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주신 분들께 안내드립니다.

2003/12/15

불야성 - 하세 세이슈 : 별점 3.5점

일본인과 중국인의 혼혈로 가부키쵸에서 재일 중국인을 상대로 돈이 된다면 무슨 일이든 다 하던 류젠이는 옛날 파트너였던 우후춘이 돌아왔다는걸 알게 되었다. 우후춘은 현 가부키쵸 중국인 조직의 보스 유에천쿠이의 오른팔을 죽이고 도피 중이었다.
류젠이는 우후춘이 돌아온 목적인 의문투성이의 여자 나츠미를 만났고, 후춘의 예전 파트너였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을 노리던 유에천쿠이와 우후춘을 한번에 없앨 작전을 짜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북경인 조직과 대만인 조직, 홍콩 조직 등이 복잡하게 얽히고, 류젠이는 목숨을 담보잡아 최후의 한방을 준비하는데.....

그동안 참 읽고 싶었는데 구하질 못하다가 우연히 고속터미널 지하철 역 안에 있는 재고도서 판매점에서 구해서 읽게 되었습니다. 읽어보니 명불허전있더군요. 하루만에 다 읽어 버렸네요.

꽤 긴 분량의 장편이지만 중간 중간에 있는 성적인 묘사나 과거 회상 스케치 같은 부분을 제외한다면(물론 이런 부분도 나름의 재미를 줍니다만), 어느 한페이지도 빼 놓을 수 없는, 종횡으로 짜여진 치밀한 구성인 덕분입니다. 신쥬쿠와 가부키쵸, 재일 중국인들의 문화와 삶, 그리고 범죄에 대한 디테일한 묘사도 정말 대단했고요. 미국식 하드보일드와는 또다른, 현지화된 재미를 선사해 줍니다.

안티-히어로 주인공 류젠이가 주는 매력도 상당합니다. 일반적인 하드보일드와는 달리 "머리를 쓰는" 주인공이라는 점, 또 주인공이 탐정도, 경찰도, 최소한의 정의감도 없는 그야말로 "악당"이라는 것이 독특했습니다. 

잔인함과 성적 묘사가 지나친 탓에 약간 감점하여 별점은 3.5점입니다만, 일본식 하드보일드의 새 지평을 연 작품임에는 분명합니다. 아직 읽지 않으신 분들께 강추드리는 바입니다.

덧붙이자면 영화화도 되었다는데 아직 보지는 못했지만 주연에 금성무를 쓴것은 정말 그 이상이 없을 정도로 적역인 것 같아요. 소설의 캐릭터 그대로 일-중 혼혈에 일본어와 중국어가 능통한, 거기에 외모도 적당히 허무적으로 생긴 캐릭터니까요. 영화도 꼭 구해 봐야 겠습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