지만 두께와 악명높은 동서문화사의 번역탓에 읽기를 꺼렸었는데 국내 최대 추리동호회 "하우미스터리"에서 발기한 독서클럽 "고등고등열매" 에서 읽어야 할 첫번째 작품으로 선정되어 읽게 되었습니다.

일단 <안티 미스터리>에 대해 찾아보았더니 아래와 같더군요.
  1. 미스터리 속에 미스터리가 존재
  2. 스토리의 반전이 많다.
  3. 결국 미해결 사건이 되거나 뒷맛 씁쓸한 결말로 끝난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이 작품은 이러한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사건이 과연 이 작품안에서 등장인물인 무레타가 쓴 소설인지, 아니면 다른 등장인물들의 추리를 통해서만 펼쳐지는 것인지도 불분명하고 모든 등장인물들이 서로 경쟁하듯 추리를 쏟아내기 때문에 추리와 트릭이 난무할 뿐 아니라 추리마다 새롭게 이야기가 반전되기 때문에 결국 뭐가 진상인지도 헛갈리거든요. 마지막 결말이 씁쓸한것 역시 공식대로고요.

또한 <안티 미스터리>라는 이름답게 정통 고전 본격 미스터리의 반대되는, 어떻게 보면 고전 본격물의 패러디같은 느낌을 강한게 전해주는건 특이했습니다. "수수께끼의 인물"이라던가 "밀실", "과거의 피비린내 나는 악연", "증오가 넘치는 가족관계", "색깔로 형상화된 범행" 등과 같은 클리셰라고도 할 수 있는 일본 본격물의 요소들을 모조리 도입하여 작품안에서 정말 작위적으로 녹여내는 점이라던가, <녹스의 추리소설 10계> 나 란포의 <속 환영성> 같은 추리소설의 교과서적인 룰들을 따라 추리쇼를 진행하는 것 모두가 본격물에 대한 비틀기, 패러디로 보였으니까요.

그러나 이러한 비틀기와 패러디가 좋은 쪽으로만 작용한 것은 아닙니다. 무려 600페이지가 넘는 대장편이라 앞과 뒤가 연결이 잘 안되는 것도 있었지만, 비틀기와 패러디를 위한 작가의 의도가 지나쳐서 뒤로 갈수록 몰입하기 힘들었거든요. 작위적 설정이 한두번 정도 양념으로 쓰인다면 모를까 전편에 걸쳐 벌어지니 지루할 수 밖에요. 하나의 사건이 벌어질때마다 주요 등장인물 모두가 자신만의 장황한 추리를 펼치는 추리쇼가 계속해서 이어지는 책의 구성도 나중에는 짜증이 날 정도였어요.

한마디로 말하자면 '아는 사람이 아는 독자들을 위해 맘먹고 비틀고 패러디한 희대의 괴작' 입니다. 중반까지는 본격물로 보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비교적 괜찮은 추리와 트릭들이 등장할 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본격 추리소설의 얼개를 제대로 갖추고 있기는 해서 추리소설을 좋아하고 많이 읽는 추리 애호가라면 즐길거리가 많기는 합니다만 패러디와 비틀기 측면에서 바라보지 않는다면 지루하고 뒷맛이 개운치 않은, 어떻게보면 미완성으로 보이기까지 하는 해괴한 작품이네요.

아는 사람이 읽어야 제대로 된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추천하기도 쉽지 않으며, 보는 시각에 따라 5점 ~ 1점을 오갈 수 있어서 별점으로 평가하기가 정말로 어려운 작품인데 제 개인적인 별점은 3점입니다.

덧붙이자면 악명높은 동서문화사의 번역본이라 걱정했는데 역시나 뒤로 갈수록 번역이 거슬리더군요. 아쉽습니다.

2010.6.22 ~ 6.27 한주간 두산베어스 단상

 


좋았던 점 :
1. 선발진 안정화 - 퀄리티 스타트 3회
2. 땜빵선발 2승!
3. 서서히 맞아들어가는 투-타

나빴던 점 :
1. 삼성과의 3연전을 지배한 심판진
2. 5점차에도 등판하는 필승중간계투진...
3. 2점차를 지키지 못한 마무리. 좀 더 자기공에 자신감을 가졌으면!
4. 깜놀한 고영민 선수의 수비. 큰 부상 아니라 다행입니다!

기타 감상 :
지난주 무너졌던 선발진이 좋은 모습을 보여준 한주였습니다. 한달동안 한주빼고는 선발투수진이 버텨준게 정말 얼마만인지 모르겠네요.

하지만 삼성과의 3연전에서 첫번째 경기의 임태훈 선수 말고는 왈론드 - 히메네스 선수 모두 좋았는데 승리를 챙기지 못한것이 아깝네요. 그 중심에는 첫번째 경기에서의 오심과 이후 보상판정 논란이 있었죠. 솔직히 이런 심판진은 페널티를 먹여서 당분간 1군에서 보지 않았으면 합니다. 아울러 잡을 수 있었던 마지막 경기에서 동점홈런을 맞은 이용찬 선수 역시 좀 더 자기 공에 자신감을 가져줬으면 좋겠고요.
그래도 주말 3연전에서 기아를 만나 스윕하며 결국 주간 전적을 4승 2패의 위닝시리즈로 가져간 것이 다행입니다. 현재 굉장히 침체되어 있는 기아를 만난 것이 두산 입장에서는 정말 행운이었죠. 양현종 선수를 피해간 것 역시 행운이었고요.

이대로라면 6월은 5할 승률+가 가능할 것 같은데 삼성과의 승차를 벌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네요. 이번 주 히어로는 투수로는 퀄리티스타트+를 해준 김선우 선수. 타자로는 공-수에서 분전해준 이원석 선수를 꼽고 싶습니다.

이번 주 예상 :
'왈론드 - 히메네스 - 홍상삼 - 김선우 - 임태훈 - 왈론드'의 로테이션입니다. 땜빵 자리는 2연속 승리로 홍상삼 선수가 당분간 고정될 것 같네요. 왈론드와 히메네스 선수가 모두 5일 휴식 후 등판이라 좋은 모습 보여줄 것이 기대됩니다. 특히 주초 한화와의 3연전은 류현진 선수를 피한 만큼 위닝시리즈로 가져가면 좋겠네요.

그러나 빨리 이현승, 이재우 선수가 복귀해서 투수진 운용에 숨통을 트이게 해 줘야죠. 이현승 선수가 올라와서 4선발 자리를 채워준다면, 그리고 5이닝 3실점 정도로만 막아준다면 (두리티스타트) 좋겠습니다... (4주 연속)

침묵하고 있는 중심타선만 다시 부활한다면 해볼만한 한주가 될 것 같습니다. 올인V4 허슬~두!

2010/06/27

이야기 파라독스 - 마틴 가드너 / 이충호 : 별점 3점

 

이야기 파라독스 - 6점
마틴 가드너 지음, 이충호 옮김/사계절출판사

원래는 20여년전인 90년대 초반에 읽었던 책입니다. 요사이 패러독스 요소가 가미된 트릭이 등장하는 추리소설을 작업하고 있던 차에 자료삼아 읽게 되었네요. 심리학 / 기하학 / 수 / 통계 / 확률 / 시간의 파라독스라는 6개의 주제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주제별로 여러가지 문제와 이론을 짤막하게 소개하는 구성입니다.
제목처럼 상식을 벗어난 수학적 결과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흥미로운 내용도 많을 뿐 아니라 저자 마틴 가드너가 워낙에 책을 잘 써서 정말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수의 파라독스"에서 백과사전 전체를 간단한 막대에 선하나 긋는 암호로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 (소수를 정확하게 표시할 수 있어야 하지만) 와 "확률의 파라독스"에서의 카드 야바위 - A|A / A|B / B|B 로 앞뒤가 구성된 카드에서 한장을 선택한것이 "A"면일 경우 야바위꾼이 뒷면도 "A"라고 거는 것의 확률이 더 높은 이유 - 와 몬티홀 패러독스와 동일한 거북이 뒤집기 이야기, 주사위 게임의 함정 이야기 등이 재미있었습니다.

나이 30대 후반에 1318교양문고라는 책을 읽으려니 조금 쑥스럽기도 했는데 외려 어렸을때 (?) 이해 못했던 부분이나 감추어진 재미를 새롭게 많이 알게된 것 같아 무척이나 뿌듯하네요. 청소년용 책들도 꼼꼼하게 다시 챙겨봐야겠습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2010/06/23

좋아하는 일러스트레이터 요리후지 분페이

寄藤文平 요리후지 분페이

저하고 동갑인 일러스트레이터죠. "어른들의 담배 양성강좌"라는 재미난 일러스트 모음집을 보고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국내에 많이 소개된 작가는 아니지만 아래의 그림들은 아마 한번쯤 보셨을겁니다. 일본 지하철 공익광고 "집에서(또는 다른 곳에서) 하세요" 시리즈입니다.
내포하고있는 의미를 유머스럽게 전달하는데 있어서는 누구못지 않은 실력자라 생각됩니다.

