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sang.egloos.com 의 이사한 곳입니다. 2021년 1월, 추리소설 리뷰 1000편 돌파했습니다. 이제 2000편에 도전해 봅니다. 언제쯤 가능할지....
2004/09/30
12인의 성난 사람들 (12 Angry Men) - 시드니 루멧 : 별점 4점
슬럼가에서 발생한 살인사건, 아버지에게 구타당하며 살아온 18세 소년이 용의자로 체포되고 이 판결을 요청받은 12명의 배심원이 한자리에 모여 투표를 하게 된다.
투표 방식은 만장일치제로 그간의 재판에서 모든 범죄 내용과 증거, 증언을 들은 배심원은 모두 유죄를 선고하나 단 한명(헨리폰다)만 불확실한 내용 뿐이라며 무죄임을 주장한다.
헨리 폰다는 유죄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주장하는 결정적 증언과 여러 증거들을 하나씩 불확실한 것으로 바꾸어 나가며 배심원들의 마음을 하나 둘 돌리기 시작하여 결국 전원에게서 무죄라는 판결을 이끌어 내게 된다.
시드니 루멧 감독의 1957년작 흑백 영화입니다.
제목처럼 12명의 배심원들과 배심원실(?)에서만 모든 이야기 전개가 이루어지는, 극히 한정된 공간과 인물들로 구성된 작품입니다.
이러한 구성 탓에 연극적인 구성을 가지고 있고, 그래서 12인의 배우들의 연기가 무척 중요한데 이 영화의 배우들의 연기는 정말로 발군이더군요요. 감정표현이나 각각의 캐릭터가 굉장히 현실적으로 와 닿고 있습니다.
내용은 줄거리 요약처럼 배심원 제도의 문제점을 다루고 있죠. 자신의 감정만으로 유죄를 주장하는 인물들과 속단으로 유죄 판결을 내리려는 인물들 속에서 토론으로 합리적인 결정 (선고)를 내리려는 주인공의 활약을 그렸기에 비록 배심원이 주인공이긴 하지만 법정 스릴러적인 요소는 전무합니다.
하지만 당연히 이야기 전개상 추리적인 요소가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가장 중요한 증언 중 하나인 '위층에서 죽이겠다는 소리를 듣고 뛰어나와 소년이 도망가는 것을 보았다'는 노인의 증언을 기차길 옆에 살고 있어서 소리가 들리지 못했을 것이고, 노인은 중풍에 걸려서 걸음이 느리므로 뛰어나와도 소년을 보지 못했을 것이라는 식으로 뒤집는 부분이나 또 다른 증인이 사실은 안경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밝히는 부분은 추리적으로 보아도 완벽한 장면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이 영화에서 문제가 딱 하나 있다면, 소년이 범인이냐, 그렇지 않냐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정의를 위해 심증적으로 의심이 들면 일단 무죄를 선고하자는 식의 이야기라 후련하게 해결되는 맛이 부족해요.
그래도 시종일관 탄탄한 배우들의 연기와 시나리오로 흥미진진하게 즐길 수 있는 고전 걸작임에는 분명합니다. 스릴과 추리적 요소가 잘 살아 있는 내용도 좋았고요. 감독의 적절한 카메라 워킹과 클로즈업으로 밋밋한 공간을 박력있게 바꾸는 연출도 눈여겨 볼 만 하네요. 시드니 루멧 감독의 데뷰작이라고 하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의 공력을 보여주거든요.
꼭 돈을 많이 들인다거나 하는 것 보다 영화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해 주는 영화입니다. 별점은 4점입니다.
<이하는 추리적으로.. 오류를 밝히는 장면들입니다>
집의 도면을 검토해서 실제로 중풍에 걸린 노인이 문까지 뛰어(?)나오는 데 증언한 시간보다 훨씬 오래 걸린다는 것을 증명하는 부분
칼잡이는 아래에서 위로 찌른다.. 시체에 칼이 위에서 아래로 찔려 있는 것을 뒤집는 부분
평소 안경을 쓰는 증인의 증언에 의심을 품는 부분
Labels:
Movie Review - 추리 / 호러
피드 구독하기:
댓글 (Atom)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