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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21

범인 없는 살인의 밤 - 히가시노 게이고 / 윤성원 : 별점 2점

 

범인 없는 살인의 밤 - 4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윤성원 옮김/랜덤하우스코리아

<신참자>를 읽고난 뒤 충동적으로 연이어 읽게 된 히가시노 게이고의 단편집. 전부 7편의 단편이 실려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정통 추리물이라기 보다는 인간 심리를 주제로 한 작품들이 많다는 것이겠죠. 그러나 <신참자> 보다는 확실히 별로였습니다...

재미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주제에 걸맞는 이야기들로 섬찟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반전들은 괜찮은 편이니까요. 허나 반전을 위해 작위적인 설정들이 개입된 이야기가 많다는 점과 더불어 추리적으로 그닥이었기 때문에 점수를 주기는 좀 어렵네요.
물론 추리적으로만 놓고 본다면 여섯번째 작품인 <굿바이 코치>, 그리고 마지막 작품인 표제작 <범인 없는 살인의 밤>이 괜찮은 트릭과 더불어 결말까지 설득력있는, 일정 수준 이상의 완성도를 보여주어 역시나 작가의 이름 값을 느끼게 해 주기는 합니다. 허나 그외의 작품들은 아무래도 작품들의 주제가 사소했던 감정이나 오해 등에서 촉발된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기 때문으로 정교하거나 디테일한 것과는 거리가 있어요. 동기도 과장된 것들이 많았고요.

결론적으로 별점은 2점. 읽는 재미는 있지만 작가의 명성을 생각한다면 평범한 수준이었다 생각됩니다. 보다 정교한 추리물이었거나 아니면 심리묘사를 중심으로 한 "기묘한 맛" 류의 단편이었다면 훨씬 좋았을텐데, 지금은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결과물로 보이네요.

<작은 고의에 관한 이야기>
친구 다쓰야의 자살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는 이야기. 고등학생에 어울리는 수사과정의 현실성이 돋보이고 진상도 깔끔하나 우연이 많이 개입된 상황 + 설득력 떨어지는 동기라는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남네요. 별점은 2점입니다.

<어둠속의 두 사람>
제자 하기와라 신지의 동생 살해 사건에 대해 알아가다가 놀라운 진상을 깨닫게 되는 중학교 교사 히로미의 이야기.
전개도 그럴듯하고 반전도 충격적이면서 설득력있는데 문제는 과연 범인이 범행을 그렇게 저지를 수 있었을까 하는 점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죽일 이유가 별로 없는 것 같은데 말이죠. 때문에 별점은 2.5점 입니다.

<춤추는 아이>
매주 수요일 밤 리듬체조를 연습하는 소녀에게 푹 빠진 제자를 위해 소녀에 대해 조사해주는 가정교사 구로다의 이야기.
시작은 순수했지만 결말이 비극적이라는 점에서 단편집 주제에 가장 잘 맞는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드라마에 가까운 평범한 내용으로 추리적으로는 언급할만한 것은 전혀 없기에 별점은 2점입니다. 약간의 일상계 분위기만 내 주었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어쨌건 추리소설은 아니었습니다.

<끝없는 밤>
오사카로 혼자 부임한 남편이 살해된 것을 알게 된 주부 아쓰코의 이야기.
인간적이면서도 관찰력 좋은 형사 반바의 캐릭터는 마음에 들지만 처음에 남편 시체가 놓여진 상태를 공정하게 알려주지 않는 등 추리적으로는 역시나 언급할 만한 점이 별로 없는 작품이었습니다. 아쓰코의 심리묘사 정도만 볼 만 했 네요. 별점은 2점입니다.

<하얀 흉기>
A 식품회사 자재과 직원들을 대상으로 발생한 연쇄 살인 사건의 진상에 대한 이야기.
범인을 초반부터 드러낸다는 점이 독특했으며 첫번째 사건의 트릭도 괜찮았고 무엇보다도 동기가 확 와 닿은 작품입니다. 저도 담배를 끊어야 할텐데 말이죠... 하지만 딱 한가지, 범인이 정신이상이었다는 결말은 섬찟하기는 하나 너무 쉽게 풀어낸 느낌이에요. 그래서 별점은 2.5점입니다.

<굿바이 코치>
양궁부 제자 모치즈키의 자살과 그녀의 유서인 비디오테잎을 통해 밝혀지는 진상에 대한 이야기.
범인인 코치의 트릭은 우연이 동반된 결과물이기는 하나 꽤 기발한 편입니다. 문제는 모치즈키 나오미가 코치를 함정에 빠트릴 계획이었다면 아예 테이프 자체를 바꿔치기 하는 것이 더 나았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구태여 처음 테이프의 상황과 동일하게 꾸며가면서 약간의 단서만 남기는 식으로 갈 필요가 전혀 없거든요. 아예 통째로 바꿔치기 하던가 파기해서 궁지에 빠트리는 것이 더 효과적인 복수였을 텐데 말이죠. 트릭말고는 별로 건질게 없기에 별점은 2점입니다.

<범인 없는 살인의 밤>
유명 건축가 키시다 저택에서 벌어진 우발적인 살인 사건에 대해 인칭을 바꿔 가면서 전개하는 작품입니다. 인칭을 바꿔 간다는 점에서 트릭이 살짝 엿보였는데 (서술트릭이겠거니... 싶었죠) 진상은 제 예상보다도 한번 더 복잡하게 꼬아놓았더군요. 경찰의 수사과정도 상당히 돋보였고 말이죠.
그러나 트릭의 설득력은 그닥 높지 않고 작위적 설정이 지나쳐서 트릭을 위해 만든 것 같은 느낌도 강하게 듭니다. 누가봐도 같은 이름의 여자 가정교사가 있다면 이상하다고 생각할텐데, 사소한 부분에서 신경을 좀 덜 쓴 것 같기도 하고요. 별점은 2.5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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