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추리소설계의 대부 김성종씨의 단편선. "김교수의 죽음"이라는 제목으로 나온 것과 같은 책입니다.
작품들은 표제작을 포함해서 전부 9편의 작품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추리소설이라기 보다는 순문학에 가까운 단편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나마 조금 추리소설에 가까운 것은 "어느 창녀의 죽음", "소년의 꿈" 정도고요.
그러나 수록 단편 모두가 상당히 높은 수준의 묘사력과 구성력으로 질곡의 현대사와 거기에 얽힌 민초들의 고생담을 특유의 문체로 디테일하게 그린, 김성종씨의 필력을 짐작케 하는 괜찮은 작품들입니다. 특히 전쟁에서 비롯된 비극을 다룬 "어느 창녀의 죽음" 은 정말 걸작입니다! 강추!
하지만 역시 추리 매니아로서는 조금 불만스럽기는 하네요. 다른 앤솔로지에서 읽었던 추리단편들을 기대했었는데요. 추리 매니아로서 관심포인트는 김성종씨의 탐정 캐릭터 중 한명인 "오병호 형사"가 등장하는 편이 많다는 것 정도에 불과하거든요.
허나 새로운 김성종씨의 모습을 본 것 같아 기쁜 마음이 더욱 큽니다. 요새는 정말 기본도 안되는 작가들이 인터넷 탓으로 쏟아져 나오는데 추리작가, 펄프픽션 작가로 욕은 많이 먹지만 김성종씨의 필력이나 구성력은 정말 본받을 만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역시 프로라면 프로다와야죠^^ 선생님의 높은 문학적 성취도를 느낄 수 있는 작품집으로 추천합니다. 별점은 3.5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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