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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06

뱅크잡 (Bank Job) - 로저 도날드슨 (2008) : 별점 4점!

 


1971년 영국, 빚으로 고민하는 잔챙이 범죄자 출신의 카 딜러 테리는 옛 애인 마틴으로 부터 군침도는 제의를 받는다. 마틴이 알고 지내는 정부기관 요원으로 부터 로이드 뱅크의 경보장치가 1주일동안 해제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 테리는 땅굴을 파고 은행을 터는 작전을 실행하기 위해 팀을 꾸리고 곧바로 은행털이에 돌입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정부기관의 음모로서 은행 금고에 보관되어 있던 고위 공직자의 은밀한 사진을 비공식적으로 회수하기 위한 것이었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카피가 마음에 들어 감상한 영화입니다. 처음에 제목만 보고 "블로우 잡"으로 착각해서 제 정체성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한 영화이기도 하죠.... 어쨌건 일본의 "3억엔 사건" 처럼 엄청난 돈을 훔치는데 성공하지만 실제로 범인이 아직 검거되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영화적으로 잘 각색하여 풀어나가서 아주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웰메이드 범죄 스릴러 물입니다. 범죄의 진행 과정도 드라마틱하지만 그 이후의 전개 역시 무척이나 흥미진진해서 영화가 끝날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치기 힘들더군요. 범죄의 진정한 성공은 완전범죄라는 기존 상식을 무너뜨리는 대담한 협상 등은 무척 참신하다 느껴졌고요.

특히 범인들이 프로가 아닌 아마츄어들이었다는 것과 은행을 터는 동기 자체가 모든 관련자들에게 설득력있는 것이었다는 것 등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마츄어들이라 벌어지는 실수, 그리고 우연과 운에 의한 성공 등이 실감나게 표현되고 있으며, 은행털이, 정부기관, 경찰, 범죄자 등 복잡한 관계로 이야기가 진행됨에도 불구하고 무척이나 타당한 전개를 보여주고 있거든요. 사실 범죄물이 이치에 합당하게 전개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하지만 관객까지 설득하는데 보통 실패하기 마련이었고, 그동안 실망한 작품들도 적지 않은데 이 작품은 충분히 기대에 값했다 생각됩니다.

캐스팅도 상당히 괜찮은 편으로, 액션스타로만 알고 있었던 제이슨 스타뎀의 진지한 연기는 그다지 눈에 띄진 않지만 캐릭터에 아주아주 적합한 캐스팅으로 보이며, 그 외의 캐릭터들은 정말이지 실제 사건의 그 인물들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생생했습니다. 아울러, 개인적으로는 범행 장소가 "베이커 거리" 라는 것이 가장 인상적인 점 중 하나였습니다. 왠지 "붉은머리 클럽" 과 이야기가 머리속에서 겹쳐지는 것이 참 희한하고도 재미있었어요. 홈즈가 있었다면 진작에 체포되었을 텐데 말이죠.^^
그 이름도 찬란한 베이커거리! 죽기 전에 한번 가 볼 수 있으려나....

물론 마지막 극적 해결이 생각보다도 손쉬웠다는 점이 좀 걸리긴 합니다. 고위공직자의 언약 만으로 풀어주기에는 너무 중범들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고요. 일반적인 영화라면 다 죽이고 입막음 했을 것을... 나름 해피엔딩으로 끝맺은 것은 좋았지만 현실성이 너무 떨어지는거 아닌가 싶었어요. 그 외에도 약간의 인종차별적 시각 및 두루뭉실하게 넘어가는 몇몇 요소들이 없잖아 있는 등 아쉬운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킬링타임용으로는 손색없는 흥미진진 두근두근 작품이라 추천하고 싶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는 대부분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니까요. 별점은 4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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