이러한 요리후지씨의 작품을 네이버캐스트 "오늘의 미술"에 소개된 국내의 젊은 일러스트레이터 부창조씨의 작품과 비교해 보는 재미도 쏠쏠하네요.
한일 양국의 젊은 작가들이 컴퓨터가 작업의 주력인 시대를 맞이하여 유사하지만 각자 개성이 뚜렷한 작품세계로 진화해 나간 결과물들이라 생각되는데, 두 작가 모두 앞으로도 꾸준한 모습 보여주었으면 합니다. 저도 이런 작업을 해 보고 싶어집니다.^^

2010/06/22

야구장 습격사건 - 오쿠다 히데오 / 양억관 : 별점 2.5점

 

야구장 습격사건 - 6점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억관 옮김/동아일보사

유명작가 오쿠다 히데오의 여행 에세이집으로 주니치 팬인 저자가 야구장만 돌아다닌다는 독특함이 돋보이는 책입니다. 총 6곳의 야구장이 등장하는데 모두 지방 구장이고 심지어는 타이완까지 등장하니 생각보다는 범위가 넓은 편이죠. 이야기도 굉장히 개인적이면서도 유머러스하게 풀어나가고 있어서 쉽게쉽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유머러스하면서도 자신만의 주제를 담은 여행기라는 점에서 마치다 코우의 <동경산책>이 연상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다른 점도 많았는데 제일 달랐던 점은 "야구" 자체는 별로 중요한 이야기거리가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야구경기를 보러간 그 장소에서 이런저런 경험을 한다는 여행기적인 이야기가 중심일 뿐 야구경기는 그냥 여행의 목적일 뿐이거든요. 그나마 등장하는 선수들과 경기에 대한 묘사도 선동열 선수가 활약하던 90년대 후반이 무대였다면 아는 선수가 더욱 많았을텐데 2000년대 쓰여진 책이라 아는 선수가 썩 많지 않아서 쉽사리 몰입할 수는 없었고요.

그리고 책 전체적으로 자신만의 사고방식을 너무 강조하듯이 쓰여져 있고, 그러한 사고방식이 너무 중년아저씨의 보수적인 시각을 대변하는 것 같아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더군요. 예를 들자면 예를 들어 오키나와에서 반바지를 입고 돌아다니는 사람을 혐오한다고 쓰여있는 것 같은거죠. 뜨거운 오키나와에서 긴바지를 입고 다니는 것이 더 비정상적인거 아닌가 싶을 뿐더러 운전하면서도 맥주를 자주 마시는 인간에게서 그런 말을 듣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또한 여행 자체도 자신의 옷은 몇만엔 어치를 걸치고 한끼 식사는 몇천엔짜리를 서슴없이 하며 매일같이 마사지를 즐기고 최고급 호텔의 트윈베드룸에 혼자서 묵는 호사스러운 여행이라 썩 와닿지 않았습니다. 돈 잘 버는 작가라는 것은 알겠지만 여행기란 모름지기 독자와 그 감성을 공유할 수 있어야 하거늘 이래서야 순수한 여행기로서의 재미가 많이 경감되는게 아닌가 싶네요.

쉽게 읽히는 재미, 작가의 기발한 발상이 곳곳에 엿보이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 하지만 몇가지 실망한 부분도 있어서 별점은 2.5점입니다. 작가의 글쓰는 재주 하나만큼은 돋보인 만큼 다음에는 작가의 정식 소설을 읽어봐야겠습니다.

덧 1 : 야구경기의 묘미를 새롭게 하나 익힌 것은 수확이네요. 바로 "느긋하게, 편안하게 '맥주를 마시면서 선수들을 야유할 수 있다. 그런 경기는 야구뿐이다." 라는 저자의 말 처럼 승패보다는 경기를 즐기면서 야유를 하는 관전 방식 말이죠. 앞으로는 저도 이길때는 이길때대로 즐기고 질때는 야유라도 실컷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어야겠습니다.

덧 2 : 정말 부럽습니다. 스프링캠프부터 시즌 경기를 보기 위해 전국 구석구석을 며칠씩 다니며 좋은 곳에만 묵고 맛난것만 먹으며 그걸 글로 써서 돈까지 벌다니! 야구 팬으로서는 꿈의 직업이 아닐까 싶네요. 부러우면 지는거겠죠?

<각 여행지별 상세 소개>

<오키나와 2월 5 ~ 12일>
오키나와 자탄 구장의 주니치 스프링캠프와 기노 만 구장의 요코하마 스프링캠프를 돌아보는 일정
시즌 전의 스프링 캠프라 야구에 대한 이야기는 적습니다. 나가시마 전 감독이 스프링캠프를 둘러보는 이야기가 제일 비중이 크더군요. 그러나 아무래도 선수들을 가까이서 볼 기회가 많았기 때문인지 굉장히 많은 선수가 언급됩니다. 그러나 기억나는 선수라고는 다이호 정도밖에는 없네요.
특산물로 "대사각하의 요리사"에도 나온 명물요리 타코라이스가 맛있다고 잠깐 소개되고 있습니다.

<시코쿠 4월 19 ~22일>
마쓰야마의 봇짱 스타디움에서 주니치와 야쿠르트의 경기를 보기 위한 일정.
다른건 모르겠고 영화광인 작가가 시코쿠에서 감상한 영화가 한국영화 "친구"인데 아주 호평인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야구는 페타지니 선수가 비중있게 언급되는 것도 반갑지만 두번째 경기에서의 야쿠르트 선발투수가 이리키라고 하니 더욱 반가왔어요. 아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OB시절 암흑기에 비교적 괜찮은 투구를 했던 외국인 투수였거든요. 현 강인권 코치와의 배터리가 아주 멋지고 감동적이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참고로 이 경기에는 이와세와 이가라시 료타 선수가 모두 나오는 등 대단한 경기였던 것 같네요. 야쿠르트의 후루타 선수의 끝내기 안타로 게임이 끝났다니 주니치 팬인 작가에게는 안된 일이겠지만...
두번째 경기 후 다카마쓰로 이동. 사누키 우동에 대한 극찬이 정말 대단해서 가가와 지방에 꼭 가서 먹어보고 싶어졌습니다.

타이완 5월 13~16일
후쿠오카 다이에 호크스 대 오릭스 블루 웨이브의 해외 첫 공식전 관람차 떠난 외국 여행입니다. 타이완 4박 5일 코스죠.
마쓰우라 아야와 같은 비행기를 타고 왔는데 공식전에서 일본 국가를 불렀다고 하네요. 아이돌의 아슬아슬한 가창력을 불만스럽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두 팀에서 오릭스의 세기뇰만 들어본 기억이 나는 선수고 그 외의 아는 선수는 한명도 없더군요.
이 경기 말고도 대만 프로경기까지 보고 오다니 야구를 정말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뭔가 색다르고 독특한 문화를 즐기러 간 것 같기도 합니다만.

도호쿠 6월 7~10일
아키타현 내륙 가쿠노다테와 히나이에서 이스턴리그 쇼난 시렉스대 자이언츠 2군 공식전.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로 월드컵을 보지 않고 야구경기를, 그것도 2군경기를 보러가는 작가의 야구사랑이 대단해 보였습니다.
가쿠노다테의 사무라이 저택은 가보고 싶더군요.

명대사 하나 작렬합니다.
"자이언츠 2군 - 인재의 보고인 동시에 희망의 별을 기르다 죽여버리는 농장"

히로시마 9월 22~24일
히로시마 대 요코하마 경기입니다.
리그 끝자락에 하위권 팀들의 경기를 관전하러 간 탓에 경기에 대한 긴장감은 전무하더군요.
관광지라는 느낌도 크지 않습니다. 비싼 호텔에 묵으며 비싼 음식을 먹으러 다니는 편한 여행이니까 당연하겠죠.

규슈 11월 30~12월 2일
OB들의 '마스터스 리그' 관전.
상당히 진지한 OB들의 리그로 보였습니다.
OB들은 80년대 활약 선수들이라니 역시나 아는 선수가 없었지만 3루 베이스 코치 철완 이나오 가즈히사는 아는 이름이었습니다.
구마모토 특산물 말고기 육회는 겁나 맛있었다고 하네요.

2010/06/21

판타스틱이 돌아오는군요.

국내유일의 장르문학 전문 잡지였던 판타스틱.
성향이 달라 애독자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장르문학 애호가로서 관심있게 지켜보았기에 얼마전 휴간이 아쉬웠었는데 네어버 카페에 웹진 형식으로 돌아왔네요.

관련된 바이럴 마케팅도 진행하고 있으니 관심있으시다면 한번 둘러보시기 바랍니다.
http://cafe.naver.com/nfantastique.cafe?iframe_url=/ArticleRead.nhn%3Farticleid=690
모쪼록 잘 되어서 오프라인 잡지도 재간되면 좋겠네요. 저도 한번 찬찬히 둘러봐야겠습니다.

그런데 "웹진"을 표방하면서도 네이버 카페를 통해 오픈한 것은 왜일까요? 커뮤니티 시스템 때문인가? 네이버가 저작권 관련한 시스템이 엉망이라고 들었는데 문제가 없을지 걱정이 살짝 되는군요.

악몽의 엘리베이터 - 기노시타 한타 / 김소영 : 별점 2점

 

악몽의 엘리베이터 - 4점
기노시타 한타 지음, 김소영 옮김/살림

바텐더 오가와는 불륜관계에 있는 종업원 요코를 집에 바래다 준 날 아내의 긴급한 진통 소식을 듣고 뛰어나가다가 엘리베이터에 갇히게 된다. 오가와와 같이 엘리베이터에 갇힌 사람은 이상한 중년남과 프리터, 운둔형 외톨이로 보이는 여자였다. 그리고 갇힌 상태에서 각자의 악몽이 시작되는데....

