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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29

폭스가의 살인 - 엘러리 퀸 : 별점 2.5점

폭스가의 살인 - 6점 엘러리 퀸 지음/시공사

2차대전의 전쟁영웅으로 고향 라이츠빌에 금희환향한 데비 폭스. 하지만 그에게는 아버지가 어머니를 살해한 남자라는 원죄가 굴레처럼 따라다녀 언젠가는 자신도 아내를 죽이고 말 것이라는 강박관념에 시달린다.
견디다 못한 데비 부부는 엘러리 퀸에게 12년 전의 아버지의 살인사건의 진상 조사를 의뢰하게 되고 엘러리 퀸은 12년 전에 확고 부동한 정황 증거로 유죄선고를 받고 무기 징역을 살고 있는 베야드 폭스의 무고를 밝히기 위한 어려운 작업을 시작한다. 

역시나 옥수수밭님의 증정품 시그마 북스 중 한권입니다. 라이츠빌 시리즈 2번째 작품인데 제가 별 생각없이 읽다 보니 3번째부터 읽고 말았네요. 뭐 그래도 내용 상 큰 지장은 없지만... 


그런데 이전에 읽었던 라이츠빌 시리즈에 비해서는 생각보다 단점이 제법 많더군요.
제일 먼저 눈에 뜨이는 것은 한국어판 제목의 문제입니다. 원작에서는 이름보다는 "여우"라는 사전적 의미가 더 강한 듯 한데 억지스러운 번역이 아닌가 싶어요.
그리고 트릭이 별로라는 것도 문제에요. 중요한 단서였던 "주전자", 그리고 방문했던 손님에 대한 진상 조사를 결국 경찰이 게을리 했다는 것, 즉 당시 수사의 미흡한 점으로 베야드 폭스가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는 단순한 결론은 심히 당황스럽거든요. 그렇게 깔끔하던 베야드가 컵을 확인도 하지 않고 병든 아내에게 주었다는 제일 중요한 설정도 사실 이해가 되지 않았고요.
게다가 마지막에 있는 반전도 약해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의외의 진범이 밝혀지기는 하지만 앞부분에 나왔던 복선과 단서로 어느정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Y의 비극" 비스무레한 느낌도 나긴 했으나 훨씬, 아주 약한 반전이었어요.

물론 12년이나 지난 살인 사건을 해결한다는 꽤나 재미난 설정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나가고 있다는 점, 무엇보다도 해피엔딩이라는 점은 좋았으며 작품 자체가 추리적인 부분보다는 인간 드라마에 촛점을 맞춘 듯 싶기에 몇몇 단점만으로 평가절하할 수 없기는 합니다. 인간 드라마 측면에서 색다른 재미를 주기도 하고요.
무엇보다도 읽는 재미만큼은 발군이라 흡입력이 대단하므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독파할 수 있었습니다. 다시한번 옥수수밭님께 감사를...^^ (즐거운 추석입니다^^)

결론내리자면 범작 정도? 별점은 2.5점입니다. 단순한 재미를 떠나 엘러리 퀸의 이 시기 작품들은 추리사적인 가치가 크니 아직 읽지 않으셨다면 일독을 권해드립니다.

PS : 제가 엘러리였다면 이 작품과 3번째 작품 "열흘간의 불가사의" 두개 모두 의뢰가 들어오면 정신과 의사를 찾아가 보라고 단호히 거절했을 것 같습니다. 탐정의 영역을 벗어난 의뢰들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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