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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04

왕실 미스터리 세계사 - 피터 하우겐 / 문희경 : 별점 3점

왕실 미스터리 세계사 - 6점
피터 하우겐 지음, 문희경 옮김/다산초당(다산북스)

역사 속 왕실의 유명한 죽음과 사건들을 현대 의학과 기술로 재조명한 독특한 역사서입니다. 재미있는 역사 관련 서적을 꾸준히 출간해온 다산초당에서 출간한 책이네요.

목차를 살펴보면 약간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여러 서적에서 접해본 내용이 많다는 점인데, 유명한 왕실 속 사건들이 주로 다뤄져서 더 그렇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서왕의 정체, 리처드 3세와 런던탑에 갇힌 조카들, 프랑스의 철가면 죄수, 나폴레옹 독살설, 아나스타샤 공주 이야기 등은 이미 다른 책이나 매체에서 여러 번 다뤄진 바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장점은 이미 알려진 내용을 최근 정보와 이론으로 다시 풀어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철가면에 대한 이야기는 루이 14세의 아버지나 쌍둥이 형제일 것이라는 뻔한 설이 아니라, 허례허식과 대접받는 것을 좋아했던 교도소장이 체면을 위해 죄수를 꾸며냈다는 이론을 소개합니다. 이 이론은 상당히 설득력 있었습니다. 나폴레옹의 독살설도 현대 의학을 통해 위암으로 사망했다는 결론이 나왔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아나스타샤 공주의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황제 일가의 유골이 발견된 현장 근처에서 황태자와 대공비(공주) 중 한 명의 유골이 여전히 발견되지 않아 여전히 미스터리라는 점은 새롭게 접한 정보였거든요.

또한 이 책에서 처음 접한 이야기들도 흥미로웠습니다. 리처드 3세가 죽인 조카를 자칭한 퍼킨 워벡 이야기나, 어린 왕 루이 17세를 사칭한 사기꾼들의 이야기가 눈에 띕니다. 특히 인디언 혼혈이면서 루이 17세를 자칭한 미국인 사기꾼은 황당하면서도 재미있던 에피소드였습니다.
뭐니뭐니해도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사랑을 위해서 왕관도 버리고~"라는 노래로 유명한 윈저공과 심슨 부인 이야기였어요. 윈저공이 변태적 성애환자라 심슨 부인이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라는 이론이 등장하는 등 예상 외로 파격적인 내용이 많이 등장하는 덕분입니다. 윈저공이 나치 지지자였다는 것도 처음 알았네요.
다이애나 왕세자비 사고에 대한 마지막 분석도 현시점에서 가장 합리적인 설명으로 만족스러웠습니다. 결국 음주운전에 의한 사고였다는 결론이지요.

하지만 오스트리아 황태자 루돌프 요제프가 17세 소녀와 함께 시체로 발견된 마이어링 사건에 대한 설명은 아쉽습니다. 다양한 이론 중 프러시아 암살자가 범인이라는 설은 흥미로웠지만, 사건의 핵심인 밀실 트릭에 대한 해명이 이루어지지 않은 탓입니다. "만약 그가 살아 있었다면?"이라는 식으로 흐지부지 마무리된 점도 불만스러웠고요. 이 사건이 영국에서 벌어졌더라면 셜록 홈즈가 해결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상상을 해 봅니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상세한 자료조사와 풍부한 도판을 바탕으로 쉽고 재미있게 서술된 흥미로운 역사서입니다. '세계의 미스터리' 같은 이야기에 관심이 많으시다면 한 번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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