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미스터리한 일상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권영주 옮김/북폴리오 |
간만에 구입해서 읽은 추리 단편집입니다. 중간중간 괴담이나 호러도 섞여 있다는 점에서 정통 본격물이라고 하기는 힘들겠지만 전체적으로 추리물이라고 보기에는 무리없는 단편집이죠. 원래는 제가 자주 찾는 추리 동호인 사이트인 "하우미스터리"에서 이 단편집의 제일 첫 단편을 어떤 분이 번역하셔서 올린 것을 읽고 호감을 가지고 있다가 정식으로 출간되었기에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설정이 좀 독특한데, 중견 기업 회사 사보의 편집자로 일하게 된 시오타케 나나미 (저자)가 아는 선배를 통해 의뢰한 추리작가의 단편을 1년동안 사보에 싣는다는 설정으로, 이 단편들은 전부 작가의 실제 경험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과 매월 해당 월에 맞는 주제를 가지고 이루어지고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사실 거의 마지막 작품까지는 앞서 말했듯 괴담 등 다양한 작품이 섞여 있을 뿐 아니라 정통 추리물로 보기에는 좀 부족한, 설득력이 약한 작품들이 많아 그냥 저냥한 단편집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이야기에서 이야기 전체를 아우르는 복선과 트릭이 밝혀지는 전개로 구성되는, 독자를 깜짝 놀라게 하는 장치가 있더군요. 조금은 변칙적이고 일본에 너무 많이 특화된 트릭이기에 순수하게 해독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작가의 기발한 아이디어 하나는 정말이지 높이 사고 싶네요. 제가 좋아하는 일상의 소박한 사건들이 중심을 이룬다는 점도 무척 마음에 들었고요. QED 일상 버젼의 소설판 같다고나 할까요? 아울러 번역 역시 완벽한 수준이었습니다. 번역 후기까지 아주 깔끔하거든요.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3점. 소박하고 경쾌한 이야기이니 만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작품이기에 추리소설 애호가가 아닌 보다 많은 분들이 읽어 주셨으면 좋겠네요. 그래서 추리소설의 매력에 빠지는 팬들이 많이 생겼으면 합니다.
각 단편별로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한다면
첫 단편 "벛꽃이 싫어"
제목 그대로 벛꽃에 관련된 사건이 등장하는 단편으로 주인공의 경험에 근거한 이야기라는 것, 세세한 사물의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 주인공의 추리법이 제대로 보여진다는 것, 그리고 일상 생활 속에서의 소박한 사건이 바탕이라는 시리즈의 특징을 전부 갖추고 있는 작품입니다.
두번째 단편 "귀신" :
제대로 된 사건이라기보다는 주인공의 상상속에서 과거의 사건을 재구성하는 작품으로 기발함이 돋보입니다. 약간 호러틱하기도 하고요. 소박한 공포가 느껴졌어요
세번째 단편 "눈 깜짝할 새에" :
상점가 야구팀 경기에서의 야구 사인을 둘러싼 암호 트릭으로 설정이 아주 돋보였습니다. 트릭은 일본적인 트릭이라 전혀 해독할 수 없었지만 아이디어는 인상적이었어요. 특유의 소박함과 기발함이 매력적인 작품이었습니다.
네번째 단편 "상자 속의 벌레"
주인공의 사촌여동생에게서 듣는 기묘한 이야기. 여고생들의 시끌벅적한 분위기와 벌레에 관련된 묘사가 묘하게 궁합이 잘 맞는 소품입니다. 추리적으로는 일종의 소실 트릭인데 트릭 자체는 소박하지만 장치와 설정면에서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솜씨가 괜찮았어요.
다섯번째 단편 "사라져가는 희망"
심리 묘사 위주로 구성된 전형적 호러 스릴러라고 할 수 있는 특이한 단편입니다. 이야기의 완성도나 전개는 솔직히 기대 이하로 보이기도 하지만 이 단편집에서 가장 중요한 단편입니다. 이유는 맨 뒤 "조금 긴 듯한 편집 후기"라는 단편에서 밝혀지니 한번 읽어 보시길 바랍니다^^
여섯번째 단편 "길상과의 꿈"
역시 호러에 가까운 단편. 일종의 꿈 이야기 같기도 하네요. 별로 언급할 부분은 없지만 전체 단편집에서의 장치적 요소로서 나름대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일곱번째 단편 "래빗 댄스 인 오텀"
이름 맞추기 게임에 관련된 단편으로 소박한 일상의 느낌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일본인이 아니고서는 도저히 풀 수 없는 문제라 재미가 좀 반감되더군요. 그래도 즐길거리가 많은 작품이었습니다.
