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이 좋길래 딸과 함께 넷플릭스로 감상한 작품.
약 10여년 전 부산 중앙고가 단 5명의 선수로 전국대회 결승에 올랐던 전설적인 실화를 당시 인물들 실명 그대로 그리고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부산 중앙고의 신화는 당시 많은 농구팬들의 피를 끓게 만들었었고, "리얼 슬램덩크"라고 불리우며 많은 농구팬들이 영화화를 외쳤던 대사건이었지요. 고등학교 농구팀의 기적같은 승부를 다루었다는 점은 미국의 80년대 농구 영화 <<후지어>>를 떠오르게 합니다.알고 있을 분들에게는 아직도 기억에 생생할, 얼마 지나지 않은 실화라 그런지 <<퍼펙트 게임>>처럼 거슬릴 정도의 각색은 없습니다. 첫 공식 경기에서 사건을 일으켜 6개월 출장 정지를 받는건 영화에서의 창작이라 생각되지만, 크게 문제가 될 부분은 아니었어요. 오히려 강양현 감독과 선수들의 단결심을 강화하는 좋은 장치였다 생각됩니다.
농구 시합 장면도 박진감있게 펼쳐지는데, 전체적으로 잘 만들었더군요. 고등학생들 경기답게 현란한 기술보다 정해진 작전, 패스와 슛 위주라는 것도 현실적이었고요.
무엇보다도 이런 류의 작품에 흔히 있는 억지 눈물 짜내는 설정이 없다는 점, 그리고 농구를 가장한 연애물이 아니라는게 제일 좋았습니다. 농구부원이나 감독의 동년배 여성은 아예 등장하지도 않습니다! 그냥 농구는 즐겁고, 한 게임 더 하는게 너무 좋다!는 모토를 시종 일관 유지하면서, 유머와 함께 풀어나갈 뿐입니다. 비록 지기는 하지만, 모든걸 후외없이 불태우며 결승전 후반부를 앞두고 We are young OST와 함께 나아가는 중앙고 멤버들의 모습은 아래와 같이 패배가 아니라 꿈, 희망으로 가득합니다. 전형적이지만 그야말로 가슴 벅차게 만드는 청춘 찬가입니다.
허나 중앙고가 5명의 선수만으로 어떻게 전국대회 결승까지 진출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건 단점입니다. 토너먼트 초, 중반까지는 상대 분석에 따른 작전이 선보이며 승리에 대한 설득력이 어느정도 부여되는데, 뒤로 가면 갈 수록 특별한 이유는 없어요. "어쨌든 이겨서 좋다!" 입니다. 당시 기사나 자료를 찾아보면 전국구 장신 가드 천기범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고 하는데 그런 묘사는 많지 않습니다.
뻔한 이야기라 그런지 반복되는 클리셰도 많습니다. 배규혁의 발목 부상 설정이 대표적이지요. 마지막에 배규혁이 덩크를 성공시킨 후 천기범과 하이파이브를 하는건 클리셰의 정점이고요. 그냥 봐도 슬램덩크의 강백호 - 서태웅의 하이파이브 장면을 떠오르게 하거든요. 그만큼 극적인 장면도 아닌데 꼭 이렇게 비슷하게 가져가야 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배규혁은 실제로는 3점이 전문인 샤프 슈터여서 캐릭터와 잘 어울리지도 않았고요.
그래도 즐겁고 유쾌했던 가족 스프츠 영화라는건 분명합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흥행에서 별로 재미를 보지는 못했다는데, 넷플릭스를 통해서라도 많이 알려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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