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학교 괴담 - 김종대 지음/다른세상 |
초등학교 - 중학교 - 고등학교 - 대학교 괴담을 채집하여 그 유형과 내용에 대해 분석한 책입니다. 괴담을 응용한 추리소설을 써볼까 해서 도서관에서 빌려보았는데 생각과는 다르게 현대 도시 괴담이 많아 별로 건질건 없더군요. 괴담의 유래와 발생한 이유를 파헤치는 책의 구성도 그닥 마음에 들지는 않았습니다. 예를 들자면 초등학교 괴담 중 '이순신 장군 동상이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것은 자정에 세종대왕 동상과 싸워 이기기 때문'이라는 괴담을 아이들의 상상력 등으로 해석하는 식인데 구태여 분석까지 할 필요가 있었을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재미로 읽을 책이라기 보다는 학술적 논문에 가깝기에 별점을 주기는 좀 뭐한데, 구태여 평가하자면 한 2점 정도입니다.
마지막으로 몇가지 인상적이었던 괴담을 소개해 봅니다.
1.
1등하던 학생이 화장실에 갔는데 항상 잠겨있던 마지막 칸이 열려있었다.
급한 나머지 마지막 칸에 들어가 볼일을 보던 중 위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갑자기 위에서 누가 머리를 잡으려고 애를 쓰는 것이었다.
그리고 절대로 이 사실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1등하던 학생은 무서운 나머지 공부도 못해 성적이 계속 떨어졌다.
결국 2등에게 1등을 뺐긴 날 2등이 이유를 물어보자 사실대로 모든 것을 말했다.
그러자 2등을 하던 학생이 말했다.
"너,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라고 했지"
2.
발표회를 앞두고 미술실에서 밤샘을 하게 된 미술선생님과 부원들.
하지만 이 학교 미술실에는 자정에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이 있어서 부원들이 무서워한다.
아이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같이 밤을 세우던 미술선생은 자정에 무료하기도 하여 음악을 틀어놓고 거울앞에서 춤을 추었다.
다음날 이 사실을 이야기하자 아이들이 하얗게 질린다.
미술실에는 거울이 없었던 것이다.
3.
부산 모 대학교 대학병원 지하 해부실습실.
경아라는 여학생 혼자 심야에 해부실습을 할 때 경비원이 모르고 문을 잠갔다.
밤새 철문 안쪽은 "끼기긱..."하는 소리가 울렸다.
다음날 문을 열어보니 경아는 머리가 모두 뽑힌 채 손톱도 모두 빠진 채로 문앞에 쓰러진 시체로 발견되었다.
철문 안쪽은 경아가 사력을 다해 긁은 자국이 선명했다. 밤새 들린 소리는 경아가 철문을 긁은 소리였던 것.
그리고... 실습대 위에 놓였던 해부용 시체의 입 안에는 머리카락이 한웅큼 물려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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