제목은 <사형대의 엘리베이터>가 연상되기도 했는데 폐쇄된 공간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라는 것과 블랙코미디같은 속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 그리고 생각외로 등장인물들이 얽혀 있다는 점 등 비슷한 점이 많더군요. 하지만 단순한 아류작은 아니라서 굉장히 큰 차별화 포인트가 있는데 바로 배우, 각본가, 연출가로 활약해 온 작가의 성향이 작품에 두드러지게 반영되어 있다는 것이죠. 즉, 한편의 블랙코미디 범죄 연극을 보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이러한 연극적 요소는 작품의 장단점을 확고히 하는데 장점부터 이야기하자면 일단 굉장히 쉽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폐쇄된 공간에서 몇명의 등장인물만 나와 대사로 대부분의 이야기가 전개되는 구조 자체도 단순하지만 대사와 성격, 상황이 희극적으로 강조되어 있어서 책장이 쉽게쉽게 넘어가거든요.
또한 3인칭 시점이 아니라 등장인물들의 시점으로 무대의 막이 나뉘듯 각자 한 꼭지씩 주인공 역할을 수행하는 것도 독자에게 내용을 보다 쉽고 재미있게 전달해주는데 한몫 단단히 하고 있습니다. 피해자 오가와의 시점으로 시작해서 사건의 개요를 일당 중 한명인 마키의 시점으로 정리해주고 마무리를 일당의 리더 사부로가 마무리하는 3막 전개인데 각자 사고방식도 확실하고 전개도 빨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사건 자체가 지나치게 작위적이라는 것, 우연에 의한 요소가 많기 때문에 추리-범죄물로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는 것은 단점이죠. 반전도 가오루의 첫 등장과 고용과정, 그리고 오가와의 불륜과의 인과관계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는 우연에 의한 부분이라는 점 때문에 완벽한 반전이라고 보기는 힘들고요. 개인적으로는 재미를 더해주는 요소임에는 확실했다고 생각은 됩니다만...

3막의 연극이나 영화로 각색한다면 좋은 소재가 되겠지만 소설로서는 조금 아쉬운 작품이었다 생각되네요. 무료하고 무더운 일요일 오전을 시간가는줄 모르고 보내게 해 준 재미 하나는 확실하지만 제가 일본식 코미디의 과장과 오버를 싫어하기에, 또 기대했던 추리-스릴러나 서스펜스가 아니라 블랙코미디에 더 치우쳐져 있기에 별점은 2점입니다.

2010.6.15 ~ 6.20 한주간 두산베어스 단상

 


좋았던 점 :
1. 땜빵선발 첫승!
2. 이재학 선수 첫승!
3. 다시 불붙은 타격 (더하기 고영민 만세!)
4. 백업 멤버로도 이기는 경기를 보여준 점 (더하기 김재호 만세!)

나빴던 점 :
1. 선발진 부진 (특히 김선우 - 왈론드 - 히메네스의 주축 선발의 단체 부진)
2. 6월 20일 경기 주심 (ㅆㅂㄹㅁ)
3. 중간 계투 믿을맨들의 잦은 등판 및 혹사 우려

기타 감상 :
투수진부터 이야기하자면, 두산 선발진이 3주 연속으로 안정적일 것을 기대하는 것은 사치였을까요? 화요일 경기 김선우 선수 시망... 수요일 건너뛰고 목요일 왈론드 선수 시망.. 으로 무너졌습니다. 그나마 LG에서 더 크게 무너져주는 바람에 위닝시리즈를 가져간 것과 금요일 히메네스 선수도 별로 좋지 않았는데 우천 취소된 것은 두산 투수진에게는 다행스러운 일이었죠. 그리고 올 시즌 처음으로 땜빵 선발 등판일에서 승리를 거둔 것 역시 고무적이고요. 그러나 5점 차이나는 상황에서 필승조가 등판해야 하는 상황이 계속 벌어진 것은 안타깝습니다. 이재학 - 정대현 선수를 1이닝씩 끊어서 썼더라면 더욱 좋았을텐데 말이죠.

타선은 다시 살아나서 일요일 경기를 제외하고는 매 게임 5점 이상은 기본으로 뽑아주네요. 고영민 선수의 부활이 큰 역할을 했는데 앞으로도 꾸준해 주었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일요일 경기 주심. 완봉 페이스이던 김선우 선수를 무너뜨린 12초룰 적용으로 역전의 1등 공신이 되었죠. 12초룰 첫번째 경고는 정말 아무도 알아보지 못했기 때문에 주심 잘못이 맞습니다. 중계를 계속 지켜본 저도 정말 몰랐으니까요. 텔레파시로 보낸건가?
물론 병살성 타구 송구를 실수한 김선우 선수 본인 잘못도 있겠지만 이런 식으로 주심이 게임을 지배하면 곤란하죠. 큰 오심이나 실수가 판명되면 2군으로 보내던가 하는 식으로 페널티 조항이 있었으면 합니다. 심판이 무슨 철밥통도 아니고 멋진 게임을 흐려놓으니 짜증이 나네요. 빨리 시합 자체가 전산화되어 심판이 필요없는 스포츠로 진화했으면 합니다.

어쨌건 주간 성적은 3승 2패. 6월은 5할 승률로 가져가는 모양새인데 SK는 따라잡기가 힘들어 보이지만 3~4위권과도 꽤 벌려놓은 만큼 2위를 목표로 한다면 안정적인 시즌 운영으로 생각되네요. 기아를 스윕해 버린 SK와 삼성을 만나 힘을 내준 한화 선수단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덧붙여, 수요일 경기에서의 전 베이스의 에이스 박명환 선수는 정말 짠 했습니다. 왜 10실점 할 때까지 마운드에 세워놓았는지 모르겠더군요. 벌투도 아니고... 제가 보기에도 배팅볼이었는데 빨리 내려주는 것이 좋았을텐데 말이죠. 다음 경기때에는 멋진 모습 보여주기를 바랍니다.

이번 주 예상 :
'임태훈 - 왈론드 - 히메네스 - 땜빵1 - 김선우 - 땜빵2'의 로테이션입니다. 김선우 - 왈론드 - 히메네스 - 임태훈 선수 모두 4일이 아닌 5일 휴식이 보장되어야 괜찮은 투구를 하는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로테이션을 조금 조정해 보았습니다. 땜빵1에는 아마 홍상삼 선수가, 땜빵2는 애증의 대상 노경은 선수가 올라가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빨리 이현승, 이재우 선수가 복귀해서 투수진 운용에 숨통을 트이게 해 줬으면 합니다. 이현승 선수가 올라와서 땜빵자리를 채워준다면, 그리고 5이닝 3실점 정도로만 막아준다면 (두리티스타트) 좋겠습니다... (3주 연속)

그나저나 이 투타의 엇박자를 대체 어찌해야 될지 잘 모르겠군요. 이번주에는 투타모두 같이 힘을 내길 바라며! 올인V4 허슬~두!

2010/06/19

쌍두의 악마 1,2 - 아리스가와아리스 / 김선영 : 별점 2.5점

 

쌍두의 악마 2 - 6점
아리스가와 아리스 지음, 김선영 옮김/시공사

<이하 내용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외딴섬 퍼즐'사건 이후 정신적 충격이 심해 한 예술가들의 촌락 기사라 마을에 은둔중인 마리아를 데려오기 위해 에이토 대학 추리연구회 일동이 출동한다. 하지만 기사라 마을은 여러가지 이유로 외부인을 들이지 않기 때문에 추리연구회는 심야에 침투작전을 벌여 에가미 선배 홀로 겨우 침투에 성공하고, 아리스를 비롯한 나머지 연구회원들은 예술가 마을 바로 옆의 나쓰모리 촌락으로 후퇴한뒤 선배와 마리아를 기다리게 된다.

그러나 기사라 마을의 화가 오노가 살해된 시체로 발견되고 이 사건의 해결을 위해 잠시 남기로 한 에가미 선배의 전화를 마지막으로 심각한 폭우로 기사라 - 나쓰모리를 잇는 유일한 다리가 유실되고 전기와 전화마저 끊기며, 나쓰모리 마을에서도 카메라맨 아이하라가 살해된 시체로 발견된다.


일본 신본격 미스터리의 대표 작가 중 하나인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작품. 작가의 두개의 시리즈 중 - 하나는 에이토 대학 추리 연구회 회원인 대학생 아리스가 화자로 등장하고 에이토 대학 추리 연구회의 대선배인 에가미 지로가 탐정으로 등장하는 "학생 아리스"시리즈. 그리고 또 하나는 추리소설가 아리스가 화자이며 그의 친구이자 임상병리학자로 유명한 조교수 히무라 히데오가 탐정으로 등장하는 "작가 아리스"시리즈 - 학생 아리스 시리즈로 그간 읽어왔던 작가의 작품들 중 가장 긴, 800여페이지가 넘는 대장편입니다.
시리즈 작품답게 학생 아리스 시리즈의 전작 설정과 유사하면서도 신본격 작가다운 고전적인 설정과 전개로 이루어져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시골 마을의 폐쇄적 공동체와 이 공동체가 천재지변으로 고립된다는 전형적인 클로즈드 써클 미스터리라는 것이죠. 그리고 연쇄살인극이라는 것도 전작들과 유사하고요.

