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 올라온 신작 다큐멘터리. 관련 책도 몇 권 읽어보았을 정도로 진시황릉을 다룬 이야기는 좋아하기에 시청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시청 전까지만 해도 단순히 미국인들의 동양 문화에 대한 관심거리 발굴에 그치는게 아닐까?', 진시황릉에 집중한 관광 홍보물같은 내용이 아닐까? 싶었는데, 예상과는 달랐습니다. 진시황릉 자체보다는 당시의 역사적 상황과 진시황릉 주변 발굴 결과에 집중하고 있는 덕분입니다.
우선 황릉과 그 주변 조사를 통해 심각한 인위적 훼손이 있었다는걸 알려줍니다. '테라코타 전사들'이 모두 부서지고 흩어진채 강한 불길에 휩싸였었고, 주변 건축물들 위치에서도 마찬가지로 무너지고 불탄 흔적들이 발굴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걸까요?
클라이막스는 황릉 근처에서 발굴된, 크고 제대로 된 무덤의 주인이 누구냐는 조사입니다. 진시황 사후 1년 남짓한 기간에 매장되었는데 과연 누구였을까요? 호해를 제외한 황족들은 대부분 참살당했고, 유명한 장군도 없었는데 말이지요.
이런 점에서 이 다큐는 역사 추리물의 느낌을 물씬 풍기며, 여기에 더해 당시를 충실히 재현한 드라마가 함께 펼쳐져서 재미있게 볼 수 있었습니다. 호해와 조고는 다른 관련 그 어떤 영상물보다도 잘 어울려보였어요.
다큐스러운 부분도 놓치지는 않습니다. 황릉 주변에서 발굴된 유골로 당시 후궁들이 사체가 토막난 잔혹한 형태로 순장당했다는 것, 왕자와 공주들도 떼죽음 당했다는 사실을 증명해주는 식으로요.
하지만 다큐로서의 한계도 명백한데, 아직 밝혀지지 않은 사실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못한다는 점이 그 중 하나입니다. 첫 번째 수수께끼인 황릉을 덮친 인위적인 재해가 무엇이었는지?부터 본다면, 이는 당연히 항우를 중심으로 한 반란군의 파괴 행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란군에게 수도가 점령당한 뒤 3개월 동안 불탔다는 역사적인 기록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다큐에서는 가능성 정도만 언급하며, 명확한 답은 피하고 있습니다.
황릉 근처 무덤 주인도 마찬가지입니다. 다큐에서는 "사기"에서 언급되었던, 스스로 목숨을 끊는 대신 황릉 근처 매장을 허락받은 '고 황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추론합니다. 발굴된 치아로 주인공이 20대 청년임을 확인할 수 있기도 했고요. 그러나 다큐에서는 훼손이 심해 복원과 조사에 오랜 시간이 걸릴 관을 통째로 연구실로 옮기는 장면으로 마무리될 뿐입니다. 추후 관에서 인장같은 증거가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속 시원하게 답을 내 주지는 않아요.
그래도 전반적으로 깊은 흥미를 자아내는 좋은 시청 경험이었습니다. 재미와 지식을 동시에 얻을 수 있었으니까요. 제 별점은 4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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