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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09

역전재판 1~3 - 마에카와 카즈오 : 별점 3점

 

형이 일본에서 직접 주문한 책을 지난 주말에 완독했습니다. 

특징이라면, 역전재판 게임 시나리오를 그대로 만화로 옮긴 것이 아니라 캐릭터와 설정만 유지한 채로 새로운 스토리로 전개된다는 점입니다. 게임보다도 훨~씬 추리물 성향이 짙은, 본격추리라 해도 과언이 아닌 정통 추리 만화입니다.
대부분의 트릭이 "만화"에 최적화된 이야기라는 것도 좋았고, 주인공 나루호도 군과 조수 야요이의 캐릭터도 잘 살리면서 게임의 주요 캐릭터 야하리군과 미츠루기 검사, 카루마 메이 검사, 재판장 등 친숙한 인물들이 등장한다는 점도 팬으로서 무척이나 반가왔습니다. 
(심지어 치히로씨 마저 잠깐 등장합니다)

그러나 게임처럼 주요 추리가 법정에서 일어나며, 이를 통해 상황을 뒤집는 법정 드라마적인 요소가 강한 탓에 실질적인 수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다는건 약간 아쉬웠습니다. 게임의 전개 방식을 지나치게 따라한 느낌입니다. 주어진 눈 앞의 단서만 가지고 진상을 뽑아 낸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법정물"보다는 "안락의자 탐정물" 같아 보이기도 하더라고요.

에피소드별로 조금 더 자세히 이야기하자면
1권의 첫번째 이야기 "바람과 함께 역전"은 범인이 초반에 드러나는 도서 추리물 형태를 띄고 있는데 일종의 순간이동 트릭을 다루고 있습니다. 아주아주 사소한 단서를 통해 진상을 짚어내는 점, 특히 진상을 밝혀내는 과정이 게임과 굉장히 유사한 점 등이 원작 팬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생각됩니다.

1권 후반 ~ 2권 초반부까지 이어지는 두번째 이야기 "역전의 사형대"는 천장을 자유로이 오가는 "거미남"이 등장하는 최초의 설정과 그것을 합리적으로 설명해 주는 트릭 자체의 아이디어는 괜찮은데 현실성이 좀 떨어진다는 약점 때문에 아주 높은 점수를 주기는 좀 어려울 것 같네요. 그냥저냥한 수준이었습니다.

세번째 이야기 "역전의 쇼타임"은 인형 탈 안에서 벌어진 세계에서 제일 작은 밀실 살인사건이라는 내용인데 제목 그대로 "역전" 자체가 주요 트릭으로 쓰인 것이 아주 괜찮았습니다. 사건의 동기가 설득력이 없긴 했지만 상당히 완성도 높은 트릭으로 만족스러웠던 작품이었습니다. 이야기 전개도 충분히 "역전재판" 스러웠고 말이죠.

마지막으로 네번째 이야기인 "역전의 예언서"는 솔직히 제일 실망스러운 작품이었습니다. 오컬트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겨야 그럴듯 했을 텐데 약간 코믹스러운 분위기는 내용과 잘 어울리지 않았고 트릭 역시 별로 와 닿지 않았거든요. 범인을 특정하기가 쉬웠다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었고요. 카루마 메이 검사가 여전한 채찍질을 선보였다는 점 하나만 마음에 들었습니다.

어쨌건 게임의 팬이라면 충분히 즐길만한 재미있는 만화로 보입니다. 작화도 괜찮은 편이고 캐릭터 역시 잘 표현되어 있는 등 즐길거리가 많거든요. 저는 충분히 즐거웠습니다. 한글판으로 출간되어 나루호도군의 "이~의 있습니다!"를 보다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제 별점은 3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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