여덟번째 단편 "판화 속 풍경"
선배를 위기에서 구해내는 주인공의 추리가 등장하는 작품인데, 개인적으로는 무리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여러가지로 설득력이 많이 떨어지거든요. 사건 해결의 중요한 요소가 "후각" 이라는 점은 특기할 만 하나 그 외에는 별로 건질게 없는 범작입니다.
아홉번째 단편 "소심한 크리스마스 케이크"
과거의 사건을 듣고 추리하는 아주아주 전형적인 안락의자형 탐정물. 조금은 공포스럽고 무서운 과거사의 재발견처럼 서술되다가 막판 깜짝 반전이 있는 점이 독특했습니다. 조금 반칙에 가까운 서술트릭이지만 깔끔하게 잘 풀어낸 점이 좋더군요.
열번째 단편 "정월 탐정"
자신이 정신병에 걸린 것 같다는 친구의 부탁으로 해결에 나선 주인공이 의외의 진실을 밝혀낸다는 작품. 맨 마지막 해설편을 제외하고는 가장 정통 추리물에 가까운 작품입니다. 트릭도 명쾌하고 결말 역시 깔끔하더군요. 좀 미국적인 스케일이 느껴지는 트릭으로 왠지 친숙하기도 했습니다.
열한번째 단편 "밸런타인 밸런타인, 봄의 제비점"
시끌벅적한 분위기의 수다로 진행되는 독특한 서술방법을 지닌 단편으로 밸런타인 데이라는 이벤트에서 하나의 추리물을 이끌어내는 작가의 기발함이 돋보였습니다. 트릭은 좀 시시하고 설득력이 약간 떨어지는 편이지만 유쾌하고 재미있다는 점에서 마음에 드네요. 또 막판에 살짝 깜짝 반전(?)이 있는 것도 재미있었어요.
열두번째, 마지막 단편 "봄의 제비점"
"제비점" 이라는 일본적 소재로 이끌어 내는 작품인데 그닥 설득력은 없었습니다. 너무 장치를 많이 마련한 느낌이 들었어요. 인쇄소 이야기는 빼는게 어땠을까 싶은데... 소재와 복선에서 결말까지 이끌어내는 전개는 좋았지만 약간 아쉬움도 남네요.
마지막 : 조금 긴 듯한 편집후기
드디어 1년에 걸친 연재가 끝나고 나나미가 작가와 상봉하여 단편에 얽힌 수수께끼와 복선을 추리하여 작가에게 밝히는 내용인데 앞부분에서 간과하고 지나갔던 수많은 복선과 단서들, 그리고 그 결론에 대한 것이 워낙 신선할 뿐 아니라 이러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아이디어 자체가 워낙 기발하여 이 단편집의 가치를 몇배는 높여주는 작품이었습니다.
저는 좀 이야기를 대충대충 넘어가는 편인데 마지막 단편을 읽고 정말 무릎을 칠 수 밖에 없더군요. 이렇게 작품을 구성한 작가의 아이디어에는 정말이지 경의를 표하고 싶습니다.
첫 단편 "벛꽃이 싫어"
제목 그대로 벛꽃에 관련된 사건이 등장하는 단편으로 주인공의 경험에 근거한 이야기라는 것, 세세한 사물의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 주인공의 추리법이 제대로 보여진다는 것, 그리고 일상 생활 속에서의 소박한 사건이 바탕이라는 시리즈의 특징을 전부 갖추고 있는 작품입니다.
두번째 단편 "귀신" :
제대로 된 사건이라기보다는 주인공의 상상속에서 과거의 사건을 재구성하는 작품으로 기발함이 돋보입니다. 약간 호러틱하기도 하고요. 소박한 공포가 느껴졌어요
세번째 단편 "눈 깜짝할 새에" :
상점가 야구팀 경기에서의 야구 사인을 둘러싼 암호 트릭으로 설정이 아주 돋보였습니다. 트릭은 일본적인 트릭이라 전혀 해독할 수 없었지만 아이디어는 인상적이었어요. 특유의 소박함과 기발함이 매력적인 작품이었습니다.