그동안 예닐곱편의 작품을 읽어온 것에 따르면, 아리스가와 아리스는 공정한 단서 제공과 합리적인 추리라는 장점과 작위적인 설정이라는 단점을 함께 가지고 있는 작가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이 작품은 장점이라 생각했던 추리적인 부분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대표작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요.
첫번째 사건부터 문제에요. 향수를 뿌릴 수 있는 사람이 야기사와 뿐이었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어차피 우산 안이라면 접혀져 있을때 향기가 나지 않아서 은폐가 가능했을텐데 말이죠. 또 향수를 뿌리는 것이 가능했다 하더라도 동굴 안에서 살해할 이유가 설명되지 않는 것도 문제에요. 작중에서 설명되듯 그냥 동굴 입구에서 살해해도 되잖아요. 입구가 2개라서 어디서 나올지를 몰랐기 때문이라는 것은 설득력이 약하죠. 향기에 의지해서 어두컴컴한 동굴 속에서 누군가를 미행한다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요? 설령 가능하더라도 피해자에게 발각될 위험성이 너무 높아요. 그러느니 차라리 50% 확률로 입구에서 기다리겠습니다...
그리고 계약에 따라 혐의를 벗겨주기 위한 작위적인 장치 설정도 무리수였습니다. 여자 힘으로 불가능했을 것이다라는 것은 가정일 뿐 현실적인 단서가 되기는 어렵죠. 이럴 바에야 확고한 알리바이를 만들어 주는 것이 훨씬 나았습니다. 증거로 귀를 잘라낸다는 발상도 썩 와닿지 않았고요. 차라리 시체를 강물에 던져버렸으면 모든 것이 깔끔했을텐데 이래서야 범행을 위한 범행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았거든요. "계약서"라는 것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한다면 "귀"는 무가치하며 외려 범인에게는 불리한 증거물 이외에는 아무것도 아니니까요.
두번째 사건인 사진작가 아이하라 살인사건은 그래도 깔끔한 편이지만 저도 범인을 짐작할 수 있었을 만큼 너무 간단하고 명쾌하다는 것이 문제였어요. 솔직히 추리적으로는 재미가 떨어졌습니다. 핵심 단서에 대한 정보제공이 너무나 공정한 탓에 용의자의 직업만 가지고도 범인을 특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무로키의 팔레 이데알 이야기도 너무 많이 나와서 뭔가 사건에 연관이 있으리라 생각하게 만들거든요.

그리고 제일 중요한 트릭이 패트리시아 하이스미스의 <낯선 승객>과 동일한 트릭이라 신선함이 떨어진다는 것도 아쉬웠던 점입니다. 그나마도 중간과정을 너무 대충대충 넘기고 있기도 하고요.

동기면에서도 오노야 당연히 누구나 죽이고 싶어하는 인물이라 열외이지만 (종유동에 벽화따위나 그리는 놈은 죽어도 싸지) 야기사와의 살의는 살인 말고라도 여러가지 방법 - 돈이나 필름을 회수하거나 하는 방법 - 이 있었을테고 세번째 살인 역시 무로키가 체포된다면 불필요한 살인이기에 무의미해 보여 별로 와닿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경찰 수사가 시작되면 고립된 기사라 마을에서 한정된 인물들 대상으로 범인이 결국 밝혀졌을테고 말이죠.

아울러 작가의 전통적인 단점 역시나 그대로입니다. 고립된 상황을 만들기 위한 작중 설정부터가 억지스러워요. 특히나 몇몇 한정된 선택받은 사람들로만 구성된 외딴 마을의 예술가 공동체는 정말 어처구니 없는 설정이죠. 예술가들이 이런 촌구석에 처박혀서 버틴다는건 이해가 되지 않았으니까요. 지나칠 정도로 "고립"에 집착하는 모습은 과히 좋아보이지는 않네요.

물론 기사라 마을 - 나쓰모리 마을 두개로 나뉘어져 전개되는 방식은 상당히 재미있고, 이렇게 두개의 시점으로 전개되는 사건이 결국 하나로 엮인다는 결말도 굉장히 잘 만들어져 있기는 합니다. 사건도 모두 3건이나 등장해서 대장편다운 풍성함을 전해주고요.
또한 세번째 사건인 음악가 야기사와 살인사건은 주요 단서가 명쾌하고 설득력 넘치게 짜여진 잘 만들어진 이야기였습니다. 사실 트릭이라기 보다는 왜 X가 범인인가? 에 대한 설명이 핵심이지만 굉장히 합리적이고 깔끔하게 전개되고 있을 뿐더러 고전적이며 본격 추리소설같은 느낌이 잘 전해지기 때문에 마음에 들었어요 . 구태여 변명하려면 변명할 수 있는 단서이기는 하지만...

결론내리자면 공정한 단서제공과 본격 추리소설다운 지적인 재미는 존재하나 하나의 장편으로서의 완성도는 그에 미치지는 못한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벌려놓은 것에 비하면 알맹이는 빈약한 편이니까요. 엄청나게 긴 분량 역시 감점 요소였어요. 분량에 걸맞게 디테일하지도 못한데 차라리 조금 더 짧았더라면 훨씬 좋았을것 같습니다.
현대 사회에 클로즈드 써클 미스터리물을 만들고자 노력한 작가의 노고에는 경의를 표합니다만 왜 이 작품이 대표작으로 인정받는지는 잘 모르겠군요. 제 생각에는 작가가 트릭과 추리적인 발상에 비하면 소설가로서의 글 쓰는 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작가 아리스 시리즈가 조금은 더 나아 보이네요. 별점은 2.5점입니다.

2010/06/17

절대미각 식탐정 1 ~ 16 - 테라사와 다이스케 : 별점 2점

절대미각 식탐정 16 - 4점
다이스케 테라사와 지음/학산문화사(만화)

아주 오래전, 무려 6년전소개했던, 음식과 추리를 결합했다는 점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독특함이 살아있는 작품. 드디어 완독했습니다.

하지만 초반부의 그런대로 괜찮았던 느낌을 마지막까지 가져가는데에는 실패한 것 같습니다. 초반부의 괜찮았던 음식들과 추리의 조화가 뒤로 가면 갈수록 억지스러워진 탓도 크지만 뭐니뭐니해도 고집센 천재의 이미지였던 주인공 다카노 세이야가 결국 식탐이 지배하는 민폐 짜증 캐릭터로 완전히 돌변해버렸기 때문이죠. 정말이지 최근 접해본 캐릭터 중에서 가장 짜증나는 캐릭터였어요. 제가 후배였다면 총으로 쏴버렸을겁니다.
김전일이나 코난에서처럼 기억에 남는 걸작 에피소드가 없다는 것도 추리만화로서 큰 단점이라 생각되네요.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추리만화처럼 시작했지만 미식 개그만화로 끝나버린 만화입니다. 추리물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나름 즐길거리가 많아 보이기는 합니다만... 어쨌건 제 별점은 2점입니다.

2010/06/16

은빛물결님의 '2010 일미문즐' Ver2.0

http://www.howmystery.com/zeroboard/zboard.php?id=c1&no=3733
http://blog.naver.com/silverwave86/40108276361

좋은 정보가 있어 퍼옵니다. 은빛물결님의 2010 출간 예정 일본 미스터리 소개입니다.

개인적인 구매 예정작은
하라료의 <안녕 긴 잠이여>
일본 하드보일드 탐정의 대명사라 할 수 있는 사와자키 시리즈. 제목부터가 챈들러 느낌이 물씬 나네요. 전작들 모두가 수준 이상의 명작들이었기 때문에 이번 작품도 구입해 읽을 예정입니다.

와카타케 나나미의 <명탐정은 밀항 중>
현재까지 국내 출간 전작을 구매, 독파한 좋아하는 일본 작가 와카타케 나나미의 작품 역시 빼놓을 수 없죠. 일상 미스터리와 유머의 조화가 예사롭지 않은 작가인데 평도 좋은 작품이니 만큼 기대가 큽니다.

아와사카 쓰마오 <아아이치로의 낭패>
말이 필요없는, 일본 미스터리 역대 순위에도 이름을 계속 올리는 걸작이죠. 제가 좋아하는 단편집이기도 하고 계속 흠모해 왔던 작품인 만큼 반드시 구입할 생각입니다.

아유카와 데쓰야 <리라장 사건>
역시나 유명 작가의 유명 작품. 거장의 대표작이라면 미스터리 애호가로서 한권 정도는 소장하고 있어야겠죠?

그 외에 절판되어 애호가들이 눈물을 흘렸던 기리노 나츠오의 <얼굴에 흩날리는 비> 라던가 다카무라 카오루의 <석양에 빛나는 감> 같은 걸작의 재출간, <얼룩고양이 홈즈>나 <미로관 살인사건> 같은 유명 시리즈의 재간 및 인기 작가의 최신작, 인기작이 망라되어 있어서 리스트만 보아도 마음이 굉장히 뿌듯해집니다. 미스터리 붐이 이대로 계~속 된다면 좋겠습니다!

