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프를 창조한 사나이 - 히라노 다카아키 지음, 박영진 옮김/굿모닝북스 |
일본 샤프의 창업자이자 "샤프 펜슬"을 발명한 하야카와 도쿠지 일대기.
빈민촌 혼죠 후카가와에서 자라며 가혹한 새어머니의 학대에 시달린 유년시절, 소학교 중퇴 후 시작한 도제생활, 스승의 사업 실패 후 야시장 장사까지 해 가며 보은, 독립의 시작이 된 특허 상품 벨트 버클 도쿠비죠 개발,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알고 친가족과 재회, 최초의 샤프 펜슬 탄생, 성공의 와중에 닥친 관동대지진으로 전 가족을 잃은 일, 이후 라디오로 재기 성공.... 등의 이야기가 담담하게 펼쳐집니다.
허나 한마디로 이야기하자면 흔해 빠진 용비어천가식 미담에 불과해요. 당대 인물들 중 고생 안 해본 사람은 없을터라 고생담이 딱히 와 닿지도 않을 뿐더러 뛰어난 장인으로 기술에 기반한 인물이라는 것도 당시 일본 기업가들 대부분이 마찬가지였을 것이라 생각되기에 특별함을 느끼기 어려웠습니다. 이야기 중 친구이자 라이벌이라고 소개된 마쓰시타 고노스케 역시 마찬가지잖아요? 소니의 이부키 마사루도 그렇고.
지진으로 모든 가족을 잃은 상처가 있다길래 순애보같은 개인사를 기대하기도 했는데 내연의 처와 평생을 함께 했으며 정작 하나뿐인 딸은 또다른 애인이 낳았다는 시마과장스러운 가족사도 역시나 싶더군요.
그나마 조금 특이한 것은 바보스러울만큼 착했다는 점인데 기업가로서의 성공에는 발목을 잡을 뻔한 일이 많은 만큼 본받을 일은 전혀 아니더라고요. 뭐 이러한 일화도 굉장히 과장되었을 것이라 생각되긴 하지만요.
어쨌거나 샤프 자체가 무너져버린 지금 읽기에 적합한 책은 아니며 딱히 남는 것도 없는 전형적인 1세대 기업가 성공담이었습니다. 회사에 굴러다니기에 읽었지만 이런 케케묵은 성공담보다는 차라리 <소니 침몰>처럼 샤프의 몰락을 다룬 책이 더 재미있고 유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별점은 1점입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