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과 범죄 - 쯔키타리 카즈키요/두남 |
헌책방 "숨어있는 책"에서 구입한 책. 보험 범죄 사례를 역사별, 유형별로 소개해 줍니다. 저자가 일본인이라서 일본 사례가 대부분이긴 합니다만,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건 몇개도 감초처럼 추가되어 있어서 얄팍하게나마 보험 범죄라는 것에 대한 시각을 많이 넓혀줍니다. 특히나 1762년 영국의 "이네스 사건" 부터 보험이 태동한 초기부터 이미 현재까지 계속되어오는 다양한 범죄들이 있어 왔다는 것에서 많이 놀랐습니다. 역시 인간은 무서워요...
이 책에서는 보험 범죄를 생명 보험 범죄와 상해 보험 범죄로 크게 구분짓고 있는데, 생명 보험 범죄는 역시 바이블과도 같은 보험금 살인, 즉 보험금 수취인인 범인이 피보험자를 제 3자의 살인으로 보이게끔 위장한 범죄와 보험금을 타기 위해 사고나 타살로 위장한 자살, 그리고 사망사고의 날조, 기타 사기에 의한 보험사고를 다루고 있고, 상해 보험 범죄는 자기 상해, 그리고 사고의 날조로 나누어 다룹니다.
이렇게 구분되어 실린 사례가 무려 100여건! 보험금을 타기 위해 자신의 자식을 죽이는 비정한 범죄에서 부터 시체도굴까지 다양한 사례가 등장해서 읽는 동안 무척이나 흥미진진했습니다. 분량도 짧아서 읽기도 편했고요.
이 중에서 1982년에 일어난 "하천부지 아들 살해사건" -불행한 결혼생활을 해 왔던 범인이 새로운 결혼 상대자와의 행복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자금 마련을 위해 새로운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을 살해한 사건-과 1932년의 이른바 "철인 마로이 사건" - 백수건달 마로이의 단골 술집 주인 토니 마리노가 마로이에게 생명보험을 가입시키고 살해하려 했으나, 부동액, 다량의 메틸알콜, 썩은 통조림을 먹이거나 추운 겨울에 바깥에 술을 먹이고 방치하는 등 여러번의 시도에도 불구하고 마로이가 그때마다 끈질기게 살아난 사건 (결국 죽었지만) -. 그리고 미국인 칼라일이 자신의 습관성 어깨탈구를 이용하여 상해 보험을 청구한 1950년의 "칼라일 사건" 등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외에도 독살 귀부인 마르타 마레크나 가짜의사 홈즈 사건과 같은 유명 범죄도 실려 있는 등 풍성한 사례만으로도 자료적 가치는 충분하다 생각되네요.
그러나 초반부와 마지막 부분에서는 보험 회사에 대한 상세한, 그러나 지금은 좀 낡아버린 법적인 내용을 길게 다루고 있어서 흥미가 떨어지며, 번역자가 2명에 감수까지 붙었는데도 불구하고 번역이 매끄럽지 못한 점은 무척 아쉽습니다. 책의 장정과 디자인 역시 80년대스럽고 말이죠... 그래서 별점은 3점입니다. 그래도 보험 범죄 관련 자료가 필요하다면 충분히 제 값을 하는 책이긴 합니다. 저야 헌책방에서 구입했으니 더욱 만족스럽고요. 추천하기엔 좀 미묘하지만 혹 이쪽 분야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