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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02

블랙 아담 (2022) - 자움 콜렛 세라 : 별점 1.5점


기원전 가장 번성하고 위대한 고대 국가였지만 현재는 국제 군사 조직 인터갱의 독재 국가로 전락한 칸다크. 인터갱의 눈을 피해 고대 유물을 찾던 '아드리아나'는 우연히 5000년 동안 잠들어 있던 '블랙 아담'을 깨우게 된다.
엄청난 괴력과 스피드, 방탄 능력과 자유자재의 고공비행, 번개를 쏘는 능력까지. 온몸이 무기인 '블랙 아담'은 자신의 앞을 막아서는 인터갱들을 모조리 쓸어버리고 칸다크 국민들은 이에 열광한다.
한편, 그의 폭주를 막기 위해 '호크맨', '닥터 페이트', '아톰 스매셔', '사이클론' 으로 구성된 히어로 군단 '저스티스 소사이어티'가 칸다크에 나타나는데... (영화 소개 인용)


유럽으로 향하던 비행기에서 감상한 작품. 
듣던대로 액션은 좋더군요. 블랙 아담이 처음 각성해서 인터갱을 쓸어버리는 장면, 그리고 저스티스 소사이어티와 처음으로 격돌하는 장면 두 개가 특히 인상적이었어요. 인터갱 살육 장면에서는 악당을 그야말로 박살내서 무조건 지옥으로 보내버리는 화끈함이 제대로 전해졌고, 저스티스 소사이어티와의 격돌에서는 실사화가 어려울 것으로 보였던 호크맨을 날개의 움직임과 역동적인 모습을 통해 잘 살려내고 있으며, 닥터 페이트가 아주 멋지게 그려졌기 때문입니다. '닥터 스트레인지'를 떠오르게 만드는, 같은 마법 계열 능력을 마법진이 아니라 일종의 결정 같은걸 구체화시키는 능력으로 그려낸게 독특하고 잘 어울렸습니다. 사이클론과 아톰 스매셔도 비중은 많지 않지만 능력은 충분히 선보여주었고요.
캐스팅도 좋아요. 특히 그냥 인간 자체가 블랙 아담으로 보이는 (인자블?) 더 락 드웨인 존스와 닥터 페이트 역의 피어스 브로스넌은 그야말로 찰떡이더군요. 블랙 아담이 진짜 영웅이 아니라 영웅의 아빠였다는 설정도 나름 적절하게 잘 써먹고 있고요.

그러나 각본이 너무 형편없어서 작품을 다 말아먹었네요. 힘에 의존하여 방해물을 모두 없애버리는, 안티 히어로에 가까운 응징자 블랙 아담과 이를 막으려는 저스티스 소사이어티와의 대결을 그렸어야 했는데, 결과물은 그냥 자기 고집이 세고 악당을 잘 죽인다 뿐 그냥 전형적인 슈퍼 히어로물이었거든요. 잘 알지도 못하는 아이 하나 살린다고 온갖 노력을 다하고, 사람들을 죽일뻔 했다고 자책하며 힘을 포기하는건 영 와 닿지 않았어요.
그나마 블랙 아담 이야기는 괜찮은 편인데. 칸타크 동네 소년 아몬이 관련된 이야기들은 끔찍했습니다. 아이 하나가 DDP 포즈 (아래)를 취한다고 민중들이 따라 일어선다? 이런 허황된 영웅담을 억지로 끼어넣을 이유는 없었습니다. 칸타크, 인터갱 등의 설정에 시간을 낭비할 필요도 없고요.



액션도 뒤로 갈 수록 처집니다. 특히 아크-톤 왕의 후손이라는 이스마엘이 사박의 힘을 얻어 악마로 부활한 뒤의 대결을 그린 클라이막스는 이야기 전개부터가 엉망입니다. 닥터 페이트가 죽음을 선택하여 홀로 사박과 맞서는 중에 감금되어 있던 아담을 깨우는데, 홀로 싸우지 말고 아담을 깨워서 같이 싸우면 되잖아요? 왜 개죽음을 택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사박의 디자인과 존재감 모두 별로인데다가, 결말마저 힘으로 두 쪽을 내 버리는거라 너무 허무했고요. 이렇게 존재감없던 빌런이 또 있었나 싶네요. 또 블랙 아담의 힘으로 모든게 해결되는거였다면, 더더욱 닥터 페이트 죽음은 개죽음이라는 생각만 들더군요.

그래서 별점은 1.5점. 일부 액션씬은 볼만했지만, 이 정도라면 망한게 이해가 됩니다. 차라리 블랙 아담의 안티 히어로적인 속성에만 집중했더라면 훨씬 좋았을겁니다. 등급도 대폭 높여서요. 우리나라 '범죄도시' 시리즈의 흥행이 왜 성공했는지 - 악당들을 원펀치로 부숴버리는 희열! - 연구해보면 좋겠네요. 후속편 제작이 취소되었다니 이젠 다 필요없는 이야기가 되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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