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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28

열흘간의 불가사의 - 엘러리 퀸 : 별점 3점

열흘간의 불가사의 - 6점 엘러리퀸/시공사

2차 대전 이전, 프랑스 파리에서 잠시 교분을 가졌던 하워드 밴 혼의 갑작스러운 부탁으로 엘러리는 라이츠 빌의 밴혼 저택에 머물며 하워드의 기억 상실 발작을 도와준다. 하지만 하워드는 자신의 새어머니 샐리와의 부정한 관계로 고통받던 상태로 마침내 협박까지 받게 되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엘러리는 사건에 뛰어들지만 하워드의 발작이 결국 의외의 사건을 부르며 엘러리는 이 모든 사건은 성서의 "10계"가 바탕이라는걸 깨닫는다.


엘러리의 "라이츠빌" 시리즈의 3번째 작품입니다. 엘러리의 유머와 잘난척이 줄어든 대신 잔인한 인간성에 보다 촛점을 맞춘 작품이죠. 역시 "옥수수밭" 님 덕분에 구해 읽게 되었습니다.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제목처럼 열흘동안 벌어지는 사건을 성서의 "10계"와 연결시켜 진행해 나간다는 점입니다. 독특하고 획기적인 아이디어일 뿐만 아니라, 10계의 범죄를 하나씩 행하면서 결국 살인에 도달하게 되는 과정을 치밀하게 묘사하고 있으면서도 독자에게 생각할 여지를 주는 것은 역시 정통파의 거장답더군요. 거기에 더해 굉장히 효과적이고 충격적인 반전을 던져주고 있는 점도 마음에 들고요.

하지만 너무 아이디어에 치중한 탓인지 중간 과정에 몇몇 핵심적인 오류가 보인다는 것은 아쉽네요. 하워드의 기억 상실은 예측 불가능했다는 점에서, 그리고 범인이 효과적으로 써먹은 여러 자료들이 전부 허구였다는 사실 역시 그간의 치밀함에 비추어 볼때 너무 무신경한 부분이었다 생각됩니다. 범인이 의도한대로 사람을 조종할 수 있다던가, 엘러리가 1년전에 받은 쪽지 뒷면을 한번도 보지 않다가 마지막에 뒷면을 보고 진상을 깨닫는다던가 하는 등의 설정 역시 현실성이 떨어지고요.
기발한 아이디어에 치중한 나머지 치밀한 전개가 부족하다는건 다른 엘러리 작품과 유사합니다. "악의 기원" 처럼요.

그래도 엘러리의 패배(정확하게 보면 1승 1패지만 제가 보기에는 패배가 맞습니다)가 선보이는 이야기 전개는 독특하며, 기발한 아이디어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볼 가치가 있는 작품임에는 분명합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다시 한번 책을 영구대여(?)해 주신 옥수수밭 님께 감사드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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