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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08

흑사장 살인사건 - 존 딕슨 카 / 맹은빈 (자유추리문고 12) : 별점 4점

黑死莊の殺人 (創元推理文庫) (文庫) - 8점
カ-タ-·ディクスン/東京創元社

* 자유 추리 문고는 절판이라, 일본판 서적 정보를 올립니다.
블레이크는 자칭 심령학자인 로저 다워스가 주관하는 의심스러운 강령회의 정체를 밝혀달라는 친구 헐리데이의 부탁으로 강령술에 관심이 많은 지인인 런던 경시청 경감 매스터즈와 함께 헐리데이 가문의 저택 흑사장으로 초대받는다. 그런데 그날 밤, 로저 다워스가 아무도 접근할 수 없는 상황, 그리고 완전 밀실인 상태에서 과거 교수형 집행인 루이스 플레이지의 단검으로 살해된 시체로 발견된다. 블레이크는 매스터즈 경감과 함께 알고 지내던 육군성 정보부장인 헨리 메리벨 경을 찾아가 사건 해결을 의뢰하는데...

요새 이래저래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돈도 없어 책도 구입하기 어려운 차에 응모한 모든 이벤트에 다 탈락해서 어쩔 수 없이 예전에 읽었던 고전을 다시 꺼내어 읽고 있습니다. 이 책은 출간된지 22년된 자유 추리 문고의 한권입니다. 첫 직장의 사장님이 제가 추리소설 팬인것을 알고 선물해 주신 책이죠.

이 작품은 존 딕슨 카의 카터 딕슨 필명 사용 시의 명탐정 캐릭터 헨리 메리벨 경, 통칭 H M 이 등장하는 작품이며, 딕슨 카 특유의 불가능 범죄의 향연이 벌어짐은 물론, 괴기스럽고 오컬트적인 설정이 도입된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오컬트적인 색채는 줄거리에서 알 수 있듯이 당시 영국에서 유행했다는 "강령술"을 중심으로 한껏 펼쳐지고 있습니다. 크리스티 여사님도 가끔 가져다 쓴 소재이기도 해서 미스터리 애호가들에게는 꽤 친숙한 소재이기도 하죠.

또한 추리적으로는 불가능 범죄 중 "밀실 살인" 을 주요 테마로 하고 있습니다. 밀실의 달인 딕슨 카의 솜씨가 유감없이 발휘된, 그야말로 완벽한 밀실을 보여주고 있으며, 독자에게 제공되는 정보도 공정하여 흥미진진한 두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주요 사건인 밀실 살인 말고도 추가적인 살인사건 한건과 소소한 사건들이 벌어지는데, 주 사건을 중심으로 유기적으로 모든 사건들이 합리적으로 타당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도 역시 거장의 솜씨를 느끼게 해 줍니다. 특히 흉기 부분에서 아직까지도 사용되는 걸작 트릭이 도입되어 있기도 하고요. 이 모든 추리적 요소에 앞서 말한 오컬트적인 이야기가 잘 결합되어 독자의 시선을 끝까지 끌어당기는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하지만 주요 트릭 중 하나인 "변장" 트릭의 현실성이 무척 떨어진다는 점과 그에 따르는 부연 설명이 약간 부족한 것이 아닌가 싶은 아쉬움이 있긴 하며, 실질적으로 "위증"에 의존하여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했다는 점에서는 약간 허무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 부분은 나름대로는 설득력넘치는 해결책이기에 단점으로 꼽기는 좀 어렵겠죠. 워낙 오래된 작품이라 이후에 유사한 트릭이 많이 등장한 탓일 수도 있으니까요.

어쨌건 고전 황금기 시대의 걸작으로 퍼즐러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당대 최상급의 불가능 범죄의 향연을 맛보는 재미는 다시 읽어도 아주아주 각별한 작품이었습니다. 특유의 오컬트적인 색채는 덤이고요. 몇가지 아쉬운 점 때문에 별점은 4점입니다만 앞서 말했듯 아쉬운 점들은 다 시대가 너무 오래 흘렀기 때문이지 작품의 가치를 떨어트리는 것들은 아닙니다. 이렇게 좋은 작품이 아직 재간되지 않는 것은 의아한데, 속히 황금기 시대 걸작들이 다시 출간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덧붙이자면, "마이크로포트"로도 불리우는 괴짜 명탐정 H M의 캐릭터가 잘 묘사되어 있어서 읽는 재미를 더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아무리 생각해도 H M 과 또다른 딕슨 카의 명탐정 기데온 펠 박사의 캐릭터 차이를 느끼기는 어려웠습니다. 왜 이렇게 창작을 했는지는 정말이지 모르겠습니다. 아시는 분 제보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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