네번째 단편 "상자 속의 벌레"
주인공의 사촌여동생에게서 듣는 기묘한 이야기. 여고생들의 시끌벅적한 분위기와 벌레에 관련된 묘사가 묘하게 궁합이 잘 맞는 소품입니다. 추리적으로는 일종의 소실 트릭인데 트릭 자체는 소박하지만 장치와 설정면에서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솜씨가 괜찮았어요.
다섯번째 단편 "사라져가는 희망"
심리 묘사 위주로 구성된 전형적 호러 스릴러라고 할 수 있는 특이한 단편입니다. 이야기의 완성도나 전개는 솔직히 기대 이하로 보이기도 하지만 이 단편집에서 가장 중요한 단편입니다. 이유는 맨 뒤 "조금 긴 듯한 편집 후기"라는 단편에서 밝혀지니 한번 읽어 보시길 바랍니다^^
여섯번째 단편 "길상과의 꿈"
역시 호러에 가까운 단편. 일종의 꿈 이야기 같기도 하네요. 별로 언급할 부분은 없지만 전체 단편집에서의 장치적 요소로서 나름대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일곱번째 단편 "래빗 댄스 인 오텀"
이름 맞추기 게임에 관련된 단편으로 소박한 일상의 느낌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일본인이 아니고서는 도저히 풀 수 없는 문제라 재미가 좀 반감되더군요. 그래도 즐길거리가 많은 작품이었습니다.
여덟번째 단편 "판화 속 풍경"
선배를 위기에서 구해내는 주인공의 추리가 등장하는 작품인데, 개인적으로는 무리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여러가지로 설득력이 많이 떨어지거든요. 사건 해결의 중요한 요소가 "후각" 이라는 점은 특기할 만 하나 그 외에는 별로 건질게 없는 범작입니다.
아홉번째 단편 "소심한 크리스마스 케이크"
과거의 사건을 듣고 추리하는 아주아주 전형적인 안락의자형 탐정물. 조금은 공포스럽고 무서운 과거사의 재발견처럼 서술되다가 막판 깜짝 반전이 있는 점이 독특했습니다. 조금 반칙에 가까운 서술트릭이지만 깔끔하게 잘 풀어낸 점이 좋더군요.
열번째 단편 "정월 탐정"
자신이 정신병에 걸린 것 같다는 친구의 부탁으로 해결에 나선 주인공이 의외의 진실을 밝혀낸다는 작품. 맨 마지막 해설편을 제외하고는 가장 정통 추리물에 가까운 작품입니다. 트릭도 명쾌하고 결말 역시 깔끔하더군요. 좀 미국적인 스케일이 느껴지는 트릭으로 왠지 친숙하기도 했습니다.
열한번째 단편 "밸런타인 밸런타인, 봄의 제비점"
시끌벅적한 분위기의 수다로 진행되는 독특한 서술방법을 지닌 단편으로 밸런타인 데이라는 이벤트에서 하나의 추리물을 이끌어내는 작가의 기발함이 돋보였습니다. 트릭은 좀 시시하고 설득력이 약간 떨어지는 편이지만 유쾌하고 재미있다는 점에서 마음에 드네요. 또 막판에 살짝 깜짝 반전(?)이 있는 것도 재미있었어요.
열두번째, 마지막 단편 "봄의 제비점"
"제비점" 이라는 일본적 소재로 이끌어 내는 작품인데 그닥 설득력은 없었습니다. 너무 장치를 많이 마련한 느낌이 들었어요. 인쇄소 이야기는 빼는게 어땠을까 싶은데... 소재와 복선에서 결말까지 이끌어내는 전개는 좋았지만 약간 아쉬움도 남네요.
마지막 : 조금 긴 듯한 편집후기
드디어 1년에 걸친 연재가 끝나고 나나미가 작가와 상봉하여 단편에 얽힌 수수께끼와 복선을 추리하여 작가에게 밝히는 내용인데 앞부분에서 간과하고 지나갔던 수많은 복선과 단서들, 그리고 그 결론에 대한 것이 워낙 신선할 뿐 아니라 이러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아이디어 자체가 워낙 기발하여 이 단편집의 가치를 몇배는 높여주는 작품이었습니다.
저는 좀 이야기를 대충대충 넘어가는 편인데 마지막 단편을 읽고 정말 무릎을 칠 수 밖에 없더군요. 이렇게 작품을 구성한 작가의 아이디어에는 정말이지 경의를 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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