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주신 분들께 안내드립니다.

2019/10/12

사치와 문명 - 장 카스타레드 / 이소영 : 별점 2.5점

사치와 문명 - 6점
장 카스타레드 지음, 이소영 옮김/뜨인돌

소비의 역사 - 설혜심 : 별점 4점
문명, 문화 발전에 사치가 큰 동력이 되었음을 설명하는 미시사문화사 서적. 이전 설혜심 교수의 <<소비의 역사>>를 읽고 쓴 리뷰 댓글에 존경하는 이웃 블로거이신 홍차도둑님께서 함께 읽으면 좋을거라고 추천해 주셨던 책입니다. 절판되었지만 근성으로 찾아내어 구입하여 읽어보게 되었네요.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는 법이지요.

<<소비의 역사>>가 당대 특정 상품과 문화, 유행별로 항목을 구분하여 소개하고 있다면 이 책은 역사적으로 특정 '시기'의 거대 국가, 집단에서 어떠한 사치 행위가 있었으며, 해당 행위가 어떻게 문명 발전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수메르부터 시작하여 아시리아, 고대 이집트, 히브리, 그리스, 크레타와 로마 등의 기원 전 고대 문명에서부터 시작하여 기원 후의 인도와 이슬람 문명, 마야, 아스텍, 잉카 문명, 아프리카, 중국, 일본 및 현대 BRICs 국가까지 망라하는 방대한 분량이죠. 사치 행위도 단순 기호품은 물론이고 문자, 건축, 종교 및 식사에 이를 정도로 폭 넓게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읽다보면 책 소개글에 나온 것 처럼 사치가 단지 '소모적 행위'가 아니라 인간 활동의 표식 그 자체이면서도 문명 형성과 발전의 주요 원동력임을 알게 됩니다. 특정 품목, 혹은 행위에 대한 기호 자체가 어느 정도 발전된 사회에서 일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사치는 타인에게 선망과 질투, 욕구를 불러 일으켜 사회의 기본 원칙 중 하나인 '목적 의식'을 일으킨 이유가 되기도 했고요. 지금 우리가 성공하려고 발버둥치는 것 역시 이러한 고대로부터의 행위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좋은 집, 좋은 차, 아이를 위한 좋은 학교 등 모두가 사치 행위니까요. 명품에 대한 열망 역시 마찬가지고요.

하지만 당연한 이야기를 너무 장황하게 쓴 거 아닌가 싶은 생각은 듭니다. 욕망이 목적 의식을 불러 일으키고 사회를 움직이는 동력이 된다는 주제가 반복될 뿐이거든요. 물론 시기별, 문명별, 지역별 각종 사치에 대한 소개는 재미있지만 이를 모두 담기에는 분량이 부족하고 도판이 부실해서 아쉽습니다. 서양 문명에만 집중하지 않은 점은 높이 평가하나 타 지역 사치가 심도깊게 소개되었는지도 살짝 의문이 드네요. 예를 들자면 중국의 경우 등장하는 비단과 옥, 건축물 등은 이국적인 소재 정도로 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일본 역시 4~5페이지 분량의 짤막한 역사 소개가 끝나면 바로 메이지 유신 이후 해외 사치 문화가 유입되어 현재에 이르렀다는 결론이 전부거든요. 이럴 바에야 이야기를 서양 중심으로 맞추는게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또 마지막 BRICs 역시 책이 출간되고 10년도 지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지금은 거의 쓰이지 않는 말이 된 것 처럼, '현대' 기준의 시각과 소개는 되도록 줄이는게 바람직했을 겁니다. 어치피 현대의 사치가 무엇인지는 누구나 알고 있을 뿐 아니라 이 책의 주제를 설명하는데 구태여 현재 시점의 사치 소개가 필요한건 아니니까요.
아울러 설혜심 교수의 책에 비하면 읽는 재미는 많이 부족하다는 단점도 큽니다. 특별한 이야기나 드라마없이 소개에 그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별점은 2.5점입니다. 좋은 내용이기는 한데 단점도 명확합니다. 그래도 문명 발전에 대해 관심이 있으시다면 한 번쯤 읽어보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