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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2/15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 - 용이 : 별점 2.5점


아름다운 화집 속에 숨겨진 달콤한 고백! 미지의 남자가 나를 사랑하고 있다. 누굴까? 반드시 찾고 말 거야!

"당신은 겨울잠에서 깨어난 귀여운 곰같이 사랑스럽답니다. 이것은 내 사랑의 시작입니다. " 할인매장의 성실한 여직원이자 나름대로 준수한 외모의 소유자 현채는 소개팅마다 번번이 퇴짜를 맞는다. 상황파악이 느리고 여자답지 않은 과다한 털털함이 문제. 그러나 현채는 언젠가 자신에게도 진정한 사랑이 찾아올 거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그런 그녀에게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도서관에서 빌린 화집 속에 사랑의 메모가 남겨져 있는 것. 고백은 다음 책으로 이어지고 현채는 이 근사한 프로포즈의 왕자님을 찾아 나선다. "잘 생기고, 똑똑하고, 매너 좋고 뭐 그런 엘리트틱한 사람이 좋지? 근데 그런 거 다 소용없다. 그것보단... 항상 널 지켜보고 무슨 짓을 해도 네 편이 되고, 변하지 않고 널 사랑해줄..."

한편 유치원 때부터 현채의 단짝친구인 동하는 이 뜻하지 않은 고백남 '빈센트(현채가 화가의 이름에서 따온 별명)'의 출현에 당황한다. 어려서부터 현채를 짝사랑해왔고 커가면서 그녀가 다른 사람에게 한 눈을 팔더라도 언젠가 현채의 마음을 얻고야 말겠다는 각오를 다져왔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현채의 사랑 시도는 다행히 모두 실패로 끝났고, 꿈꾸던 지하철 기관사가 된 동하는 마침내 고백을 결심했는데...선수를 빼앗긴 것이다. 심지어 '빈센트'에게 모든 마음을 빼앗긴 현채는 자신의 친구 미란을 사귀어보라며 동하에게 소개시켜준다. 답답해지는 동하의 마음, 도대체 '빈센트'가 누구야?

대충의 줄거리만 살펴보면 전형적일 것 같은 로맨틱 코미디 영화입니다. 원작은 프랑스 소설이던가? "밑줄긋는 남자"라는 책이라더군요.

 그런데 생각보단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의 구성을 따르지 않으려고 하는 시도가 여럿 돋보이더라고요. 비현실적이긴 하지만 귀여운 현채와 동하의 캐릭터 설정이라던가, 여러가지 상황에 대한 동화적인 묘사, 그리고 약간의 추리적(?)인 구성으로 미지의 남자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는 구성같은것은 좋았습니다. 유머스러운 조연과 까메오도 재미있었고요.
감독이 CF 감독 출신이라는데, 나름대로 아기자기하고 감각적인 영상도 꽤 괜찮았습니다. 화면 구석구석에서 감독과 스탭들이 즐기면서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윤종신의 음악들도 귀에 쏙쏙 들어오고요.

하지만 영화는 조금 아쉬움이 남네요. 2%정도 부족하기도 하고 좀 지루한 면도 있으며 뻔하기도 하지만, 그 중 제일 아쉬웠던것은 역시 동하역의 김남진이였어요. 배우의 연기력은 둘째치고서라도 동하역을 맡기에는 너무 허우대가 멀쩡한 배우인것 같습니다. 동하라는 캐릭터가 엉뚱하고 귀여운 면이 있는 그런 캐릭터였던 만큼 기존의 그런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는 차태현이나 봉태규같은 배우를 썼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결말부분에서 벤치에서 기다리던 현채가 바로 동하에게로 달려가는 엔딩을 보여주는게 어땠을까 하는것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뒷부분의 동하가 보내준 책같은것은 너무 설명적이고 어울리지 않는것 같아요.

그래도 전반적으로 즐기면서 볼 수 있었던 괜찮은 로맨틱 코미디였기에 별점은 2.5점입니다. 덧붙이자면 뒷부분의 추리물적인 반전은 추리매니아인 저에게는 "덤"같은 것인데 마음에 들었어요. 공정하게 단서를 제공하기도 하고요.

그나저나 보고나서 생각해보니 메모와 이야기가 진행되는 이야기를 확장시켜 TV미니시리즈 화 해도 좋을것 같더군요. 주연은 봉태규와 장나라 정도가 어떨까요?

 PS: 이 영화가 흥행에 실패한다면 가장 큰 책임은 오프라인 홍보를 맡은 홍보사측에 있을것 같습니다. 너무 "아멜리에"스러운 분위기의 포스터와 스틸들로 짝퉁인듯한 느낌을 너무 많이 주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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