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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4

유리병 속 지옥 - 유메노 큐사쿠 / 이현희 : 별점 1점

유리병 속 지옥 - 2점
유메노 큐사쿠 지음, 이현희 옮김/이상미디어

이 책은 데뷰작 "기괴한 북"을 비롯하여 11편의 단편과 단편 모음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그 중에서 시골 마을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들을 모아 짤막하게 소개하는 "시골의 사건"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실제였다면 섬찟했겠다 싶은 이야기들이 몇 편 있었던 덕분입니다. 못생긴 과부가 딸의 연인을 자신의 것으로 취했다가 파국을 맞는 "오래된 냄비"가 대표적입니다.

에도가와 란포 스타일로 황당무계한 아이디어가 바탕이 된 작품들도 눈에 띕니다. 중국 최고의 진귀한 차 '곤륜차'를 마시는 방법을 장황하게 펼쳐놓는 "미치광이는 웃는다", 사람을 마약으로 취하게 만든 뒤 레코드를 들려주어 그대로 재생하게 만든다는 아이디어가 기발한 "인간 레코드"와 같은 이야기들이 그렇습니다. 로마노프 왕가의 아나스타샤 공주가 살아남아 탈출했다는 설정의 단편 "사후의 사랑"은 나름 시대를 앞서간 느낌을 줍니다. 탄광에서 일하는 광부가 치정으로 살인을 저지른다는 "사갱"의 당시 탄광 분위기 묘사와 같은 디테일들도 좋았습니다.

하지만 좋은 점수를 주기는 힘듭니다. 전개가 황당해서 이야기의 완성도가 낮거나, 비슷한 설정과 전개가 반복되는 탓이 큽니다. 정신병자가 나오는 몇 편의 이야기들이 특히 그러했어요. 에도가와 란포의 변격물적 분위기가 짙게 느껴지는 작품들이 대부분으로, 정통 추리물로 보기는 어렵다는 점도 감점 요소입니다.

그래서 별점은 1점. 완독하는 게 고통스러울 정도였습니다. 이 시리즈는 더 이상 읽어볼 일은 없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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