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 아리스토텔레스 - 마가렛 두디 지음, 이은선 옮김/시공사 |
아리스토텔레스가 탐정이라면? 이라는 명제를 가지고 시작하는 흥미진진한 역사 추리물입니다.
알렉산더 대왕이 페르시아를 정벌하던 때, 젊은 아테네시민이자 집안의 가장인 스테파노스는 아테네의 명사인 부호 부타데스 살인이라는 억울한 누명을 쓴 사촌을 지키기 위해 옛 스승이었던 아리스토텔레스의 도움을 청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뜬구름 잡는 이야기를 하면서도 사건의 맥락을 짚어내어 스테파노스의 조사와 사건의 해결을 돕고 마지막 재판에 있어서 결정적인 증인과 증거를 제시하여 범인을 밝혀낸다는 이야기죠.
제목에서만 보면 아리스토텔레스가 주인공인 것 같은데 오히려 아리스토텔레스의 활약상보다는 화자이자 주인공인 스테파노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아리스토텔레스라는 역사상의 유명한 캐릭터를 빌려왔을뿐 그의 철학이나 수학적인 지식을 이용하여 사건을 해결하는것이 아니라서 독특한 탐정을 만나는 재미는 기대에 미치지는 못합니다. 수학자라는 설정이 논리적, 논증적인 탐정에 걸맞는다고 작가는 생각했겠지만 제 생각에는 탐정 '소크라테스'나 '플라톤'이었어도 상관이 없었을것 같을 정도로 그다지 캐릭터를 잘 표현해 낸 것 같지는 않더군요.
또 추리소설로 보기에는 추리의 전개가 빈약하고 사건의 해결이 결국 범인의 '일생에 있어서 단 한번의 실수...'라는 것으로 압축될만큼 단순하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하지만 스토리 자체가 다음의 전개가 무척 궁금할만큼 흥미진진하고 당시 아테네의 묘사 또한 디테일하고 리얼해서 재미라는 측면에서는 충분히 합격점을 줄 만 합니다. 드라마 자체만으로는 거의 만점에 가까운 뛰어난 이야기라 생각되거든요. 뭐 추리물보다는 추리적 기법이 들어간 '모험'소설에 가깝지 않을까 싶긴 하지만요.
추리는 약하지만 캐릭터와 배경묘사, 스토리가 그 약점을 커버할만큼 매력적인, 역사추리라는 쟝르에서 나름의 위치를 차지해도 좋을 소설입니다. 앨리스 피터스 추모 단편집 '독살에의 초대'와 비교해서 읽는맛도 각별하네요. 흥미진진한 읽을거리를 찾으신다면 일독을 권합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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