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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04

게@임 (g@me, 2003) - 이사카 사토시 : 별점 2점

 


잘나가는 광고인 사쿠마는 진행하던 큰 프로젝트가 새로 부임한 부사장 카츠라기에 의해 중단되어 업무 일선에서 밀려난다. 그러던 그가 우연히 카츠라기의 딸 쥬리가 가출하는 것을 목격하고 쥬리는 사쿠마에게 자신이 첩의 자식이라 괴롭게 산다는 이야기를 하며 자신을 유괴하여 아버지에게서 몸값을 받아내자고 유도한다. 사쿠마는 개인적인 복수심이 맞물려 몸값을 요구하게 되고 성공적으로 돈을 받아내는데 까지는 성공하지만 의외의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데...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게임의 이름은 유괴"를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소설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그닥 좋아하는 작가가 아니기에 영화만 보게 되었습니다. 보고나니 제 취향이 역시나.. 였다는 생각만 드네요. 저의 히가시노 게이고에 대한 비호감을 역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인 작품이었습니다.

일단 히가시노 게이고를 싫어하는 이유 중 제일 큰 이유인 "지나칠 정도의 로맨스적인 설정"이 이 작품에서도 너무 과하게 부각되어 있다는 인상이 일단 강했습니다. 두명의 사랑이 싹트는 장면 등에서는 나름의 현실감이 느껴지긴 했지만 차라리 로맨스를 싹 빼 버리고 사건의 중심인물인 카츠라기-사쿠마의 대립을 보다 강화하고 치하루의 팜므파탈적인 매력을 부각시키는 것이 더욱 좋았을 것 같습니다. 이 로맨스가 부각되는 것 때문에 사건의 중심인물이자 게임을 이끌어 나가는 인물이라 할 수 있는 카츠라기의 캐릭터가 너무 약해지고 마지막 한방 역전의 쾌감이 부족해져 버렸거든요. 물론 제가 소설을 읽지는 않았고 이러한 점은 나카마 유키에라는 톱스타를 기용함으로 인해 발생한 영화적 과장일 수도 있겠지만 히가시노 게이고의 제가 읽은 다른 작품들을 고려해 본다면 그럴 가능성은 적어 보이네요.

스토리를 떠나 영화 자체만 놓고 보더라도 TV 미니 시리즈 수준의 촬영과 연출로 긴박감이 많이 떨어지는 편입니다. 핵심적인 부분인 몸값 전달 부분의 무덤덤한 연출은 물론이고 배우들의 연기도 그냥저냥이라 실망스러웠습니다. 사쿠마 역의 후지키 나오히토는 그런대로 적역이었지만 나카마 유키에가 연기한 치하루는 나카마 유키에의 다른 캐릭터가 자꾸 연상되어 결과적으로 그다지 잘 어울리지 않았고요. 이러한 부분은 제작사가 후지 TV(?)라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듯 한데 그야말로 TV 영상물 같은 퀄리티와 문법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추리적으로는 가짜 유괴에 거기에서 비롯된 몸값 전달 방법, 그리고 반전과 반전에 이은 주인공의 위기 탈출이 정교하지는 않지만 짜임새있게, 물 흐르듯이 전개되어 보는데 큰 무리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반전 부분이 무척 기발하기에 솔직히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반전에 뒤이은 마지막 위기 탈출(?)이라 할 수 있는 장면은 그다지 잘 짜여지지 않았고 너무 허술해서 마지막 마무리를 짓는데 좀 많이 부족해 보인 것이 아쉽습니다. 이야기의 결말 역시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고요. 또 사소한 부분일 수 있지만 사쿠마가 e-mail을 통해 흥정을 하는데 IP추적에 대해 과연 몰랐던 것일까요?

내용만 놓고 본다면 영상물에 제법 잘 어울릴 소재였는데 극적 긴장감을 불러 일으키는 정교한 연출이 부족했던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같은 원작자의 "호숫가 살인사건"과 비교되더군요. 어쨌건 히가시노 게이고나 나카마 유키에의 팬이 아니라면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은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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