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유괴 - 덴도 신 지음, 김미령 옮김/Media2.0 |
기슈 지방 최고 갑부이자 명사인 야나가와 도시 여사가 유괴된다. 여사의 은혜를 받아 현재의 위치에 오른 경찰 본부장은 복수에 불타 수사진을 구성하지만 여사의 행방은 오리무중이며 외려 스스로를 "무지개 동자"라고 칭하는 유괴범들의 상상을 뛰어넘는 100억엔이라는 몸값 요구에 그에 따르는 기상천외한 행동으로 사건은 전 일본, 아니 전 세계의 화제가 되는데...
세상 많이 좋아졌네요. 이 작품까지 번역되고. "권순분 여사 납치사건"의 원작이라는 탓도 있겠지만 어쨌건 미스테리 팬으로서는 반갑기만 합니다. "문예춘추 선정 일본 미스테리 100선"에도 당당 12위로 선정되어 있는 텐도 신의 대표작입니다.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은 유괴라는 범죄를 정교하게 다루면서도 코믹함이 작품 전체에 녹아들어 있다는 점이죠. 재미만 놓고 보면 1급의 재미를 가져다 준다 할 수 있습니다. 단지 웃기는 것만이 아니라 캐릭터가 아주 잘 살아 있어서 인질과 유괴범의 지위가 역전되는 상황 설정이 굉장히 설득력이 넘칩니다. 여사님과 3명의 유괴범의 명확한 캐릭터, 특히 이 캐릭터 설정은 가장 결정적 트릭에도 한몫하는 잘 짜여진 것이기도 하고요.
또한 100억엔이라는 충격적일 정도의 몸값 역시 재미를 한층 돋구어 주고 있으며, 유괴라는 범죄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은신처"와 "몸값의 전달 방법"에 있어서 정교하면서도 획기적인 트릭을 가져다 쓰고 있어서 추리물로의 완성도도 탁월합니다. 중간에 등장하는 유괴범들의 TV 생방송 역시 기발했고요. 마지막 경찰 본부장과 할머니의 대화에서 밝혀지는 몸값의 행방과 그만큼의 거액을 요구한 진짜 이유가 밝혀지는 장면에서는 정말 무릎을 치게 만드는 등 음미할 만한 요소가 참 많았습니다.
그 외에도 과연 82세의 할머니가 앞으로 얼마나 더 산다고 100억엔을 지불하는가? 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되어 생명이라는 것에 대한 가치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하게 한다는 점에서 이 작품이 더욱 빛나는 것 같습니다.
어쨌건 이 작품이 번역되었다는 것 자체가 큰 기쁨이었는데 재미 역시 탁월해서 기쁨 두배입니다. 앞으로 이런 좋은 작품들이 속속 번역되었으면 좋겠네요. 별점은 4점입니다.
덧 1 : 백억엔은 과연 어떻게 될까요? 후일담도 무지 궁금하네요.
덧 2 : 그런데 영화는 솔직히 별로 기대가 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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