밤비노! 1~15 - 세키야 테츠지 : 별점 2.5점

 

밤비노 Bambino! 15 - 6점
세키야 테츠지 지음/대원씨아이(만화)

후쿠오카의 대학생 반 쇼고 (애칭 밤비노 (애송이))가 도쿄의 전통있는 유명 이탈리안 레스토랑 롯폰기 바카날레에서 일하게 된 뒤 요리사로서, 한사람의 인간으로서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 만화입니다. 제 53회 소학관만화상을 수상하기도 했고 TV드라마까지 만들어진 인기작이죠.

그러나 제 기대와는 사뭇 달랐습니다. 일단 지금 읽기에는 그다지 새로운 작품은 아니었어요. "전문 직업군에서 엄격한 교육 및 체계를 몸으로 떼워가며 성장하는 젊은이"라는 장르 자체부터가 흔해빠졌죠. 재능과 더불어 근성과 프로의식으로 무장한 주인공 캐릭터 역시 진부하기 이를데 없었고요. 스포츠로 따지자면 전형적인 열혈근성물에 불과하잖아요. 재미를 위해서였겠지만 역경을 너무 극단적으로 표현한 것도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이러한 설정은 재미라고 한다면 재미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고 실상 더 큰 문제는 이야기가 길어지면서 내용이 산, 아니 안드로메다로 간 것입니다. <바카날레 2호점>이야 새로운 성장을 위해서 필요했더라도 미국 연수, 연수기간 중 벌어지는 요리 배틀은 흥행과 재미를 위해서 끼워넣은 꼼수에 불과해 보였고 하야마의 죽음은 너무 상투적이어서 짜증이 날 정도였거든요. 에리가 결혼하게 됨으로서 여주인공이 사라진 작품의 이후 전개를 위해 아스카와 반을 붙여주기 위함이었던 것이 아닐까 싶긴 한데 완전 실패한 무리수였다 생각됩니다. 어차피 바로 그 다음회로 끝나버리니까요...
그 외에도 인물들 여러명의 캐릭터를 상세하게 만들어 놓기는 했는데 거기서 어떤 드라마를 엮어가는 모습이 보이지 않은 것도 아쉬운 부분이었어요. 캡틴 요나미네와 왕언니 지배인, 굉장한 헤어스타일의 소믈리에, 플레이보이 홀 웨이터 3인방 등 개성넘치고 재미있는 캐릭터는 넘치는데 이야기 전개하고는 상관이 없다보니 촛점이 흐려진 느낌이 들더군요.

물론 중반 이후 등장하는 "왜 일본인이 이탈리아 요리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은 충분히 하나의 주제로 쓰일 수 있는 만큼 괜찮은 것이긴 했고 이야기를 부풀리는 것도 어느정도 수긍은 가긴 했습니다. 하지만 "이탈리아 요리는 소재를 소중하게 음미하는 향토요리다. 이 지방의 소재로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것이 내 이탈리아 요리야!!" 라는 극초반의 (3권) 신 아저씨의 말과 동일한 결론으로 끝나버리기때문에 과연 미국 연수나 마피아 앞에서의 요리 배틀같은 유치하고 과장된 설정이 필요했을지는 의문이네요. 이럴바에야 반이 후쿠오카로 돌아가는 정도로도 해결 가능했을 것 같은데 말이죠.

그리고 개인 취향이겠지만 요리사가 나올 뿐 "요리만화"는 아니라는 것도 실망했던 부분입니다. 요리들은 주로 주인공 밤비노 반 쇼고의 성장을 다루는 소재로만 쓰일 뿐이니까요. 그나마도 자주 등장하지도 않고요. 초반에 하야마와의 스파게티 승부와 중반의 바카날레 요리 경연대회, 디저트 경연대회에서의 디저트 정도만 기억에 남네요. 그 외의 요리들은 그냥 이야기에 맞추어 등장할 뿐 전형적 이탈리아 요리이며 인상도 흐릿한, 그냥 소재일 뿐입니다.

그래도 흔해빠진 쟝르물에서도 흔해빠진 요리사라는 주제를 굉장히 깊이 파고들었다는 것 하나는 높이 평가할 만 합니다. 대형 레스토랑의 다양한 직업군을 상세하게 소개해주는 전개와 디테일은 대단했어요. 작화도 여러모로 인상적이라 만화적인 완성도는 높은 편입니다. 인기를 허투루 얻은건 아닐테니 당연한 이야기겠지만요.
이야기 부풀림없이 레스토랑과 요리사, 독특한 손님, 독특한 요리라는 디테일한 소재에 집중하면서 미국 연수 등의 이야기 없이 에리의 결혼과 반의 성장이라는 일상적이지만 잔잔한 결말로 끝냈더라면 걸작이 되었을지도 모르겠어요. (최소한 연재는 더 길어질 수 있었겠죠) 별점은 2.5점입니다.

2010/06/15

전자책 사업의 미래에 대한 소고

 몇몇 업체에서, 심지어 삼성에서도 이북 뷰어를 내 놓는 등 얼마전까지 전자책 관련 사업이 붐을 이루었었죠. 지금도 여러 업체에서 다양한 신규 단말과 새로운 서비스를 위한 작업이 진행중이긴 하나 최근에는 관련 사업 전체가 아이패드와 아이폰4, 안드로이드 폰 등으로 화제의 중심에서 밀려난 상황입니다.


저 역시도 향후 전자책 사업에서 이북 뷰어라는 전용 디바이스는 큰 역할을 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출판시장은 단말별로 제공되는 앱으로 통합되고 저작권자, 즉 콘텐츠 소유자가 곧바로 소비자와 연결되는 구조로 개편될 것으로 생각되거든요. 즉 거의 모든 단말에 동일한 뷰어앱이 설치되며, 이 뷰어를 통해 볼 수 있는 전자책 콘텐츠는 해당 뷰어 전용 마켓 플레이스에 저자가 직접 생성해서 올리는 구조가 될 것이라는 거죠.

물론 이 뷰어앱을 배포하는 업체가 얼마나 파괴력있는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지, 얼마나 많은 작가를 확보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겠지만 어차피 투자의 크기에 따라 움직이는 규모의 경제임에는 분명합니다. KT에서 동일한 컨셉의 전자책 마켓을 오픈한다고도 하니 필연적인 흐름이 아닐까 보여지네요.

만약 이렇게 된다면 멀티미디어 기능이 강한 일부 콘텐츠를 제외한 대부분의 소설이나 논픽션, 웹툰류는 거의 모두 이러한 전용 마켓으로 제공될 것입니다. 최소한의 검열이라던가 교정 등을 위한 최소한의 인력은 업체쪽에 필요할테고, 관련해서는 당연히 판매 금액의 일부를 쪼개줘야 하겠지만 소비자에게는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으며, 작가입장에서도 보안이 확실하고 투명한 인세 확보가 가능한 등 (다운로드 베이스일테니 당연하죠) 작가와 소비자 모두에게는 Win-Win이 될테니까요.

예를 들어 지금 추리소설 경성탐정록의 경우 종이책은 12,000원이고 전자책은 7,200원입니다. 영화 콘텐츠와 비교해 보면 영화 감상 비용은 8,000원인데 유료 다운로드 시 2,000 ~ 3,500원 정도로 (오래된 콘텐츠는 그 이하!) 다운로드 받아서 감상할 수 있죠. 때문에 국내 시장 기준으로 전자책 콘텐츠의 비용은 오리지널 콘텐츠에 비해 상당히 높게 책정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월 정액 서비스 등으로 가격을 조정할 수는 있겠지만 책을 월 정액으로 구독할 대상은 영화나 음악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굉장히 적을테니 당장의 시장성은 낮아 보입니다)

하지만 직접 작가가 이러한 온라인 판매처에 직접 올릴 경우에는 책 값을 2,000원으로 책정하여 유통시키는 것이 가능할 것입니다. 유통사에게 60%를 떼어준다고 해도 보통 작가가 10%를 가져가는 인세보다도 마진이 작가에게 더욱 크기 때문이죠. 경성탐정록의 경우 전자책 인세가 720원이라면 온라인 판매처에 직판할 경우 상기 비율에 따르면 마진이 800원이 됩니다. 만약 작가가 전자책 개발용 툴을 좀 잘 다룰 줄 알거나 전자책 개발용 툴 자체가 편리하게 개발되어 있다면 여러가지 다양한 기능의 추가 (하이퍼 링크, 오디오 삽입 등)로 가치를 더욱 높이는 것도 가능할테고요.

이렇게 소비자와 작가 모두에게 유리한 구조가 될 수 있으며, 이 구조라면 전자책 시장에서 전용 디바이스업체나 출판업체가 재미를 볼 여지는 거의 없습니다. "뷰어"는 단순 앱, 하나의 솔루션일 뿐 전용 디바이스가 필요치 않은 제품이 될 테고 (어차피 시장 자체가 특정 전용 디바이스가 불필요하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출판사가 중간의 유통과정을 점유해서 마진을 가져갈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없어질 테니 말이죠.

모든 사람들이 전자책을 소비하지는 않을테고 시장이 급작스럽게 커지지는 않을테지만 장기적으로 본다면 결국은 작가와 소비자가 직접 만나는 그 날이 올테고, 그날은 일반적인 개념의 출판시장이 종언을 고하고 새로운 시장으로 나아갈 날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새로운 시장에 맞춘 특색있는 서비스를 만들어 보고 싶은데 기회가 되려나 모르겠네요...

