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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2/15

희고 긴 복도 - 가와다 야이치로 : 별점 3점

희고 긴 복도 - 6점 가와다 야이치로/대원사
현역 복부 외과 전문의 가와다 야이치로의 데뷰작으로, 란포상 수상작이기도 합니다.

제목 "희고 긴 복도"는 무대가 되는 다카모리 병원의 수술실과 회복실, 신관과 구관을 잇는 긴 복도를 뜻합니다. 이 복도에서 갑작스런 호흡정지로 환자가 사망한 탓에, 마취의 구보시마는 곤경에 빠집니다. 구보시마는 결백을 밝히기 위해 약제과에 근무하는 치즈루와 힘을 합쳐 진상에 접근해 나가지만, 오히려 여러가지 위기에 직면하게 되지요.

현역 의사가 쓴 작품답게 현실감이 넘친다는게 가장 큰 장점입니다. 점적액을 떨어트리는 주사바늘을 이용한 트릭을 그림까지 곁들여 지나칠 정도로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는 등 세밀한 부분도 인상적이고요. 또 대학간의 세력 싸움이나 병원 운영에 대한 묘사 역시 치밀합니다(만화 "헬로우 블랙잭"과 유사하더군요).

하지만 등장인물들이 너무 평면적이고 알기 쉽게 그려져 있는 점, 그리고 살인 사건에 대한 결말 처리가 약한건 단점이네요. 작가가 의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게 사건 해결에 한계를 불러 일으킨걸로 보입니다. 조금만 더 끌고 나가며 범인과 대결하는 구도였다면 더 나았을텐데 아쉽습니다.

그래도 이 정도면 평균 이상은 충분합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로빈 쿡이나 존 그리샴 류의 전문가 작가 소설의 장점을 잘 살리고 있으며, 트릭이나 이야기 구조도 꽤 짜임새 있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데뷰작이라고 보기에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완성도랄까요. 너무 깔끔한 듯 싶은것이 조금은 아쉽지만 그래도 란포상이라는 상에 걸맞는 재미는 충분히 전해줍니다. 작가의 다른 책이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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