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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07

오래된 책들 (7) - 와타세 세이죠의 하트 칵테일!

<<하트 칵테일>>은 아시는 분은 아마 아시겠지만 80년대 일본 버블 전성기를 상징하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모든게 번쩍번쩍하고 현란하며, 등장인물들은 다들 번듯한 직업을 가지고 남부럽지 않게 살면서 모두 사랑 이야기만 하는 그런 세계관이지요. 미래와 꿈도 중요하지만 눈 앞의 사랑이 더 중요하다는, 다시는 올 수 없는 화려한 청춘 찬가랄까요? 이를 감각적인 일러스트와 현란한 색채로 구현했으며 등장인물이 모두 성인이라는 점에서 어른들을 위한 그림 동화같은 작품입니다.
발표 당시 일본에서는 높은 인기를 얻었고 덕분에 작가도 유명 일러스트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뮤직비디오 같은 애니메이션도 발표되었는데 작품과 아주 잘 어울렸어요. City-pop과 일맥상통하기도 하고요.

다만 현지에서의 인기에 비하면 국내에서의 성과는 보잘 것 없습니다. 그야말로 아는 사람만 아는 작품이지요. 그래도 2권 분량으로 국내에 정식 소개된 적이 있다는게 고마울 뿐입니다. 이를 구입해서 현재까지 소장하고 있는건 거의 제가 유일하지 않나 싶지만요.
그러나 출간 자체가 의의가 있었을 뿐 책의 완성도는 그닥입니다. <<하우 투 러브>>라는 기묘한 제목 변경도 이해가 되지 않지만, 무엇보다도 와타세 세이죠의 색감을 살리지 못한 탓이 큽니다. 채도가 낮은 색감때문에 칙칙한 느낌이 강하거든요. 아마 국내 인쇄 기술이 턱없이 부족했거나, 제작비 문제가 컸었겠죠. 다시 나온다면 인쇄용 CMYK보다는 모니터의 RGB가 화려함을 살리기는 더욱 좋은 만큼 풀 컬러 e-book으로 나오는게 좋을 것 같아요.

그래도 80년대를 회고하며 가끔 뒤적거리기는 나쁘지 않습니다. 화려함은 빛이 바랬지만 청춘과 사랑의 추억은 영원한 법이지요. 그런 점에서는 칙칙한 색감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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