킥 애스 : 영웅의 탄생 (2010) - 매튜 본 : 별점 3점

 


얼마전 개봉했었던 만화 원작 슈퍼히어로 무비입니다. 본지는 오래되었는데 너무 뒷북리뷰네요.

그런데 저는 색다르거나 신선하다는 느낌은 별로 받지 못했습니다. 동네 찐따의 인생 역전기 + 성장기야 미국 코미디 영화의 널리고 널린 소재이며 복수를 꿈꾸는 빅대디와 힛걸 캐릭터는 기존 슈퍼 히어로들과 다를게 없죠. 빅대디야 한하디 흔한, 구태여 예를 들자면 퍼니셔 설정 그대로이며 소녀 히로인 힛걸은 일본만화에서는 수없이 등장했던 귀여운 천하무적 살인마 꼬마와 똑같잖아요. (카이트?)
그야말로 인기를 끌만한 흔한 이야기들에다가 슈퍼 히어로라는 설정만 버무려 놓은 것 뿐이더라고요.

하지만 뻔하다고 해서 재미가 없는건 아니죠. 인기를 끌만한 요소가 워낙 많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이런저런 생각할 필요없는 전형적인 헐리우드 팝콘 액션 오락 영화로서의 값어치는 충분히 합니다. 일단 다른 분들이 말씀하시는대로 힛걸 (그리고 빅대디) 의 액션은 정말 확실하더군요. 생각보다도 잔인해서 놀라긴 했지만 수위 조절도 잘 되어있는 편이고요. 그 외의 주인공의 초절정 쩌리인생의 표현 등 이런저런 디테일도 제법이며 음악도 무척 좋은, 한마디로 잘 만들어진 오락 영화임에는 분명합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속편이 나온다고 하는데 어떤 이야기일지 궁금해지네요. 킥애스가 통증을 살짝 느끼지 못한다는 설정은 독특했는데 이 능력(?)을 이용하는 전개가되면 어떨까 싶긴 합니다. 이 능력을 잘 활용하는 히어로는 "다크맨"이 있긴 합니다만....

2010/06/14

2010.6.8 ~ 6.13 한주간 두산베어스 단상

 


좋았던 점 :
1. 김선우 - 히메네스 - 왈론드 - 임태훈 선수 4선발 로테이션이 탄탄하게 운영됨 (2주 연속!)
2. 중간계투의 큰 무리없는 경기 운영
3. 토요일날 비가 온 것 (올레!)
4. 한국대 그리스전 2:0 승 (응?)

나빴던 점 :
1. 우려했던 타격 부진 지속

기타 감상 :
선발 로테이션이 2주 연속 안정적이었습니다. 모든 선발들이 두리티 스타트를 작성했고 거의 모든 선발들이 6이닝을 막아주어 중간계투가 쉴 수 있었던 것도 수확이죠. 뭐니뭐니해도 토요일에 비가 와서 땜빵 선발 경기를 지나친 것이 가장 좋았어요!

그러나 주간 성적은 2승 3패... 기아와의 첫경기를 놓친것과 SK건 첫경기를 놓친것이 아깝긴했지만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은 침체된 팀타선이었습니다. 거의 모든 선수가 부진했지만 특히 첫경기에서 제구력이 굉장히 좋지 않던 양현종 선수 상대로 찬스에서 초구를 건드려 병살타를 헌납한 두목곰의 부진은 도저히 봐 줄 수가 없더군요.

그래도 SK전 마지막 경기인 일요일 경기에서 타선이 좀 살아난 것과 고영민 선수가 회복세라는 것은 반갑습니다. 투수진도 2주 연속으로 안정세라면 이현승 선수 - 이재우 선수가 올라오면 더욱 좋아지겠죠. 1위와 6경기 이상 차이가 나기 때문에 1위 탈환은 어려워 보이지만 2위권 수성은 충분한 전력으로 보이는 만큼, 주전들의 체력안배 등 길게보는 시즌 운영이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됩니다.

이번 주 예상 :
'김선우 - 임태훈 - 왈론드 - 히메네스 - 땜빵 - 김선우'의 로테이션입니다. 이현승 선수가 올라와서 땜빵자리를 채워준다면, 그리고 5이닝 3실점 정도로만 막아준다면 (두리티스타트) 좋겠네요. 마침 LG는 봉중근 선수가 등판하지 않으니 LG전만 좋은 승부를 한다면 5할 승률 이상을 바라볼 수도 있을 것 같군요. 푹 쉰 김선우 선수의 호투를 기대해 봅니다.

마지막으로... 수요일, 목요일 쯤에 비가 와 준다면 더 바랄게 없겠습니다. 올인V4 허슬~두!

2010/06/13

이니시에이션 러브 (イニシエ-ション·ラブ / 2004) - 이누이 구루미 / 서수지 : 별점 3점

 

이니시에이션 러브 - 6점
이누이 구루미 지음, 서수지 옮김/북스피어

Side-A
시즈오카 대학에 다니는 "나"는 친구가 불러낸 미팅 자리에서 마유코를 보고 한눈에 반해 교제를 시작하게 된다.

Side-B
나는 시즈오카에서 도쿄로 파견나와 마유코와 원거리 연애를 계속하지만 사내 동료인 이시마루와 결국 바람을 피우게 되는데...


연애 소설과 미스터리의 완벽한 조화라는 거창한 카피를 달고 있어서 보게 되었습니다. 작가 이름도 어디선가 많이 들어보았고요.

그런데 생각과는 좀 많이 달랐어요. 미스터리라는 측면에서 아쉬움이 많았거든요. 왜냐하면 사용한 "서술트릭"이 "한번 속여보겠어!" 라는 생각이 지나쳐서 작위적으로 보였어요. 이제는 "화자"와 "시점"의 변경이 대부분이라는 것을 추리 애호가라면 다들 알고 있는 것이라 진부하기도 했고요.

또 교묘한 장치와 단서를 적절히 배치한 것은 좋았지만 해설이 없이는 100%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도 단점입니다. 일본의 1980년대 (정확하게는 1987년) 문화를 기반으로 한 장치가 많기 때문인데 이렇게 특정 장소와 지역에 국한된 단서라면 공감하기가 어려울 수 밖에 없죠... 그 외에도 이야기의 핵심인 마유코가 양다리를 걸치는 이유가 설명되지 않는 것, 그리고 첫 미팅때 그녀의 친구들이 그녀에 대한 정보를 주지 않는 것도 공정해 보이지 않았고 말이죠.

그래도 서술 트릭을 적절하게 연애 소설에 녹여낸 것은 독특했어요. 제목 그대로 통과의례와 같은 가슴아픈 첫사랑 이야기로는 완성도가 높고요. 그 외의 자잘한 장치들 - 예를 들자면 옛날 LP판처럼 Side A-B를 구분한 형식과 소제목을 당시 유행가 제목을 가져다 쓴 형식도 읽고나서야 작가의 의도였던 것을 알수 있다는 등 - 도 적절하게 사용되고 있는 등 재미라는 측면에서는 합격점을 줄 만 합니다.

별점은 3점. 제가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90년대 초반 한국이 무대였더라면, 그래서 추리적으로도 공감할 부분이 많아졌더라면 별점 4점 이상을 주었을만큼 색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작품임에는 확실합니다. 80년대에 청춘을 보냈더라면, 그리고 이 작품안에 등장하는 장치들을 같이 즐길 수 있었다면 정말 좋았을 것 같은데 그게 좀 아쉬울 뿐이네요.

맛의 유혹 - 마크 쿨란스키 / 이은영 : 별점은 4점

 

맛의 유혹 - 8점
마크 쿨란스키 지음, 이은영 옮김/산해

미식의 정의에서부터 시작해서 곡물, 달걀, 채소, 어패류, 육류와 가금류, 향신료와 양념, 송로, 지방. 과일, 달콤한 음식, 음료에다가 벌레요리까지! 전 종류를 망라하는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요리가 다 실려있는 미식과 요리의 백과사전 같은 책입니다. 단지 요리의 종류만 많은 것이 아니라 고대 로마나 탈무드, 14세기 아바스 왕조의 칼리프 요리사의 요리, 자메이카 가정요리 등 문헌으로 남아있는 역사적 / 지역적으로 특기할만한 다양한 레시피도 함께 실려있죠.
게다가 안톤 체호프나 에밀졸라 등 대문호의 문학작품에서부터 트리니다드 섬의 흑인음악 칼립소 가사와 중국에서의 소금만드는 시까지 번역되어 실려있는 등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자료가 다 실려있는 느낌이에요. 도대체 저자의 자료조사가 어디까지인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로마의 만찬음식 레시피, 프랑스와 이탈리아 궁정 음식, 17세기 샐러드의 조리법, 자메이카 가정요리 등의 레시피를 얻을 수 있는 현존 국내 유일한 책으로 도서관에서 빌려봤는데 꼭 구입해서 소장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음식과 요리, 미식에 대해 관심있으시다면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자료적인 가치만 따져도 별점 4점은 충분합니다.

한가지 아쉬운점은 방대한 자료에 비하면 도판이 부실하다는 점인데 혹 개정판이 나온다면 개선되었으면 합니다.

