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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19

일본 현지 빵 대백과 - 타쓰미출판 편집부 / 수키 : 별점 3점

일본 현지 빵 대백과 - 6점
타쓰미출판 편집부 지음, 수키 옮김/클

제목 그대로 일본 전국 각지에 있는 여러 빵집들의 대표 빵과 특징적인 빵들을 모아 놓은 빵 사진 도감. 모두 264종의 빵이 소개됩니다. 맛있는 빵들이 가득하니 보는 것만으로도 무척 즐거웠습니다.

목차는 크게 네 가지로 분류됩니다. 특정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소울빵', 똑같은 빵이지만 지역별로 변주가 이루어진 빵들, 현지인들에게 사랑받는 동네 빵집과 대표 빵, 전국 어디에나 있는 일본의 대표빵으로요.

인상적이었던 건 일본의 크림 빵들은 크림이 정말 가득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식빵을 쓰는 크림빵들도 테두리까지 크림이 발라져 있던데, 이런건 많이 부러웠습니다.
여러가지 빵들의 탄생 비화 (?) 등 빵들의 역사가 소개되는 부분도 재미있었어요. 모리오카 시의 후쿠다 빵집에서는 50여가지의 크림을 가지고 주문을 받으면 바로 콧페빵에 발라 팔았는데, 어느날 따로 주문이 들어왔던 앙금과 버터를 실수로 함께 바른데서 탄생하게 유명한 '앙버터 빵' 이었다는게 대표적입니다. 야키소바 빵의 유래도 비슷한데, 1950년대에 야키소바와 콧페빵을 동시에 팔던 도쿄의 한 빵집에서 손님이 '번거로우니까 안에 넣어달라'고 한 데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카레빵은 도쿄 메이카도(현 카토레이)의 2대 점주가 1927년 실용신안등록한 양식빵이 원조로 추정된다는데, 이는 일본 카레빵 협회(별 협회가 다있네요)의 공식의견이라는군요. 그리고 내용물이 잘 보이도록 비닐에 넣은 삼각 샌드위치의 원조는 1967년의 산케이입니다. 대각선 45도로 컷팅했던 이유는 단면이 가장 길게 보이고, 양쪽 끝은 예각으로 먹기 편하며, 가운데 내용물을 듬뿍 넣을 수 있기 때문이라네요. 이게 이유가 붙을 정도로 획기적인 아이디어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컬럼버스의 달걀같은걸 수도 있겠지요.

일본의 3대 간식빵도 상세하게 소개됩니다. 단팥빵, 잼빵, 크림빵인데 이 중 단팥빵과 원조인 긴자 기무라야 이야기는 다른 책에서도 많이 접해보았습니다. 하지만 초창기 긴자렌가 거리에 있던 점포 사진 등 도판이 충실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잼빵도 기무라야에서 처음 만들었는데, 초창기에는 딸기가 귀해서 살구잼을 넣었고, 원형의 단팥빵과 구별하기 위해 타원형으로 만든게 지금 모든 잼빵의 원형이 되었다는군요. 크림빵은 신주쿠 나카무라야에서 처음 만들었는데, 창업자 부부가 슈크림을 먹고 그 맛에 감동하여 커스타드 크림을 빵에 넣은게 대성공을 거둔 것에서 시작되었고요.
그 외에 메론빵의 원조는 쇼와시대 초기 고베 빵집 긴세이도의 빵이었다는 등 다양한 정보가 가득합니다.

당연히 먹어보고 싶어지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먹기 힘들 뿐더러 일본 여행을 간다해도 일본 전역에 걸친 빵집이 소개된 탓에 찾아보기 쉽지 않지요.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한 부분을 할애하여 '도쿄'에 위치한 빵집만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있는게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도쿄는 진입 장벽이 비교적 낮은 편이니까요. 소개된 빵집 중 아다치구 기타센쥬에 있는 '마루기쿠 베이커리'가 가장 땡겼습니다. 쇼와시대 레트로 빵 백화점 느낌이라는 말에 꽂혔거든요. <<맛의 달인>>에서 처음 접했던 시베리아(카스텔라 사이에 앙금을 샌드한 과자빵), 전국적으로 유명하다는 단팥빵이 끌리네요. 앞서 말씀드렸던 카레빵의 원조 카토레아의 카레빵도 놓칠 수 없고요. 여기까지 왔다면, 당연히 긴자 기무라야와 신주쿠 나카무라야에도 가 봐야겠지요.

그런데 읽다보니 이전에 읽었던 <<오이시이 빵>>에 나온 빵들이 많은 것 같아서 찾아보니 실제로 그러했습니다. 비교해보니 재미가 더 쏠쏠했어요. 출판사도 다르고, 책 성격도 좀 다르지만 두 책을 합쳐서 정보를 좀 더 보강하고, 목차를 빵 종류 중심으로 깔끔하게 정리했더라면 훨씬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용어도 통일하고요. (같은 빵을 쿠페 빵 / 콧페빵으로 각각 소개함)

제 별점은 3점입니다. 도감답게 딱히 남는건 없지만, 보기만 해도 즐거운 책입니다. 빵을 좋아하는 모든 분들께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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