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랍비는 늦잠을 잤다 - 해리 케멜먼 지음, 문영호 옮김/동서문화동판주식회사 |
새로 부임한 젊은 랍비의 평판은 별로였다. 무신경한 복장이며 원리원칙적인 그의 설교는 교회신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데 충분했다. 그런 때에 교회 마당에 세워둔 랍비의 자동차 옆에서 목졸린 여자시체가 발견된다. 단서는 랍비의 차안에 남겨진 여인의 핸드백뿐. 곤경에 처한 랍비는 논리적인 추리력으로 반격을 개시하는데……
생일선물로 받은 책. 해리 케멜먼의 다른 작품인 단편집 "9마일은 너무 멀다"를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기때문에 일부러 콕 찍어 부탁하여 선물받아 읽은 책입니다.
탐정들은 이색적인 인물들이 많죠. 택시기사나 거지, 유령, 심지어 고양이까지 탐정활동을 하니까요. 때문에 신부나 목사, 랍비는 오히려 평범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이 작품의 탐정인 데이비드 스몰은 랍비라는 우리에게는 생소한 종교활동을 하는 인물로 유대인 커뮤니티에 대한 작가의 해박한 지식 덕에 색다르면서도 독특한 인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어쨌건 근래 읽은 작품들 중에서 탐정역은 제일 마음에 드네요.
내용은 줄거리에서 보이듯이 이야기는 정통파 추리소설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대단한 트릭이나 수수께끼 풀이에 주력하다기보다는 혼돈스러운 인간관계를 정리해 나가면서 그동안 수집한 단편적인 정보가 마지막에 하나로 모여 진상이 밝혀지는 구조의 소설입니다. (예를 들면 굉장히 중요한 단서 중 하나가 이야기 초반에 묘사되는 식이지요 )
그래서인지 굉장히 치밀하면서도, 논리적이고 타당한 서술로 일관하고 있으며 결말까지 별 무리없이 독자의 수긍을 이끌어 내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헛갈릴 정도로 복잡하게 뒤섞이고 이야기의 곁가지 묘사 (특히 유대인 사회나 종교, 탈무드에 대한) 가 지루한 부분도 적잖이 있긴 합니다. 길이도 중편정도가 적당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결론내리자면 약간 부족하긴 하기에 별점은 2.5점입니다. 그래도 랍비 스몰 시리즈를 계속 기대하게 만들게 하기에는 충분한 작품이었다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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