<인상적이었던 레시피 모음>

<혀가자미 튀김>
꼬리와 지느러미, 창자를 떼어낸 신서한 혀가자미. 빵가루. 달걀.
생선에 밀가루를 살짝 뿌린 뒤 달걀, 빵가루 순서로 입힘. 프라이팬에 최고급 루카산 오일, 라드 또는 쇠고기 기름을 프라이팬 두께의 절반 정도로 채움. 비결은 기름을 아주 넉넉하게 넣는 것. 프라이팬에 든 혀가자미 위로 0.5인치 두께의 기름이 유지되도록.
생선을 프라이팬에 넣고 처음 넣은 쪽은 약 5분, 반대쪽은 3분 30초에서 4분 튀김.
튀긴 뒤 그릇에 넣고 파슬리 튀김으로 장식함.
최상의 소스는 액상 버터임.
<음식에 관한 질문 (1860)> - 타비타 티클투스 (영국 요리책 작가)

<풍미가 완벽한 검은 게구이>
자메이카 참게 열두마리를 삶은 후 집게발에서 살을 파냄. 그다음 등을 따고 알을 꺼낸 후 내장을 버리고 요리 마지막에 사용할 검은 액은 치워놓는다.
게 손질이 끝나면 버터 2테이블스푼, 검은 후춧가루 2티스푼, 소스나 후추, 식초 1디저트스푼, 고춧가루 약간, 육두구 조금을 게살에 더함. 잘 섞어 소금으로 간함.
게의 등껍질에 버터 몇방울을 떨어트려 촉촉하게 한 후 빵가루를 채울 자리를 남기고 위의 준비한 재료를 꽉 채움. 하지만 그전에 껍질마다 달걀 한두개를 넣어 검은 액에 섞어 놓아야 함.
게 열두마리로 껍질에 넣을 소 10개 분량을 만듬.
<자메이카 요리책 (1893)> - 캐롤라인 설리번 (자메이카 대저택 안주인)

<부드러운 영국식 비프스테이크>
영국식 비프스테이크는 우둔살을 2분의 1인치 두께로 두껍게 자른다.
평평해지도록 약간 두드리고 스테이크 요리만을 위해 특별히 제작한 동판에 요리. 연료는 목탄 대신 일반 석탄을 이용.
진정한 비프 필레는 활활 타는 석탄불 위에 고르게 가열된 그릴에서 굽고 육즙을 보존하기 위해 단 한번만 뒤집는다. 그 뒤 메트르 도텔 소스를 뿌린다.
영국 선술집에서처럼 마데이라 와인이나 앤초비 버터 또는 식초를 뿌린 냉이류 채소와 곁들여 먹으면 좋다.
<요리대사전 (1873)> - 알렉상드르 뒤마

2010/06/11

에도 일본 - 모로 미야 / 허유영 : 별점 2.5점

 

에도 일본 - 6점
모로 미야 지음, 허유영 옮김/일빛

바쿠후 시대의 에도의 문화와 풍속을 다룬 미시사서적입니다. 크게 음식 - 생활 - 오락 - 사랑 - 바쿠후 - 의협 - 괴담으로 목차가 나뉘어져 있네요. 그런데 실제 에도 문화를 다루는 것은 사랑까지고 바쿠후는 바쿠후 쇼군들의 간략한 소개, 의협은 쥬신쿠라 이야기, 괴담은 한시치 체포록의 한 단편을 실어놓은 것이라 기대하고는 좀 달랐어요. 그래도 음식 - 생활 - 오락 -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무척 재미있게 읽었답니다.

"음식"의 경우, 바쿠후시대의 에도는 동시대 세계 다른 어느곳 보다도 외식문화가 발전했던 곳이라던가 복어에 대한 이야기도 새로왔지만 장어 이야기가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나무젓가락이 에도시대 우나돈 식당 주인의 발명품이라는 것은 처음 알았어요.
"생활" 부분에서의 기모노와 화장 등은 저자가 여성이기 때문인지 관심가졌던 분야 같은데 역시 새롭게 알게된 것들이 많았습니다. 작가가 소개한 이시노모리 쇼타로의 "화장사"를 구해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뭐니뭐니해도 "사랑"이 가장 재미있었는데 단지 사랑뿐만이 아니라 요시와라와 같은 유곽에 대해 아주 자세하게 다루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런저런 정보가 많지만 유녀와 하룻밤 보내는데 모두 합쳐 거의 100냥 (1냥은 12만엔 정도?) 정도 들었다고 하는 것이라던가, 에도시대 유명한 부호였던 기노쿠니야의 기행 같은 것들은 독립된 이야기로도 충분하리만치 재미있었거든요.

그 외의 내용도 백과사전같은 재미는 충분합니다. 예를 들면 에도시대 의적으로 알려진 괴도 네즈미코조에 대한 이야기같은 것이죠. 10년동안 다이묘저택 19곳을 도둑질해서 모두 3,200냥정도의 돈을 훔쳤다니 놀라울 뿐이네요. 실존인물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정보를 직접 접한 것은 처음이었어요. 처형당한 뒤 묘지가 도쿄 스미다구 에코인(回向院)에 위치하는데 비석 조각이 수험생들 호신부로 인기라고도 하니 (모든 관문 통과!) 다음에 도쿄에 가게 된다면 한번 찾아가 봐야 겠습니다.^^ 잠깐 찾아보니 근처에 에도박물관도 있네요.
절반정도는 별반 새로울 것이 없고 너무 잡다한 내용을 모아놓은 느낌도 강해서 별점은 2.5점입니다만 그래도 이 책에서만 알 수 있었던 것들도 많아서 자료적 가치는 충분한 만큼 에도에 대해 관심있으신 분들께 추천합니다. 책도 재미있게 잘 쓰여진 편이니까요.

2010/06/10

마희 (1935) - 한인택

 

<괴남녀 2인조>처럼 네이버에 또 고전 한국 추리 단편이 올라왔네요. 제목은 <마희>입니다.

그러나 너무 오래된 탓일까요? 큰 재미가 있는 것도 아닐 뿐더러 추리적으로 딱히 내세울만한 요소가 없네요. 검은 안경을 쓴 노인과 벙어리를 주인공 병우가 만나게 된 것이 순전한 우연이라는 점, 범행의 동기가 뜬금없이 마지막에 설명된다는 점, 범인과 벙어리의 관계도 설명이 부족한 점 등 단점도 굉장히 많았고요.
탐정역인 민우가 연못에서 발견한 캐러멜갑을 근거로 - 알맹이가 들어있는 갑을 버렸을리가 있겠는가? - 수사를 펼치는 장면 하나만큼은 아주 괜찮았던만큼 이런 디테일을 잘 살려서 전개했더라면 더욱 좋았을텐데 아쉽더군요.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희귀한 한국 고전 추리소설이라는 점에서 무조건 반가왔습니다. 관심있으시다면 꼭 한번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2010/06/09

흥미진진 DC의 생활추리

 자주가는 국내 최고의 추리사이트 하우미에서 퍼옵니다. 원본은 여기


범인은 반드시 현장에 돌아온다는 추리계의 격언을 다시금 되새기게 만드는 생활속 흥미진진한 추리극.
용의자를 초반에 등장시키지 않고 극적 전개가 너무 빠른 점은 아쉽다.
그래도 국내에서 보기드문 일상계 작품이자 가슴훈훈한 엔딩, 빠져드는 스토리는 읽는 사람을 압도한다!

별점은 4점. 아직 읽지 않으셨다면 일독을 권해드립니다.

2010/06/08

iPhone 4 발표 / 국내 7월 출시 예정

이라고 쓰고 '국내 중소단말사 다 죽었다'라고 읽는다.

심각하게 전직을 고려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저 크기, 저 스펙에 저 가격(16GB $199, 32GB $299)이면 경쟁자체가 무의미하죠.

그래 애플. 니들이 다 해먹어라!

2010/06/07

분노의 늑대 - 고이케 가즈오 / 고지마 고세키 : 별점 1.5점

 

원제 <子連れ狼>.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아들을 동반한 검객"으로도 잘 알려진 고전 시대극 만화입니다. 주말에 이래저래 집안에만 처박혀 있다가 한번에 읽어버린 만화죠.

기본 설정은 당대의 인기작답게, 영화로도 여러편 나왔을 정도로 매력적이긴 합니다. 아들을 일종의 무기창고이자 방패와 썰매로도 활용하는 만능(?) 유모차에 태우고 전국을 헤메는 사연많은 최강 사무라이, 그를 잡으려는 일본 막부 배후의 실력자 야규가문의 승부를 큰 축으로 해서 주인공인 수구류의 오가미 잇토가 의뢰금 500냥으로 벌이는 다양한 자객 활동을 양념처럼 곁들이고 있습니다.
다양한 장비가 갖추어진 리어카와 주인공의 먼치킨적인 속성, 그리고 어떤 적도 베어버리는 전쟁용 칼 동태관의 존재는 이 작품이 "베르세르크"에 큰 영향을 주었구나... 싶기도 하네요.

하지만... 참신한 설정과 비교적 괜찮은 자객 활동 에피소드들에 비하면 전체적인 큰 줄거리는 쓰레기라 해도 될 정도로 함량미달이었습니다. 김성모 화백의 만화를 보는 친숙한 느낌이 들 정도로 말이죠.

