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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2/15

열혈남아 (몽콕하문) - 왕가위


대만에 살고 있는 아화는 홍콩에 있는 병원에 진찰을 받기 위해 소화의 집에 며칠 묵게 된다. 소화는 어린시절 부터 조직에서 잔뼈가 굵은 중간보스다.한편 창파는 동생 하서가 당구내기에서 돈을 잃자 그들과 내기를 두다가 행패를 부리고 쫓기다 두들겨맞는다. 아화는 소화와 영화를 보러가려다 피를 흘리고 온 창파를 보고 소화가 범죄 조직에 있음을 알게 된다.소화는 창파의 보복을 하고 그 역시 상처를 입고 집에 돌아오는데......

그의 상처를 돌봐주는 아화. 두 사람은 서로 사랑하게 되지만 아화는 편지를 남기고 란타우 섬으로 돌아간다. 창팡의 의동생인 아서의 결혼식 피로연이 돈이 없어 너무나 초라해 화를 내는 아서의 장인과 다툰 창파는 우울해한다. 그런데 창파가 피로연을 위해 꾼 돈을 갚으라는 토니는 비열하게 이자까지 당장 갚으라고 하고 소화는 또다시 그가 뒤를 봐주는 식당 주인을 협박해 돈을 건내주고 도망친다. 이들의 두목은 화해를 하게 하지만 소화와 토니 사이는 더욱 벌어진다.

비오는 날 우연히 만난 마벨이 결혼했다는 말에 쓸쓸히 헤어진 소화는 아화를 찾아간다. 아화를 늦게 까지 기다리던 소화. 소화는 아화와 어색한 만남 후, 금방 헤어진 두 사람은 결국 떠나가는 소화를 따라 달려온 아화와 뜨거운 키스를 한다.한편 소화가 자리를 비우자 빚을 갚기위해 어묵장사를 하던 창파는 자신을 괴롭히는 토니의 차를 부수다 잡히고, 아화와 즐거운 나날을 보내던 소화는 동생을 찾으로 오라는 연락을 받는다. 피투성이가 되어 끌려나온 창파와 도망치나 곧 토니 일당에게 잡혀 무참히 맞고 쓰러진다.창파는 자신이 동생 자격이 없다며 자신을 잊으라고 그의 곁을 떠나고 소화는 아화에게 돌아가 치료를 받는다.

한편 경찰에 잡혀간 조직원이 경찰의 회유에 넘어가 조직의 내막을 불게 되자 그를 해치우려 하는데 마땅한 사람이 없어 고민하던 두목은 창파가 일을 맡겠다해서 사례금을 건네준다.....

대학교때 한창 씨네마 키드였었을 때가 있었습니다. 신입생때였는데 그때는 장차 영화판에서 일할것을 꿈꾸며 책들과 잡지, 비디오 테잎을 모으며 남들은 보지도 않는 감독들의 필모그래피를 외우고 살 때였죠.

그 당시 저를 지배했던 영화중 하나가 "열혈남아"입니다. 지금은 일반인들도 많이 아는 거장이 되었지만 당시만 해도 신인이었던 왕가위 감독의 데뷰작으로, 국내에서 한창 홍콩 영화 붐일 때에도 흥행에 실패한, 정말 매니아만 알고 있던 영화였죠.

하지만 이 영화에서 유덕화, 장만옥, 장학우의 연기와 더불어 (물론 만자량 형님의 악역연기 역시 빛을 발하지만) 왕걸의 멋진 주제가, 그리고 홍콩의 네온과 야경을 담은 왕가위 특유의 화면이 어우러져 저에게 이유 모를 가슴저림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스토리나 화변빨 때문이 아닌 그야말로 뭔가의 "필링" 때문이었죠. 그래서 저는 어렵게 구한 복사 비디오테잎을 가지고 보고 또 돌려보고 했던 영화였습니다. 줄 잡아 10번은 족히 넘어 볼 정도로요.

그러던 작품도 나이가 들고 세월이 지나며 잊고 있었는데 DVD로 새롭게 출시되었다는 정보를 접하고 주저 없이 구입해서 보게 되었습니다. 세월이 흘러도 감동이 줄지는 않으리라는 생각에서...

그런데 보고 난 결과는 아쉬움이 큽니다. 또렷한 화질로 탱탱한 시절의 배우들과 홍콩의 풍경을 보는것은 좋았지만, 왕가위 감독 특유의 색감이나 (촬영은 크리스토퍼 도일은 아니지만) 스텝 프린팅도 여전하지만.... 제가 보았던 당시 버젼이 아니더라고요.

그 멋진 왕걸의 주제가를 다 짤라 버리고 이상한 노래들도 채워져 감동이 밀려오던 공중전화 박스 장면도 감흥이 오지 않더군요. (탑건 주제곡 "Take My breath away"의 중국어 버젼이었습니다....ㅜ.ㅜ) 마지막 엔딩도 장만옥이 감옥으로 바보가 된 유덕화를 찾아오는 부분이 빠졌고요, 자막의 이름과 내용도 약간씩 차이가 나는, 옛날의 그 버젼이 아니었습니다.

듣기에 옛날 버젼은 대만판, DVD버젼이 홍콩판인거 같은데 제발 대만판을 돌려줘~! 도대체 왕걸의 노래를 자른것은 정말루 정말루 이해할 수 없는 처사다!!!!!!!! (버럭!)

제가 10여년전에 보았을 때와 당연히 필링이라는 것, 감동의 깊이라는 그 정도는 엄청난 차이가 있겠지만, 왕걸의 주제가는 정말 너무 아쉽습니다. 공중전화 키스씬을 너무나 기대하고 있었는데요.... 예전에 어렵게 구했던 mp3라도 들으면서 아쉬움을 달래야 겠습니다.

열혈남아 DVD : 1988. 라이브DVD. 9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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