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수는 죽어야 한다 - 오오야부 하루히코/고려원(고려원미디어) |
식민지 조선에서 태어난 다테 구니히코는 해방 후 온갖 고초를 겪으며 일본으로 귀항햐여 성장하는 과정을 통해 성공, 그리고 돈에 대한 강한 집착을 갖게 된다. 그래서 그가 가장 빠른 성공을 위해 택한 것은 "범죄" 였다...
오오야부 하루히코의 전설적인 데뷰작. 다테 구니히코라는 희대의 안티히어로를 주인공으로 한 하드보일드 활극입니다. 그야말로 일세를 풍미한 당대 대 히트작이기도 하죠. 대학교 입학금 강탈이 필생의 목표로 그려지는 100 여 페이지 분량의 1부와 아버지, 여동생의 원수인 게이큐 재벌의 총수 야지마 가문에게 복수하는 2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당대에는 참신했을테고 다양한 쟝르물에 영향을 끼쳤을지는 모르나 무려 60여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는 별달리 새로울 것 없는 흔해빠진 안티 히어로 액션 모험물일 뿐이라 실망스러울 뿐이었습니다. 일단 설정부터가 오버스러워요. 키 180에 복싱으로 다져진 몸매, 뛰어난 사격실력과 운전실력, 수려한 외모, 하버드 유학 경험까지 있는 영문학자라는 설정을 갖춘 내츄럴 본 킬러 다테 기미히코라는 캐릭터는 남성 판타지의 이상형이라 할 수 있지만 그 자체만으로 만화적인, 현실성 제로의 인물이죠. <아이거 빙벽>의 조너던 헴록은 이놈에 비하면 옆집 아저씨 수준이에요.
범행들도 어이가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나마 현실성 측면에서는 1부가 조금 나은 편이기는 해요. 대학교 입학금 강탈 작전은 1,600백만엔 정도의 금액 강탈로 끝나서 그러려니 할 수 있으니까요. 허나 2부에서의 은행 습격 시 강탈한 돈은 무려 87억엔으로 묘사되는 등 스케일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라 뭐라 언급하기도 난감하네요. 이 정도면 거의 국가 전복, 쿠데타 수준이 아닐까요?
캐릭터의 강한 마초적 매력과 함께 디테일한 총기류와 범행에 대한 묘사, 빠른 전개로 독자를 사로잡는 재미는 충분하나 설득력 측면에서는 빵점에 가까운, 전형적인 펄프 픽션이었습니다. 별점은 1.5점. 당대 독자에게 어필했으리라 짐작되는 부분이 일부 있기는 하나 지금 읽기에는 너무 낡았다는 것이 정답인듯 합니다. 그래도 마쓰다 유사쿠 주연의 80년도 영화 작품은 보고 싶기는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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