일단 가장 큰 문제는 오가미 잇토가 너무 강하다는 것입니다. 작품 전체를 통틀어 1:1로 상대가 될만한 인물은 야규가문의 수장 야규 레츠도 단 1명일 뿐, 그 외에는 수백명이라 하더라도 모두 칼만 들었지 죄다 허수아비일 뿐이에요. 심지어는 완전무장한 군대와도 한판 승부를 벌여 이길 정도이니 말 다했죠. 이렇게 강하면 처음부터 집을 습격한 야규 일당을 다 베어버리고 그 자리에서 레츠도와 승부하면 깔끔했을텐데 왜 4년이나 방랑하며 자객활동을 하는지 전혀 이해할 수가 없어요...   오가미 잇토라는 캐릭터도 문제가 많죠. 본인 스스로는 승리를 위해 3살박이 아들을 이용해먹고 비밀장치가 숨겨진 유모차로 적들을 학살하며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죽이는 싸이코패스인 주제에 명부마도를 걷고있다고 정당화시키니 이거야말로 자기합리화의 극치죠. 그러면서도 상대방에게 진정한 사무라이 정신을 운운한다니 이런 철면피 같으니라고!
야규 레츠도 역시 뒤로 가면 갈수록 야규가문을 위해 오가미를 모함한 악당에서 어느새 무사도 정신에 투철한 진정한 사무라이로 캐릭터가 바뀝니다. 흥행을 위한 선택인 것은 분명한데 문제는 악역으로 긴급 투입한 정부의 순역 가이이입니다. 초반의 두뇌파 악당 역할은 잠시일 뿐 곧바로 찌질이 개그캐릭터로 돌변해 버리거든요...

무엇보다도 중반부의 결전 이후 "야규봉회장"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이야기는 산으로, 달로, 안드로메다로 저 멀리 가버려 김성모 스타일의 극치를 보여줍니다. 제일 웃기는 것은 오가미 잇토가 비밀을 알아내려고 무척이나 노력했던 "야규봉회장"이 결국 아무 역할도 못한다는거죠. 거의 10권 넘는 분량을 무슨 대단한 비밀인것처럼 취급하더니 마지막은 아무 상관없는 그냥 1:1 대결. 대체 이것때문에 죽어나간 수많은 사람들은 뭐였던 건지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40권이나 되는 분량을 한번에 읽게끔 하는 김성모적인 재미와 후대에 많은 영향을 끼친 설정 (예를 들자면 "동반검객")은 마음에 들기에 별점은 쓰레기급에 조금 얹어서 1.5점입니다만 유명세와 영향력에 비하면 너무 실망이 컸습니다. 야규와의 승부보다 자객활동하면서 벌어지는 잔잔하면서도 의미있는 에피소드들이 더 좋았는데 차라리 이런 에피소드 중심의 외전이 나온다면 훨씬 좋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2010.6.1 ~ 6.6 한주간 두산베어스 단상

 


좋았던 점 :
1. 김선우 - 히메네스 - 왈론드 - 임태훈 선수 4선발 로테이션이 탄탄하게 운영됨
2. 중간계투의 큰 무리없는 경기 운영
3. 막강한 팀타선. 6월달에 팀타율 3할 기록중
4. 안정된 수비

나빴던 점 :
1. 여전한 땜빵선발의 실패
2. 타선의 호조속에 김현수 선수의 부진 지속

기타 감상 :
선발 로테이션이 안정적으로 운정된 한주였습니다. 거의 모든 선발들이 6이닝을 막아주어 중간계투가 쉴 수 있었던 것도 수확이고요. 왈론드 선수의 2게임 연속 6이닝 1실점 호투 역시 반가왔습니다. 타선도 여전해서 팀타율 3할에 팀홈런 2위 등 여전한 모습이고 엄청난 호수비도 몇개 나오는 등 그야말로 투타의 밸런스가 잘 맞은 한주였다 생각되네요. 히메네스 경기를 놓친 것과 김성배 선수의 땜빵선발이 또 실패한 점이 아깝지만 만족할만한 한주였습니다. 좌완 정대현 선수가 "제구"가 되는 모습을 보여준 것도 큰 수확이니까요.

하지만 김현수 선수의 부진이 오래가고 김동주 선수도 한두게임의 폭발 이후 찬스에서 무기력한 모습이 이어지고 있어서 약간 불안하네요. 최준석 선수가 굉장히 좋아서 다행이긴 한데 김현수 선수는 적절한 휴식을 주는 것이 어떨까 생각됩니다.

이번 주 예상 :
'히메네스 - 김선우 - 임태훈 - 왈론드 - 땜빵 - 히메네스'의 로테이션입니다. 이현승 선수가 올라와서 땜빵자리를 채워준다면, 그리고 5이닝 3실점 정도로만 막아준다면 (두리티스타트) 창과 방패의 대결이라 할 만한 기아와의 주중 3연전을 잘 마무리한다면... 주말 SK전까지 좋은 결과를 기대해봄직한 로테이션으로 보입니다. 죽은 자식 불알만지기겠지만 김명제 선수가 아쉽네요. 이 타선에 5선발로 시작했다면 올 시즌 자신의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을 수도 있었을텐데....

몇몇 타격에서 부진이 눈에 뜨이는 선수들이 있는 등 슬슬 체력적인 문제가 불거질 시점인데 크게 앞서거나 뒤지고 있는 상황이라면 정수빈 - 임재철 - 고영민 - 김재호 - 용덕한 선수 등을 적극 활용하고 중간계투도 성영훈 - 정대현 선수를 중용해서 주전들의 체력안배가 이루어진다면 더할나위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동안 약했던 여름을 잘 넘기길 바라며 올인V4 허슬~두!

2010/06/06

에토로후 발 긴급전 - 사사키 조 / 김선영 : 별점은 2.5점

 

에토로후 발 긴급전 - 6점
사사키 조 지음, 김선영 옮김/시작

진주만 공습 직전 미국인 스파이가 관련된 메시지를 전하려고 노력했다는 비밀 작전을 그린 첩보 모험소설입니다. 무려 500페이지를 꽉 채운 대장편이기도 하죠. 이런저런 작품으로 알려진 사사키 조의 대표작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길이에 비하면 썩 마음에 드는 작품은 아니었어요. 다양한 수상경력이 무색할 정도로요.
일단 왜 이렇게 길어야 하는지 전혀 알 수 없습니다. 이 정도로 등장인물들의 과거사를 지루할정도로 자세하게 묘사할 필요가 있었을까요? 어차피 이야기의 주요 내용하고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데 말이죠. 해설에서 지배계층과 피지배계층, 학대받는 자들, 아웃사이더들 어쩌구하면서 포장해서 설명하고는 있지만 어차피 남의 나라에 스파이활동하러 들어오는 일 자체가 비현실적이고 무모한 일이잖아요. 왜 그런 것들을 사상적으로 합리화하려는지 모르겠어요. 결국 선악도 모호하고 괜히 센치한 정서만 난무하는 등 첩보 모험소설과는 어울리지 않는 분위기를 조성할 뿐이에요.

그리고 준비과정과 잠입과정의 디테일에 비하면 에토로후 섬에서의 첩보활동은 설명이 많이 부족했습니다. 국가의 명운을 건 중요한 작전을 앞두고 섬을 봉쇄한 해군이 유일한 발전기가 있는 공장을 내버려둔다는건 말이 안돼죠. 상식적으로라도 해군 부대가 일부나마 상륙해서 마을과 주요 고지를 점령한 뒤 감시 및 경계근무를 벌이는게 당연합니다. 물론 섬 최고의 미녀가 정체도 모르는 스파이한테 반해서 이것저것 도와준다는 묘사에 비하면 이정도 몰상식은 양반이지만요... 그 외에도 작전 자체의 긴장감이 부족하고 첩보를 입수한 미국 쪽에서의 움직임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점 등 첩보소설로 보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뒷 부분 해설에서도 언급하듯이 켄 폴레트의 "바늘구멍"과 너무 유사한 부분이 많다는 것도 감점요소입니다. 적성국의 스파이가 외딴섬에 스파이로 잠입하고 섬에 살던 여자가 그 스파이에게 홀딱 빠진다는 설정이 판박이니까요. 하필이면 비슷해도 이런 말도 안돼는게 비슷하냐... 단지 차이는 "바늘구멍"의 스파이와 여자는 국가에 충실한 애국자였고 이 작품에서의 스파이와 여자는 감정에 충실한 인간이라는 것 뿐이었어요. (덧붙이자면, 전 "바늘구멍" 쪽이 더 낫다고 생각됩니다.)

그래도 유명세만큼 읽는 재미는 있긴합니다. 에토로후 섬에 대한 세밀한 묘사 등 방대한 자료조사가 뒷받침된 내용과 일본인의 전쟁 범죄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좋았고요. 건질게 아예 없지는 않기에 별점은 2.5점입니다.
유키 - 센조 이야기, 케니 사이토의 스페인 내전과 미국에서의 범죄활동 묘사, 슬렌슨 신부의 난징에서의 체험 묘사 등은 모두 잘라내고 케니 사이토의 첩보활동을 중심으로 일본 헌병대와 경찰의 추적활동을 보다 치밀하고 흥미진진하게 묘사하는게 여러모로 더 좋지 않았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